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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31 21:12:25
Name 오르골
Subject [일반] 내가 사고 싶은 시계: 해밀턴 네이비 파이오니어(H78465553)





1. 쓰지 않으면 더 못 쓸 것 같아 쓰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새로운 글로 돌아왔네요. 그동안 시계 연재 글을 쉬는 동안에도 많이들 관심 가져주셨는데
게으름 피우다가 이제야 글을 씁니다. 글을 쓰기 전에 진중권님의 "미학 오디세이 3"을 다시 살펴 봤습니다. 다음 문장이 기억이 잘 안 나서요.


"그리하여 나 자신은 내용이 미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보다는 외려 그 형식의 글쓰기에 끼친 영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래 말할
가치가 있는 것은 내용으로 첨부되는 게 아니라 형식 속에 침전되는 법이다."


글을 써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은 형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캐릭터만 만들어 놓으면 이야기는 알아서 써내려져 간다는 뭇작가들의
증언이 허황돼 보이지만 펜을 잡으면 그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각설하고 차근차근 가격대 단위로 올라가려던 시계 연재글은 잠시
내려놓고 내 맘대로 이름 지은 "내사계" 시리즈로 갑니다!! 막 되도 않게 거창하네요. 내사계 시리즈는 가격대별로 차근차근 살펴볼 때
미약하게나마 붙들고 있던 객관성은 멍멍이한테나 주고 제가 좋아하는, 제가 사고싶은 시계들을 주로 소개합니다.



"사고 싶다"라는 말은 약간 어폐가 있는 것이 제 정신 상태에 큰 이상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아마 평생토록 제 돈 주고는 사지 않을 시계들을
소개할 것 같네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사고 싶지만 참고 있는 시계라고 할까요. 

조악하게나마 비유하면 시계 생활은 등산과 같습니다. 롤렉스든 파텍 필립이든 자신의 드림 워치를 향해 인생을 살아가는 고된 길이죠.
중간 중간마다 아름다운 꽃밭을 품고 있는 달콤한 휴식처가 있으나 거기에 쉬는 시간 동안 정상은 멀어져만 갑니다. 
그래서 오메가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해밀턴 세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알고 보면 더 부자거나 시계 덕후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죠.

물론 모든 사람의 목적지가 같지는 않고 산 중턱의 계곡이나 산밑 들판에서 평생 알콩달콩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에 같잖은 우열은 감히 들이밀 수 없죠. 그러나 자기 목적지가 분명 그 위에 있다면 아무리 등반 중간의 휴식이 달콤하고
행복하더라도 자기 자신만은 속일 수 없는 공허함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쓴 드림와치에 대한 글을 읽다가 흔치 않게 맘에 드는 문장을
찾았습니다. 문장을 잘 썼다기보다 지금 제 생각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가져와 봅니다.

"저는 굳이 비싼 시계가 무조건 최고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일정한 급을 뛰어넘는 경험을 하려면 역시 상위의 브랜드로 가야합니다.
시계는 왠지 와인과도 비슷한 점이 있는데, 몇만원 안 하는 데일리 와인에도 행복할 수 있지만 위대한 샤토와 떼루아르의 특성을
오롯히 담고 있는 명작들은 또다른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런 와인이 대중적으로 훌륭한 와인들보다 수백배 맛있다기 보다
빨주노초파남보만 보고 살아오던 사람들에게 가시광선 외의 세계를 실제로 열어준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러기에 명작인 것이죠."




앞으로 소개할 시계들은 대략 100~300만원 정도의 제가 좋아했던, 그래서 등반의 종착지로도 삼으려 했지만 자신을 속일 수 없어 포기한
그런 아름다운 시계들입니다. 가질 수 없기에 더욱 아련하고 애정이 가는 그런 시계들이죠. 예전과 같은 긴 호흡의 글은 아닙니다.
서두는 쓸데없이 길어졌지만 한번에 하나씩 저의 애정어린 시계들을 소개해 보고 싶네요.






