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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23 08:23:46
Name JokeR_
Subject 결승전에 대한 선배와의 대화.
결승전이 눈앞이니만큼 저도 주위사람들과 결승전 얘기를 많이 하게됩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지만 아직 스타를 즐겨보고 또 즐겨하는 사람들, 특히 선배들이 많은데요. 지난해 졸업한 고등학교 선배이자 지금은 대학교에 다니는 어느 선배와 결승전에 대해 밥을 먹으면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선배는 저그 유저이기 때문에 마재윤 선수를 응원하는 팬이고, 몇몇 분들은 아시다시피 저는 이윤열 선수의 열렬한 팬입니다. 지난해 신한은행 스타리그 최연성 선수와 박성준 선수와의 결승전 대결에서는, 그 선배는 유일하게 응원하는 테란인 최연성 선수를, 저는 당시 골수빠였던 박성준 선수를 응원하면서 내기를 걸다가 진 적이 있습니다. 가명으로 저는 원빈, 선배는 우성으로 하겠습니다 ^^;

원빈: 선배, 이번에도 내기 한번할까?

우성: 훗, 너 지난번에 나한테 내기해서 진 것 기억 안나냐? 이번에는 말할 것도 없이 마재윤의 승리야. 지금까지 피씨방 예선부터 결승까지 올라온 저그는 마재윤 단 한명이라고. 그가 결승까지 올라온 기량만큼 결승전에서 보여주면 아무리 천재라도 마재윤이 이기지 못할리가 없다고.

원빈: 음. 하긴 마재윤이 참 대단하긴 해. 사실 이번 스타리그가 마재윤이 넘어가기엔 정말 태산같았는데 말이야. 출발부터 불안불안했지. 온겜에서는 전상욱한테 패하고 엠겜에서는 진영수한테 패해서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긴 하더라. 그런데도 결승까지 온 것 보면 참 신기해.

우성: 솔직히 이윤열이 지난 리그때 오영종보다 상대적으로 대진운이 좋긴했어. 중요한 고비였던 8강전, 4강전 전부 자신있어하던 테테전이었고, 이번 리그도 아슬아슬하게 와일드카드전까지 치루면서 겨우 올라온거잖아.

원빈: 그러니까 더 무서운거 아니겠어? 온갖 고난을 다 겪은 사람을 보면 흔히 외유내강이라잖아. 겉으로는 그냥 평범한데 속은 강철보다 강한. 거기다가 다른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천재라고 불리는 이윤열인데. 맵 얘기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좀 복잡한 것 같기도 해 -_-;

우성: 그렇지. 전체적으로 보면 결승전 맵들이 저그보다 테란이 좋은 맵들인데 마재윤한테는 그런 맵의 밸런스도 무시하는 것 같더라. 듣기로 롱기누스에서 1패라고 하던데. 진영수한테 진 경기 뿐이었나?

원빈: 가끔 천재는 이윤열이 아니라 마재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니까. 그나저나 선배는 요즘에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결승전에 대해 얘기하는거 많이 보나?

우성: 아니, 찾아보는 편은 아닌데 이윤열 대 마재윤이라는 대박게임인데 사람들이 조용히 있을리가 있겠냐만은.

원빈: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도 힘들어. 내가 자주가는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가 있는데 자고 일어나서 보면 온통 결승전 얘기 뿐이라니까. 그런데 상대적으로 이윤열 선수보다 마재윤 선수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보이더라. 뭐더라, 그 스타뒷담화? 거기서도 엄재경이 마재윤 별명을 마신이라고 했다고 사람들끼리 얘기하고.

우성: 결승전에 관심있는건 대중들 뿐만은 아닌가보구나, 킬킬. 아, 근데 마신이라고 하니까 너무 사악하게 들리는데. 마재윤은 누가 뭐래도 마에스트로야. 진짜 마재윤이 플레이하는거 보면 무슨 이탈리아나 프랑스 같은데서 음대 졸업한 사람이 오케스트라 지휘하는거 같애. 아니면 살아있는 오버마인드?

원빈: 사실 형한테 말하기 창피한데, 나 사실은 처음에 마재윤이랑 마에스트로가 같이 나오는거 보고 Maestro 가 마재윤 아이디인줄 알았어. 근데 아이디는 Savior 고, 마에스트로는 별명이더라.

우성: 뭐가 창피해, 임마. 나도 그런줄 알았어 -_-;

원빈: 아, 얘기하다 보니까 마재윤 얘기만 나오네.

우성: 야야, 우리같은 아는 것도 없이 그냥 눈으로만 즐기는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즐겨보기만 하면 되는거야.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마재윤이 어떻든, 이윤열이 어떻든 얘기하는거 다 부질없는거야. 누가 우승하든 준우승하든 자기들 하기 나름이야. 우리가 이렇게 밥 먹으면서 마재윤을 응원하든, 이윤열을 응원하든 걔네들이 신경쓸 일도 아닐거고. 뭐 걔네들이 커뮤니티 보다가 자기들 응원하는 글 보면 좋아하고 욕하는 글 보면 좋아하지 않을거라는건 사실이지만 난 결승전이 자신들과의 싸움일거라고 본다. 주위 사람들의 얘기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싶은걸 할 수 있다는 것. 노력해서 인정받는 것. 그게 게이머들이 제일 바라는거 아니겠냐?

