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쓰면서도 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의외로 대한민국에서는 국내산 19금 동인지 거래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천국의 신화가 선정성 있다면서 이현세 화백을 기소한 적이 있으며, 애들에게 해롭다고 만화책 화형식을 했고
에이 뭘 만화잭을 돈주고 봐! 해서 500원짜리에 만화 한권 빌려주던 대여점이 성행을 했고 그것도 비싸다며
대놓고 스캔하고 와레즈에 공유하던 훈훈한 역사를 자랑하던 대한민국에서 말입니다.

요즘은 하도 게임이 자주나오니까 기억에 묻힌듯 하지만,
한때는 학습저하의 원인 + 탈선의 원인+ 청소년 폭력의 원인 + 아무튼 우리 자식들이 삐뚤어진 원인으로
당당하게 만화가 지목되던 나라에서 19금 동인지가 팔리고 있었다니요...


동인지란 작품에 관한 2차 창작의 출판본을 말합니다.
동인지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 잘 만들어진 세계관, 케릭터를 이용하는 점이 있으니 이득이고
구매하는 사람들 쪽에서는 작품을 보고나서도 충족되지 않은 갈증을 풀수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원작자 입장에서도 동인시장이 활성화 된다는건 그만큼 자기 작품이 팔린다는것과 홍보가 된다는 점이니 나쁠게 없습니다만

여기에 19금등이 들어가고, 돈을 주고 사고 팔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기게됩니다.
세금도 없이 현금 박치기를 하는 곳이니 탈세 소리가 나올수도 있고,
작가본인은 원하지도 않는데 본인이 애착을 가진 케릭터들이 성인물에 팔리는건 좀 불쾌한 느낌일테고

그걸 떠나서 애초에 음란물을 사고파는건.. 허락 될리가 없죠.
일본의 이야기가 나올수도 있는데 애초에 거기는 av시장도 파는곳이니 뭐 -_-;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용케도 이런것들이 팔리고 있었나본데,

'어차피 게임으로도 깔거 많은데 굳이 동인지 같은거 보도할 필요가 있나 ? '
같은 분위기라던가

'그동안 한국만화 너무 때려잡았는데 너무 불쌍해.. 한번이라도 좀 흥하는걸 봤으면 ..'
뭐 이런 피해보상 의식 때문에 묵인하고 있었나? 라는 생각등이 들었는데..

웹갤 신고 후기등을 종합해서 보자면,

그냥 경찰들이 [이런쪽을 아예 몰랐었기 때문에] 그랬던거 같습니다.

음란물이야 요즘은 텀블러에 검색만 하면 나오는 세상이고, 불법 스캔 만화사이트도 걍 냅두는 실정이니..
동인지 번역만 해도 사이트를 바로 와닝먹이곤 했으니까, 감히 이걸 행사장에서 팔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던게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 트위터에서 몇몇이 분노하고 있는 것처럼
" 웹갤은 왜 19금 동인지를 신고하나" or "왜 동인지 행사를 저격하냐"
라는 말들은 의아하기 그지없습니다.

애초에 불법이니깐요


웹갤이 동인지 행사를 저격하게 된 계기는 그러니까..
여성케릭터를 대상으로 한 19금 동인지를 그리던 작가들 몇몇이
당당하게 여성인권과 페미니즘을 응원하며 메갈리아 지지를 표명한 것도 있고
마찬가지로 관련해서 신나게 막말하면서 어그로를 끌다가 "어차피 웹툰 망해도 동인지 만들면 됨"
하는 태도를 보인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은 상당히 취약한 공간인 곳이죠.
그러나 약점(?)에도 불구하고 동인쪽은 꽤나 신뢰받고 있는 모양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소규모 비영리 동인지를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문제에서 있어서 안전하다.
동인지는 자체적으로 우리가 심의를 하고 민증확인을 하고 파니까 괜찮다.
성인 웹툰들이 팔리는거 보니까 우리도 괜찮다...

