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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2/04 21:05:53 |
Name |
The xian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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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iMBC 아마게임대회 이야기 - 관람기, 이벤트전, 그리고 소녀시대 |
* 이 글은 아직 방송되지 않은 이벤트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는 중간 부분에 있으니 스포일러를 원하시지 않는 분은 백스페이스를 눌러 주세요.
예전에 자유게시판에 [정보]라는 이름으로 알려드렸던, iMBC 아마게임대회를 참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키보드에 손을 얹습니다. 참고로 iMBC 아마게임대회는 어제, 그러니까 2월 3일에 88체육관에서 개최되었던 대회입니다.
● 악몽의 전조, 그리고 시작.
관계자 신분이 아니었다면, 행사에 들어가지 못할 뻔 했습니다. 왜냐하면 '소녀시대가 초대가수로 온다'는 말에 이미 행사장 앞에는 4열 종대로 PGR 성비(남성 9 : 여성 1)에 해당하는 관객이 300줄 가까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그 광경을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그 전날부터 행사장에 난입하려고 하는 통에 관리하시는 분들은 쫓아내고, 소녀시대 팬들은 숨어들어오고 하는 실랑이가 계속되었다고 하네요. 어째 그 많은 사람들이 제가 겪게 될 악몽의 징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나중에 현실로 나타납니다.
● 무료한 시간, 그리고 만남
이번 iMBC 아마게임대회의 정식종목은 스타크래프트와, iMBC 홈페이지에 있는 랜드매스라는 FPS 게임이었습니다. 으레 있는 개회식이 있고 난 다음 랜드매스 16강전이 일제히 실시되었는데, 뭐 아마추어 행사이니 프로게이머들이 있을 리야 없겠지만 진행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으니 답답했습니다. 특정 경기 한두개 정도를 옵저버 모드로 화면에 띄워서 중계해 줬다면 그나마 덜 지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준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간간이 나오는 탄성 및 선수들의 박수 소리를 보고서야 '아, 저 팀이 올라갔구나'하는 정도의 추측만이 가능했습니다. 간간이 있는 로또보다 당첨확률이 더 낮은 것처럼 보이는 경품추첨과 간단한 레크리에이션, 비보이팀 'Last For One'의 공연을 제외하고는 무료함이 느껴졌고, 소녀시대 하나만을 바라보고 온 것으로 보이는 대다수의 관객들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거의 보내지 않았습니다.
참. 개,폐회식과 스타크래프트 이벤트전 진행을 위해 오신 김철민 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회사 행사에도 오셨었고 그 이후에 지인과 히어로센터에 경기를 관전하러 왔을 때에도 만나뵈었는데 용케 기억해 주시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따뜻한 악수, 그리고 몇 마디 못 나눴지만 말씀 감사했습니다.
● 이벤트전 및 랜드매스 경기 감상
점심때가 조금 지나 스타크래프트 이벤트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중계진은 김철민 님이 캐스터, 김동준, 한승엽 님이 해설위원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이벤트전은 한 경기가 있었는데 김택용 선수와 민찬기 선수가 대결했습니다.
아무래도 잘 생긴 분이 나와야 환호가 약간 들리는 듯 했습니다. 김택용 선수 정말 잘 생겼습니다.;; 맵은 카트리나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부유하게 시작했는데 민찬기 선수가 원팩 트리플커맨드 빌드를 사용하여 자원에서 앞서 나가자 김택용 선수는 아비터로 대응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마저도 아비터 리콜이 민찬기 선수가 미리 마인을 심어 놓은 곳에 들어가서 병력만 낭비하는 등의 손해로 이어져 민찬기 선수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갑니다. 그러나 중앙에 섣불리 진출한 민찬기 선수의 병력이 한 번 싹 잡히면서 다시 경기는 팽팽하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멀티를 서로 못먹게 하는 견제와 자원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하게 되었고, 수준이 높은 중앙 공방전도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급박한 정세변화가 없이 팽팽하기만 했기 때문에 어쩌면 재미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군요. 제 2멀티 이후 양 측 모두 멀티를 먹지 못하고 경기를 진행했지만 김택용 선수가 멀티 견제를 좀 더 극심하게 당해서 자원이 먼저 떨어졌고, 더 이상 병력 생산이 어려웠던 김택용 선수가 결국 GG를 선언하면서 이벤트전은 민찬기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중계진이 박상현 캐스터 및 다른 해설위원으로 교체되면서 랜드매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랜드매스 팀 이름 같은 것은 잘 모르기 때문에(프로게이머는 없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순수 아마추어 경기이니까요) 사람에게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3,4위전과 결승전이 각각 2:0과 3:0으로 끝났습니다.
경기를 통해 본 랜드매스라는 게임은 타 FPS와는 달리 부스터 등을 사용하여 좀더 격전지에 게이머들이 빨리 투입되고, 교전도 금새 일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지뢰매설 등의 전략적인 병기사용도 독특했고요. 그것때문인지는 몰라도 보통 다른 FPS 게임의 E-Sport에서 하는 CT-TR의 대결이 아닌 팀데스매치 방식의 대결인데도 꽤 흥미가 있었고, 상황 변화가 빨랐습니다.
