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6/02/17 02:07:58
Name 하이얀
Subject 저는 교사입니다.
안녕하세요, 눈팅회원이자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4년차 남자 국어교사, 그리고 이제 20대의 끝자락에 있는 하이얀입니다.
그동안 눈팅만 하던 pgr에 글을 쓰자! 라고 생각을 해 본적은 많지만
막상 '무슨 글을 쓰나' 하고 고민만 하던 차에 얼마 전 자게에서 '왜 공부라는 걸 하는 걸까? 이 나라 교육은 바뀌어야만 한다.' 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하는 것도 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기에 좀 길게 댓글을 달려고 글을 작성하던 도중 글이 삭제되었지 뭡니까. ㅠㅠ
그래서 여초사이트 pgr에 요즘 학교가 어떤가, 그리고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느끼는 학교생활은 어떤지 간략하게나마 소개할까 해서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pgr에 저 말고 다른 현직 교사나 지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학교를 졸업한 여러분들의 기억 속의 학교도
제가 느끼는 학교와 다를 수 있으니 조심스럽긴 하지만 너무 진지하지 않게,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과연 교사는 뭘 하나요?

제가 느끼는 학교생활을 몇 가지로 항목을 나누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업무입니다.
여러분들의 기억 속의 학교 선생님들은 무슨 일을 하고 계셨나요?
다른 학교도 있겠지만 저는 일단 8:20에 출근해서 가장 빠르게 퇴근하는 날은 오후 6시 정도에 교문을 나설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

뭐 많은 일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교사는 담임을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업무강도가 1이 될 수도, 100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담임은 그렇다면 뭘 하느냐?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 반을 전담해서 1년 동안 이끄는 역할인데 이렇게 간단하게 1줄로 요약할 만큼 담임의 업무가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출석확인, 가정통신문 전달, 아침조회+저녁조회 등등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진로진학상담, 생활기록부 작성, 학부모 상담 등등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까지 있는데, 문제는 이게 1명이 아니라 약 30-40명의 학생들이 대상이다 보니 신경써야하는 일이 한 두 개가 아닌 거죠.
우리 반 학생이 지각을 하거나, 점심시간에 무단 외출을 하거나, 싸움이 생기거나 하는 모든 일들은 뭐가 되었든 그 반 담임 교사가 신경 써야 하는 '업무' 중의 하나입니다.
이게 조금 복잡해지면 '우리 반 지각을 해서 집에 전화를 해보니 등교 시간에 맞추어 학교 앞에 내려줬다고 해서 학생을 찾으러 나가는데 동네 주민이 누가 집 근처에서 담배를 피는데 냄새가 너무 나는데 얼굴을 보니 학생인 것 같다는 민원(?!)을 받고 학생을 찾아오는' 일이 되죠. 그래서 학생이 담배를 산 편의점에 가서 cctv를 확인하고, 그 학생에게 담배를 팔았다는 이유로 편의점을 신고합니다.
이게 제가 담임을 처음으로 맡았던 2년차 3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게 1년에 1번 오는, 그런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학교에 따라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학교가 있는데, 그런 학교의 담임교사들은
이런 일을 처리하면서 본인의 업무도 함께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업무는 뭐가 있느냐?
우선 교사라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수업이야말로 교사의 첫 번째 업무가 되겠죠.
보통 교사들은 담당 교과에 따라, 학교에 따라, 그리고 담임 여부와 담당 업무에 따라 가르치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담당 교과는 흔히 말하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가 교육과정 상 배정되어있는 시수가 많기 때문에 위의 과목 교사들은 교사 수도 많지만 개인당 수업 시수도 보통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중학교냐 고등학교냐에 따라서도 시수는 달라질 수 있는데, 보통 담임이나 어느 부서의 부장을 하면 비담임, 그리고 평교사에 비해 수업 시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기숙사 사감을 맡고 있다와 같은 특수한 경우에도 수업 시수는 조정이 되는데 저의 경우 중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1주일에 20시간 수업을 했습니다. 즉 평균 하루에 4시간 수업을 들어갔다는 이야기죠.
이때는 담임을 하지 않았는데요, 고등학교에 와서는 담임을 하면서 1주일에 14시간을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하루 평균 2,3시간을 수업을 했다는 거죠. '어? 무려 6시간이나 줄었네? 고등학교 완전 편한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보통 중학교는 45분 수업, 고등학교는 50분 수업입니다. 그리고 담임이라서 시수가 조금 준 것도 있지요. 그래도 '에이, 완전 꿀인데?
하루에 많아도 3시간 일하는 거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교사들은 수업이외의 시간은 대부분 업무를 하게 됩니다.

