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9/11/05 00:18:19
Name MiracleKid
File #1 테사도우.jpg (44.8 KB), Download : 31
Subject [스타2] En Taro Classic (수정됨)


얼마 전 2019 WCS 글로벌 파이널이 박령우 선수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우승한 박령우 선수 못지 않은,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환호와 박수를 받은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후의 프로토스, 프로토스 그 자체 'Classic' 김도우 선수였습니다.

김도우 선수는 91년생으로 올해 만 28세입니다.
병역법에서 국외여행 허가는 만 25세부터 만 27세까지 내어주기 때문에
만 28세인 김도우 선수는 국외여행 허가가 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글로벌 파이널 10일 전까지도 소식이 없어 참가 여부가 스투팬들의 관심사였는데
케스파의 도움을 받아 겨우 9일 전에서야 겨우 출국 허가를 받아 참가를 확정지었습니다.

어렵게 출전한 글로벌 파이널이었지만 글로벌 파이널 여정 자체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16강에서는 히어로마린 선수 상대로 다 잡은 경기를 역스윕으로 내주어 패자조로 겨우 올라가기도 하였고
어렵사리 올라간 8강에서는 가장 만나기 싫었을 이병렬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밸런스는 저그에게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던 상황에
8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하루에 진행하는 매우 빡빡한 스케쥴까지 있었습니다.
재미있는건 사실 속칭 '종빨' 논란 하면 빠지지 않았던 김도우 선수가 이번에는 타도 '저그 종빨'의 중심에 서 있었네요

김도우 선수는 자유의 날개 시절까지만 해도 테란 유저였습니다.
스타1에서는 무려 이영호 선수를 MSL 32강에서 탈락시킨 적도 있었지만
토르제인에게 충격과 공포의 행성요새 러쉬를 맞고
군단의 심장부터는 프로토스로 종족을 변경하고
이제는 '종족기', '종족 그 자체'라고 불리는 온갖 해괴한 빌드들을 들고오면서 환호도 받았지만
종족 변경 이력과 기상천외한 전략들로 인해 '프사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였죠

이번 8강에서 조성호, 조성주 선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김도우 선수가 가장 기대받고 주목받았던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이야기들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저그전을 8강부터 결승까지 하룻동안 17경기를 할 수 있다고 하면
김도우라면 저그전 빌드를 17가지 갈아왔을 것 같은 그런 기대감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 빌드 깎는 노인이라 하면 보통 고병재 선수를 많이 떠올리지만
저는 김도우 선수 역시나 빌드 깎는 노인이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선수인듯 하네요
아마 맵을 구석구석 분석하고 초시계까지 들고 연습하던 과거 T1의 모습을 제대로 이어받은 선수가 아닐까...


충격과 공포의 1베이스 폭풍함

암흑기사 돌 굴리기

대충 이때부터 김도우의 종족빨 논란이
이정도면 종빨도 예술이다 정도로 종식된 느낌입니다.


폭풍 견제

또다시 가져온 패스트 폭풍함



김도우 선수는 다전제를 할 때마다 맵을 분석하고 전략을 연구하여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죠
군단의 심장때가지만 하더라도 꾸준히 종빨 이야기를 듣던 선수였지만
스스로의 노력과 연구로 그 여론을 뒤집어낸 선수입니다.

이번 글로벌 파이널 8강에서도 김도우 선수의 전략전술이 빛을 발했습니다.


4세트 시작 48:11
5세트 시작 58:52
암흑기사 점멸 1:04:38
영상 말고 움짤로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암흑기사의 점멸로 본진 테러라는
이번 글로벌 파이널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4강 4저그를 막아낸 영웅이 되었습니다.

