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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02 22:04:33
Name 김연우
Subject 프로토스들의 스타일 구분
프로토스의 스타일은 보통 정파와 사파로 구분한다.

정파 프로토스들은,
게이트 중심의 병력 구성,
집중적 병력 운영,
좋은 진형을 우선하는 전투,
적 병력과의 교전

을 즐기곤 했다.

사파 프로토스들은
테크 중심의 병력 구성,
난전유도 식 분산적 병력 운영,
뛰어난 순간 컨트롤,
상대의 자원줄에 대한 공격

을 즐기는 이들이었다.


  보통 간단히 게이트 유저와 상위 테크 유저로 구분하곤 했다. 하지만 프로토스의 운영은 한 길로 모여 더 이상 게이트 중심과 비 게이트 중심으로는 스타일 구분이 힘들다.

  견제를 좋아하는 김구현이지만, 역시 견제를 좋아하는 김택용과 똑같지 않다. 같은 팀이며 훌륭한 중앙 전투 능력을 보이는 허영무이지만, 송병구와 똑같지 않다.






그러면 김택용과 김구현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김택용 : 상위테크 - 분산적 -  진형 - 견제
김구현 : 상위테크 - 집중적 -  컨트롤 - 견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견제.
양 선수 모두 병력과의 교전보다 병력을 우회시킨 일꾼 테러를 즐긴다. 이러한 견제에 대한 성향은 드론으로 먹고 사는 저그에 대한 강력함으로 나타난다. 또한 커세어/리버/다크 등 상위테크 유닛의 달인이란 점도 같다.

  하지만 운영은 다르다. 같은 커세어-리버를 구사함에도, 김택용은 확장으로 판을 키우고 김구현은 타이밍을 찌르는 한방을 노린다.
  같은 셔틀 견제를 구사함에도, 김택용은 화려한 동시 타격을 감행하고 김구현은 정교한 셔틀 곡예를 통해 절묘하게 이득을 본다.
  같은 아비터의 리콜을 사용함에도, 김택용 선수는 리콜 후 후속 병력에 신경을 쓰지만, 김구현 선수는 리콜한 병력 자체의 효과 극대화에 신경을 쓴다.

두 선수 모두 유연하고 빠르다. 잘 풀릴 경우 경쾌하고 압도적이지만 묵직하지 못해 안정감이 떨어진다. 김택용 선수의 경우 어이없는 컨트롤 미스로, 김구현 선수의 경우 진형을 갖추지 않고 싸우다 패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불리할 때에도 견제할 수 있다는 것, 즉 자신의 목젖을 겨누는 상대의 병력을 강단 있게 무시하고 일부 병력을 우회시킬 수 있다는 것은 위기상황에도 머리가 굳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것이 많은 경우에 굉장한 이득이 된다.



이 둘과 비슷한 선수가 있다면 스파키즈의 이승훈이다. 이승훈의 난전은 김택용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말 그대로 본진에 셔틀 드랍 하면서 중앙병력 움직이고 그러면서 확장하고 그러면서 소수병력 찔러주는, 난장판의 귀재다.
하지만 전투력이 프로게이머 치고는 형편없으며, 이는 대테란전 힘싸움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그래서 그는 힘싸움을 해야할 상황에서 우회를 통해 난전구도를 가져오려다 단단하게 플레이하는 상대에게 막혀 자멸한다.





그럼 허영무와 송병구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송병구 : 게이트 - 집중적 -  진형&컨트롤 – 교전
허영무 : 게이트&상위테크 – 집중적&분산적 - 진형&컨트롤 - 교전&견제

