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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08 20:58:57
Name 피터피터
Subject 허영무 선수에게서 느껴지는 김택용 선수의 그림자...
오늘 결승을 보면서 느낀 간단한 감상을 해볼까합니다.

요즘 프프전에서 허영무 선수가 견제플레이라는 면에서는 김택용선수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앞으로도 허영무 선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점에서는 좀 회의적이네요.

김택용선수는 엠히시절에 초창기에는 박지호선수를 따라서 기본기가 충실한 물량형의 토스를 구사하다가 점점 자신의 멀티태스킹 능력에 눈을 뜨면서 견제를 자신의 플레이의 중심에 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815같은 맵에서 특이하게 다수 셔틀을 이용한 과감한 속도전은 자신의 특기를 살리기 위한 김택용선수 나름의 선택이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강한 토스들과 상대하면서 김택용선수가 느낀 벽은 아마 기본기에 대한 재평가였을 것입니다.

송병구, 오영종 선수를 상대하면서 김택용선수는 종종 힘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견제와 흔들기가 강점인 김택용을 상대로 두 선수는 물량중심의 전투에서 김택용을 굴복시켰고, 김택용은 셔틀리버를 바탕으로 하는  힘싸움에는 약하다는 인상을 계속해서 풍겨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김택용을 보고 있으면 그의 프프전은 기본기에 빌드싸움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지 절대 흔들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결국 김택용은 프프전에 대해서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힘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새롭게 정의를 내린것 같고, 그것이 요즘의 좋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김택용을 보고 있으면 그의 멀티태스킹 능력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도태된 느낌입니다. 날카로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그 대신 그의 운영능력은 훨씬 견고해지고 유연해졌습니다.

비수류라는 칼같은 멀티태스킹을 바탕으로 하던 저그전은 많이 무디어졌지만, 대신 단단한 운영을 바탕으로한 테란전과 플토전은 지난시즌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죠. 김택용, 이제동 - 이 두사람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하는 유닛컨트롤은 그들의 바이오리듬이 좋을때에는 정말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와 반대로 컨디션이 안좋을때는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되어 게임 운영에서 자충수가 되어 버리기 쉽다는 느낌이 들고, 김택용은 최근 그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피지컬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더욱 운영에 치중하여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허영무 선수는 프프전의 토탈 패키지입니다. 모든것을 잘하는 선수죠.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견제에 재미를 붙이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온게임의 이승훈 선수도 프프전의 견제를 정말 좋아하는 선수이지만, 이 선수의 프프전 성적은 그야말로 엉망이죠. 프프전의 견제 플레이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의 호적수가 서로의 허점을 만들기 위해 적은 비율로 사용할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이지, 견제 자체를 전략의 중심으로 놓고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항상 뒷힘이 부족하게 되는 부작용을 중요한 순간에 경험하게 되는 거라고 보여지네요.

허영무 선수가 프프전의 최강자로 다시 올라서고 싶다면... 보다 정석적인 힘싸움과 운영에 더 큰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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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8 21:02
수정 아이콘
김구현선수도 프프전에서 좀 비슷한 타입으로 부진을 겪었죠.

