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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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7/29 02:52:08
Name 기습의 샤아
Subject [일반] pgr 블루스
2004년에 pgr에 처음 가입했습니다.

아직도 생생하네요. 처음 pgr에 가입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친구 한녀석이 말을 합니다. 인터넷에서 '비공상 과학 대전'이라는 글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고, 꼭 보라고.
지금와서 아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총알이 모자라...'라는 유저께서 연재하던 글이었습니다. 그때부터 pgr활동을 시작했었네요.

2000년부터 인터넷 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열손가락에 꼽을만한 기쁜 일들이 pgr 관련해서 두가지 있습니다.
내가 쓴 GO팀 응원글이 '에이스 게시판'으로 옮겨졌을 때, 어느날 회원정보를 보는데 레벨이 8레벨로 올라갔을 때.

pgr유저라고, pgr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 회원들이 얼마나 될까요. 수백, 수천, 수만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되지 않겠습니까.
저도 그래요. 정모한번 나간적 없고, pgr에 해준것 하나 없지만 스스로 pgr가족이라고, 내 인터넷 생활터중에 유일한 안식처는 pgr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작 저 자신은 닉네임 변경때마다 이래저래 닉네임을 바꿔가며,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는 유령 눈팅 회원이었지만 그래도 pgr은 내 쉼터이고, 이곳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네임드 회원들은 내 친구같은 존재라고 혼자 생각했었네요.

재작년쯤이었던가, 새해를 맞으면서... 저한테 너무 소중한 pgr 회원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넨적이 있었습니다.
정작 쪽지로 새해인사를 받으신분들은 '이게 뭔가'싶었겠지만, 저 스스로는 pgr 활동하면서 수고하시는, 너무 고마운 분들에게 의미없는 쪽지 한통씩 보내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적이 있었는데... 지금 논란이 되는 그분도 있네요...
무슨 이유때문인지 당시에도 그 분은 여러 유저들에게 공격받는 입장이었고, 저는 새해 인사로 그 분에게 싸이트 운영의 노고를 감사하며 지금의 이런 공격적인 분위기에 너무 상심하지 말라는 글을 보냈으며, 그 분은 흔쾌히 모두 이해한다는 답글을 보내주셨는데...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늦은 새벽에 글을 올리는 제 옆에는 스무도에서 신나게 만담이 울려퍼지고 있네요. 엠비시게임은 이제 곧 없어질거라는데, 스무도 멤버들은 우울한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쾌하게 웃고 떠들고 있습니다. 바보같은 짓이죠. 아무 소용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엠비시 게임의 시청률이 올라가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바보같은 기대로 티비를 틀어놓고 채널을 고정해놓고 생활한지 48시간이 넘어가네요.

pgr 회원가입 당시에, 항즐이님께서 타 커뮤니티의 표적이 되어 끔찍한 일을 당한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말없이 지켜보던 저에게 '타 커뮤니티'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주적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말한번 건네본적 없는 항즐이님은 너무 가여운- 위로해주고 싶은 친구같은 존재로 생각했더랬죠.

그래서, 지금의 이런 논란들도, 지금까지처럼 혼자 속으로 심각하게 고민해가며, 그저 넷상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지나쳐도 되겠지만... 그렇게 속으로 감사해왔던, 내 친한 친구들만큼 고마워했던 운영진들이 대신 머리숙여 사과하는 모습들을 보니 도저히 참을수가 없네요.

pgr자게 글쓰기 버튼이 많이 무겁다는건, 우리 pgr식구 많은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도 그랬어요. 가끔 자게에 글을 올릴때면 퇴고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가며, 혹시 내가 잘못 끄적인 내용에 비판이 줄을 이은건 아닐까 고민하면서 몇일은 pgr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바보같이 혼자 끙끙대던 기억도 많았는데...

지금은 관련주제 댓글화라는 규정이 어찌되었든,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의미없는 이 글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든 어떤 걱정도 기대도 떠오르지 않네요.


지금 올리는 이 글의 주제는요?

없습니다.

수능시험 언어영역마냥 이 글의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요?

글쓰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그냥 욕한마디 내뱉으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이 해프닝이 이렇게 불타오르는 이유가...
근 10년 가까이 pgr에서 웃고 울었던 저처럼,
pgr을 아끼던 많은 가족들의 배신감에서 비롯된 거라 생각하니 정말 울고 싶은 기분이네요.

적당히 술에 취한 밤이라, 의미없는 글 싸질러놓고 내일 출근을 위해 곧바로 pc 꺼버린후에 잠이 들 예정입니다.
내일 이시간에 이곳을 찾았을 때 pgr은 어떤 모습일까요.

기대가 컸던 만큼, 상심이 큰 여러 pgr 가족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싸이트 운영에 열정을 보여주셨던 운영진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시나브로
11/07/29 02:56
수정 아이콘
자게인데 뭐 어때요~ 라고 댓글 달려고 생각했는데 동시에

'여기가 자게인지 ~인지'라고 한 퍼플혛의 트윗이 생각나는-_-;

퍼플형이 이 댓글 보고 불편해하겠지만 뭐 자업자득, 자승자박이니..