김도우 선수는 마지막 이 한 경기를 위해서

1. 대군주와 저글링 움직임에서 걸리지 않는 전진 수정탑 위치를 찾아내었다.
2. 언덕 시야를 위한 관측선을 보내 그림자 이동 업그레이드가 끝나자마자 암흑기사를 상대 본진으로 이동시켰다.
3. 이 때, 본인의 트리플에 달랑 연결체만 지어 상대 저글링을 끌어들였다.
4. 거기에 더해, 상대 트리플 지역에 분광기를 보내어 여왕과 다수의 저글링, 그리고 이병렬 선수의 시선을 끌어들였다.
5. 그리고 저글링이 자기 트리플을 파괴하고, 여왕 저글링이 분광기를 따라갈 때 암흑기사를 보냈다.
6. 암흑기사가 그림자 이동을 쓰자마자 움직인 것이 아니라 조금의 텀을 두어, 그림자 이동 쿨타임이 돌아오는 타이밍을 계산하여 암흑기사를 모두 살려왔다.(대략 번식지를 치자마자 그림자 이동 쿨이 돌아옵니다.)
7. 그것이 끝이 아니라 트리플에 풍부한 가스만 채취하며 집정관을 다수 확보하여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였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정도로 준비하고도 쓸지 말지 고민을 했다는데;;;

안타깝게도 이어지는 4강에서 박령우 선수 상대로 3:0으로 패배하고 말 그대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불꽃이 꺼지기 직전에 오히려 더 환하게 빛난다는 '회광반조'처럼
선수 생활 막바지, 2019년 GSL과 블리즈컨에서 보여준 김도우 선수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이번 글로벌 파이널의 우승자이고 주인공은 박령우 선수였지만
김도우 선수도 이번 글로벌 파이널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이상 군 문제를 미룰 수 없어서 결국 곧 떠나게 되겠지만
김도우 선수가 있어서 스타크래프트 2 팬으로서 정말 행복헀습니다.
En Taro Classic 엔 타로 테사도우

잘 쓰지 못한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졸린 꿈
19/11/05 00:28
수정 아이콘
전 스2 SKT1 선수단을 다 응원하는데
이신형, 어윤수, 박령우, 김도우 선수들을 모두 좋아하고 응원합니다.

황혼이 다가온 스타2의 불길이 조금이라도 길어지길 바라며
김도우 선수의 건투에 감사하고 또 응원했습니다.

엔 타로 태사도우 ㅠㅠ
MiracleKid
19/11/05 00:32
수정 아이콘
스2 SKT T1 팬이라면 올해는 정말 즐거운 한해이긴 하죠
기사왕
19/11/05 00:29
수정 아이콘
글 읽어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유튜브 영상 6개 중 어윤수와의 경기가 있을거라 확신한 나란 대체......

진짜 역대급 저그잔치에서 프로토스로 정말 분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보여준 불꽃을 잊지 않겠습니다.
MiracleKid
19/11/05 00:31
수정 아이콘
사실 올해 어윤수를 8강에서 떨어뜨린 그 2우관 후 멸뽕도 저기 들어갈 만은 하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저런 다전제를 하는 김도우를 4:0으로 셧아웃 시킨 결승 전의 어윤수 그는 대체...
가스불을깜빡했다
19/11/05 00:3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병렬에게 졌어도 아무도 뭐라고 안했을텐데 정말 대단합니다
及時雨
19/11/05 00:36
수정 아이콘
고생했다 도우야...
또 한명 동갑 게이머가 ㅠㅠ
잠이온다
19/11/05 00:40
수정 아이콘
저그판에서 최후의 프로토스로써 잘 해줬다고 생각해요. 아쉽지만 군대 잘 다녀오길....
암드맨
19/11/05 00:43
수정 아이콘
테란 유져로서 김도우 선수에 느낀점

토스로 전향해서 감점 -10점
토스 특유의 뽕 플레이에 많이 기대서 -10점
난전걸리면 대응이 약해서 -10점
화려한 컨트롤 장면이 적어서 -10점
행갱이랑 친해서 -20점
저그에게 약하고 테란만 잘 잡아서 - 10점

철저히 준비한 플레이로 뽕을 넘어선 전략가를 스2 말기까지 느끼게 해줘서 +300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노익장에 +300점

리스펙트합니다.
MiracleKid
19/11/05 00:51
수정 아이콘
-20점은 조금 짠거 같은데
암드맨
19/11/05 01:16
수정 아이콘
크크크 은퇴가 눈앞만 아니었어도 -1000점쯤 했어야..
WeakandPowerless
19/11/05 01:37
수정 아이콘
행갱이랑 친해서 -20은 대체...
존콜트레인
19/11/05 00:55
수정 아이콘
갓영호
초갓명훈
초초갓도우
하면서 놀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MiracleKid
19/11/05 00:57
수정 아이콘
역시갓 역시초갓 역시택신 역시턱신 역시병구형 등등...
마둘리
19/11/05 01:40
수정 아이콘
스포티비 스타2리그때 우승트로피 대신 우승반지를 줬었는지
하여튼 우승반지를 줬는데
저때 우승반지를 관객 1명에게도 주는 이벤트로 해서 그 이벤트로 제가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게 김도우 선수 우승할떄네요.
벌써 이렇게 지났네요...
及時雨
19/11/05 01:51
수정 아이콘
증말 부럽습니다
19/11/05 12:07
수정 아이콘
그야말로 엔타로의 칭호가 어울렸죠.

