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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2 15:18:14
Name 엘푸아빠
Subject [일반] 고등학교 졸업이 가지는 의미.
90년대, 아직 제가 중학생이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중3이 되어 고등학교 진학하기 이전, 각종 학교에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
팜플랫을 뿌리던 시기였죠. 그때 그걸 본 도덕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야, 문경은이나 서태지나 다 운동이나 자기 특출난거 한거다. 그냥 평범하게 가려면 인문계로 가라."

왠만하면 선생님께서는 그냥 인문계를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나서 또 한마디를 추가하셨죠.

"내가 학생들 가르치다가, 중학교때 학교 그만두고 고등학교 올라가서 학교그만두면서 저 검정고시 칠거에요. 이렇게 말하는 애들 있잖아. 검정고시가 쉬울거 같아? 그런 애들 검정고시 못 붙어. 학교 3년도 못 참으면서 검정고시 볼 수 있을거 같아? 그냥 학교 3년 참고 다니는게 최고야.  내 딸 고등학교 자퇴했어. 그래서 내가 알바자리라도 알아봐주려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이렇게 물어보더라.

고등학교는 졸업했어?

그러니까, 적어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알바를 하던 뭐를 하던 편하게 할 수 있어. 적어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해, 학교 졸업 얼마나 쉬워. 그냥 참고 있으면 다되니까, 사고 안터트리고 3년 버티면 생기는거야. 검정고시랑 비교하면 그게 훨씬 쉬워. 그러니 학교는 꼭 졸업해라."

중3 마지막에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최근에 벌점제도와 관련해서 이야기가 많습니다. 체벌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마 그 이유중 하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 받을 불이익이 너무너무나도 크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을시 정말 최악입니다. 그렇기에 적어도 학교는 졸업해라라는 이야기를 선생님께서 하셨던 것이고요.

학교라는 곳이 단순하게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함께하는 생활속에서 배우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배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래들 사이에서의 대화를 통해 자기들끼리의 인성이나 개성을 자라나게 하는 곳이지요. 하지만 한국에서 문제는 학교이외에 이러한 것을 대체할만한 제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벌점으로 애들 퇴학시키면 교사입장에서는 편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학교가 원래 가졌어야하는 그런 적응 못하는 아이를 감싸주는 기능을 하기 힘들어지지요. 그렇기에 예전부터도 충분히 체벌금지를 도입할 수 있었지만, 벌점제도로 갈 수 있었지만 체벌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마치, 전의경이 사라지면 그만한 인원을 동원하기 힘들기에 폐지하지 못하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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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2 15:26
수정 아이콘
항상 사회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하다보면 정말로 끝이 없습니다
근데 더 중요한건 8시간을 넘게 쌍욕을 해가면서 서로의 주장을 주고 받아도
정말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항상 마지막은 사회가 바껴야 할텐데.. 라는 푸념섞인 말과 함께 소주한잔 드리키고 걍 뻗습니다

정말 학교체벌 문제도 답이 없습니다

수능지향, 학벌사회, 맞벌이 부부.... 정말 사회가 한번에 변하면
모든것이 해결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막상 사회가 그렇게 변하면 거기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지 싶습니다
후... 뭔 소리를 하는건지;;

