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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12 09:56:16
Name homy
Subject [공모] young and stupid write by duca
duca님의 작품을 옮겨 드립니다.

young and stupid

[나또떠러져써ㅠ.ㅠ감독님한테주거땅]
다 써놓은 문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푸욱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이대로 지구 맨틀까지 그대로 가라앉아 없어졌음 좋겠단 생각을 잠깐 했다. 에헤라디여~
내 인생 최고의 고난은 사실 얼마 전까지라고 생각했다. 그 고난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했고 42.195 키로미터를 뛰고 1등으로 들어온 마라토너처럼 뿌듯하고 기특한 마음으로 비실비실 웃으며 내 목에 걸려질 꽃목걸이 따위를 기대했다. 그러니까 앞으로의 내 삶은 잘 닦여진 고속도로처럼 파라다이스하게 좌악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나 참, 알고 보니 이제 시작이었댄다. 이제 겨우 4키로 오셨어요, 하고 저어기 앞에서 자원봉사자가 손을 흔드는 기분이다. 이런 덴당할.
문자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삑삑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자가 도착했다. 내가 써놓은 글자 위로 비슷한 글자들이 나열된다.
[3차찍 감독님한테혼나게따 징징]
눈물겹다. 눈물겨워.
윤열이랑 나랑은 초딩 때부터 친구였다. 어릴 땐 키가 비슷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윤열이가 잭의 콩나무처럼 죽죽죽 크더니 지금은 나보다 2주먹 정도 더 크다. 공부는 내가 윤열이보다 쪼금 더 잘 한다. 운동은 둘 다 쥐약이고, 스타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엔 분명 내가 먼저 한 것 같은데 윤열인 또 지가 먼저 했다고 우긴다. 싸우면 끝도 없어서 그냥 서로 편한 대로 믿기로 했다. 어쨌거나 내 기억엔 내가 먼저 스타를 시작했고, 내가 하는 걸 보던 윤열이가 심심함을 참다못해 같이 하게 된 거였다. 그리고 게이머가 되겠다고 맘먹은 것도 누가 먼저랄 것 없었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맨날 갈구고 구박하고 싸우는 사이지만 사실은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친구였다. 나 빼고 윤열이가 테란 중엔 최고야, 라는 말도 안 되는 자만심. 우리 둘의 세계에선 우리가 최고였고 우리가 대왕이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그랬는데 말이지.
[같이징징]
짧게 문자를 보내고 키보드 가방을 어깨에 들쳐 맸다. 찾으려고 들면 아마 이 좁은 피씨방 안에서 쉽사리 윤열일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아마 바로 요 옆에 윤열이가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건 서로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만나면 서로 등신아, 쪼다야 하다가 둘 다 대형 삽을 퍼서 서로 관 누울 자리 만들고 그 자리에 드러누울 지도 몰랐다. 흙 덮어라, 윤얄아. 그래, 지훈아. 퍼덕퍼덕. 텁텁. 흙 밟는 소리.
윤열이가 먼저 프로게임단에 들어가게 됐다. 배넷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고 있던 녀석이라 언젠간 그런 제의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포부도 좋게 둘이서 배넷 채널에서 ‘나는 거기 들어가고 싶어.’, ‘나는 거기는 안 갈래.’ 따위의 소리를 몇 번이나 했었는지 모른다. 윤열이가 바라던 게임단은 거기가 아니었는데 윤열이는 덥썩 그 팀에 들어갔다. 야, 거기 아니잖아. 너 나랑 △△게임단 들어가기로 했잖아. 그 한마디도 못해본 채 멀거니 떠나가는 윤열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뭐 윤열이 나름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나 스스로는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짜증나서 그 날 저녁 눈물을 찔끔 흘려버렸다. 그리고 죽을 만큼 긴 몇 달이 흘렀고 나도 게임단에 들어가게 됐다. 혼자 치졸하게 삐진 것 따위 다 까먹고 제일 먼저 연락을 한 건 윤열이었다. 나 ☆☆게임단 들어가! 그렇게 말하자 나보다 더 좋아한 건 윤열이었다. 착해빠진 자식. 내가 지 땜에 병아리 눈물만큼 울었단 사실은 절대 말 안해야지, 라고 그 날 다짐했다.
