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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1/28 15:00:47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남 탓만 하니 구제역이 잡힐 리가 있나.
설을 앞두고 물가가 들썩이는데다 역대 최악의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고기값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구제역조차 다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 정부의 위정자들이 하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잘 되면 내 탓이요 잘못되면 남 탓이라더니 그 말이 이처럼 잘 맞는 위정자들이 이렇게 많이 보이던 때가 또 있나 싶습니다.


이번 구제역 파동은 엄연히 정부의 초동대응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 인재(人災)인데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인 유정복씨는 과거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면서 툭하면 전 정권에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현 정부 위정자다운 태도를 보여줬고, 거기에 더해 기획재정부 장관인 윤증현씨는 “경찰이 백날 도둑을 지키면 뭐하나. 집주인이 도둑을 잡을 마음이 없는데”, “보상비 360억원을 네 형제가 나눠서 받은 경우도 있다. 지금 현실 보상을 무작정 해주기 때문에 일부 농가에서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등의 망언을 배설하며 축산농가의 도덕적 해이 탓으로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들이 도대체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지난 번에는 한나라당 인사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구제역 전파 원인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했고 윤증현씨는 부인의 땅투기에 대해 '아내가 농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되도 않는 변명을 하거나 "복지 같은 데에 재원을 다 써버리면 남는 게 없다"라는 식의 소리를 하는 등, 나라의 살림을 맡은 부처의 수장이라고 볼 수 없는 격이 떨어지는 발언으로 수 차례 물의를 빚은 일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의 정신상태를 볼 때 이 정도 발언이 나온 게 다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일부 농가의 도덕적 해이 같은 부분이 없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실제로 도덕적 해이가 있는 축산농장주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따질 일이고 이것은 이것대로 따질 일이지요. 매뉴얼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그 매뉴얼에서 한 걸음도 발전할 생각이 없던 그들이 과연 책임을 돌리는 것이 당연한지도 의문이거니와(실제로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측에서는 일부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매뉴얼에 있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백신을 써야 할지 아닐지에 대해서도 시기를 놓친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그리고 지금 구멍이 뚫린 방역망 때문에 억울하게 살처분을 당한 농가가 몇인데 축산농가들을 위로해주지는 못할 망정 그렇게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대체 어디에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일까요.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기 책임을 면하고, 자기가 어떻게든 편하고 싶어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자기만 편하겠다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결과적으로 나도 편하고 그 일로 혜택을 입는 다른 이들도 편하도록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의 사람들은 주위의 사람들을 고생시키면서 자기의 이득을 취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성공할지 몰라도 주위의 사람은 황폐화되기 쉬운 반면, 후자의 사람들은 만에 하나 그 자신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사회와 집단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헌데 지금의 정부에 있는 나라의 녹을 먹는 작자들은 후자의 사람들이 되어야 하거늘 자기만 편하겠다고 변명에 책임전가만 하고 있으니, 과연 소는 누가 키울지 의문입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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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염소
11/01/28 15:07
수정 아이콘
읽는 제가 속이 다 시원해지는군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참 밝은데 반해 그 의무에 대해서는 참 어두운 것이 이나라 위정자들인 것 같습니다.
루크레티아
11/01/28 15:14
수정 아이콘
아무리 미물(이라고 쓰고 인간과 별 다를 바 없는...)인 가축들이라도 엄연히 한 생명인데 그런 생명들을 순식간에 200만 마리가 넘게 생으로 죽여버렸다는 것은 용서가 안 되는 행동입니다. 게다가 그런 원인을 제공해놓고도 발뺌과 변명으로만 일관하며 축산농가와 현장 공무원들의 피땀을 무시하는 망언만 늘어놓고 있지요.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해놓고 생명들도 무참하게 죽여놨으니 아마 곱게 가진 못할 겁니다.

게다가 이번 설 물가는 정말 살인적 그 이상입니다...부모님께서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데, 가끔 나가서 보면 사람들이 물건을 집을 엄두를 못내더군요. 대통령이 설 물가 대책 마련하라고 연일 특별지시를 한다던데, 무슨 무안단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주가지수는 연일 최고점 돌파하고 수출도 최고기록 경신하면서 호경기 티는 팍팍 내는데 서민들 지갑은 갈수록 얇아집니다. 재벌가들은 승진파티 한다고 뉴스에서 서초동 음식점 대호황이네 뭐네 하는데 재래시장 상인들은 죽을상을 짓고 있지요.