그래도 지워줬으면 좋겠다 싶으면 쪽지남겨놔요 이따 쪽지 확인하는대로 광삭 해드림
코뿔소러쉬
11/07/29 03:18
수정 아이콘
글 잘 쓰셨네요. 글쓴분의 심정도 와닿고, 공감도 갑니다.
zephyrus
11/07/29 03:19
수정 아이콘
전 2003년 8월 31일에 가입했군요.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박정석 선수가 우승 할 당시인 2002년이지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만,, 아마도 온게임넷 홈페이지 어딘가의 게시판에서 연결되어 들어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당시 Apatheia님의 글을 참 좋아했었어요.(신규 운영진분의 아이디가 apatheia인데, 예전 닉네임이 Apatheia인 분이 계셨죠. 지금도 회원정보를 찾아보니 레벨2인 상태로 여전히 회원이긴 하시네요.)
11/07/29 03:24
수정 아이콘
제게도 인터넷 생활터중에 유일한 안식처는 pgr 뿐입니다. 아직 pgr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11/07/29 03:35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심란한 밤이네요.
2003년인가 피지알을 알게되서 처음 가입했고 글쓰기 버튼의 무서움을 체감하며 다른 분들의 좋은 글들을 읽으며 정말 좋은 사이트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존대하는 디씨''존대하며 비꼬기의 정수'라고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좋은 글들과 좋은 이용자분들이 많았기에, 그리고 예의가 사라져가는 웹상에서 그나마 상호존종의 정신이 살아있는 몇 안되는 커뮤니티였기 때문에 제가 유일하게 매일 찾게 되는 사이트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회원들과 운영진분들의 논란과 다툼이 있을때마다
운영진들의 노고를 좀더 생각하며 내심 운영진들의 편을 들었었고 심지어는 피지알은 개인사이트다 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오늘 벌어진 일은 정말 이건 아니네요.
피지알이 아무리 개인사이트라고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나름 대형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어떠한 판단을 내릴때에는 그 기준이 설령 운영자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 여지가 있더라도 그 판단의 근거가 적어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 그런데 정말 오늘 일은 정말 심하네요.

솔직히 얘기할게요.
여자라는 (적어도
11/07/29 03:44
수정 아이콘
씁슬하네요..
항상 하던대로 와서.. 글 한번 싹 둘러보고 자야겠다.. 했는데..
역대급으로 남을 일이..
화이트푸
11/07/29 04:1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밤식빵
11/07/29 04:51
수정 아이콘
저도 잠들기전에 잠깐보고 자야지 하고 왔다가 여러 글 읽느라 2시간이 지나가버렸네요..
전 폐쇄때부터 개인사이트라고 생각해왔고 운영진이 맘대로 하는거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트윗터내용을 보니 당하지도 않는 제가 흥분이 되네요. 남편과 임신에대한 쉴드는 당연히 해야하고 언급한것 자체가 잘못됬다고 보는데 그외에 쉴드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지인의 쉴드였다면 오히려 다행입니다만....

이번일을 계기로 좋은방향으로 발전하는 pgr21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s. pgr글쓰기 버튼에 무게에 대해 말하자면 제가 2004년3월가입이니 2004년도부터 무게감이 점점 줄어들었다고 봅니다. 2001스카이때부터 방송보고 pgr21에 왔었는데 그 당시 글을 보면 도저히 가입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유입되고 2006년부터는 비아냥거리거나 비난하는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죠..
11/07/29 07:25
수정 아이콘
이 글이 제일 동감이 되네요..
저도 2002년부터 pgr을 봐온 눈팅 회원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이것 또한 지나가겠죠..
더욱 더 발전하는 피지알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편히 주무세요
형아냥
11/07/29 08:03
수정 아이콘
새벽까지 수많은 리플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고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지금 정말로 가슴이 쩡 하게 아프네요. 그만큼 피지알을 너무 맹신하고 있었나 봅니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떠나서 리플들을 읽을수록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지알 내에서 본인 입으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리 없다는 전제 하에 하나하나 조합된 퍼플레인님의 신상이 조금씩 추가되는 리플들을 보면서 적어도 피지알 내에서는 비호감 연예인이나 정치인 급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링크된 트윗 따라 가면 기존 피지알 글에서 알 수 없었던 실명과 사진(결혼사진은 있으셨지만요)을 대부분들은 그 곳에 가서 새로이 보셨을 텐데요...
1000개가 넘는 리플들을 읽으면서 또 하나 느낀 점은 군중심리가 일조하여 서로의 반응에 자극받아 과열되고 상승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왠지.. 모두들 뭔가 본인 신상에 대해 알려질만한 것을 올리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온라인상의 글들을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고려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지만 조금은 사적인 것을 공개해도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세계를 맹신하였으니 스스로 아직 많이 어리숙한 인물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운영진 전체를 욕해서는 안된다는 분들도 여럿 계셨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조금이라도 비난이 섞이지 않은 리플을 달면 운영진 쉴드치는 건 또 모냐 어이없다 는 식의 많은 비난을 감수하고 올려야 할 것 같더군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운영진 보고 있나? 회원들의 힘이 이 정도다! 라는 느낌도 지울 수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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