“아, 드릅게 날씨 좋네.”
두 사람이 걸으면 어깨가 부딪힐 것 같은 좁은 계단을 걸어 내려와 밖으로 나오자 화창한 날씨가 눈앞으로 펼쳐진다. 햇빛이 비추는 사물마다 반짝반짝 빛난다. 바람은 쌩쌩 부는데 날씨는 드릅게 좋다. 조팔. 속으로 욕을 한번 해주고 목도리를 둘렀다. 코를 목도리 안으로 파묻으며 뻘개진 코를 숨겼다. 숨을 크게 들이키고 피씨방 건물 밖으로 한발 내딛었다.
커리지 떨어진 거 어디 한 두 번인가. 그럼그럼. 씩씩하게 걷고 싶은데 자꾸 어깨가 굽는다. 젠장할. 이건 다 추워서 그런 거야! 윤열아, 졸라리 힘내라! 아마 윤열이도 ‘지훈아, 졸라리 힘내라!’ 하고 외치고 있을 것이다.
프로팀에만 들어가면 그냥 다 되는 줄 알았다. TV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았고, 금방 스타리그에 나와 모 게이머처럼 ‘엄마, 사랑해요.’ 하고 말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OSL 우승? 아, 껌값이었지. 사실 껌값은 내가 아니고? 하는 생각이 슬며시 맘속에서 고개를 드는 것 같아서 두 발로 쿵쿵 뛰었다.
그나저나 감독님한테는 또 뭐라고 말하나? ㅜ.ㅜ


야단 맞은 강아지새끼처럼 비척비척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옷부터 갈아입고 나오니 모두들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언제였나. 커리지 연습하다가 연습하기 싫어서 윤열이랑 배넷에서 놀고 있었다. 노는 거 들키면 안되니까 게임은 시작해놓고 가끔 배럭에서 마린이나 뽑아주면서 대화나 하고 있었다. 진짜 겜 하기 싫다. 이번에 떨어지면 몇 번째 떨어지는 거냐? 그렇게 묻자 윤열인 바로 대답이 없었다. 뭘 또 그렇게 오래 세고 그러시나. 그랬더니 떠오른 숫자는 3이었다. 3번 다 3차 찍이었다. 1차전 승. 2차전 승. 3차전 패. 그걸로 땡. 윤열이도 나도 똑같이 3차 찍만 세 번째였다. 이번엔 붙을 거야, 라고 쳐놓고도 확신이 안 들었다. 처음엔 아, 이 정도쯤이야? 싶었다. 이걸 못 통과할까 싶었는데 1번 떨어지고, 2번 떨어지고, 3번 떨어지니 세상에 둘도 없는 쪼다가 된 기분이었다. 그럼 옆에서 윤열이가 거들었다. 나도 있으니까 셋도 없는 쪼다지. 야, 말이 그렇단 거지, 새끼. 자신만만함의 곡선이 자꾸 자꾸 바닥으로 거꾸러졌다. 세상에 프로게이머가 몇 명쯤 되지? 커리지매치에 도전하는 애들은 몇 명? 게이머 꿈꾸는 애들은 몇 명일까? 그럼 TV에 한번이라도 나와 데뷔전을 하는 애들은 몇 명이나 될까? .....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무수히 많은 군중 중 고작 하나 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과연 소질은 있을까? 나 데뷔는 할 수 있을까?
우리 팀에 내가 엄청 싫어하는 형이 있다. 나보다 2살 위인데 저그 유저다. 나랑은 연습 게임도 한판 안 해주면서 내가 커리지매치 떨어졌다고 하면 제일 먼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 형이었다. 잘났다, 진짜. 커리지매치 쯤 나도 딸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맘이 점점 오그라들어 콩만해 졌다. 니 눈에 내가 우습냐? 나도 우습다.
연습할까? 하고 묻자 한참 말이 없던 윤열인 ㅇㅇ 하고 대답을 해왔다. 그리고 연습했다. 1차 때보다 더, 2차 때보다 더더, 3차 때보다 더더더더. 근데 또 떨어졌단 말이지.
“또 떨어졌어?”