2. 이제야 연재 시작

서두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연재의 첫 시계는 해밀해밀한 해밀턴의 네이비 파이오니어입니다.






해밀턴 파이오니어의 공식 소개 홈피는 " title="Hosted by img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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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31 21:26
수정 아이콘
마지막 시계는 사진빨인가요 크크
뒷판만 다른데, 훨씬 고급스러운데요..
오르골
14/05/31 22:06
수정 아이콘
원래 시계는 사진빨이 반입니다 크크
저도 실물 본 적이 있는데 그래도 마지막 사진과 큰 차이 나지는 않습니다.
리듬파워근성
14/05/31 21:28
수정 아이콘
음... 그냥 저냥? 하다가 메쉬줄 보고 헉 했네요.
정말 이쁩니다.

그런데 이 글에 자기가 갖고싶은 시계를 적으면 꿈이 이루어진다는데 사실인가요?

국시공 어린왕자 문페이즈!!!!! 마크17 말고!!!!!!!! 제발!!! 신이시여!!!!!!!!!!!
오르골
14/05/31 22:26
수정 아이콘
아... 저를 시험에 빠지게 하지 마세요 ^^;
나는 조석이다
14/05/31 21:31
수정 아이콘
오르골님 글 오랜만입니다. 정말로 반가워요^^

저번 글을 읽고 시계 세계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고 프레드릭 콘스탄트 문페에 꽂히게 되었습니다.

이 해밀턴 네이비 파이오니어도 정말 이쁘네요. 심플한 게 마음에 듭니다.
오르골
14/05/31 22:07
수정 아이콘
문페 신형 나온 것은 알고 계시죠? 지르는 겁니다!
나는 조석이다
14/05/31 22:51
수정 아이콘
숫자가 금색으로 나온 그 모델이 신형인가보죠? 오 그것도 이쁘네요
오르골
14/05/31 23:05
수정 아이콘
FC-270SW4P6 이 모델이요~ 금장 버전도 있는데 다이얼이 많이 정갈해져서 더 맘에 들더라고요
별마을사람들
14/05/31 21:32
수정 아이콘
시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일전에 오르골님 글 보고 프레드릭 콘스탄트 제품 구입하고, 여름철 되니 가죽밴드가 불편해서 티쏘제품 저렴한 메탈로 서브와치 구입하는 테크를 타고 있습니다. ㅠ.ㅠ
쩌글링
14/05/31 21:39
수정 아이콘
이거닷 !! 싶네요. 심플한 디자인에 블루핸즈, 코인베젤까지. 언급하신 특징 하나하나 맘에 꼭 드네요.
14/05/31 21:47
수정 아이콘
멋진 시계가 비싼 것일까, 아니면 비싼 시계가 멋져 보이는 것일까요!
이번 글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르골
14/05/31 22:05
수정 아이콘
뒤늦게 문장을 약간 다음었습니다. 많이들 응원해주셔 감사합니다
기차를 타고
14/05/31 22:06
수정 아이콘
마지막 사진은 진짜 멋지네요..
14/05/31 22:08
수정 아이콘
오.. 시계 많이 이쁘네요?
14/05/31 22:17
수정 아이콘
가격은 어느정도 하나요??
오르골
14/05/31 22:19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써있지만 인터넷 최저가 기준 100만원 정도입니다.
F.Lampard
14/05/31 22:36
수정 아이콘
오토입문으로 해밀턴 째마와 브로바 26c04 가 대립하던 시절 고민하던끝에 사진한방으로 26c04로 결정했던기억이 새록새록...

지금은 제손목에 있는 26c04단종되었다고 하던데 이게 좋은건지 안좋은지는 모르겠네요.

26c04에도 매쉬줄이 어울리려나요? 기존 메탈줄은 너무 중후?해 보여서 안그래도 고민중이었는데...

