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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05/22 12:26:33 |
Name |
지옥의마검랑 |
Subject |
[선비와 구렁이 10편] |
10
“예~ 제가 심청이옵니다.”
선비는 꺼림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무 슬픈 표정으로 말하는 장님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어디.. 어디 내 딸 얼굴 좀 보자!!”
“헉!”
딸의 얼굴을 보고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하늘이 알아준 것일까.. 장님은 놀랍게도 눈을 번쩍 뜨게 되었다.
“이… 이럴수가… 내.. 내가 정녕 눈을 떴던 말이냐.. 그리고 내 딸을 볼 수 있단 말이냐.. 흐흐흑”
장님은 감격해서 그 자리에 앉아 한참을 울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둘은
장님의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
“심청아~”
“예. 아버님~”
“비록 남자로 환생을 했지만 너는 여전히 내 딸임을 알아두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구나… 얼른 집에 가서 맛있는 밥을 먹자구나. 그나저나 이 놈의 마누라가 맛있는 밥을 해놓
았어야 할텐데…”
20분 남짓을 걸어가니 조그마한 집이 한 채 보였다.
“심청아~ 저기가 앞으로 우리 집이다.”
“예~”
선비는 난감했다. 지금에 와서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계속해서 딸이라고 하자니 과거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이 문제였다.
“여보~ 월매~!! 내 딸이 왔소!!”
주방의 문이 열리면서 심술궂게 생긴 왠 여자가 나왔다.
“이 년이 정말 심청이요? 남잔데 먼 지랄 같은 소릴 하는 거요? 심청이가 남자로 환생한 거라구? 참내.. 이
양반이 이젠 미치기 까지 했구만!!”
몹시 걸걸한 여자였다. 마누라임에도 불구하고 장님의 눈을 뜬 것에는 관심도 없는 듯 했다. 또한 걸걸한 욕을
하는 것이 장님의 딸인 심청이와의 관계는 좋지 않았던 걸로 보였다. 선비는 그 여자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온갖
욕을 들으면서 좀 전의 심난했던 마음을 잠시 접을 수 있었다.
‘흠.. 그나저나 빨리 빠져나가야 할텐데… 내가 이대로 가버리면 저 봉사님은 마음도 상하고 저 걸걸한 여편네
에게 욕도 많이 들을 것 같은데… 큰일이군…’
봉사는 선비에게 굉장히 잘해주었다. 밥을 준 후에는 피곤할 테니 다른 방까지 주어 잠을 자도록 배려해줬다.
선비는 누워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이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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