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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돼지가 된 복장군
옛날 옥황상제 밑에는 업장군과 복장군이 있었습니다. 옥황상제는 두 장군이 싸우는 것을 보기 싫어해서 탑을 쌓았는데, 업 장군이 잔꾀를 부려서 복장군을 이기자, 그 일이 탄로가 났고 복장군을 돼지로 환생시켜 소원을 빌 수 있도록 그 권한을 주었습니다.

2. 돼지머리 수사
“이런 사건에는 돼지머리 수사가 필요하다.”

3. 유병언
돼지머리가 된 유병언은 그 이후로 24시간 뉴스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고, 유병언이 쓴 안경 브랜드가 무엇인지, 그가 도피중 뼈없는 치킨을 시켰다던지, 골방에서 중국집 군만두를 주로 먹었다던지 하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대통령님 옆집에 살던 독일 할아버지와 같은 고충도 유병언의 가정부는 이미 느꼈습니다.

4. 티타임
이 당시, 인천지검 9층 회의실에서는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티타임이 열렸습니다. 러시아산 홍차를 마시는 자리는 다행이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한겨울 어머니 무릎에 안기어 잠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그런 정이 넘치는 곳이였죠. 그 곳에서 검사는 재미있는 유병언 이야기를 매일매일 기자들에게 속삭여 주었습니다. 한 달 반 동안.

5. 이상하지만..
‘당시 기자들도 유병언이 세월호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지만… 일단 다 기록해놓고 보자고 생각해 티타임에 참석했다.’
‘이렇게 수사 기밀을 다 말해줘도 되냐고 물었더니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6. 용한 무당
결국 돼지머리는 제사상에 올라갔고 모두들 빌고 싶은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칼춤추던 무당이 말씀합니다.
“유병언 일가를 검거하고 의법처리해라(5.27)”
“세월호 관련 법안 후속 조치를 하고 유병언 검거해라(6.10)”
“유병언 검거를 위해 검경이 모든 수단 동원해라(8.5)”
“유병언 측근도 수사해라(9.21)”

7. 소원
3년 전, 돼지머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삶던 그 백정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이번 제사상엔 누가 돼지머리가 될까요?
그리고, 그들은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