항상 읽어주시고, 잊지않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편을 안보신 분들은 전편을 꼭 봐주세요. 이어지는 시리즈입니다.
1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22
2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2
3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36
4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0
5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53
6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divpage=8&no=42465
7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42469&divpage=8&ss=on&sc=on&keyword=디링디링
8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44706
9부: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44723&divpage=8&sn=on&ss=on&sc=on&keyword=aura
<단편> 진눈깨비 :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page=1&sn1=on&divpage=8&sn=on&ss=off&sc=off&keyword=aura&no=4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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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연주해볼까? 잠시 고민하다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 한 곡이 생각났다. 부활의 사랑할수록.
딩딩딩.
사랑할수록의 첫 부분부터 멜로디라인을 그려나간다.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꽂힌다. 정말 부활의 사랑할수록은 명곡이다. 뭐랄까 이 곡은 치고, 듣고, 부르다보면 어느새 가사와 멜로디에 점점 빠져든 달까?
나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제 너에게 난 아픔이란 걸…….
짝짝짝.
“와 정말 잘 치는데요?”
어?
“부활 노래 좋아하나 봐요. 이렇게 멜로디라인만으로 완곡 하는 걸 보니.”
이런.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있었나보다. 주채은이라 불린 여자는 어느새 매점을 다녀왔는지 한 손에는 빨대를 꽂은 우유를 들고 잘도 박수를 치고 있었다.
“아. 예.”
나는 머쓱해져서 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남의 연습실에 와서 민폐 끼치는 느낌이군.
“좋네요. 우리 학교 밴드부에요?”
“아뇨. 학교 밴드는 안 해요.”
반짝거리며 나를 쳐다보는 여자의 눈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떨어져 앉아 있던 남자애들의 시선도 느껴진다.
“이렇게 잘 치는데 밴드 안 해요?”
미심쩍다는 표정를 짓는다. 그러니까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그냥 밴드는 아니고 이번에 축제 단과대 장기자랑 나가는 정도...”
“아! 그래서 한광이 찾으시는 거구나.”
여자는 이제 알았다는 듯이 손뼉을 탁 친다.
“그럼...!”
“예?”
“저희 밴드부에 들어와요!”
갑작스러운 입부제안! 그렇지만 그다지 이제 밴드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밴드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래요? 흐음. 이번에 밴드로 장기자랑 나가는 데도요?”
이 여자 굉장히 집요한 구석이 있다. 눈빛으로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는 능력까지.
“나왔어.”
“민한광 왔냐?”
“참 두 시는 잘 맞춰서 온다니까.”
이 난감한 상황을 타개해준 것은 의외로 민한광이었다. 녀석은 딱 두 시에 다시 연습실에 나타났다. 그 덕에 여자의 관심이 민한광에게 돌아간다.
“민한광. 여기 니 손님왔다?”
“손님? 무슨?”
눈이 딱 마주친다. 녀석의 표정이 살짝 굳어진다.
“네가 여긴 무슨 일로 찾아왔냐?”
“물어볼게 있어서.”
민한광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입을 연다.
“밖으로 나와.”
나는 밖으로 나가는 녀석을 뒤따랐다.
“입부! 잘 생각해봐요.”
저렇게 생글생글 웃는 여자 얼굴이 무섭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군. 나는 재빨리 우산 없이 비를 피하 듯 연습실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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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물어보고 싶은 건?”
어떤 것, 무엇을 물어봐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잠시 고민하다가 겨우 입을 뗐다.
“너와 지인이와 그리고 영욱이는 대학교 오기 전부터 알던 사이야?”
셋은 원래부터 ‘알 던’사이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대학교 와서 영욱이와 매일 붙어 다녔던 내가 민한광을 몰랐을 리 없다.
“하, 아마 이름이 이현이었던가?”
“그래.”
“그런 질문을 하는 것 보니 너 하나도 모르고 있구나?”
녀석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런 녀석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뒤틀린다.
“하하하. 정말 어이없는 걸. 이런 녀석 때문에 지인이가...”
잠시 간 녀석과 나 사이에는 침묵이 흐른다.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역시 건질게 없는 건가.
“열 받는 군. 그래 네가 생각한데로 우리는 원래 알던 사이다.”
포기하고 있을 쯤 녀석의 입에서 건질만한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한광의 말 중 ‘우리’라는 단어가 신경 쓰인다.
“고등학교 때 우리는 같은 밴드부였거든.”
뭐?
“원래 대학교도 함께 목표해서 온 거야. 이 학교의 자랑인 ‘클락’밴드부는 대학 밴드부중에 가장 유명하기도 하니까.”
머리가 어지럽다. 어째서 이런 사실을 영욱이 녀석은 나한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거지?
“그럼 그때 내기는...?”
“내기? 아 그거? 당연히 멍청한 축제 공연에서 너희 대신 내가 1등을 하면, 지인이랑 영욱이까지 이 밴드부로 입부한다는 내기였지 아마?”
하. 헛웃음이 새어나온다. 이런 어이없는 내기를 했던 건가.
“그러니까 우리 셋 사이에 너는 불청객이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내일부터 어쭙잖은 밴드놀이는 그만하게 해주마. 할 말은 다한 것 같네. 잘 가라.”
뭐라고 나도 소리쳐 주고 싶지만, 입을 떨어지질 않는다. 나는 멍청하게 제 할 말만 쏴놓고 가는 녀석을 멀뚱히 쳐다만 볼 뿐이다.
“도대체 지인이는 저딴 놈이 뭐라고...”
연습실로 들어가며 투덜거리는 민한광의 말이 귀에 틀어박힌다. 정말 영욱이나 지인이는 왜 애초에 ‘클락’에 입부하지 않고 나와 함께하는 걸까?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답.
영욱이와 지인이가 ‘클락’에 들어가지 않고 나와 급조된 밴드부를 하는 이유에 답이 있다는 확신이 든다.
어쩌면... 영욱이가 애초부터 축제 때 장기자랑에 나가자고 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11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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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아직 몇몇 분은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것 같아서 완결까지 달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천진희님, jealousy님, 참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