일단 송병구의 경우를 보자. 송병구의 특징은 모두 ‘안정감’이란 한 단어로 소화할 수 있다.
일단 프로토스의 기본인 게이트 병력에 충실하다. 상위 테크 병력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유닛들이다. 또한 게임을 단순하게 만들어 변수를 제거하는데도 탁월하다. 무난한 운영은 이미 모두 파해 처진 변수가 없는 운영이다. 견제보다 교전을 통해 상대의 유닛을 줄이고, 거기서 본 이득을 점점 확대시켜 승리한다. 경기를 한방 싸움으로 만들고, 그 한방에서 이겨 승리하는 것이 송병구만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만큼 자신의 예측에서 벗어난 상대에게 안정적으로 지는 것이 송병구의 약점이다. 특히 운영의 폭이 넓은 저그에게는 뛰어난 교전 능력에도 물량에 힘이 부쳐 곧잘 진다.  변수를 제거하면 승리는 기본기가 뛰어난 자의 것. 기본기가 자신이 월등히 좋을때는 이득이지만, 반대의 경우 오히려 손해이다.

허영무의 별명은 미완의 대기. 아직 채워지지 않은 큰 그릇을 뜻한다. 모든 스타일을 고루 구사하는 그의 놀라운 모습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흔히 알려지듯 그의 기본은 송병구와 같다. 그의 힘싸움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는 다수 셔틀을 중심으로 한 상위테크 유닛 활용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병력을 분산시켜 난전에서 이득을 거두는 것도 곧잘 하며, 전투와 동시에 셔틀 견제로 상대의 일꾼을 학살하기도 한다.

어떨 때는 송병구 같고 어떨 때는 김택용 같기도 한 그의 스타일은 토스 빠들의 기대를 모으면서 동시에 그의 경기를 불안하게 만든다. 칼과 방패를 양손에 쥐고 잘 다루지만, 압박감을 갖는 즉시 허둥지둥 하다 칼로 방어하고 방패로 역공하는 삽질을 하는 것이 허영무이기 때문이다.

허영무와 송병구는 압박을 받으면 머리가 굳는 공통점이 있다.
칼과 방패를 동시에 능숙하게 다루어 연습 때는 찬사를 받다가, 실전에서는 당황해버려 칼로 방어하고 방패로 공격하다 자멸하는 것이 허영무이다.
방패 없이 칼 하나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내는 능숙한 모습을 보이다가, 활을 쏘는 상대를 만났는데도 방패를 안 들고 칼로 화살을 막으려다 자멸하는 것이 송병구이다.
애초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압박감에 굳어버린 것뿐이다. 경기가 끝나고 타임머신을 나가면 ‘아, 이렇게 하면 이겼는데!!!’란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는 것이 둘이다. 그래서 경기가 잘 풀릴 때는 재치 있는 센스, 적절한 견제를 보여주기도 하며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다음 경기에서는 보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둘과 비슷한 선수가 있다면 도재욱이다. 물량이란 키워드로 알려지듯, 그의 게이트 운영 능력은 송병구/허영무와 짝을 맞출 정도로 발군이고, 특히 병력을 조합하는 능력, 진형을 갖추는 능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역시 경기가 주는 압박감에 머리가 굳어버려 어이없는 자멸을 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것은 박지호의 경우에도 볼 수 있는데, 전상욱 전에서 보여준 셔틀나악시, 발업질럿 콤보, 이성은전 아비터&셔틀의 아이디어 등 정말 머리가 좋은 프로토스인데, 당황하면 머리가 굳어 자멸한다는 점은 위 선수들과 같다.





박영민&박대만 선수도 송병구 선수만큼 정교한 컨트롤을 통한 전투력으로 경기를 플레이 하는 프로토스다.

박영민 : 게이트 – 집중적 -  컨트롤 – 교전
박대만 : 게이트 – 집중적 -  컨트롤 – 교전

한 팀의 듬직한 프로토스로 대장&캡틴이란 별명처럼, 조합된 한방의 강력한 힘을 선호한다는 점 등 정통파 프로토스 그 자체다. 이러한 특성은 윤용태 선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비슷한 정통파 프로토스인 송병구 선수에 비해 운영 능력에서 약점을 보인다. 이러한 약점은 후반으로 갈수록 발목을 잡고, 상위권 선수들을 극복하지 못하게 한다. S급인 송병구 선수가 S+급인 유저들에게 패배한다면, A급인 이 선수들이 A+급에게 패배한다고 말하면 될까. 이러한 분석을 반증하듯 박영민,박대만,윤용태 선수의 개인리그 최대 커리어는 8강이다.