페미니즘과 여성인권을 애기하면서 독자들의 수준 운운하난 당당한 트윗을 하는 작가들이
정작 성상품화라고 말할수 없는 19금 동인지를 팔고 있다는 걸 알게된 이상, 다음에 일어날 상황은 자명했습니다.
국내 동인행사들은 한번 이상은 민원이나 신고등을 당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청법 논란이 있는 19금 동인지가 팔리는 행사들만 그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남성 출입금지] 라는 초강수를 둔 행사들도 있었는데..
웹갤이 남자들만 모인곳은 아니라서 딱히 소용은 없었습니다.
동인행사들의 친묵질, 트위터의 조리돌림, 작가에게 실망감을 가진것은 딱히 남자라서 그런게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행사장에 경찰관들이 뜨는 사건들도 일어나게 되었지만,
트위터는 의외로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실제 동인지 행사장에서 형사들, 경찰들이 왔지만 뭐하는지 물어보고 시잔만 찍고 그냥 가더라
경찰서 가니까 이거 당신이 그런거냐고 물어보고 친절하게 이것저것 이야기 하고 걍 집에 왔더라
대관처 사람들이 친절하게 민원들어 오니까 조심하라고 알려주기까지 했더라
내가 물어보니까 성인물은 19금 붙여서 팔면 괜찮다고 한다 라는 말들이 오가는걸 보면 그렇습니다.



이번에 중단된 가하리 온리전의 경우는 사유가 대관처 규정위반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우습게 모양이 된것이, 가하리 온리전 주최측의 경우는 웹갤이 신고할 것을 우려해서
"신도림"에서 한다고 하고 트위터 계정을 잠가버리는 허장성세 전략을 사용했는데..

정작 웹갤등지에서는 트위터는 씹고 대관처 홈페이지 행사일정으로 어디에서 하는지를 알아냈으며
오히려 트위터를 보았던 참가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잔뜩 분노(..) 한 상황이였는데
행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규정 위반이라며 10분 후에 소등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종료되어서
작전상 잠겨버린 주최측 트위터는 그상태 그대로 분노의 폭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몇몇의 우려처럼 한국의 동인지 시장은 정말 망하게 되는걸까요?
아니면 냄비가 한번 불타오르다 만것처럼 동인행사를 홍보해 주는걸로 끝나는 헤프닝으로 끝나게 될까요?

19금이 아닌 팬픽 정도의 비영리 판매 동인행사등은 무사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돈주고 파는게 아니면 탈세같은 걱정도 없고, 팬픽을 팬들이 주고받는거 가지고 심각하게 우려할 원작자도 없다고 봅니다.
그냥 하던대로 잘 나가겠지요.

19금 동인지 작가들의 경우는 좀 문제가 생길거라고 보는데,
심의도 받지않는 음란물을 출판해서 판매한다는 것은 빠져나가기가 힘들죠.
자체적인 심의를 한다며 19금 마크를 붙이는건 법적으로 별 소용이 없습니다.
어떤 작가들은 온리전 행사가 아닌 통신판매로 동인지를 팔면된다고 하는데
이부분은 오히려 사이버수사대가 가장 좋아할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안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전과는 확실하게 온리전 같은 소규모 행사들은 대관하는데 상당히 어려울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몇몇이 트위터를 통해서 "대관처 사람들이 신경써주셨다" 같이 안해도 좋을 말을 뿌리는 바람에
민원들이 공공기관 담당자들에게 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들이 학을 떼는게 민원이기 때문에..

웹갤의 경우는 신고한 것들이 결론을 나려면 1~2달 정도 남았는데 이미 메갈리아 티셔츠 이슈는 장작이 탈대로 탄 상황이라서
그 시간이 지나는 동안 흐지부지 하면서 점점 식어가는 분위가로 갈거라고 봅니다.

예전에 드라마에 감동해서 조금더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다가
신윤복의 춘화를 보고 충격을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그림체로 잘도.. 그런게 나올줄이야
지금도 약간 그런 느낌이네요.

불법 다운으로 보던 만화 때문에 만화들이 망한다고 곡소리 하던 때가
몇 십년 전인데, 동인지를 만원 넘게 주고 산다니..
의외로 저작권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전으로 바라볼수 있을지도..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