참 좋은 세상입니다....
하심군
11/01/28 15:23
수정 아이콘
메뉴얼대로 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메뉴얼탓만 하고있으면 당연히 욕을 먹지요-_-;
하늘의왕자
11/01/28 15:34
수정 아이콘
도대체 소는 누가 키울꺼냐고~~~
라는 박모 개그맨의 유행어가 생각나는군요..
몽키.D.루피
11/01/28 16:05
수정 아이콘
이건 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실수로 한 산업의 기반 자체가 붕괴되었습니다. 소도 돼지도 없고 할 일 없어진 축산농민들... 다 어디로 갈까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아마 조현오가 좀 바빠질 듯 합니다.
11/01/28 16:09
수정 아이콘
방송과 언론에 보도되는 것 이상으로 정말 사태가 심각한 사건이라 하더군요.
코뿔소러쉬
11/01/28 16:17
수정 아이콘
'지금 현실 보상을 무작정 해주기 때문에 일부 농가에서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에서 웃었습니다.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기 때문에 신고를 꺼려하고 신고를 망설이는 것 아닌가요.
보상을 넉넉히 해줘도 자식처럼 키우던 소를 신고해서 살처분하기는 가슴이 메어질텐데..
이번 정부는 뭔가 어떤 감각 하나를 아예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김익호
11/01/28 16:45
수정 아이콘
얼마나 이 정부가 하는 짓이 한심했으면 조선일보에서 조차 dj때 방법을 참고하라고 했을까요?
정말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라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전임 노무현 대통령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사람인데 도대체 저 지지율은 어디서 나오는지...........
christal
11/01/28 17:01
수정 아이콘
에휴.. 이번 설에 시댁에 오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습니다.
백신접종은 하셨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고요.

한참 예쁜짓하는 손녀도 보고 싶으시고
몇달 못 본 아들도 보고 싶으실텐데
소 잘못 될까봐 명절에 오지 말라고 하시는 마음은 어떨까요?

그 마음을 알면 저런 헛소리를 지껄이지도 못하겠죠.
11/01/28 18:23
수정 아이콘
갈때까지 간 거죠. 정말 이정도면 어느 대통령과 동급으로 놔야할지 참으로 고달플 정도입니다.
그림자군
11/01/28 19:26
수정 아이콘
심지어 어느 칼럼엔 노태우 대통령도 이 정권보단 나았다고 평이 나오더군요...
적어도 물통은 시대에 역행하는 느낌은 주지 않았으니...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쿠데타세력보다 못하다... 참 슬픈 현실입니다.
DynamicToss
11/01/28 20:44
수정 아이콘
그동안 대선에서도 mb 만큼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된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압도적인 격차로 당선되었으면 뭐 하나 잘하는거라도 있어야지 도대체 뭐 잘하는거 하나도 없고

구제역이니 연평도니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분홍돌고래
11/01/28 21:29
수정 아이콘
제가 사는 곳 근처에도 축산 농가가 많아 시골 어르신들이 동네 밖으로 나오시지도 못하고 매일을 걱정에 잠 못 이루고 계셔요. 제가 아는 분은 집에서 한 시간 여 떨어진 곳으로 출퇴근을 하시는데 매일 외지에서 들어오는 것 역시 불안하다 하셔서 현재 회사 기숙사에서 머물고 계십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려니 많이 갑갑하고 힘들어하는 눈치입니다만, 가축을 기르시는 동네분들의 마음만할까 싶어 불평은 꿈도 못꾼채 어서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계시네요. 언젠가는 끝나겠지요??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을 흘려야 할까요. 이제 봄이 되어 얼었던 땅도 녹고나면 땅 속에 파묻은 동물들의 사체는 어찌될지... 끔찍합니다. ㅠㅠ [m]
BestOfBest
11/01/28 22:26
수정 아이콘
저희 강원도 철원 외갓집 소와 돼지를 모두 묻었습니다. 요번 설에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덕분에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아.. 6개월동안 키우지 못한다네요..... 아...
휘리노이에스
11/01/28 23:11
수정 아이콘
게다가 공무원의 효율화를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저러한 질병의 방역을 담당했어야 할 수의과학검역원의 수의직 공무원은 2년간 TO가 한명도 없었죠. 올해 들어서야 겨우 몇명 뽑은걸로 알고 있는데 그나마도 새로 뽑은게 아니라 기존의 분들 그만두신 자리를 채울 사람만 몇명 뽑았죠. 그러니 방역체계가 잘 돌아갈리가 있나요 -_- 그나마 이렇게 크게 터지고 나니까 새로 선발을 좀 하는것 같은 분위기이긴 합니다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뭔지 아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죠. 뭐 외양간이라도 고쳐놓기는 해야겠습니다만...
양정인
11/01/28 23:57
수정 아이콘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한 것이 한두번이겠습니까만은...
저들이 저렇게 말하면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들' 이 존재한다는 것이 슬픕니다.
이번 구제역 사태가 왜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는지 PD수첩의 방송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10년도 더 된 매뉴얼을 가지고... 대응하는 정부나 초기 구제역의 발생원인을
해외여행을 다녀온 축산농가주에게 찾으려고했던 방역당국이나...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고작 몇 푼 조금더 벌자고 조단위의 돈이 순식간에 날아가고
돈이 날아간 것은 둘째치고 소, 돼지를 자기자식처럼 아꼈던 축산업자들의 슬픔은 어찌할 겁니까...
또 그들의 생계는요. 거기에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고 있는 육류의 물가는 어떻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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