남은 프로토스 중 소위 ‘너무 아스트랄한 프로토스’가 두명 남았다. 바로 오영종과 안기효다.

오영종 : 게이트 – 집중적 - 진형&컨트롤 - 교전&견제
안기효 : 게이트 – 집중적&분산적 - 진형 - 교전

사신, 질럿 공장장. 두 별명은 오영종의 아스트랄한 면모와 짝을 이룬다. 질럿 공장장이란 말처럼 역시 뛰어난 물량, 생산력을 가졌다. 제대로 맘먹고 힘 싸움 벌이는 오영종은 어떤 누구도 짓누를 만큼 파워풀 하다. 그런데 이렇게 교전을 펼치면서도 슬그머니 다크템플러를 난입시켜 다진 경기를 역전 하다던가, 한 타이밍 늦은 리버의 일꾼 견제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것 역시 오영종이다. 어떤 때는 힘 싸움에 집중하다가도, 불리한 상황에서 병력을 우회시키는 강단이 있는 오영종은 모든 스타일을 골고루 구사하는 만능이다.

하부리그의 총사령관, 첼린지 리그에서 이제동/이영호를 압도한 바 있는 안기효 선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큰 기복을 보인다. 어떨 때는 엄청난 드래군 물량으로 승리하기도 하고, 캐리어를 맷집용으로 내주는데도 힘에서 승리하곤 한다. 그렇게 승리하다가도 마린에 캐리어가 맞아 죽는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안기효다.
안기효의 약점은 컨트롤에 있다. 소위 말하는 ‘발컨’인데 특히 꾸준하면서도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한 캐리어에 쥐약이다. 캐리어를 기동하는 방법, 사용하는 방법, 활용 자체는 최고라 할만큼 좋지만, 캐리어가 터렛에 맞아 죽을 정도로 컨트롤에 신경을 안쓰다가 역전패 당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이러한 컨트롤의 약점을 극복해주는 유닛이 드래군이다. 드래군은 자리만 잘 잡으면 어택땅으로도 굉장히 잘 싸우는 유닛이기 때문이다. 난전을 좋아하기에 세심한 컨트롤보다 진형에 집중하는 김택용 역시 비슷한 이유로 드래군이 스타일에 맞다.

기복이 심한 두 선수는 ‘작전을 잘 짠다’는 장점을 가졌다. 교전/견제 모두 능한 오영종 선수의 경우 상황에 따라 무대에 따라 하나의 작전을 선택하고 그것을 과감히 실행한다. 만능형이란 점에서 유사한 허영무 선수가 무엇 하나 선택 못하고 허둥지둥 한다면, 오영종 선수는 애초에 하나만 집중하고 미친 듯이 파고든다. 단 하나에만 미친 듯이 파고드는 만큼 작전이 어이없이 막히면 허무하게 패배한다.
안기효 선수도 작전을 잘 짠다. 빌드 선택부터 이후 보이는 병력 활용까지 상대에게 까다로운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이러한 안기효의 특성은 캐리어 직 후 보이는 움직임에서 아주 잘 볼 수 있다
안기효의 캐리어는 작전을 발휘하기 위한 상황 전개용이다. 캐리어를 통해 벌쳐 비중을 줄이게 만든 후 소수 질럿&드래군 우회로 이득을 본다던가, 캐리어로 스캔만 파괴한 후 다크템플러로 상대의 병력을 괴멸시킨다던가, 캐리어로 팩토리를 기습 점거해 골리앗의 병력 충원 자체를 봉쇄 시키기도 한다.
허나 작전 자체를 짜는 능력, 선택 능력은 굉장히 뛰어남에도 스스로의 발컨으로 작전 수행에 중요한 유닛인 캐리어나 드래군을 헌납함으로써 자신이 짠 작전을 자신이 말아먹곤 한다는 것이 안기효의 약점이다.


