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환멸중도] 라는 말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굉장히 단순합니다.
환멸감을 느껴서 중도, 혹은 무당층으로 빠진 사람들이죠.
진보 쪽에서 환멸을 느껴 빠져나오든, 보수 쪽에서 빠져나오든 크게 상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정치 뉴스를 보면서 느낀 [피로도와 중립 성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사실 저는 예전엔 ‘거의’ 민주당 쪽을 지지하는 성향이었습니다.
(‘거의’를 붙인 이유는 교육감 선거에선 항상 보수 쪽 손을 들어주고 진보 쪽은 표를 준 적이 없습니다.
유독 교육감 선거 쪽에서 진보들은 머리에 꽃밭 밖에 들은 게 없더라고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을 때 목 놓아 울면서 베게를  적셨고
(생각해보니 대선 바로 다음 날 레미제라블을 보러 가서 얼굴이 시뻘게질 정도로 펑펑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크크크)

2016년에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다닐 땐, 국정 농단 사건이 터졌는데
다른 나라 학생들이 설명해달라고 해서 ‘잠깐 기다려봐, 준비 좀 해오고’라고 말한 뒤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영어로 설명하기도 했었습니다.
(국정농단, 무당, 비선 실세를 영어로 설명해보십시오. 크크, 영어권 언어, 문화를 쓰는 학생들에게는 라스푸틴에게 빗대어서 설명을 했습니다)

(와중에 중국인 학생 몇 명은 ‘너는 왜 너의 나라 지도자를 공경하지 않냐?’,
‘너희 나라는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데, 지도자로 뽑아놓고 왜 욕을 하냐?’  라고 하길래
‘난 그 ‘Witch Bitch’를 뽑은 적이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선거로 지도자 뽑아놓고 일을 제대로 안 하면 욕을 하는 것도, 갈아치우는 것도 자유다’라고 반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오고 나서 촛불 집회도 나가보고, 당시 지지했던 문재인 후보 선거 유세 일정을 찾아서 악수도 한번 해봤는데,
저는 어쩌다가 환멸 중도로 빠진 걸까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간단하게 키워드만 몇 개 나열하고 넘어갈게요.

#K-페미니즘의 확산의 책임
(혹은 창궐, 네 일부러 강하게 말하려고 창궐이라는 단어를 골랐습니다. 요즘 젊은 남자 대학생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분노, 장난 아닙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기존 정치관을 바라보던 선악으로 보는 세계관이 사라짐(철이 좀 들었다고 봐야죠)

#부동산 및 세금 (길게 말 안 할래요….)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졌던 희망과 희망만큼 깊은 절망 (사실 평양에서 대통령이 연설을 할 당시만 해도
‘진짜 세상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에서 절망으로 상황이 바뀌자 남은 감정은 허무와 분노네요)

#인터넷에서의 극성 지지자들의 추태를 보고 느낀 환멸
(PGR은 많이 온건한 편이지만, MLB파크나 FM 코리아 등의 사이트 등도
모두 초기엔 현 정권에 큰 기대를 하다가 실망을 해서 돌아서거나, 특정 정치 세력의 게시판 조작이 드러나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현재까지도 친여당으로 분류되는 사이트들에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특정 주제의 글이 나오면 신고나 비추천으로 날려버리면서 관리에 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민식이 법, 윤미향(정의연)을 다루면 100을 넘게 글이 쌓여도 어느새 글이 스리슬쩍 사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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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같은 경우엔 게임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있었던 웬즈데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들었는데 굳이 게임으로 만들 필요도 없는 졸작에, 펀딩 된 돈을 제대로 썼는지 여부도 논란이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자기들 포트폴리오나 이력서에 쓸 용도로 ‘소비’ 했다는 논란이 있는 게임 글은 별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게임사이트인데요. (사실여부 확인이 미흡해 강조표시를 지웁니다) 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