같은 말을 해도 기분 좋게 하는 사람이 있고, 또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지금 한참 꼬여있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쫌 기분 나쁘다. 백 번 양보해도 저건 기분 나쁜 거라고.
“니가 그렇지, 뭐.”
“내가 뭐? 내가 뭐? 내가 어쨌는데!!!!!!!!!!!!!!!!!!!!!!!!!!!!!!!!!! 그러는 너는 잘나서 맨날 피씨방 예선이냐!!!!!!!!!!!!!!!!!!!!!!!!!!!!!!!!!!!!!!!!!!!!!!!”


“으, 쓰려.”
아까 맞은 덕에 입안이 터진 모양이었다. 퉤 하고 침을 뱉어내자 붉은 피가 섞여 나왔다. 추워죽겠는데 잠바떼기 하나 못 걸치고 나왔다. 그 인간 아주 이 참에 죽여버리는 건데. 더럽고 치사하다 팽! 하고 뛰쳐나오지 못한 걸 후회했다. 하지만 사실은 나중에 들어가서 감독님한테 뭐라고 싹싹 빌어야하나 생각하고 있는 터였다. 아, 오늘 일진 죽이게 사납네. 뭐, 전부 내 탓이긴 했지만 말이다.
윤열이한테 아까 전화했더니 슬슬 기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웬만하면 오늘 전화 안 하려고 했는데 기어이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가 윤열이뿐이냐? 라고 누가 물었지만 이럴 때 부를 수 있는 건 진짜 윤열이 밖에 없었다.
‘나 일쳤어.’
‘무슨 일?’
‘그 재수 없는 새끼랑 치고 박고 싸우고 그대로 나왔어.’
말 그대로 ‘헉.’이었다. 윤열인 헉, 하고 소리를 내곤 뭐야? 왜 그랬어? 하고 걱정을 한다.
‘어딘데? 나갈게.’
‘뭐 또? 이번에도 엄마 아프다고 하게?’
‘아니야. 하여간에 어디야?’
덩치는 나보다 훨씬 윤열이가 컸지만 세상의 이치라던가 세상사는 꼼수 같은 건 내가 더 잘 알았다. 저건 바보 같아선 하는 거짓말이라곤 늘 똑같다. 아마 그래서 더 미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면서도 속아넘어가고. 니네 엄마는 너무 자주 아프시다, 윤열아. 고딩 때 담임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에헤헤. 괜찮아요, 선생님.’ 하던 자식이니 할 말 없지, 뭐.
삑삑하고 문자 왔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핸드폰 폴더를 열어 확인하자 길드에 있는 누나다.
[오늘어캐됐어?]
걱정해서 보내준 문자라는 거 아는데 왠지 소금 뿌리는 기분이네. 뭐라고 답해줘야하나 하다가 할 말이 없어 그냥 폴더를 닫아버렸다. 답문이 없으면 떨어진 줄 알겠지. 아, 진짜 춥네. 윤열이 이 새끼는 왜 이렇게 안 와.
“야, 서지훈.”
“뭐하다 이제 왔냐. 얼어 동태 되겠다.”
“그냥 감독님이 한소리해서.”
우물쭈물하며 윤열인 발아래 흙을 파낸다. 아이고, 저 등신. 안 봐도 비디오고 안 들어도 오디오다.
“에이, 춥고 배고프다. 밥 사줘.”
윤열이의 더플코트 뒤에 달린 모자를 잡고 앞장섰다. 질질 뒤에서 끌려오는 윤열이가 묻는다.
“왜 싸웠어?”
윤열이랑 나랑 왜 전화를 안하냐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문자를 보내면 서로 답하기 싫은 건 대답하지 않으면 되니까. 가끔은 그 문자 안 왔는데, 하고 거짓말도 할 수 있고. 서로는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서로에게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는다. 그 위로가 더 자존심 상할 거라는 거 잘 알아서. 폴더 접듯 윤열이 녀석을 접을 수 없으니 못들은 척 그저 윤열이 녀석을 질질 끌고 앞으로 갈 뿐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기분 나쁜 게 뭔지 알아? 무시당하는 거야. 무시. 내가 콩만 하고 평범하고 특출 나지 않고 재능이 없다해도, 그렇다해도! 나를 무시하면 안 되는 거잖아. 콩이 언제 열 받아서 콩나물이 될지 어떻게 알아? 나도 내가 드릅게 하찮은 인간인 거 아는데 그걸 꼭 그렇게 상기시켜줘야겠냐? 그치, 이윤열아?
