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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1/22 17:58:31
Name snut
Subject [일반] 전화번호부... 두서없이 주절거려봅니다.
밑에 전화번호관련 된 글을 읽고 문득 제 자신이 떠오르더군요.

저는 이제 막 전역한지 3주차가 되가는 뜨끈뜨끈한 민간인입니다.
군입대전.. 나름 활발한 성격과 여기저기 빠지지 않는 참석률로 대인관계가
항상 좋다고 말하고 다닐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 입대가 다가올 수록 과연 이 많은 지인들이 과연 전역 후까지 나를
기다려 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입대 전날. 마지막으로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열고 군대에 가져갈
지인들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전화번호에 등록 되어 있는 800명에 가까운 번호 중에
막상 군대에서 마음 편히 전화 할수 있는 사람의 번호는 몇개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추리고 추려 약 30개 정도의 번호를 수첩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1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상병이 되고 병장이 되면서
결국 통화하는 사람은 가족들을 제외하곤 10명 안팍뿐이더군요..

저보다 2년 가까이 군대를 먼저 갔다온 친구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군대의 가장 좋은 기능은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의 재정리 기능이라고..
그 말이 정말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짐 했죠. 전역 하면 처음 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고.

그리고 전역을 한 바로 그날 핸드폰을 살리면서 전화번호부를 싹 정리했습니다.

800개나 됐던 번호가 약 40개 정도만 남더군요..
물론 가족들 번호 빼면 지인들의 번호는 30명 남짓??

약간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2년동안 군대에 가있던 저를 기다려준 사람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로 새롭게 시작 하려고 합니다.

아래 글에서 자신의 번호를 몰라 누군데? 라고 물어봤다던 그 여자분.
그 여자분도 나름의 사정으로 글쓴이의 번호를 지웠겠죠?
저는 그 글 쓴 분에게 군대 먼저 갔다 온 군 선배로써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이제 그런 과거에 얽메이지 말고 전역 후 새롭게 출발하는게 어떻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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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11/01/22 19:25
수정 아이콘
전 애초에 서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되면 끊는데
그런 게 많이 매정해 보였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 보면 나름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 마음 놓고 보는 고등학교 친구들 선배님들.... 하지만 그 사이에 여자사람이 없군요. 흑흑
11/01/22 19:39
수정 아이콘
곧 전역하고 봄학기에 칼복학하게 되는 예비 복학생입장에서 깊이 공감가는 글이네요...

1학년 때 학교에서 마주치면 인사는 하는정도였던 사람들, 2년간 교류가 없던 이들을

이제 학교에서 마주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_- 더군다나 CC였던 여자친구와 군대에서 헤어진 상태라 .

싸이월드 일촌도 참 많긴한데 찾아가서 글을 거리낌없이 남길 수 있는 이들은 몇되지 않네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 시작한다는 것 예전처럼 정말 잘할 수 있을까요.

원래 전역하면 자신감이 넘친다는데 ...

이상하게 걱정부터 되네요 흐;
11/01/22 20:28
수정 아이콘
800개-_-;; 정말 많으시네요. 밑에도 리플 남겼지만 저는 보통 200~300개 쯤 되는데 생각 날 때마다 하나 둘 씩 지웁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150개 이하로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술자리, OT에서 교환하는 번호처럼 쓸데없는 건 없죠.

보통 1년 이상 연락 안하는 사이는 98% 쯤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입니다. (2%는 경험상...)
ㅏㅗ13
11/01/23 12:16
수정 아이콘
인간관계의 재정리라 ^^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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