자, 정리하겠습니다.

김택용 : 상위테크 - 분산적 -  진형 – 견제
김구현 : 상위테크 - 집중적 -  컨트롤 – 견제
이승훈 : 게이트 – 분산적 – 컨트롤 – 견제

허영무 : 게이트&상위테크 – 집중적&분산적 - 진형&컨트롤 - 교전&견제
송병구 : 게이트 - 집중적 -  진형&컨트롤 – 교전

박영민 : 게이트 – 집중적 -  컨트롤 – 교전
박대만 : 게이트 – 집중적 -  컨트롤 – 교전
윤용태 : 게이트 – 집중적 -  컨트롤 – 교전

오영종 : 게이트 – 집중적 - 진형&컨트롤 - 교전&견제
안기효 : 게이트 – 집중적&분산적 - 진형 - 교전

이상 제가 생각한 프로토스 선수들의 스타일은 위와 같습니다. 요새 경기를 많이 안본 탓도 있고, 개인의 주관이 강하게 밴 항목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나름 객관적으로 보려 애썼죠.

어쨌든 TV에 보이는 프로토스는 둘,셋, 많아야 넷이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프로토스들이 TV에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스타일을 나누려면 스타일을 나눌 선수 자체가 있어야 할지 않습니까? 이는 기쁜 일입니다.

다시 거듭 말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휘갈긴 글일 뿐, 이 글이 완벽히 맞는다고는 주장하지 않습니다. 기타 아이디어나 다른 생각이 있으면 댓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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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_CyberSrar
08/03/02 22:15
수정 아이콘
훌륭한 비유네요.. 대체적으로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08/03/02 22:18
수정 아이콘
이런 걸 해설자가 아닌 팬이 하고 있는 이 현실..
08/03/02 22:20
수정 아이콘
포모스에서 보고 다시 여기서 봐도 감동 감동 추게로~
폭풍저그!!!!
08/03/02 22:24
수정 아이콘
포모스에서 보고 다시 여기서 봐도 감동 감동 추게로~ (2)
08/03/02 22:33
수정 아이콘
잘 봤어요^^
고등어3마리
08/03/02 22:35
수정 아이콘
좋네요.
추게로~
08/03/02 22:35
수정 아이콘
연우님의 생각이 제가 생각하는 바와 정확하군요.

추가로 오영종은 역시 전략을 들고 왔을때나 어떠한 상황에서 너무 자신을 믿는 감이 있어 테란전에 이길거라 생각하고 어이없이 들이붓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는 승리를 확신해 추가 멀티를 확인 안한 상태서 자신의 멀티를 내준다거나, 유리할때 멀티를 가져 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자신의 전략을 순간 순간 판단하여 변형시키는 유연함이 조금 부족하지요.

안기효 선수의 기복은 다혈질인 성격에서 출발하는것 같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그것이 게임으로 표출되는것이지요. 감정 통제가 안되면서 컨트롤또한 무너지는것이구요.
08/03/02 22:35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굉장히 정리 잘 해놓으셨네요//
그 중에서도 "검과 방패"의 비유는 그야말로 단연 돋보입니다.

