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 조선일보 사설을 보니 좀 흥미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 사설들의 내용들과는 달리 조선일보가 이제 슬슬 이 문제를 마무리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와의 한판 승부에서 KO승을 거뒀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어제 새로운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최재경 전 인천고검장이 조선일보측과 교감이 있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 영향인지 사설에서 거국내각의 구성을 주장하면서 야권에게도 "이제 잔치는 그만 즐기시지?...계속 이러다간 역풍 맞을텐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사설 중 마지막 부분입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대통령 권한을) 최순실에게 헌납해온 지가 4년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오물 위에 (거국 내각) 집이 지어지겠나"라고 거국 내각을 거부할 뜻을 밝혔다. 그간 야당은 당 차원에서 거국 내각을 요구했고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 주요 대선 주자들도 같은 주장을 했다. 며칠도 안 돼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야당은 지금 '최순실 특검' 협상도 진지하게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의 이런 모습을 보면 국정 수습보다는 혼란 장기화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계속되는 것이 내년 대선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으로 여권이 만신창이가 됐을 때 치러진 선거에서 오히려 야당이 참패했다. 야권의 무책임과 오만에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이다. 언제나 국민은 '국정을 맡길 만한가'라는 기준으로 정당을 선택하고 투표도 한다. '정략밖에 모르는 야당'과 '국정을 맡을 만한 야당'은 정반대 얘기다.]


누가 "현 야권이 승리하는 길은 조선일보가 하라는 것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하던데 내부적으로도 균일하지 않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야권의 다음 수는 뭐가 될까요? 야당들의 정치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