물론 최근에는 옛날 토막이라 불릴때에 비해 성적도 많이 좋아졌고....... 허영무선수를 곰 tv 시즌 4 5전제에서 잡고 송병구선수를 클럽데이 5전제에서 잡는등 아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그런 스타일이 확실히 좀 불안정하긴 합니다.
녹색양말
09/02/08 21:09
수정 아이콘
허영무 선수는 왠지 2인자라는 이미지가 너무 커요..
삼성칸에서도 송병구에게 가려서
실력은 정말 대단한데.. 그냥 이미지가..
차라리 다른 팀가서 에이스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인 생각)
빅유닛
09/02/08 21:11
수정 아이콘
녹색양말님 // 허영무 선수보다는 FA 로 풀리는 송병구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아마도 케텝?)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Nothing better than
09/02/08 21:1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동족전에서는 "힘"이 쎄야죠. 예전 도재욱선수가 프프전 최다연승찍을때의 모습을 보면 정말 그런것 같네요.
발업질럿의인
09/02/08 21:16
수정 아이콘
백번 동감합니다. 플플전은 테란, 저그전과는 또 다른 것 같더라고요. 견제가 크리티컬한 타격(리버 대박이나 다크로 넥뿌 정도?)이 들어가지 않는 한 웬만하면 정면 힘 싸움이 승부를 가르는 것 같습니다.
허영무 선수가 결승전에서 자꾸 지는 게 불안하네요.. 이것도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ㅠㅠ.. 설마 라인 가입? 악!
암흑객비수
09/02/08 21:19
수정 아이콘
zhd...zhd의 향기가.....
황제의 재림
09/02/08 21:31
수정 아이콘
근데 견제가 나쁘지않았던거 같습니다. 견제에서 얻은 이익이 환산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서 진거같거든요(3경기) 그외 경기는 빌드와 운영싸움이었고 견제가 나온건 3경기 안드로메다인데 견제후 바로 대규모 접전을 벌인게 패인이라고 봅니다. 3시에 멀티완성해서 1넥서스가 더많은 상황에서 템까지 모으고 싸웠으면 좋았는데 둘다 유닛카운트 170정도(병력은 다수프로브가 죽은 김택용선수가 더 많은데다 템까지 있는 상황)에서 정면 대결을 할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뭐 선수들 말들어보니 그렇게 대패할지 몰랐다는데 아무튼 그 교전이후 인구수 차가 50-70차이 났었죠. 견제는 빛났지만 견제후 시간을 못끈게 아쉬운거 같습니다.
날아랏 용새
09/02/08 21:40
수정 아이콘
황제의 재림님// 진심으로 김택용 선수 공격력이 2라고 생각했던게 아닐까요?;;;;
09/02/08 22:14
수정 아이콘
판단력만 좀 더 기르면 굳이 견제에 재미 들리더라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안드로메다에서도 느꼈지만 허영무선수는 견제에서 이득 보고나서 한방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꽤 보여주더군요. 클럽데이msl 김구현선수와의 데스티네이션 경기때도 그랬고, 아레나 msl이던가 4플토조에서 탈락할때도 그랬으니까요. 중앙교전에서 싸울때 안 싸울때 구분만 더 해주면 프프전 성적 나아질것 같습니다.
09/02/08 22:17
수정 아이콘
최근 김택용 선수의 토스전, 테란전 향상은 새롭게 토스명가가 된 T1 토스라인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꾸준히 나오지만 도재욱같은 걸출한 동료이자 라이벌, 권오혁 박대경 선수 등 경험많은 선배 토스 등의
빌드 추천이나 플레이 연구가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3경기의 빌드 역시 도재욱의 비기인 최적화 자원관리와
빠른 넥 + 지상군 찍어내는 노하우가 녹아있더군요. 슬럼프 시기에 도재욱에게 컨슘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있었지만
적응기를 마치고 슬럼프를 극복하며 보여준 더 강력해진 플레이는 확실히 엠히에서 쌓은 기본기와 T1에서 배운 플레이와
노하우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덧붙여 김택용 선수는 아직도 토스전에서 셔틀을 즐겨 쓰며 토스전에
있어선 김구현이나 허영무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경기는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컨셉 자체가 평소와
다르게 플레이하는 것이었고 그게 잘 먹힌 것으로 보이구요.
디바우러
09/02/08 23:13
수정 아이콘
김상님// 완전 동의합니다. 제 생각을 그대로 적어놓으셨네요.
09/02/08 23:26
수정 아이콘
김택용선수 슬럼프(?) 시기에는 도재욱이 컨슘한거 아니냐고 많이들 그랬는데..
현재는 확실히 김택용 선수가 컨슘해버렸네요. 요즘 물량나오는거 보면 참.. 도재욱 제대로 컨슘한 듯 보이네요.
도재욱선수 다시한번 김택용선수 컨슘해주시길^^;
09/02/09 03:48
수정 아이콘
어떤 선수든 쉼없이 뛰다보면 주춤할 때가 오게 마련이죠. 도재욱 선수도 고속성장한 케이스니 한 번의 고비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도 도재욱 선수의 빠른 멀티 + 미네랄 가스 최적화 노하우는 독보적이죠. 다만 아무리 강력한 한 방이라도
원패턴이라면 무섭지 않은 법이고, 최근 주춤하는 것도 그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진영수 선수의 노배럭 더블 타이밍 맞춤도 그렇고..)
선수마다 고치기 힘든 버릇이 있는데 도재욱 선수는 데뷔때부터 지금까지도 위기의 순간에 최적화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순간적인 병력 짜내기 한타 + 병력 회전으로 승부를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도재욱 선수가 한창 성장할 무렵엔 전진겟이라던가
전략적인 움직임도 자주 보여줬는데, 최근엔 다시 데뷔때의 원패턴에 의존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물론 저그전의 도세어 도틀
우스갯소리에서 알 수 있듯, 그런 식의 짜내기가 불리한 경기를 뒤집기도 하지만, 할 게 뻔하면 결국 막히게 되죠.
성장기(?)의 도재욱 선수가 보여줬던 다양한 플레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다면 다시 강력한 괴수의 모습을 보여줄 거라 봅니다.
김택용 선수가 언급했듯 도재욱 선수는 다른 6룡과는 다른 진정한 사파(?) 토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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