요지는 사회문제는 단편적인 시선으로 봐서는 안되고 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것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10/11/22 15:34
수정 아이콘
체벌이 비인간적이라고 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그 대안으로 나온 벌점제가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는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깜짝 놀랬습니다.
10/11/22 16:13
수정 아이콘
궁금한 게 있는데 이미 일선학교에서 체벌의 강도와 방법에 대한 지침들이 존재하지 않나요?
체벌을 가하는 도구에 대한 규정, 횟수나 방법에 대한 규정도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한 규정들이 잘 지켜진다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비인격적인 사람에 대한 구타' 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일선 학교에서 그런 '규정들이 잘 지켜진다는 전제' 하에서도, 체벌은 절대로 금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초등학생들이 숙제 안해와서 손바닥 한대씩 맞는것도 넓게 보면 비인격적인 구타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가요?
포프의대모험
10/11/22 16:23
수정 아이콘
인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저런 선생 저런 학생 과감히 쳐내고 잘라야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다 안고가지는 못할건데 말이죠
깡으로 개기고 인성을 도매시킨놈들은 학교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을텐데.. 학교 잘리고 나이먹어 고생을 해봐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봐야 그 이후에 학생들의 생각도 바뀌고 사회적 인식도 바뀔겁니다.
10/11/22 16:38
수정 아이콘
99년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체벌말고 벌점제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3달 시행하고 학생전체 투표를 통해서 벌점제 계속할지 체벌로 돌아갈지 결정하는 것이였는데...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95%이상이 체벌로 하자고 해서 벌점제가 없어졌습니다.
벌점제는 정말 인간을 삭막하게 만들고, 대다수가 벌점제가 주는 압박감에 답답해 하더군요.
벌점제는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저는 벌점제를 굉장히 좋아했고, 벌점제 유지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조용한것이 좋은데 시끄럽게 떠드는 친구들이 아예없졌기 때문입니다.
친구랑 대화하는 것 조차 조심스럽거든요. 소근소근하게 이야기하게 되고,
초기에 담배피우는 녀석들 이름 적어서 건의합에 넣고, 떠드는 녀석들, 귀찮게 하는 녀석들 적어서 건의함에 넣고,
하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다보니 군대보다 더 딱딱한 곳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벌점 1점 받았지만요.
포프의대모험
10/11/22 16:4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제가 중고교를 다니면서 경험한것, 최근 주워들은거랑 보고듣고느낀걸 합치면 학생이 진짜 나쁜놈이고 못나서 개선이 안된다, 짤라야 우리가 산다, 고 하는 상황이 나오는 경우는 꽤나 적은거같습니다.


잘못을 한 학생은 혼나게되는데, 혼나서 선생이 싫어진 학생은 반항기가 생기고, 그걸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는 교사들은 더 혼내고, 더 반항하고, 더 혼내고.

초-중 올라갈떄랑 중-고 올라갈때 문제좀 있는 학생들은 리스트로 뽑혀서 하위학교에서 상위학교에 알려준다는데 이게 학생 통제 외에 어떤 수단으로 쓰이겠습니까? 입학 하면서부터 찍힌 학생들은 또 압박을 받고 삐뚤어지고.. 반복이죠.

일단 학생이 잘못을 하면 그 책임을 물을때 학생에게 쏟아내는 압박감과 모욕감은 어마어마합니다. 티끌만한 잘못 하나도 온학교에 퍼지는건 순식간인데.. 학교에 정말 좋은 선생님이 한둘 있을지 몰라도, 그리고 그 선생님을 만나는 학생들은 정말 운이 좋을지 몰라도 대개 총대를 매고 애들을 갈궈서 통제하는 선생님은 필연적으로 존재하는데 종국에 문제가 터지게 만드는 반항심이라는걸 키우는덴 교사의 태도가 한몫,,은 여러몫 하는거같네요.

비뚤어진 학생을 만드는건 교사와 가정교육 반반의 문제로 보는데, 어린애들을 호통쳐서 말 잘듣게 만들어놓으면 그게 편하니까 다들 그럴뿐이죠. 그리고 나중에 와서 '원래부터 나쁜놈들은 정말 답이없다. 성악설 믿어야될거같다' 소리를 하구요
바알키리
10/11/22 17:42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졸업이 가지는 의미 사회로의 한발 더 진출이며 자기의 행동에 자신이 이제 책임이 져야 되는 시기가 되는거죠.. 실상 학생일땐 학생이라는 이유로 억압받고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때만큼 지나고 보면 학생때만큼 자신의 책임없이 자유로운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사회에 진출하면 진출할수록 학생때보다 훨씬 더 규칙과 예의에 얽매이게 됩니다. 누군가 자신의 인생에 직접 연결되는 학점, 취업에 관계될때 우리는 한없이 작아지게 되죠. 그것이 비효율적이냐에 상관없이 말이죠. 물론 그 비효율적인 것을 조금씩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할 일이겠죠.
아레스
10/11/22 19:42
수정 아이콘
검정고시나 고등학교 졸업이나 같은거라고 생각하는 학생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회에선 사람을 뽑을때 많은 차이를 가지고보는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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