“아니야.”
“뭐가?”
며칠 굶었나 이 새낀 무슨 빵을 볼따구가 터질 것처럼 먹냐? 야, 이 자식아. 우유 좀 먹어가며 먹어. 니 돈 내고 산 빵이라는 거 잘 아니까 그렇게 허겁지겁 안 먹어도 돼. 전자렌지에 돌려달라고 부탁한 흰 우유를 윤열이에게로 밀어주자 넙쭉 받아 꿀꺽 꿀꺽 마신다.
“서지훈 너 진짜 잘 해, 겜.”
얘는 자다가 잠꼬대 하나. 겨울, 쌀쌀한 밤 편의점 안은 한산했다.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 알바생과 라면 먹으라고 마련해둔 자리에 앉아 흰 우유와 샤니빵을 먹는 우리 둘 뿐.
“뭐래?”
“우리는 단지 운이 좀 없는 것 뿐이야.”
아, 세 번씩이나? 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윤열이 자식이 어찌나 허겁지겁 빵을 먹는지 그 모습이 안쓰러워 도저히 물을 수가 없었다. 진짜로 얼마 전까지는 서로의 말을 믿었었다. 우리의 세계에선 우리가 최고였으니까. 하지만 좀 더 넓은 데로 나오니 우리 같은 애들은 쌔고 쌨더라. 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윤열이뿐이었고, 윤열이를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유일하게 나뿐이었다. 그러니 그런 말 믿음직했지만 지금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현정이 누나가 떨어진 거 위로해준다고 영화 보여준대.”
“그 누나 너한테도 영화 보여준다 그러디?”
“응. 근데 나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도.”
퍽퍽한 빵을 허기진 배 안으로 쑤셔 넣으며 편의점 유리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영화 안 좋아한다 그러니까 현정이 누나가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나 영화 안본지 2년이 다 되간다.”
“어? 난 3년 쯤.”
“자랑이다, 자식아.”
마지막 남은 크림빵을 입안으로 잽싸게 집어넣고 손가락에 묻은 크림을 입으로 빨아먹었다.
“누나가 나보고 취미가 뭐냐고 묻더라.”
그 누나 디게 할 짓 없네. 우린 게임말곤 할 거 없는 인생들인데 뭘 우울하게 그런 걸 묻냐. 우리는 취미도 게임이고 특기도 게임이고 직업도 게임이야. 그래서 우울하냐고?
“이제 뭐하지?”
“....피씨방 갈까?”
“뭐? 가서 스타하자고? 돌았냐?”
피시식 하고 웃는 윤열이 놈의 머리를 한 대 치자 아, 왜 때려 하는 볼멘 소리가 들려왔다. 남는 시간엔 뭐하냐고? 글쎄, 뭐했더라?
“언제 들어갈 거야, 숙소?”
“오늘 중엔 들어갈 거야.”
내가 거기 말고 어딜 가겠어. 게임 한다고 했을 때 우리 엄마 난리부르스를 아직도 기억하는데. 몇날 며칠 눈물바람이었어. 그래서 나는 성공할 때까지 집에 못 들어가.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이윤열.
“야, 이윤열.”
“왜?”
다 먹은 우유통을 들어올려 혹시라도 한 방울 남아있나 탈탈 털어 대는 윤열이를 보며 나는 웃어버렸다. 니가 있어서 다행이란 말 죽을 때까지 못할 테지만 너한테 나도 그런 사람이면 참 좋겠다, 42.195미터를 다 뛸 때까지.
