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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3 10:49
이래저래 한다고 해봐야 결국 내 생각이고
어린애들 한테는 꼰대 안되려 노력하는 조금 나은 꼰대가 될 뿐이더라구요 어차피 꼰대의 판정기준은 타인이니 되는것 까지는 받아들이고 나름의 선을 지키자는 타협을 하고 있습니다
23/05/03 10:53
원래 '꼰대' 라는 말이 그냥 아버지나 나이 든 사람을 다소 상스럽게 칭하는 말이었는데, 뜻이 바뀐(아니, 이 경우에는 확장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걸 보니 뭔가 재밌네요.
23/05/03 10:55
개인적으로 꼰대는 타고난 기질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걸 인정하고 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꼰대 기질이 있지만 꼰대라고 안하고, 반대로 꼰대 기질이 있는데 그걸 다 표현하면 꼰대 소리를 듣죠 전 노력하는 꼰대는 꼰으로 안보고 멋진 어른으로 봅니다 흐흐흐 저도 꼰대 기질이 있어서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
23/05/03 10:56
타인에게 행하는 조언 내지는 지적질(?)을 지위고하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일관되게 할 수 있다면 꼰대가 아니고 그 충고를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만 피드백을 배제하고 행하고 있다면 꼰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직장에서 인사 잘하라는 말을 후배나 부하직원에게만 한다면 꼰대지만 전사 직원 모인 곳에서 '상사분들도 인사 잘 받아주시고 먼저하는 습관을 정착시키는 건 어떨까요?'라고 모두에게 제안할 수 있다면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의 진정성이 없이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게 되면 그게 상대방에게 조언이나 정당한 의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죠.
23/05/03 10:58
개인적으로 꼰대가 되기 싫은 이유는 딱히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새로운 것은 옳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고 같은 환경에 조금씩 고여가면서 소위 "기본"이 많아지고, "당연한 것"이 많아지고, 생각할 필요없이 구조화된 기준에 따라서 판단하게 됨은 쉽게 막기 어렵습니다. 이 프레임에 부합하지 않은 무언가를 만났을 때, 한번쯤은 "기존의 것에 익숙한 내가 아니라 했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것은 저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지극히 옳다 여기는 것에 누군가가 의구심을 품었을 때, 그 근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저로 남고 싶습니다. "이건 당연한 거 아냐?' 하면서 면박을 주면서 속으로는 이게 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 까먹고 당연하다는 인상만 기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23/05/03 11:12
그냥 늙음을 조롱하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면, 틀은 꼰대의 subset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삐져나오는 부분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요
23/05/03 11:17
제가 만난 인생 최고의 꼰대는 대학 선배들이었습니다. 어릴때부터 동네 형 동생들과 +/- 3년은 다 말놓고 지냈는데 대학에오니 한살 많은 것들이 하늘같은 선배님이더라고요. 나이 많다고 꼰대력이 강해지는 것도 아니요. 권위는 세우고 싶은데 근거가 없으면 꼰대력이라도 내세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꼰대도 시간 에너지 애정이 남아야 하는거더라고요 나살기도 바쁜데 애들 잡고 훈계할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꼰대질 할수 있는 인생들 부럽습니다.
23/05/03 11:20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하던가요...
어떤이의 꼰대력을 보고싶으면 복학생 신분일때 신입생과의 술자리를 보면 됩니다. 꼰대는 나이들어 되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터울의 어린사람을 대할때 나타나거든요. 나이들어 꼰대력이 많아 지는건 어느정도 터울의 어린사람이 많아 지는것일뿐...
23/05/03 11:56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왜곡되지 않게 하려면
[상대방이 듣기 좋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00%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아래 유튜브 강의 영상이 생각나서 달아둡니다. https://youtu.be/IQJzVFUbGU4 말그릇을 키우는 비법 - 김윤나님 21분쯤 되는 영상입니다.
23/05/03 11:57
갠적으로 느낀 건 늙어서 꼰대가 되는 게 아니라 이미 꼰대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 나이를 먹어서 나이로 더 자신의 꼰대 기질을 강화?해서 꼰대가 된 거 같아요.
인생에서 만난 최고 꼰대는 대학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거 같구요
23/05/03 12:28
능력이 없는 사람이 간섭하고 훈수두는게 꼰대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이 악 물고 꼰대 아니고, 후배들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착각하죠. 적어도 내가 나이를 먹는구나라고 꼰대가 되는건가라고 자책하고 인지하는건 꼰대가 아니라고 봅니다. 순리를 받아들이는 것이죠.
23/05/03 12:54
와우.. 꼰대에 대한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무.. 물론 꼰대같다는 뜻이 아니라 꼰대에 대한 통찰력과 그 고민의 깊이가 대단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어그로 끌었으니 너그러이 헤아려 주십시오. 잘 읽었고 추천 하나 쾅 박고갑니다
23/05/03 12:58
꼰대는 그냥 기질이구요. 늙은거랑은 상관이 없습니다. 상대방이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할때 꼰대력이 발휘되는 거라 한국에서는 장, 노년층이 꼰대행세를 하는 경우가 많을 뿐이죠.
23/05/03 12:59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같은 말이여도 누가 하느냐, 적절한 상황이냐 등에 따라 꼰대가 갈라진다고 보는 편입니다. "나 꼰대야. 그래서 어쩌라고." 이 한마디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나이가 같더라도 누구는 꼰대가 되고 누구는 재밌는 사람이 되는거죠. 옷입는 거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같은 옷을 입어도 잘생긴 사람은 어려보이고 못생긴 사람은 늙어보이는 거처럼요. 즉, 아무리 노력해도 조심해도 꼰대 같이 보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는 거 같습니다. 크크
23/05/03 13:14
꼰대짓이란 타인의 존재 양태나 행동 양태를 제약시키는 메시지를 당위적인 이유 없이 주입하는 거죠.
세상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건데,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를 주장하는 것. 뭐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하는 것까지도 다 그럴 수 있는 일이고 다 자유라고는 하지만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에 반하는 소리인 거죠.
23/05/03 13:52
공감합니다.
참고로 제 기준에서 한가지 더 추가하면 "나는 말하는 것보다 듣고 있는 시간이 더 길었는가?입니다. 워낙 자기 얘기만 하는 상사들을 많이 봐온지라, 조언을 해주고 싶은만큼 상대방의 이야기(변론이어도 좋죠) 더 오랜시간 들어준다면 좋은 인생선배라고 생각합니다.
23/05/03 16:16
나이에 기초한 서열 의식만 옅어져도 많이 나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그런 부분이 있겠지만, 보통 꼰력이 강한 분들은 기본적으로 나이 따지는게 95% 이상 되는 것 같아요. 권위도 본인이 획득한 존경스러운 부분(개인의 성취, 귀감이 되는 삶의 자세 등)라면 리스너도 좀 더 수용적으로 볼 수 있을텐데 많은 경우 라떼는 이 되는건 그닥 획득에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생년이라는 요소에 기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끝났으니 현역을 더 굴려라 > 예비군을 더 빡쎄게 굴려라 > 민방위도 굴려라 하는 정서를 보면 여전히 거북한 느낌이 듭니다.
23/05/04 11:16
맞말이든지 틀린말이든지 나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사라져서, 게다가 자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나에게 조언하면 듣기 싫으면 응 너 꼰대...
꼰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들도 사장앞에선 네네 맞습니다 하는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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