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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08 09:18:27
Name ColdCoffee
Subject [단편] 뮤턴트 저글링 4

<뮤턴트 저글링 4>

밤에 포톤캐넌 옆에서 경계서지 않았다고 템플러 놈한테 잔소리 엄청 듣고서
또 정찰하러 나섰다. 이잇!

어제는 몸도 별로 않좋은데 오래간만에 맛있게 먹고 해서
앉아있던 나무 밑에서 스르르 잠들어 버렸는데
겨우 하루저녘 내 위치에 않있었다고 그렇게 까지 악다구니를 쓰다니...
옆에 지나가던 질럿만 아니었으면 꼬장꼬장한 영감 아랫배에다 내 손톱을 푹 쑤셔넣을 뻔 했다.
한참을 잔소리 듣다가 오른쪽 발로 앞에 있던 돌멩이를 툭툭 차고 있었는데,
옆에서 "킥킥"하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메딕이 눈을 가늘게 뜨고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이게!
슬쩍 아가리를 벌려 이빨을 보여주며 째려보아주니까 메딕은 고개를 휙돌리더니
멀거니 포톤을 쳐다보는 척 했다.
퍽~하고 템플러가 내 머리통을 내리치고는 막 뭐라 뭐라 해댄다.
또다시 옆에서 들려오는 바람새는 소리...
아... 오늘은 아무래도 않좋은 날인가보다.

아침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니 화딱지가나서
메딕의 뒤통수를 한대 후려 갈길려고 하는데...
이럴수가!
앞쪽에서 위대한 이만이 발산할 수 있는 정신파가 느껴졌다.
이것은... 이것은 성스러운 어머니의 파동이다!

메딕을 지나쳐서 정신파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렸다.
뒤에서 메딕이 뭐라뭐라 그랬지만 위대한 부름에 응하는 것이 먼저다.
이 부르심은 종족의 약속... 저그의 운명... 저글링의 영광인 것이다.

마악 언덕근처의 나무를 돌아 성스러운 어머니를 찾아 돌았을 때였다.
"투캉!"
앞쪽에 뭔가 어늘어늘 한 것이 보일락 말락하더니 뭔가가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어깨를 보니 껍질이 깨어져 있었다.
황급히 지나온 나무 뒤로 숨었다.
"투캉! 투캉!"
틀림없는 테란의 포탄이 나무주위를 때리고 있다.

소리를 들어보니 뾰족빠른 벌레의 포탄소리하고 비슷한데...
조금 그 소리가 작으니...
고... 고스트다!

이런...
성스러운 어머니가 근처에 있는데 고스트라니...
물론 성스러운 어머니께서 그깟 고스트에게 당하진 않겠지만,
고스트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어쨌든 종족의 지도자를 찾아서 보호해야만 한다.

포탄소리에 혼동되어 잘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성스러운 파동을 찾아서
방향과 거리를 생각해 보았다.
위험하다 !
종족의 지배자는 고스트가 있을 것같은 위치와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 같다.
설마하니... 위대한 어머니께서 고스트에게 사로잡혀 있는 건가? 아니겠지...
설마 ... 설마... 어쩔수 없이 나는 나무에서 뛰쳐나가 성스러운 지배자와 고스트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내가 달리는 근처로 탄알이 계속 날아왔지만 어쩔수 없었다.
"터엉~"
몸이 튀었다. 결국 한방 맞았다.제에기... 계속 달려야 한다.
마악 탄알이 발사되는 곳으로 뛰어들어갈 즈음, 또 한방을 맞았다.
몸 전체가 울렁거렸다.

그래도 결국 위대한 정신파가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들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고스트야 원래 안보이는 놈이지만 위대한 어머니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거지?

"터엉!"
다리 쪽의 껍질이 부서졌다. 내 다리의 근육이 움찔움찔하며
걸쭉한 피를 쏟아낸다.
오른 쪽 손톱도 부러져 나갔다.

앞쪽에서 뭔가 어늘어늘하더니 지잉~ 소리를 내며 고스트가 나타났다.
"오호~ 이제보니 그냥 저글링이 아니라 헌터킬러로군...
이런 곳에서 붉은 저글링을 보게 되다니 이거 예상밖인데?"

"크르르... 위대한 지도자는... 어디..."

" !!! 저글링이 말을 하다닛 !!! ... 이것 때문인가?
이건 저그라기 보단.... 테란이나 프로토스의 장비같은데?"
" 후후... 어쨌든 네 마지막 물음에는 답해주마... 이게 보이나? 이건 우리 특전대 고스트의
정신파를 네녀석들의 정신파와 동조시켜주는 싸이 디스럽터(Psi-Disrupter)라고 하는 기계이지...
이걸 테스트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헌터킬러가 걸릴 줄이야..."
"자아... 잘 가게나 곤충양반... 이 몸은 자넬 처치하고 기념으로 그 언어링크기와
자네의 그 자랑스런 손톱을 잘라가야 겠네..."