근데 도대체 이 놈의 마라톤은 끝이 어디인 거야? 아니, 이거 웬 마라톤에 이렇게 허들이 많아? 이거 혹시 장애물 뛰어넘기였던가? 넘고 넘고 또 넘어도 그 뒤엔 또 산이다. 아, 사는 게 왜케 팍팍하냐.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난 태몽도 없이 태어났다고 했다. 남들 다 가지는 하다 못해 쥐톨 만한 알밤을 딱 한 개 주웠다던가, 좀 볼품 없지만 그래도 나무 위에 열렸으니까 대충 사과라고 추정되는 과일을 하나 땄다던가, 뱀은 아니더라도 지렁이한테 물리는 꿈이라도 꿨을 게 아니라고 물어봤지만 엄마는 한사코 너 가지고 사돈의 팔촌도 태몽 비슷한 것도 안 꿨다, 라고 딱 잘라 말했다. 개나 소나 다 가지는 태몽, 왜 나는 없나! 인정하기 싫은 마음에 아마도 친척 중에 한 명이 분명 용꿈을 꿨는데 깜박 까먹고 아직까지 엄마에게 말해주지 않은 것이라고 굳게 믿었드랬다. 하지만 아마 그때부터 태몽 없는 내 인생은 별다를 게 없는 인생이 될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인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인생이 힘들고 고달프고 진짜 재수 없게 꼬여버리면 운명에 대한 달콤한 상상을 하나보다. 초딩 때 보던 이위재의 인생 극장처럼 내가 이렇게 하면 요런 운명이, 내가 조렇게 하면 다른 운명이 펼쳐질 지도 모른다는 같잖은 환상 혹은 현실도피. 나도 모르게 백일몽을 꾸고 있는 순간이 올 때마다 태몽 없는 내 인생, 운명도 없다, 라고 끊임없이 주입을 했지만 그래도 운명은 진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커리지에 도전하던 그 때, 마치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던 그때엔 나와 윤열이가 결승전까지 올라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의리의 대혈전을 벌여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와 윤열이의 세기의 빅매치 그리고 우정의 한판 승부 어짜고~에 대해서 떠들어 댈 줄 알았다. 그렇게 되면 우리 둘 중 누군가는 분명 크나큰 상처를 입겠지? 크흑- 윤열아, 그러기 전에 이 횽아가 널 위해 오전조로 가줄께! 이따위의,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도 않는 배려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윤열이도 커리지 신청하자고 그럴 때 멈칫 멈칫 한 걸 보니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던 듯 싶다. 그때 과연 어떻게 됐는지 기억은 안 난다. 둘 다 존내 어이  없는 3찍 후에, 이럴 수는 없다는 둥 역시 커리지는 운빨이 80% 라는 둥 상대방이 존나 사기 빌드를 썼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소리만 서로 중얼댔던 것만 기억날 뿐. 그 한번의 패배로 어쩌면 우리는 가지고 있던 자신감의 99.9%를 잃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2차부터는 그런 고민을 할 여력도 없었으니까.
프로라는 명함도 뚜렷한 소속도 빽도 돈도 없는 내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한 가지, 내가 여기까지 달려오기 위한 주원료였던 자신감. 그것을 배신함으로 나에게 돌아온 거대한 앙갚음이라면 지금의 이 상황이 설명이 될까? 3차찍을 3번이나 하는 동안 완전히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가정했던 상황, 결승전에서 윤열이와 맞붙게 된 바로 이 상황. 후회는 가장 빨리 해도 늦는다더니 나를 믿지 못하고 윤열이를 믿지 못하다가 결국 이런 상황에 몰리다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마우스 커서를 맵 프리뷰에 올려놓고 계속해서 맵만 보고 있었다. 이기고 싶다. 윤열이이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다. 친구라서, 라이벌이라서 중요한 고비 때 절대 지고 싶지 않은 건 윤열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중요한 순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걸림돌이라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가슴이 아플 따름이었다. 윤열이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마 나는 져버린다면 수고했다 라고 웃어 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함께 조인해 있는 윤열이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열심히 해라, 라는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하고 게임은 시작됐다. 몇 년간 게임을 해오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생소한 감정이 이미 바삐 움직이고 두 손위에 올려져 있는 듯 했다. 지긋이 묵직하면서도 손을 부웅 뜨게 하는 것 같은 ......운명의 순간이라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임을 오래 하다보면 손을 움직이는 것 따위는 이미 의식의 수준에서 벗어나게 된다. 예전에 친구가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는 손을 핸드폰캠으로 찍은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정말로 깜짝 놀랐다. 내 손이 저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구나. 게임에 몰입하면 불필요한 고민이나 신경 따위는 무의식의 바다 속으로 깊이 가라앉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집중력만을 예리하게 갈아 놓는다. 게임 하는 도중에 무아지경에서 깨어나는 순간은 단 한 번뿐. 승리를 확신했을 때 혹은 승리를 포기했을 때다.