원빈: 오, 선배 오늘 뭔가 비범해. 그러고보니 이번에 마재윤이 우승하면 진짜 '본좌' 로 인정받겠네. 준우승하면 뭐 또 커뮤니티를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 떡밥이 되는거고. 근데 사실 마재윤이 본좌라는건 결승전에 오른 것만으로도 인정해야 될거 같긴 해. 단순히 우승이냐 아니냐에 따라 본좌가 가려지는게 아니라 마재윤이 결승까지 온 '과정' 만 봐도 대단하잖아. 양대리그 우승 Equal 본좌라는건 솔직히 좀 억측인 것 같애.

우성: 야야, 이제 스타리그 얘기 그만하고. 요즘에 공부는 잘되냐?

원빈: ...밥먹자, 선배.



- 사담이니만큼 행여 선배가 한 말 중에 논쟁거리가 될 부분이 있다고 직접적인 비난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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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遠그후
07/02/23 08:56
수정 아이콘
마에스트로가 아이디가 아님을 알고있던 점만 다르고 저랑 생각이 똑같으신데요^^ 차분한 대화체로 보통 사람들이 보는 관점이 잘 드러났다고 봅니다.

우성: 야야, 이제 스타리그 얘기 그만하고. 요즘에 공부는 잘되냐?

원빈: ...밥먹자, 선배.
공감 *100배입니다...
정정당당
07/02/23 09:24
수정 아이콘
글 내용하고는 상관없지만 저는 이번 맵논쟁 이면에는 본좌론, 이얼리 선수, 케스파 랭킹1위등 표면상 드러나는 부분외에 다른 부분이 숨겨져 있다고 봅니다. 사실 마재윤 선수가 걸어온 행보는 이윤열, 최연성 선수가 걸어온 것과 그다지 차이 없음에도 이렇게 설레발(? 네 제눈엔 설레발로 보입니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지금은 유난하죠) 치는 이면에는 임팬들이 마음이 그쪽으로 많이 기우는게 아닌가 하네요.. 황제의 경력을 초라하게 만들면서 대항해왔던 자는 솔직히 이윤열 선수 밖에 없습니다.
황제에게 스타의 상징성만 남게 했지요. 최연성 선수야 제자라는데 뭐.. 이윤열 선수는 이제 전무후무한 온게임넷 4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고만고만한 키재기에서 저멀리 앞서 버리는 거죠.. 솔직히 스타계를 임요한 라인대 반임요한 라인, SKT T1대 반SKT T1으로 저는 바라봅니다(네 궤변 맞습니다. ) 황제 공백시기에 절대강자로 떠오른 마재윤을 추앙할 수 밖에 없겠죠. 이윤열 선수의 그랜드 슬램시절 외부기관 상은 전부 황제것이었고, 지금은 이윤열 선수가 황제의 입장(성적은 못미치고, 상은 휩쓰는)인것도 아이러니 하고 황제팬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윤열 선수를 응원하기엔 예전의 찜찜함(?)도 있겠죠. 또한 이러한 반응이 저그팬의 대동단결이라는데 홍진호 선수 팬이기도 한 저의 심정은 '진호가 언제 맵탓했냐' 입니다.

결론: 스타팬 반수 이상의 속심정은 '이윤열빼고 아무나'가 아닐까 합니다.
밑에 반박달아도 답글은 안합니다. 지긋지긋해서.... 다음에 기회되면 이야기 합시다.
영혼의 귀천
07/02/23 09:42
수정 아이콘
반박댓글은 아니고..
임팬인 제 입장에선 '아무나 우승하면 뭐 어떠랴~ 이기는 사람이 내편' 입니다.
어차피 임선수가 없는데 누구의 우승인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뭐 4회우승도 금쥐를 이윤열 선수가 차지한 이상 제게는 별 의미가 없게 되었구요.
하루빨리 그저 임선수 경기가 보고플 뿐이네요.
그레이브
07/02/23 09:43
수정 아이콘
역경을 이겨내고 시대가 선택한 자는 내일 가려집니다. 역사적인 4번 우승이냐 온겜까지 먹는 마본좌냐. 최고의 명경기를 기대합니다.

p.s:이윤열 화이팅.
Black_smokE
07/02/23 09:59
수정 아이콘
전 한편으로는 결승전이 내일이 아닌 내일 모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오면 또 다시 '아, 드디어 결승이구나..'란 생각과 기대를 할 수 있게 말이죠.
그리고 내일 모레가 되면 결승전이 또 하루 미뤄져 이 기다림과 설렘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말이지 너무 기대가 됩니다.
두 거성의 대결과 그 대결에서 일어날 수많은 장면들, 탄성들이..

이 기대가 영원했으면 할 정도로 말이죠.. ^ ^
07/02/23 10:0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덜덜 떨려서 경기 생방으로 못볼것 같습니다...
그저 마음을 비우고 마재윤 화이팅.......
벌써 하루밖에 안남았네요...흐흐
율곡이이
07/02/23 10:32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가 아닌게 아쉽지만, 그래도 저그가 양대리그 우승하는거
보고싶습니다...너무 조연에만 머물렀습니다..저그...ㅠㅜ
목동저그
07/02/23 11:01
수정 아이콘
이렇게 기대하는 빅매치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해 명승부가 나왔으면 합니다. 그러나 마재윤 선수가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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