매쉬줄은 구입처와 가격대가 어떻게되려나요? 역시 줄질의 성지 신화사로...?
오르골
14/05/31 22:58
수정 아이콘
7750 가성비 전설로 남은 단종 26c04죠.. 단종 뒤 더 인기가 생겼는데 거기에 매쉬는 좀 이상할 거 같아요
신화사든 어디든 오프란인 가셔서 실착해보고 판단하길 추천드립니다.
14/05/31 22:45
수정 아이콘
아직도 제 워너비는 해밀턴 째마입니다. 진짜 너무너무 이쁜거 같아요ㅠ
14/05/31 23:21
수정 아이콘
1000달러미만에서 살 수 있는 참 이쁜시계지요. 해밀턴의 째마냐 파이오냐냐 아니면 티소의 르로끌이냐 해리티지냐.
1000달러 가격 상한선을 정한다면 이 네가지 중 하나를 추천합니다.
루카와
14/05/31 23:45
수정 아이콘
항상 오르골님 글 잘 읽고있는 1인입니다 ^^

해밀턴시리즈가 나와서 말씀인데... 혹여나 해밀뚜기의 초침이 크로노가 아닌 오토로만 나올가능성은 전무할까요??
며칠전 롯데면세점가서 기웃거리며 해밀뚜기를 직원분께보여달랬더니 처음부터 초침이 돌고있길래
이거 크로노초침 아닌가요? 했더니 몬가 실망한듯한표정으로 인정을 하더라는...어디서 약을팔라고!! -_-

혹은 다른 뚜기 시리즈로 근접한것은 어떤모델이있을까요?? 아참 데이데이트는 필수로요1 데헷
오르골
14/05/31 23:58
수정 아이콘
해밀뚜기에 영구초침이 생기면 그게 우리가 보통 말하는 째마 크로노입니다. 해밀뚜기(마에스트로)도 어쨌든 해밀턴 재즈마스터 내의
시계거든요 ^^; ~뚜기 시리즈야 각 브랜드마다 다 갖고 있으니 뭐 하나 고르기가 어렵네요. 해밀턴에는 영구초침이 살아있는 오토 뚜기는
제가 알기론 없고 돈만 된다면 다른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고를 수 있을 겁니다.
가령 뚜기 원조 iwc 포르투기스 3717 는 영구초침이 살아있습니다. 이것도 사실 7750을 수정한건데 이정도면 자사무브급 수정이라고 봐야죠.
지나가던행인27
14/06/01 02:50
수정 아이콘
앜 진짜 이쁘네요
이전에 오르골님 글보고 섹문페랑 프콘핫빗을 질렀었는데..
어떤 의미에선 차단목록에 올려버리고 싶습니다??ㅠㅠ
좋은 지름조장글 잘보고갑니다 흑흑
snookiex
14/06/01 09:02
수정 아이콘
이쁘네요 +_+
오르골
14/06/01 10:48
수정 아이콘
차단하시면 아니됩니다..흐흐 눈으로만 보세요? ^^;
14/06/01 16:07
수정 아이콘
전 시계입문을 오르골님의 연재글로 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너무 반가운 글이네요!!!
오르골
14/06/01 18:53
수정 아이콘
시계 전도 한명 추가했네요후훗 감사합니다. 자주는 아니더라고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지니-_-V
14/06/02 00:02
수정 아이콘
최근에 탕겐테를 질렀더니.................. 이쁜 시계를 봐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을수가 없네요


시계 이쁜건 보면 지르고 싶네요 ㅠㅠ
15/09/07 10: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년전쯤 우연히 이 글을 보고 기회가 있을때마다 가격 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 덕분에 가지고 싶은 아이템이 생겼어요. 감사드립니다.

이제 댓글권한이 정지되었나 보네요. 기나긴 기다림 끝에 2018년 12월 드디어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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