그리고 뱀다리지만, 송병구의 부분의 비유가 조금 어색한 듯 보입니다.
"활을 쏘는 상대를 만났는데도 방패를 안 들고 칼로 화살을 막으려다 자멸하는 것이 송병구이다." 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에는 "~하는데 칼을 안들고, 방패로 막는다"가 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당황하면, 습관대로 하게됩니다.
송병구는 위기의 순간, 날카로운 결단이 필요할때 특유의 방패운영으로 슬그머니 넘기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느낌은, 본진바꾸기를 해야할 시점에 병력움직임으로 상대병력의 시간만 끌다가 결국 밀린다는 느낌)
그렇기 때문에 "방패를 들어야 할 상황에 칼을 든다"는 비유 대신 "칼을 들어야할 상황에 방패를 든다"가 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흠, 하지만 "화살"의 자리를 대신할 말은 떠오르질 않는군요 OTL..
FC Barcelona
08/03/02 23:14
수정 아이콘
이런 글에 박정석 강민의 프로토스가 없다니 눈물납니다. 현실이
08/03/02 23:41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영종선수..
개인적으로 김택용과 송병구의 단점을 보완할 선수로 오영종선수를 꼽았는데
질때는 너무 허무하게 집니다. 아쉽습니다..
충분히 더 많은 우승을 할만한 자질이 있는 선수인데요.
08/03/02 23:47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는, 그 특유의 '분위기'를 잘 타는 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때 '전어토스'라고 불릴 정도로 가을에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스트랄하고요.
뭐... 요새는 철 안가리고 날아다니긴 합니다만,
경기 내적인, 단기적인 감정의 기복보다는, 어떤 추세나 기세를 탔을때 누구보다도 무서운 선수로 보입니다.
08/03/03 00:25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유저로서

추천을 누를수밖에 없는 글입니다.
08/03/03 00:27
수정 아이콘
탁월한 판짜는 능력, 터프하다 못해 투박하기까지한 중앙전투, 안타까운 발컨... 안기효선수의 평가는 정확 그 자체네요.
08/03/03 00:36
수정 아이콘
안기효 선수에 대해 덧붙이자면.
저 판을 짜는 능력이 '토스전'에서는 소위 패스트 다템같은 도박적 전략이 아닌바에는 아예 먹히지 않는다는게 문제.
안기효 선수의 토스전을 기본적으로 대단히 낮게보는 이유중 하나기도 하지요.

병력을 장악하고 운영능력이 좋아 진을 갖추고 전투하는 평원이나 방어를 위주로 하는 성새전에는 맞지만
좁은 협곡을 위주로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게릴라전이나 지형의 이점을 가지고 싸워야하는 계곡전투에는
전혀 맞지 않는 장수가 안기효 선수지요..

오죽하면 카트리나가 싫다고 말했을까..;
루이스 엔리케
08/03/03 00:37
수정 아이콘
저는 송병구선수가 큰 무대에 약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꽤 오랫동안 고승률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토스중에서 가장 높은 테란전 승률을 보였던 선수로 강민과 송병구를 꼽는데 강민선수 전성기 테란전과 송병구선수의 테란전 양상을 보면 캐리어와 지상군의 적절한 운영으로 테란을 잡아먹는 스타일입니다. 이런 스타일이 테란전에 있어 가장 안정적인 승률을 가진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강민선수처럼 특별한 전략성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강민식의 테란전 운영을 가장 발전시킨 선수가 송병구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강민처럼 마재윤과 같은 당대 최강의 저그를 넘지 못하는 비운을 겪지 않기를 바래요. 또 결승전에 약한, 실력에 비해 승부사기질이 약간 부족한 선수라는 생각도 드네요.

모든 이들이 생각하듯 저그전은 김택용이 답, 테란전은 송병구가 답, 토스전은 잘하는 사람이 답. 근데 이번 이영호선수와의 대결에서도 보듯 김택용과 송병구의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그 중간을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선수가 나올것도 같습니다... 김구현이나 허영무 선수가 될 수도 있을듯~ 특히 김구현선수 기대되네요.
MidasFan
08/03/03 00:44
수정 아이콘
08 시즌 도재욱,김구현 선수의 행보가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 ^^