난 포기가 빠른 편이다. 다른 누가 뭐라고 한들 나 자신은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게임 안에서 나는 스페셜리스트다. 가장 완벽한 상황 파악으로 가장 빠른 대처를 한 후 가장 현실적인 오더를 내린다. 이것은 이미 내 뇌뿐만이 아니라 스타를 하면 바로 작동이 되는 기계처럼 온 몸 전체가 프로그래밍 돼 있다. 섣부른 희망 따위를 가지고 싶어도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끊임없는 훈련에 의해 벼려진 예지에 가까운 직감인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상대의 실수를 바라거나 요행을 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쓸데없이 시간을 끌 필요는 없다. 이것이 내가 최고라는 것을 반증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였다.

난 아직도 윤열이와 처음으로 승부를 겨뤘을 때를 기억한다. 처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왠지 이 게임은 지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건 한 학년 위 우리 학교 스타 일짱형과의 게임도, 준프로 준비하고 있다고 거드름 피우던 녀석과의 게임도 아닌 바로 윤열이와의 게임이었다. 윤열이와 처음 했던 바로 그 게임.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던 게임에서 나는 졌고 그 주제에 아주 꼴값을 떨며 먼저 게임에서 나와 속 좁은 놈이라는 거 티내듯이 피씨방을 나와 집으로 텨버렸다. 화장실에 가서 물 틀어 놓고 대성통곡을 한 후에 리플을 저장하지 않은 걸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머리 속에 뚜렷이 박힌 것이 있다. 절대 지고 싶지 않은 사람, 꼭 이기고 싶은 사람, 이겼을 때 제일 기쁜 사람 그게 누구인지. 대놓고 물어보지 않았지만 아마 윤열이도 나와 비슷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면 오히려 자존심이 상할 것 같다.
혹시 나는 윤열이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 건 아닐까? 라고 의심했을 정도로 우정을 넘어선 승부욕은 윤열이보다 백 배 잘하는 사람을 만나도 사그러 들것 같지 않았다. 윤열이를 좋아한다. 윤열이 정도면 져도 괜찮지, 뭐. 이성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감정은 말한다. 죽을 정도로 싫다고. 다른 누구도 아닌 윤열이한테 지는 건 정말 참을 수가 없다고.

이미 승부는 분수령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 있다는 걸 피도 눈물도 없이 빠릿하기만 한 이성이 오래 전부터 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율배반적이게도 나는 그 와중에 가장 이성적인 오더를 찾아 지정한다. 이길 수 있는 천 분의 일의 확률, 역전할 수 있는 만 분의 일의 확률. 그 비좁은 구멍을 찾아 인정해야만 하는 패배를 자꾸 외면한다. 잘난 자존심이 마음 구석탱이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결국 멀티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일꾼이 터지는 순간, 죽는 것보다 싫을 줄 알았던 그 일을 치러냈다. 생각보다 괴롭다기보다는 허무할 정도로 쉬웠다. 아, 끝났구나.. 찔끔 눈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계속 이 얼굴로 윤열이한테 웃으며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에 무슨 몹쓸 것을 먹고 죽었는지 몰라도 이 놈의 소심증은 죽을 때까지 고칠 수 없는 병인가? 커리지가 끝난 이후 내 삶은 황폐와 피폐 그 자체의 스폴링풀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축하한다, 윤열아. 히히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야? 개뿔이. 다행은 무슨 다행. 윤열이의 난처해하는 얼굴을 보는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키보드 버튼을 모조리 다 뽑아 녀석의 안면에 마마 자국을 내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지훈아.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비척비척 다가오는 녀석의 목을 금방 뽑아낸 마우스 줄로 돌돌 감아 우주 밖으로 돌팔매질 해버리고 싶다는 의지가 약 0.3초간 내 뇌를 강력히 자극했다.
