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 이라는 말이 요즘 들어서 자꾸 느껴지는 대선기간입니다. 우선 제 성향을 잠깐 소개하자면 한때 조선의 모스크바라 불리었던 도시 토박이인 20대 청년입니다. 부모님은 새누리당 지지자시며, 신문은 조중동, 집은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살면서 한번도 먹을 것, 용돈, 학비 걱정 안 해보고 살았습니다. 네, 어떻게 보면 스탠다드 새누리 지지층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전 지지난 대선에서는 노무현, 지지난 총선에서는 친박연대, 지난 대선에서는 이명박,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을 뽑았습니다. 투표한 패턴으로만 본다면 전 스스로를 무당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정적으로는 흔히 말하는 좌우를 따지자면 오른쪽에 향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복지나 경제문제는 어려워서 잘 이해 못합니다. 과학 전공 공부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고요. 때문에 그나마 가장 알기 쉽고, 이해하기 편한 대북문제에서 전 새누리당의 의견을 지지합니다. 지금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대북정책 차이가 뭐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을 못하겠습니다만, 그 뒤를 받치는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경향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뉴스를봐왔기에 어느정도 이미지가 박혀있거든요.


하여간 잡설은 이만하고, 왜 저런 서두를 썼는지 말해 보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전 민주당에 냉소적입니다. 지지자 분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한때 저도 민주당을 지지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밥상을 차려줘도, 받아먹지 못하는 행태에 실망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아니에요, 둘다 까는데 바쁜 중립적인척 하는 모두까기  인형 쪽이 더 옳겠죠. 애초에 밥상 차리게 만든 장본인인 새누리당이야 뭐 익스큐즈된거 아니겠습니까? 더 할말이 必要韓地?


잡설이긴 하지만, 전 항상 좌편향이라고 까지 느껴지는 PGR의 자게분위기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고, 의식적으로 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조용하게 유게글이나 겜게, 아니면 자게에도 소동이 끝날 즈음에야 리플을 남겼죠. 총선 이후였던가요? 한분이 자신은 새누리 지지자라고 글을 올리신 게 기억에 납니다. 사람들이 왜 새누리 지지자라고 밝히고 같이 이야기하면 되지 이제야 말하냐고 할 때, 그분이나 다른 소수의 새누리 지지자분들이 그랬죠. ‘가장 기초적인 왜? 부터 무수히 많은 이유를 대면서 수십 명을 납득시켜야 하는데, 힘들고 부담된다고요’  저도 동의합니다. 거기에 더 첨가하자면 전 대선, 총선이후에 항상 불어닥치던 국개론, 20대 투표율, 이 나라에 희망은 없다, XXX가 되면 나라뜬다. XXX가 되었으니 나라 떠야겠네요. 같은 반응들이 진절머리 날 정도로 싫었어요.


한 때 PGR을 떠들썩하게 했던 나꼼수도 싫었습니다. 관련업종에 있어서 그런지 지난 황우석 사태 때의 그 추태, 그리고 막말사태까지 예전 이미지로 인해서 메인 퍼스날리티 2분은 이미 제 시선에서 OUT 이었거든요. 지들끼리 말하라지 뭐, 라고 쿨하게 넘기면 그만입니다, 실제로 그러려고 했어요. 오히려 주진우 기자님에게는 호감적인 이미지까지 생길 정도였어요.  하지만 자게를 보면 볼수록 나꼼수 지지자분들의 이중적인 잣대랄까요, 공격할 때는 우리 아니면 누가 이러겠어? 라면서 신나게 하면서도, 비판적인 의견에는 ‘우린 공인언론이 아니야, 우린 그냥 터트리는 걸로 할 일 끝났어.’ 라는 태도에 있던 정도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끝내 비극적으로 끝난 총선결과 및 그 경과와 반응을 보고나서 그냥 시선에서 OUT 처리했죠.


하여간 그런 경험들과, 이번 아이패드, 그리고 밑의 떠들썩한 사건을 겪고 난 다음에 세운 결론은 제 시각에서 보자면 결국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겁니다. 현실에서의 XX 지지자든, 넷상에서의 OO 지지자든간에요. 그리고 정치라는데 신물이 납니다. 편드는것도 비판하는것도 욕하는것도 다 지쳤어요,


그래서였습니다. 안철수 씨가 출마 선언했을 때, 이사람이라면 이걸 바꿔주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자주 가는 카페 주인 분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이미지 좋은 백마 탄 초인이 와서 우릴 구해주길 바라는 건 결국 우리가 아직까지도 백성근성에서 못 벗어났다는 증거다. 시작은 구원자로서 내려온 히틀러와 독일 관계랑 뭐가 틀리냐.‘ 네, 저도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기존 정치인들보다는 이미지가 좋아, 이사람 찍자, 이사람 응원하자. 이미지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뭐가 어때서? 어차피 선거는 자기 좋아하는 사람 찍는　거 아냐? 나는 바보고, 백성에 노비근성이 남아있는 지는 몰라도 내가 좋은 사람 찍을래.‘


그리고 아시다시피 결과가 이렇게 끝나고 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야할 입장에 쳐했죠. 기존의 마인드였다면 그냥 새누리당 후보를 찍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주어를 말할 수 없는 그분이기에, - 이런 저라도 최소한의 잣대, 선은 있거든요. - 대북정책면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및 그 지지자분들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야 하게 됐죠. 진짜로 고백하건데 그냥 그분 아니셨으면 전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나오던지 간에 찍었을거에요.


여기까지 와서야 전 문재인 후보 지지자 층으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요 며칠 새 벌어진 일들을 보면 또 저의 정치혐오증을 슬금슬금 일어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네요. 대놓고 말해서 문재인 후보 진영에서 내놓는 정책들이 제 신경을 살금살금 긁습니다. 선동이든 여론이든 넷상의 움직임도 절 거슬리게 해요. 진짜로 때려 치고 싶은데, 딱 하나, 딱 하나 때문에 지금 후보를 지지하고 있네요. 이게 진짜 미칠 거 같습니다. 단 하나의 목적 때문에 내신경을 그렇게 거슬리게 하는 후보를 지지할 필요가 있나?


이거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진짜 투표 포기하고 놀러나 가고 싶은 분들이 이해가 되는 요즘이에요. 얌전하게 스트레스 안 받고, 생각했던대로 투표하려면.. 애초에 활동도 그렇게 안했지만 그냥 선거 끝나고 후폭풍 지나갈 때 까지 PGR은 피해야겠습니다. 입도 다물고요. 그럼 전 뭐하냐고요? 그냥 Eat, Sleep, Game이나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