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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0 17:49:36
Name 루미큐브
Subject [일반] 치통
3대 통증으로 산통, 말기암통, 치통이라고 하는데
새벽시간부터 엄습해 보는 치통이 공포스러운 것은 얼마전 겪어봐서 압니다.
방치했던 썩은이가 하나 있었는데 이게 하필이면 다음날 오전에 진료를
예약한 날 염증이 터져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어쩔 수 없이 새벽 4시에 근방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진통제를 맞고 간신히 진정되었습니다.

이 놈이 진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데다가 미치고 팔짝 뛰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데굴데굴 구르게 한다는데 정말 없는소리 있는소리 다 뽑아내시지요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오늘 끝장을 보자는 느낌으로 치과에 갔습니다.
뿌리까지 손상정도가 심해서 어쩔 수 없이 뽑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이미 오래 방치된지라 살릴 수 없다는건 알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새벽에 불청객처럼 찾아오신 치통 덕분에 있는정도 다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워낙 병원과는 거리가 멀었던 체질에다가 특히 치과라고 해서
엄청 겁이났던건 사실입니다만, 예전하고 틀려서 그런지 시설이 너무 좋더군요
치과를 간 경험이라곤 군대에 있을때 석탄산 내음 풀풀 나는 비좁은 공간에
스테인리스 받침에 흉물스럽게 자리잡은 기구들만 봐서 정말 인식이 안좋았는데
아닙니다. 지금 시설은 그냥 치주질환을 치료한다는 공간이라기 보단
심미적으로 뭔가 치아를 '꾸민다' 는 느낌의 공간이더군요

전 처음엔 아트센터에나 있는 아로마 치료실 <- 이런데를 잘못 온줄 알았어요~
그래도 드릴링 소음이나 석션 소리는 이곳이 치과라는 곳을 일깨워 주더군요

누운 상태로 최신영화 DVD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데다가 실내는
약하지만 은은한 피톤치드향이 솔솔 풍겨나오며 온갖 소독약 내음을 잠재워주더군요
X레이 찍고, 가만히 누워있으니 원장선생님이 직접 마취를 하고 집도해서
30초도 안되는 시간에 이 썩은이를 '파내버렸' 습니다.

사실 치료과정은 얌전하진 않고 좀 섬뜩했습니다. 끌과 같은 것을 하나 집어들더니
그걸로 그냥 무자비하게 파내버리더군요, 마치 잘못 박힌 못을 뽑는 기분마냥...
통증이 미약하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지만 제 경우는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무한도전을 보고 웃음이 나더군요, 단 아무 느낌없는 가운데 뭔가가 북북 짓누르는
약간 불쾌한 느낌은 느껴지지만 얼마든지 참을만 합니다.

앓던 이를 뺀다 라는 속담도 있죠? 물론 이를 뺀다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것... 임플란트를 애초부터 계획했던지라 그렇게 괴롭혔던
주체를 두 눈으로 보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출혈은 하루동안 지속되었고, 마취가 풀리고 잇몸이 부어서 주변의 이를 건드리기만 해도
악- 소리가 날 정도였지만 그것도 치통으로 굴러다녔던 통증에 비한다면 훨씬 덜하고
참을만 합니다. 그리고 소염제를 꼬박먹으며 이틀정도 지나니 출혈도 완전 멎고
통증도 거의 빠져나가서 왠만한 식사가 될 정도까진 회복되더군요

치아에 대해서 무관심했던 모습이 정말 많이 부끄러워집니다. 예방이 물론 중요합니다만
이 예방이 말로는 중요하지 오래도록 실천하기란 참 어렵죠.. 담배에 술에 불규칙한 식사에
일정에...

이젠 자신있게 한 가지 충고는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용 문제를 떠나서 치아가 조금 썩었다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 마시고 바로
치과로 가시기 바랍니다. 덴탈케어나 관리에 대해서 상담도 잘 해주고 치료기술도
정말 좋더군요, 특히 윗쪽만 검은 줄이 생긴 초창기나 약간 파인 초중반 충치의 경우는
싼 가격에 그것도 금방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저 처럼 오래 방치했다가 이빨 빼면 진짜 뺀게 문제가
아니라 잇몸뼈가 틀어지기 때문에 큰 돈을 들여서 박아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치과 공포증은 완전히 털려내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워야 할 곳이 한 곳 더 남았지만 빼버린다는 기분에 비한다면야 뭐

치통이 중요한 계기를 준 셈입니다. 고민 스탑하시고 치아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바로 가세요
암만 칫솔질 열심히 해 봐야 결함이 있는 곳에 자리잡은 충치균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더군요



+@

지난 월드컵때도 그랬지만 우루과이는 레알 마법의 팀

축구따위...루이스 수아레즈의 인생슛! 처럼 하면 되죠 뭐
(신의손 2탄에 이어 아르헨 선수의 퇴장유도는 레알!!!
뒤이어 솔플로 페루를 격파해 버린 사건까지)

아르헨에 맞서 남은 10명을 끝까지 지휘한 마성의 포를란
(네임드는 이래서 네임드라는 사실을 깨우쳐준)

벽슬레라와 메시의 OTL

역시 축구공은 둥글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브라질이 전-후반-연장전에다가 PK까지 통틀어서 노골로 기록된 사실도
진기명기라능(이 양반들 왠지 예전같지 않아(궁시랑공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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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11/07/20 17: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와도 어느정도 관련된 주제라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쪽지 드렸구요,

여담으로 우루과이는 인구가 350만도 안되는데 축구 정말 잘 하고 있죠.
11/07/20 18:04
수정 아이콘
치과는 빨리가는게 상책이라는걸 제가 스스로 경험했습니다.
3년전에 임플란트 3개와 올세라믹을 포함해 총 1100만원이 깨졌습니다..
부모님 사업이 전성기 시절이라 별 문제 없이 지나갔지만 취업준비하다보니 얼마나 큰 돈인지 깨닫게 되더군요..