고스트가 천천히 총구를 내 머리로 향했다.
그때 였다.
"아앗!"
나와 고스트는 반사적으로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메딕이었다. 손에 힐링건을 들고 있었다.
저런 멍청한 게...
그냥 가만히 숨어있다가 돌아갈 일이지 멍청하게 소릴 지르다니...
어차피 동족편이 아니란게 금방 들통날 텐데...

"...."

고스트는 잠시 혼란스런 것 같더니 "아! 넌 ... " 하더니 총구를 메딕쪽으로 천천히 돌렸다.
메딕은 그냥 멀거니 그걸 보고만 있었다. 저런 멍청이.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후려갈기려 했으나 내 손톱은 힘없이 빗나가고 고스트는 내 손을 밟았다.
그리고는 메딕을 향해 총을 쏘.았.다.
"콰앙!"
펑하는 소리와 함께 메딕의 몸이 솟구치고 한참 날아가더니 털썩 쓰러졌다.

고스트가 메딕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세걸음 쯤 걸어 갔을 때 메딕이 꿈지럭거리더니 힐링건을 고스트로 향했다.
그때 힐링건의 아래쪽 구멍으로 뭔가가 슈우욱~ 하니 고스트 쪽으로 날아와서
고스트의 머리쪽에서 번쩍 터졌다.
한순간 갑자기 주위가 환해졌다. 템플러영감의 지지직 할 때 같은 불빛인데
훨씬 밝고 시린듯한 빛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옆에서 털커덩하고 뭔가 떨어뜨리는 소리가 나더니 고스트가 어버어버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있다가 뭔가 말랑말랑한 것이 나를 어디론가 질질 끌었다.
한동안 자리를 옮기더니 뭔가 딱딱한... 바위에 나를 기대었다.
전에 느낀적 있는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내 몸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조금씩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희끄무레 한 것이 보였다.
메딕이었다.
"투캉!"
나를 보고 있던 메딕은 바위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고스트가 총을 다시 들었다."
나도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고스트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아무렇게나 대고 총을 쏘고 있었다.
메딕이 돌멩이를 하나 줍더니 고스트가 있는 곳으로 던졌다.
"툭"
"투캉!투캉!투캉!"
돌멩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자 고스트는 마구 총을 갈겼다.
저녀석은 아직 앞이 안보인다!

"다시 클러킹하기 전에... 웁...프..."
메딕이 말을 하다가 피를 토했다.
나도 알고 있다. 메딕이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지만.
메딕의 숨소리가 고르지 않았다.
자기도 죽어가면서 나를 치료해 준 건가?
힐링건을 쥐어보았지만 메딕이 쥐고 있을 때처럼 빛나지는 않았다.
메딕이 나를 치료해 줄 때처럼 녹색 끄트머리를 당겨보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이러지? 왜이러지?
아... 이거 힐링마난가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랬지...
빨리 저 고스트 녀석을 처치하고 메딕을 오리가 족의 진지로 옮겨야 겠다.
프로토스는 뭔가 이것저것 굉장히 잘 만들어 내니까 메딕도 치료해 줄 거다.

사방으로 마구 총을 쏘고 있는 고스트 쪽으로 몸을 숙이고 조금씩 다가갔다.
"피잉~"
머리 위로 총탄이 지나갔다. 다리가 움찔한다.
내가 죽으면 저 메딕녀석도 여기서 죽어갈 거다.
이제 거의 다왔다.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내야 한다.
생명력이 얼마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한 번 공격에 실패하면 피하지도 못한다.
아무리 눈이 안보여도 바로 앞에 있는 것을 못 쏠 리 없다.

"투웅"
다시 머리위로 총탄이 지나갔다.
고스트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이때다 !

                 *    *    *    *    *    *    *    *    *    *    *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었다.
메딕은 혼자서 걸을 수가 없었으므로 내 등에 태우고 걸었다.
메딕은 잠들었다 깨어났다 했다.

나도 생명력이 별로 많지 않았기에 속도는 느렸다.

저녘까지 진지까지의 거리의 반도 못왔다.
근처에 있던 큰 나무의 아래 쪽에서 쉬기로 했다.
주위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들을 입으로 물어 모아서 그 위에 메딕을 눕혔다.
나는 그냥 축축한 땅 위에 업드렸다.
여기서 하룻밤 쉬고 나면 생명력이 좀 회복되겠지...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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