결국 난 예전에 녀석한테 지고 피씨방 계단이 뿌서져라 쿵쾅거리며 돌진했던 과거의 모습에서 한치도 달라진 구석이 없었다. 그래, 쪽팔리게 안 운 게 어디냐. 좋으시겠어, 예비 준프로. 안 비꼰게 어디냐. 거기 까지 했었다면 자나깨나 음독자살의 욕구가 펄펄 날뛰었으리. 잘 참았다, 서지훈. 과연 대한의 건아다. 젠장.


에휴... 입만 열었다하면 한숨이 새어져 나온다. 에휴휴. 잠깐이라도 틈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땅을 보고 있다. 그 와중에 틈만 보이면 눈을 부라리며 날 잡아 먹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은 그 자식이다. 예전에 눈까지 스팀이 퐉 차올라 심하게 덤빈 이후에 그렇다할 트러블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서 그의 이죽임이 또 시작됐다. 커리지 당일 날엔 얼굴이 진짜 심했던 모양인지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부터 짜증나는 말만 골라하곤 하는데 정말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모니터 속 세상을 구경시켜주고 싶을 정도로 화기가 올라왔다.
그런데도 화를 낼 수 없는 건 예전에 한번 심하게 난리친 전적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 갈구는 게 아주 주도면밀하고 야비해서 삐끗하면 성질 개 같은 후배 자식이 멀쩡한 선배한테 대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그 놈 때문이었다. 진짜 지가 연습 도와주는 것도 아니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뒤에 서서 이런 저런 훈수를 두다가 픽- 하고 비웃으며 지 자리로 간다든지, 밥 먹고 있으면 ‘밥은 잘 먹네.’ 이따위 소리를 한다든지. 정말로 한번은 그 비아냥을 듣는데 눈물이 돌아서 식탁에 머리 박고 미친 듯이 밥하고 국만 퍼먹은 적도 있다. 진짜 지가 뭔데 나한테 이러냐고. 지는 그렇게 잘났어? 니 눈엔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이냐?? 진짜 내가 니 새끼때문이라도 꼭 성공한다. 샤바랄- 내가 옹겜넷 우승만 해봐. 다른 팀원들 다 말할 때 니 이름의 이응자도 안 꺼낼테다, 이 개새바리야!!!!!!!!!!
“뭘 보냐?”
“뭘여?” - 왜 또 시비야!!!!!!
“그럴 시간 있으면 게임이나 해. 어슬렁거리지 말고.”
“하고 있거든요?” - 그럴 시간 있으면 게임이나 해. 이죽거리지 말고.
“지금 그게 하고 있는 거야? 애들 장난하는 거지?”
“이게 제 스타일이거든요.” - 애들 장난? 장난? 장난?????
“요즘은 나태도 스타일이냐?”
오른손 밑에 깔려있던 마우스의 몸통을 세게 잡았다. 진짜 내가 이런 소리를 듣고서도 참아야 하나? 마침 연습실에는 그와 나 단 둘뿐이었다. 정말 이걸 어떻게 해버리고 텨버릴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와중에 참고 있던 손이 키보드 위에서 덜덜 떨렸다. 씨발 눈물나. 내가 진짜 니까짓 거한테 이런 소리 들을라고 집 떠나서 이 고생하고 있는 줄 아냐? 진짜 진짜 진짜!!!!!!!!!!! 재수 없는 새끼가.
“분하냐? 뭘 잘했다고 인상 팍 쓰고 있어?”
“내가 잘못한 건 뭐가 있는데요?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구요!!!”