엔타로 클래식
19/11/05 14:56
수정 아이콘
이병렬 김도우하니 니네집 부화장 생각나네요.
MiracleKid
19/11/05 18:10
수정 아이콘
김도우 선수가 기상천외한 빌드로 때리는 것도 참 잘하지만
사실 또 그런 빌드에 제일 찰지게 맞는것도 김도우 선수죠 크크
가루맨
19/11/05 23:06
수정 아이콘
군심 시절 종빨로 가장 욕을 많이 먹었던 김도우가 역대 최악의 종빨을 상대로 최후의 항전을 벌였고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002 [LOL] 스토브리그의 재미, 롤찌라시 알아보기. [71] 삭제됨13619 19/11/05 13619 1
67001 [기타] 블리즈컨 후유증 [30] Love.of.Tears.12689 19/11/05 12689 3
67000 [LOL] LCK가 다전제에 약한 이유는 플레이오프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76] 창술사10628 19/11/05 10628 3
66999 [LOL] 한국의 2년간 국제대회 다전제 결과 [53] Leeka9779 19/11/05 9779 2
66998 [LOL] SKT vs G2. 한국 온라인 시청자 110만 돌파. [24] Leeka8050 19/11/05 8050 0
66997 [LOL] SKT vs G2. 협곡에 공짜란 없다 [151] 키류16202 19/11/05 16202 34
66996 [LOL] 씨맥 감독이 킹존드래곤X 감독으로 부임합니다 [133] 興盡悲來17359 19/11/05 17359 4
66995 [기타] 대난투 얼티밋, 대전격투 게임 최고 판매기록 갱신 [20] 인간흑인대머리남캐7766 19/11/05 7766 0
66994 [LOL] G2 구단주가 마무리 트위터를 했습니다. [44] Leeka10424 19/11/05 10424 0
66993 [LOL] 전프로 상윤선수가 분석을 올렸습니다. [72] Leeka14590 19/11/05 14590 5
66992 [LOL] 씨맥 전 감독이 또 한 번 폭로를 했네요. [61] 삭제됨13314 19/11/05 13314 7
66991 [LOL] Lck는 딱 노잼길 걷던 스타판 같습니다 [24] 삭제됨6981 19/11/05 6981 0
66990 [LOL] 변화란 스스로의 현재 상태를 인정한 후에 오는 것입니다. [16] 랜슬롯7212 19/11/05 7212 3
66989 [LOL] LCK는 여전히 최고수준의 리그라 생각합니다. [102] 삭제됨9932 19/11/05 9932 2
66988 하스스톤 그랜드파이널 여성 우승자 탄생 [15] 밤의멜로디8425 19/11/03 8425 3
66987 [워3] 질레트 스타리그 하던 동시기에 커뮤니티가 난리났던 경기.avi [16] Chasingthegoals8145 19/11/01 8145 0
66986 SKT 패배 인터뷰 때 마지막 질문이 정말 무례했네요. [34] ReaSon.F14040 19/11/05 14040 3
66985 [스타2] En Taro Classic [19] MiracleKid12830 19/11/05 12830 16
66984 [LOL] 5라인이 돌아가면서 팀내 비중을 가지고 캐리를 하는 G2 [4] 신불해8733 19/11/04 8733 2
66982 [LOL] 프렌차이즈를 하면 메타를 더 빨리 받아들일수 있을까요? [32] realcircle8817 19/11/04 8817 0
66981 [LOL] 실수를 극복하는 운영과 반발 빠르게 인식하는 메타. [71] Leeka10135 19/11/04 10135 8
66980 [LOL] 주도권에 대해서 [11] 물만난고기6347 19/11/04 6347 2
66979 [LOL] G2의 개념이 승리한게 아니라 skt가 못한겁니다 [173] 비공개당당13810 19/11/04 13810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