그러나 아주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결승전 1경기가 중간에 화면에서 안 나오고 그대로 끝나는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상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그간 E-Sport 방송에서 일어난 일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스타크래프트 중계시에 옵저버가 갑자기 튕겨져 나가는 것과 같은 예기치 못한 게임 내 이상 문제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관객 입장이니 더 이상은 알 수 없습니다.;;
● Kissing You Baby, Loving You Baby
폐회식이 있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김철민 님 아닙니다) 소녀시대가 SBS 인기가요 1위를 했기 때문에 좀 늦어진다고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별로 늦지 않게 소녀시대가 폐회식 전의 팬싸인회를 위해 입장했습니다. 뭐, 인물이야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예뻤습니다. 제 얼굴 크기의 반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일단 눈물 좀 닦고......ㅜ_ㅜ) 예상은 했지만, 갑자기 장내는 끼야악 하는 소리로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 하자 경호업체의 직원들이 말리는 바람에 실패했습니다. 과거에 소녀시대에 빠지고 난 다음 250만원짜리 DSLR을 지른 저보다 네 살 위의 '아저씨'의 행동을 봤을 때 저는 그 당시엔 '미쳤다'라고 했었는데, 제가 막상 이런 일을 당하니 '그럴 만도 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이들은 아예 경호업체 직원들의 눈을 피해 동영상을 찍다가, 역시 제지당합니다. 관객들은 저마다 준비해 온 소녀시대 피켓과 풍선을 벌써부터 흔들어대고, 가끔가다 싸인회에 당첨된 관객과 악수를 나눌때에는 경악성과 욕설이 반반씩 섞여 괴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참. 중간에 어떤 청년 하나가 거의 정신이 반쯤 나간 듯한 얼굴로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붙잡혀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해서 줏어들은 바로는, 소녀시대에게 싸인을 받고 나서 씨인지를 그냥 소녀시대 팀원들이 있는 탁자에 놓고 나왔다면서 그것을 가져가야겠다고 다시 들어가려 했다가 제지를 받았다고 하는군요. 결국 복도로 끌려나간 그 청년은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몇 분 동안 대성 통곡을 했더랍니다.-_-;;;
다시 등장한 김철민 캐스터의 진행 아래 시상식을 겸한 폐회식이 끝나고 드디어 무대에 등장한 소녀시대. (이제와서 말하지만 소녀시대만을 보러 온 사람들은 관중석에 약 8-9시간을 있었던 셈입니다. 그 전날부터 왔던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환호성은 극에 달합니다. 아쉬운 건, 가짜 헤드셋 마이크조차도 없이 그냥 '대놓고 립싱크'입니다. 뭐 라이브를 바란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푸념 섞어서 '뭐 그래, 여기 소녀시대를 보러 온 사람들 중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 십중팔구는 진짜 소녀시대가 왔냐 아니냐가 중요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언젠가 PGR에서 비방용 전용 노래라고 들었던 '울랄라'를 첫 곡으로 한 다음에 리더인 태연 및 몇 명의 멘트가 이어지고, 그 다음으로는 제 악몽의 근원(!)이 된 문제의 노래, 'Kissing You'가 울려퍼집니다.(참고로 세번째 노래는 '소녀시대'였는데 저한테는 그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 악몽이 중요하죠-_-) 뭐가 문제였냐 하면, Kissing You를 부를 때 관객들이 지르는 환호성 있잖습니까?-_-;; 그게 제가 잠을 잘 때에 꿈 속에서 울려퍼지는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뚜뚜루두뚜뚜 Kissing You Baby(Kissing You Baby) 뚜뚜루두뚜뚜 Loving You Baby(Loving You Baby)
장난스런 너의 키스에 기분이 좋아(좋아 좋아)............
(이하 생략)
생각해 보십시오.;; 좁은 체육관에 2000명 정도가 모여 있는데 그 2000명이 낼 수 있는 최대의 목소리를 내며
'Kissing You Baby', 'Loving You Baby', '좋아 좋아'
...이 소리를 외친다면 그 소리가 어느 정도일지를......
덕분에, 잠 완전히 설쳤습니다. 소녀시대가 예뻐서 잠을 설친 게 아니라, 그 관객의 우렁찬 함성(소녀들이나 10대 소년은 그렇다 해도 40대 아저씨까지... 하나님 맙소사...)이 귓가에 왱알왱알거리는데...... 맨정신에 잠 못자겠더군요. 결국 한밤중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헬게이트 : 런던을 켜서 좀비들이 득시글대는 지역에 들어가 모조리 칼로 썰면서 이렇게 외쳤더랩니다.
"제발 조용히 해, 이 소녀시대 XXX들아!!!!!"
그러나 좀비를 한 2천마리를 칼로 썰고 잠을 청했는데도 저는 악몽을 꾸었고, 눈이 퀭한 모습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 뒷이야기 - 싸인만 하고 간 dlwogh 남작
그 날, 우연한 기회에 MBC게임 히어로 선수들의 싸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얻은 싸인을 펼쳐 보았는데, 연예인들보다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 사실 악필인 연예인들도 많은데 이 정도면 준수한 겁니다 - 팬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싸인을 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어, 싸인이 세 장이네? 그 날 경기를 한 선수는 두 명 뿐이었는데?'
그래서 사진을 펼쳐 보자 - 위의 그림은 세 선수의 싸인을 합친 그림입니다 -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Light[Alive]'
싸인회에 참여한 나머지 한 명의 선수는 이재호 선수였더군요.
아아. dlwogh 남작님. 또 이렇게 묻히시면 어이합니까!!!
- The xian -
P.S. 저는 소녀시대 팬들에 대해 아무런 악감정이 없음을 밝힙니다. 그런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러니 그 엄청난 소리 때문에 악몽을 꾼 데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악몽'에 대해 쓴 부분은 그 환호성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의 마음이 이랬겠거니 하고 헤아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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