추천한방 눌러드립니다 정말 정확히 분석하셧네요 ~~
08/03/03 00:53
수정 아이콘
참 부러운 눈썰미와 분석력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 생각에 또 송병구 선수의 약점은 과감한 모험의 부족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안정적이라 생각하는 전략만 따르기에 결과적으론 상대의 예측대로만
움직이게 되는 점이요. 우승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무언가가 필요한 듯 합니다.
그림자
08/03/03 00:54
수정 아이콘
현실과 결과라는 것은 복잡 미묘한 것이고, 우연이라는 힘이 크게 작용한 것임에도 이렇게 개연성있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델링(Modeling)이 필요한 것은, 이 분석을 토대로 하여 위에 언급된 선수들이 자신의 장단점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전진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결론 : 추게로 gogogogogogogogo~~
08/03/03 01:28
수정 아이콘
이건 그냥 질문인데요. 김연우님은 박영민선수의 감. 혹은 눈치(?)는 어느정도라고 보시나요?
라울리스타
08/03/03 01:33
수정 아이콘
김택용과 김구현을 똑같이 상위테크 위주의 난전선호 게이머라고 하기에는 뭔가 다르다라고 느꼈는데,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군요.

강민, 박정석, 박용욱(+전태규, 김성제)만 부르짖던 시절과, 2006시즌의 강민, 오영종을 제외한 토스의 초암울 분위기를 벗어나 이렇게 다양하고 강력한 토스 선수들을 보는게 정말 신기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러나, 만약 이번 3.8 결승에서 제 2의 3.3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역시 토스는 최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2007 시즌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송병구, 김택용이라는 사상 초유의 프로토스 2명과, 엄청난 토스의 강자들이 즐비함에도 S급 저그, 테란을 넘지 못한다면 과거 강민, 박정석의 한계와 다를것이 없다고 봅니다.
밀가리
08/03/03 02:06
수정 아이콘
사파는 저그에게 강하고
정파는 테란에게 강한게 특징이군요.
몽정가
08/03/03 02:27
수정 아이콘
지못미 구3대 프로토스...
08/03/03 02:28
수정 아이콘
루이스 엔리케님// 송병구선수가 굳이 누군가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라면 강민선수가 아니라 박용욱코치겠죠-_-a
08/03/03 04:05
수정 아이콘
Dizzy님// 저도 송병구 선수를 강민 선수와 같은과에 놓고 있습니다.
본질에 비추어 보면 가장 닮은 선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제3의타이밍
08/03/03 07:36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는 승률은 계속 유지할 지 모르겠지만 이런 스타일대로라면
커리어 쌓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전성기 마재윤의 판짜기가 필요해요..
벨리어스
08/03/03 07:51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긴 하겠지만, 토스가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3.8 결승 뿐만 아니라 이번 OSL에서 송병구 선수가 올라와서 이영호 선수를 꺾으면 이제 성립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3.3과 김택용 선수의 연이은 우승이 있는데 왜 역시 토스는 최강이 될 수.." 라고 말하실수도 있지만.. 사실 그건 암울했던 토스에게 한줄기 빛이라고 볼순 있었겠지만 토스라는 종족이 최강이라는 것이 나오려면 토스들이 결승에 주루룩 올라와서 테란 꺾고 저그 꺾고... 이번이 절실한 기회이지요. 물론 2008 시즌도 기회가 있겠지만 이번 2007시즌의 프로토스들의 최종적인 기회이자 전투라고 볼 수 있겠네요. 김택용 선수가 박성균 선수를 꺾었다면 플토 진영에 있어서 정말 더 수월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만..-.-;; (그때 사실 개인적으론 박성균 선수가 좋아서 박성균 선수를 응원했었던--;)
불굴의토스
08/03/03 08:30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 선수들 스타일은 테란전과 저그전이 많이 다르더군요
김기문
08/03/03 12:02
수정 아이콘
훌륭한 글 잘보고 갑니다..
전 아직도 오영종 선수 가장 기대가 되는 플토 선수 인것 같습니다만..(빨리 올라오세요가..ㅠㅠ)
첫 등장부터 플토 팬들의 이목을 주목 시켰던 영무 선수는 그 성장이 더뎌서 도재욱 선수보다 기대치가 덜한것 같네요,..안타깝습니다.
08/03/03 12:35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의 제 3의 길은 오영종과 윤용태 선수에게서 나올 것 같다.... 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정통파의 완성은.... 송병구선수에게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제3의 길을 간 선수가 나중엔...... 완성형 정통파보다 결코 약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3의 길을 가도 최강으로 공인받는 순간, 오히려 제3의 길의 스타일리쉬로 인해, 팬들의 환호를 더 크게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제3의 길이란 것이, 전투형과 크게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정통파는 캐리어로 갈수밖에 없지만, 제3의 길은 지상군 운용중심으로 갈 것 같습니다. 지상군의 압도적인 전투능력에 바탕을 두어, 타 종족을 압도하는 지금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은, 아직 그 전투의 극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3의 길도 또한 캐리어를 아주 잘 쓰는 선수들이 되겠지만, '캐리어로 끝을 낸다'는 정통파의 개념이 아닌, 캐리어를 사용해서 약점을 만들고, 그 약점에 최종적으로 구멍을 뚫고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지상군의 전투능력이라는...... 새 개념이 도입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수준이 안됩니다. 캐리어에 무게를 적게 두고 지상군위주로 조합하게 되면, 지상군은 탱크골리앗앞에 싸그리 녹고, 겨우 4,5기 캐리어는 지상군이 궤멸되는 순간, 업글 골리앗앞에 눈녹듯이 사라져버립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캐리어공식은 '캐리어 4,5기가 아닌, 캐리어는 모여야 하고 8,9기 이상 업글 잘된 캐리어가 모이면, 불리한 경기도 역전시킨다'는 공식이었습니다.

