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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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10/25 01:53:30
Name 눈시BB
Subject [일반] 토론 & 논쟁글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
아직 멀었지만 한 해 동안 제가 pgr에서 본 것을 정리하는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운영자이신 분들 및 제가 닉네임을 바꾸기 전 제 첫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 첫 글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요.

예. 정말 부끄러웠고, 제가 애초부터 알던 사람이 '니가 이 글 쓴 거지?' 라고 하고 제가 pgr을 소개 시켜 준 친구들이 '너 이 글 썼냐?' 고 한 다음에 제 글을 지웠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그 때 추가로 글을 써 주신 항즐이님 및 저를 욕 해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그 때 그 분들께는 무릎 끓고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제 글을 지운 게 부끄럽기에, 제가 이 글에서 비판하시는 분들을 이해한다는 거에는 변함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을 비판하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며, 이것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걸 섞을 수 있거나 어느 한 쪽으로 확실히 기울게 만들 정도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단순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활동할 리가 없죠. 정치든, 경제든, 스포츠든 사람들은 대립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한 쪽이 너무 기형적일 경우 세상에 발전이란 없으니까요.

pgr 자게에는 토론할 수 있을 만한 토론글도 많이 올라오고 감정적인 글도 많이 올라오고 (제가 그랬죠) 그저 비판을 넘어 비난만 받거나 그것을 넘어 운영진에 의해 삭제되는 글도 존재합니다.

그런 글을 쓰는 분들께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기 글에는 책임을 져야 된다는 겁니다.

실제 저는 제 글에 반론을 달면서 정작 제가 그에 대해 답글을 달자 그걸 철저히 무시했던 걸 본 적 있습니다. 옳든 그르든 제 답은 신경을 쓰질 않더군요. 그 분이 자게가 아닌 다른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 행동을 했을 때, 참 허무하더구라구요. 전 나름 저에 대한 확실한 지적을 바랬으니까요. 오히려 그 글에서 다른 분들이 달아주신 글에 제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었습니다.

이런 식의 글이나 댓글들을 1년 동안 pgr에서 많이 봐 왔습니다. pgr에서 빠질 수 없는 스타리그, 프로리그에 관련됐던 글들, 그에 관련되지 않지만 여러 가지 논쟁에 관련돼 있던 글들. 타블로 사태든, 최희진 사태든, 어떤 글이든 그 글에는 단지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문지식과 확고한 목적 의식, 자신의 생각이 틀린 거에 대해 달린 반성, 그런 게 달려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피드백이 없다면 살 수 없고, 아무리 안 좋은 글이라도 피드백만으로 살 수 있다는 거죠.


이전의 pgr은 제가 모릅니다. 하지만 올 해, 10년에 제가 본 pgr은 그랬습니다.

10년 후반, 11년에도 계속 이어지는 pgr의 글들에도 그런 모습이 계속 보여졌으면 합니다. 자기 생각이 틀린 건 상관 없고, 좌우익 논쟁이든 뭐든 사람마다 의견이 대립하는 건 오히려 상관 없습니다. 설사 틀리고 그릇되더라도 욕만 나오지 않으면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거니까요.

문제는 자기 의견을 마치 배설하듯 내팽개쳐놓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을 자게에서 상당히 많이 봐 왔습니다.

300플 넘게 댓글이 많이 달리고도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은 글도 있습니다. 하지만 겨우 50글 정도 달리고도 '이 글은 죽었다'고 생각한 글도 있습니다.

이 글에 대한 비판 역시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많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이제 pgr을 뜨겁게 달궜던 많은 일들이 이젠 종료되거나 그 선악, 옳고 그름의 판단이 거의 제대로 정립된 상태니까요. 내년에도 많은 일들이 생기겠지만, 앞으로도 그랬으면 합니다. 그게 제가 pgr에 남아 있는 이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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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핑키
10/10/25 02:30
수정 아이콘
이건 뭐랄까... '너 밑을 왜 오른손으로 닦냐, 앞으로는 왼손으로 닦아' 라는 것과 비슷한거죠.
말씀하신 부분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개개인의 자유니까요. 중요한 것은 그 엉망진창 속에서 독자 역시 필요한 것만 취하면 됩니다. 글쓴이가 본인의 만족을 위해 글이나 댓글을 작성했듯이 말이죠.

백화점과 동대문 정도랄까요. 문제는 손님이란 건데, 그 손님이 같다는게 문제죠. 차림새만 다를 뿐.

아, 전 비데 씁니다.
10/10/25 04:31
수정 아이콘
본문 중에 인용하면 “문제는 자기 의견을 마치 배설하듯 내팽개쳐놓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이 과열되고 감정 싸움이 되는 것은 옳든 그르든 결판을 내려고 한다거나 상대방을 설득해서 내 의견에 동조하게끔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필연적이라고 할만큼 오류 투성이의 실시간 댓글 싸움으로 흐르게 되죠. 그리고 인용한 부분의 행동도 언제나 빠지지 않고 나오게 마련이고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토론에서는 일일히 상대의 의견에 반응할 필요도 없고 모든 의견에 반응할 수도 없습니다. 저마다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까요. 입장이 정해지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나는 너가 무슨 말을 하든 듣지 않겠다. 하지만 너는 내 말을 들어야 해.” 모드로 들어갈 뿐이죠.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토론이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어느쪽으로도 입장을 정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토론은 반대 입장에 서 있는 한 사람(설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람)을 설득하기보다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아서 유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해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표현을 쓰고 논리적으로 완성도 높은 글 하나를 쓰는 게 효율적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나와 상대방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의 말을 듣는 개개인의 몫이죠. 그러니 상대가 억지를 부린다고 해서 답답해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행동을 무한 반복할 필요도 없는 거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에 헛점이 생기고 인신 공격의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외면하고 유리한 것만 취하려고 하는 건 생존 본능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이해 못할 행동으로 보기보다는 이것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토론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10/10/25 13:38
수정 아이콘
토론에 참여할때, 꼭 상대방을 논파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아니, 대부분이죠...
딱 한발짝만 물러나서,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논지와,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논지를 다 살펴보고,
자기 생각에 오류는 없는지,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계속 우기는건 아닌지 살피면서 댓글에 참여하면,
나름대로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괜한 곳에서 승부욕을 불태워봐야 에너지 낭비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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