그래서 6개월에 한번씩 치과가서 진료받고 하고 있습니다.
임플란트는 15년 올세라믹은 10년 예상하고 쓰고 있지만..
더 관리 잘해서 둘 다 20년이상 쓰는게 목표입니다. 40대 중후반 되면 획기적인 뭔가 나올거 같아서..

모두들 치아관리 잘 하세요.
그리고 사랑니 빨리 봅으세요. 잘못하면 인접치아까지 무리를 주기도 합니다;;
11/07/20 18:42
수정 아이콘
저도 얼마전에 치통때문에 엄청 고생했네요...토요일 저녁부터 어금니가 말도 못하는 통증으로 다가와서

다음날은 일요일이라 병원도 안열고....그냥 집에있는 진통제로 버티는데...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진통제는

효과도 없고..참 다음날 바로 가서 어금니 치료하고(결국엔 금으로 씌었습니다)그 부근에 사랑니도 썩어서 다 뽑고..

워낙에 어릴적 부터 병원에 자주 다녀서 병원에 대한 공포는 없지만 그날의 치통은 평생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정말 이 자주자주 닦으시고 아프시면 바로바로 병원가시는게 최곤것 같습니다.
Idioteque
11/07/20 19:07
수정 아이콘
주사도 침도 잘 맞고, 물리치료도 잘 받고, 아프면 바로 병원 찾아가는 편인데도
치과는 심리적인 거리감이 상당해서 잘 안 가게 되더군요.
치과 특유의 냄새와 그 '드르륵' 거리는 소리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심 때문에 말이죠.
예전에 오른쪽 아래에 매몰된 사랑니 빼다가 도중에 마취가 풀린 경험도 크게 작용했고요.

그래서 얼마 전에 그렇게 충치 방치하다 치과 갔는데 돈 60 깨졌습니다;
조금만 일찍 갔으면 그냥 의료보험 처리되는 걸로 간단하게 때우고 끝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더 늦게 가지 않아서 백 단위 이상 깨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지만, 치과는 '빨리' 가는 게 진리인 거 같습니다.
다크슈나이더
11/07/20 20:29
수정 아이콘
작년에 저도 같은 경험했습니다....ㅡㅡ;;

사랑니 두개를 방치했더니 완벽히 썩어버려서... 거기다 어금니 하나가 전이.....

진짜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격통이 뭔지 몸으로 깨닫게 해주더군요... 통증에 밤을 새버렸을정도니..

뭔 음식 섭취도 불가능했고... 면종류를 씹는다기보다는 마셨었습니다.

사랑니 두개는 뽑아버리고 어금니 두개를 하나는 레진으로 씌우고 하나는 크라운 처리했습니다.(하나만 썩었는줄

알았는데 썩은 수박처럼 겉에만 멀쩡하고 안쪽으로 심각하게 썩은게 하나 더 있더군요.. 드릴로 걷어냈더니..

안에 조직이 거의 없다시피...ㅡㅡ;; 그냥 이빨 껍질만 있었습니다. )

워낙 격통이었기에 당시 젓가락으로 이 사이에 끼워놓고 내가 뽑아버릴꺼야~!!! 라는 심산으로 지렛대처럼 흔들었었기에..

나중에 잇몸이 좀 많이 아프긴 했었지만.. 어쨌든 뽑고 나니 아쉬움은 커녕 정말 눈물나게 기쁘더군요..

요즘은 저도 나름 관리하려 노력 많이 하고 있습니다..
11/07/21 00:21
수정 아이콘
저런... 새벽에 정말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글쓴 분께서도 잘 설명해주셨지만, 치아의 문제는 일찍 해결할 수록 건강은 물론이고,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좋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로컬 이미 참 좋군요(...) 저런 치과 혹여나 나중에 개원하면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ㅡ.ㅡ

남은 근관치료와 크라운도 잘 끝내시고 건강하게 잘 관리하며 지내시길!

P.S) 마취는 진리입니다. 아마도요...
11/07/21 00:33
수정 아이콘
그 고통 이해합니다. 저만큼 이해하는 사람 많지 않을 듯.
전 임플란트 12개. 상악동. 크라운. 브릿지. 등 치과에서 가능한 수술은 다 받았습니다.
남은 치아 중에서 본래의 제 치아는 반도 안됩니다.
게으른 관리와 엄청나게 불규칙한 치열(저 세대는 잘사는 집 아니면 교정도 잘 안해줬어요), 금전적인 이유 등의 3위 일체로
저 고통을 겪으면서도 5년에 걸쳐 치아를 거의 교체 중입니다. (SUV 한 대 날아갔어요 ㅜ)
한 두달 후면 다 끝나는군요.

치과 몇 번 가고 적응 된다는 분들...
저는 치과가 제 집 같은데 아직도 무섭습니다. ^^
결론: 치과는 무서워야 치과.
그래도 먼저 가면 천문학적인 금액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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