“넌 ‘열심히’라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서 내뱉는지 모르겠다. 남들 다하는 만큼만 해오고 남들보다 더 많은 걸 얻기를 바라는 게 열심인 줄 알어? 니가 얼마나 잘난 놈인지 잘 모르겠는데, 너 겨우 커리지 몇 번 떨어졌다고 좌절 먹어도 될 정도의 놈 아냐. 니가 떨어진 게 운이냐? 아니면 갑자기 벼락이 내리쳐 컴퓨터가 아작나 기권패를 했어? 니가 한 노력만큼 보상받은 주제에 뭐에 그렇게 불만이야? 뭐가 그렇게 억울해? 니가 얼마나 잘하는 놈이라고? 니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다고? 너보다 더 재능 있고 너보다 더 열심히 게임 하는 놈들 수도 없이 많아. 걔들이 떨어졌다고 너처럼 질질거리며 포기하고 나태해 있는 줄 알아? 그 전보다 더 열심히 하고, 그 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살아. 넌 대체 무슨 배짱이야? 대체 어디서 나온 씨발근성이냐고?”
“나라고 열심히 안 했는 줄 알아요? 형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 소리해요?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내가 언제 쓸데없이 농땡이 쳐서 형한테 피해줬어요?”
“응 피해줬어. 니가 하는 걸 보면 나까지 열불이 터져서 게임이 안 돼. 새파랗게 어린 게 지 재산 아까운 줄도 모르고 야곰야곰 사탕 까먹듯 허송 세월하며 노닥거리고 있는 걸 보면 짜증이 솟구쳐. 곰곰이 한번 생각해 봐라. 니가 지금 왜 그렇게 빌빌대고 있는지. 니가 게임 할 자격은 되는지 말야.”


겨울이긴 겨울인가 보다. 그렇게 많던 낙엽도 다 어디로 굴러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사람들도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거리도 완전 회색 빛이 돼버려서 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한기가 올라온다. 기껏 몇 안 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서로 꼭 붙어서 팔짱을 끼고 가는 커플들이고, 가끔씩 엄청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겁나 빠르게 걸어가고 있다. 바람이 불어서 몸을 더욱 움츠렸다. 작년에 산 이 점퍼는 엄청 따뜻했던 것 같은데 그새 오리털이 빠져나갔나 그닥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흥, 엄마는 왜 싸구려를 사고 그래? 이제 겨우 엉덩이 부분이 따뜻해져 오는 벽돌색 벤치에 앉아서 발은 쭉 뻗고 몸은 점퍼 속으로 잔뜩 웅크리고 두 손은 주머니에 넣었다가 아예 옷 속으로 집어넣어 팔짱을 껴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윤열이를 부르면 됐는데 이 놈의 성격은 진짜 전생의 업보인지 먼저 땡강 부려놓은 걸로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처지가 찔려 아무렇지 않은 듯 갑자기 윤열일 불러낼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윤열아, 너무 힘들다. 언놈이 나보고 게임 할 자격은 있냐고 하더라? 진짜? 누구야? 누구? 진짜 재수 없다, 그치? 지는 뭐 잘난 게 있다고. 등등. 맞장구 쳐주고 위로해주며 같이 욕해주는 사람은 윤열이 밖에 없는데.
친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아직까지 꾸준히 연락하고 있는 친한 녀석, 동창들, 심지어 이 근처가 집인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게이머가 되겠다 마음먹고 난 후 결심한 것이 있다. 아니 결심이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게 이렇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게임하다 힘들고 지친다 하더라도 그걸 그냥 평범하게 대학 다니고 잘 살고 있는 녀석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잘됐을 때 연락하고 맛있는 거 사주고 할 순 있지만 정말 힘들어 죽겠다 때려치고 싶다 이 말만은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정말 힘들어서 만났어도 녀석들 얼굴만 보면 같잖은 뻥이 저절로 나오고, 1년 후 옹겜넷 vip석은 너희들의 것이라는 둥의 말만 하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못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라서 게임을 선택한 것은 누가 뭐라 한들 변하지 않는 진실임이 틀림없다. 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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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12/12 15:53
수정 아이콘
두 분이 같이 쓰셨다니…… 앞부분과 뒷부분의 느낌이 어딘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문이었군요.
미이:3
05/12/12 23:51
수정 아이콘
굉장히 많은 분량이네요^^
프로게이머의 고통, 슬픔, 그런 것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 왜이리 흙 덮어라, 텁텁, 그 부분이 웃긴걸까요T_T;;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 잘 읽었습니다^^
동글콩
05/12/14 19:09
수정 아이콘
그런 친구라니, 부럽네요..

정말 이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재밌게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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