이것은 정통파의 공식입니다. 그런데 제3의 길은 정통파의 공식을 무시하리라 봅니다. '4,5기의 어중간하므로 지금까지 비판받은 캐리어' 은 단지 타이밍병기와 상대의 약점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용도로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리어에 무게를 싣지도 않습니다. 이 제3의 길의 캐리어는 공업보다는 방업과 지상군 쉴드업의 파워를 연계해서 받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통파 캐리어는 공업을 먼저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말입니다. 공업을 먼저 하지 않는 것은 '캐리어로 끝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캐리어를 4,5기만 모으는 것도 '캐리어로 끝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제3의 길은 더 어렵습니다. 아마 APM이 400이상은 넘어야 하고 전투시 APM은 500이 넘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정통파 캐리어는 '캐리어를 운용할때는 캐리어 콘트롤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캐리어가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 3의 길에서도 사실입니다. '캐리어 콘트롤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제3의 길의 실제 승부를 결정짓는 화력은 지상군에서 나오므로, '캐리어 콘트롤에 집중해야 한다' + '지상군 콘트롤은 캐리어보다 더 잘해야 한다' <- 이런 말도 안되는 가정이 존재합니다.

입스타이지요.

그러나 단지 송병구 선수가 정통파만 완성시켜도...... 한동안 프로토스의 지배시대가 열리리라 보고 있습니다.

제3의 길이 제가 생각하는 이와같은 모습일지, 아니면 전혀 다른 모습일지.... 알수는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제3의 길이 나온다면, 오영종선수와 윤용태선수에게서 나올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지만.... 또 제3의 길의 특징중 하나가, 커세어없이 저그를 밟아버린다... 는(물론 커세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커세어에 완전 의존하지 않고.. 밟아버린다?... 정도...) 가 될것 같기에... 제3의 길은 지금보다 저그에 보다 더 강력해지리라 봅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3의 길 보다는 송병구 선수의 정통파 완성의 길이 더 가깝습니다. 송병구 선수가 정통파 완성을 이루지 못하는 핵심이유는, '스타일 고정'이고 프로토스의 모든 유닛에 광범위한 사랑을 베풀지 않기에, 프로토스 유닛들이 송병구 선수의 정통파 완성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마음에 드는 용기병단만을 편애하고 질럿 사제와 고위사제단을 소외시키고 있으며, 어둠의 사제또한 이미 그의 눈밖에 났기에, 용기병단만의 힘으로 이 세계를 제패할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용기병단의 조언만 듣다보니, 이미 스타일은 고정되었고, 정통파란 것은 스타일 고정이 아닌, 광범위한 유닛에 대한 사랑으로 최적의 순간에 최적의 병종을 선택할수 있는 자유로움에서 나오는데, 그에게 반항하고 있는 질럿사제 집단과 고위사제단 어둠의 사제들을 심중으로 굴복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질럿사제와 어둠의 사제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그들이 심중으로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껴... 용기병단을 무모하게 전장에 내보내다 그에게 유일한 힘이 되는 그들마저 전멸시키는 우를 반복해서 범하고 있고.... 이는 점점 전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p.s 그런데 제 3의 길이 더욱 각광받을 이유는, 제3의 길의 저그전은 김택용선수수준의 저그전이 나올것이고, 제3의 길과 정통파프로토스가 붙으면, 그 개념적 정의에 입각하여 제3의 길이 정통파를 안드로메다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동족전에 가장 강력한 프로토스는 정통파로 공인받는 송병구 선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제3의 길은 아직 먼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쯤와서 생각해보니... 도재욱 선수도 제3의 길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s2 여기까지 오늘의 입스타였습니다.
리버스템플러
08/03/03 14:10
수정 아이콘
택용선수가 점점 힘을 잃는것같아 안타깝습니다. 몇개월전만해도 pgr에서 택용선수분석글이 많이올라왔지만 요즘은 분석할만한점도 없어진것같구요. 중요할떄 계속된 패배하는 택용선수가 안타깝네요. 오영종선수도 좋지만 박지호선수도 빨리 올라오길바랍니다. 제가보기엔 오영종-박지호만한 라이벌도없는것같은데말이에요. 박죠선수가 이상하게 개인리그랑 인연이없네요
08/03/03 17:4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혁명가(김택용선수)와 총사령관(송병구선수)가 양대 축을 이루는 가운데 오영종 선수가 제 3의 길을 열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근거는 별로 없지만요 ^^;;

만류귀종이라고 서로가 서로의 스타일을 갈고 닦아서 모두가 프로토스의 극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이전까지 프로토스가 전체적으로 유리했던 데에는 위와 같은 다양한 선수들의 등장도 있지만 맵의 영향도 컸다고 보기에 이후로도 계속 프로토스선수들의 건승을 빕니다.
자작나무
08/03/03 18:00
수정 아이콘
근데 송병구 선수가 압박을 받았을 시 머리가 굳는다라... 송병구 선수가 위기시 약하다고 하기에는 그의 역전승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바로 며칠전만 해도 도재욱 선수와의 3경기가 있었구요. 박카스 스타리그 16강의 이영호 선수와의 블루스톰 경기도 그렇구요. 다음
스타리그 3,4위전도 이영호 선수에게 정말 말도 안되는 역전승을 일구어 냈습니다.(특히 2경기가 기억에 남네요.) 판을 짜는 능력도
곰티비인비테이셔널 4강 변형태 선수와의 경기를 보면 잘 짜는 것 같은 데... 다만 진짜 왜 우승을 못 할까요; 큰 무대에 특별히 약한
뭔가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08/03/03 22:08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의 침착성이 조금 부족하여 결승전에서 약한 것 아닐까요? 제 짧은 소견으로는 그렇습니다. 송병구 선수가
착해서(?) 그런지 냉정함, 냉철함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머리가 굳는것은 사고력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평정심을
잃는 것에서 기인하는것이 아닐까요?

송병구선수를 보면 과거 박정석 선수가 생각납니다. 박정석선수의 팬으로서 조금 더 독해졌으면, 조금 더 냉정하고
차가워졌으면...이라고 바란적이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박정석선수의 착한 심성이 마냥 좋지만도 않았습니다. ㅠㅠ

(그렇다고 우승경력이 있는 타 선수들이 못됐다는말은 아닌거 아시죠? ^^;;)
으으으으으음
08/03/04 08:13
수정 아이콘
추천을 누르게 만드는 글 인 듯. 특히 김구현 김택용 선수 얘기는 확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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