물론 요새는 교무행정사라는 분들이 있기에 업무에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예외입니다...ㅠㅠ
때문에 하나하나 다 교사들이 그 일을 분담해서 하고 있는데 그 업무란 뭐냐?
그전에 학교의 체계를 간단히 군대에 비유하자면 군대에도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등의 지휘관이 있고 그 밑의 병사들은 헌병, 의장대, 취사병, 당번병 등으로 보직이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학교도 마찬가지로 보통 교장을 중심으로 교무부, 연구부, 환경부, 정보부 등의 부서가 있고 각 부서의 장, 그리고 부서원들로 이루어진 체계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부서에 할당된 업무를 교사가 하는 것인데요,
아마 나이가 조금 있는 피지알러분들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할 만한 모습은 아침에 교문 앞에서 몇몇 선생님들이 나와서 복장이나 두발검사를 하는 모습일 겁니다. 그게 바로 '학생부'라는 부서에 배정된 학생 생활 지도라는 업무 중의 일부죠.
그런 업무부터 학생들의 성적관리나 전출입,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의 행사 같은 학교에 관련된 업무뿐만 아니라 공문을 처리한다거나,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각종 보고서들을 제출하는 일 등을 각 교사들이 맡아서 처리하게 됩니다.
보통 수업시간 외의 시간에 이런 업무들을 처리하는 것이 교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교육청에 보내야 하는 공문이 오늘 12:00까지 마감인데 교감, 혹은 교장의 부재로 결재를 받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가끔 볼 수가 있지요. 매달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ㅜㅜ
자, 여기까지 업무를 했으니 이제 퇴근을 해야겠죠? 실제 퇴근 시간은 학교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16:30~17:00 정도인데요,
이 역시 초등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완전히 다릅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야간자율학습이 없기 때문에 저는 보통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에는 흔히 말하는 칼퇴가 가능했었습니다.
뭐 나보다 늦게 퇴근하는 교감, 교장선생님이 맘에 걸린다? 제가 근무했던 학교는 할 일 다 하고 하는 퇴근에 있어서는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신규교사였던 저도 처음 발령받은 중학교에서는 눈치 같은 거 보지 않고 자유롭게 퇴근했습니다...만 야간자율학습이 있는 고등학교는 다릅니다. 보통 저녁 9시, 혹은 학교에 따라 10시에 퇴근을 하는 게 일상이죠.
그래서 저 역시 고등학교로 발령받은 작년부터는 1주일에 3일 정도는 8시 20분 출근-저녁 10시 퇴근이라는 삶을 살았고, 올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더 길게 쓰려면 얼마든지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업무에 관한 것은 여기서 줄이도록 하고,
이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2. 교사가 느끼는 학교의 어려움은 뭔가요? -남교사의 입장에서

이 질문은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범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공교육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굉장히 난해한 질문이기 때문에, 거기까지 다루지는 않고 제가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느낌들을 정말 간략하게 몇 개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요새 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20대 남교사의 입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이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과 다를 수도 있으니 이 점 양해바랍니다.

첫 번째는 바로 뭔가 웃기지만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여러분들의 고등학교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학교에서 하루의 2/3가 넘는 시간을 보내며 힘들게 공부하던 여러분들에게 선생님이 들려주셨던 거짓말을 기억하시나요.
대학교가면 살 빠지고 예뻐지며,남자 친구 여자 친구가 생긴다는 그 말을.
그래서 대학교에 가면 유정선배를 닮은 박해진 같은 오빠들과,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바람에 흩날리는 생머리를 매만지는 원피스를 입은 청순한 여대생들이 넘쳐날 것이라고 믿었던 그 시절을 말입니다.
(오빠에 대한 묘사가 허접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남자라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여고생들이 대학교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멋있는 남자를
뭐라고 묘사해야 하는지 저 이상 답이 안 나오더군요-_-)
과연 여러분들의 대학교 시절 그런 남자 여자들이 얼마나 있었는지요.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 느꼈던 느낌이 대학교에 처음 진학한 후 참석한 OT때 선생님들에게 느낀 배신감과 비슷합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을 교대, 혹은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사가 됩니다. 그들이 현실의 학교를 접하게 되는 거의 유일한 기회는 교생실습인데요,
이 교생실습이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어떻게 보면 요즘 흔히 말하는 인턴이라고 비유를 해야 할까요,
이 교생이라고 하는 존재는 참 특이한 존재라서 거의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특히 학생들에게는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존재입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화도 내지 않고
(보통 약 4주에서 6주 동안 실습을 하는 교생들이 학생들에게 화를 낼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ㅠ)
생활 한복이나 등산복, 그리고 펑퍼짐하고 맵시 없는 옷을 입고 출근하는 우리 학교선생님들과는 달리 샤랄라한 원피스와,
멋진 양복을 차려입고 우리들을 웃으며 반겨주는 '손님'이기에 누가 봐도 보이는 크나큰 결함이 없는 한 대부분의 교생들을 학생들은
무서울 정도로 반기고 관심을 표합니다.

특히나 여중, 여고를 나오신 분들은 대충 공감하실 겁니다.
제가 대학교 다닐 때 흔히 농담으로 여고는 그냥 염색체만 남자면 반겨준다고 했었는데요.
저도 여고로 교생을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 4주 동안 '내가 교생 실습이 아니라 무슨 연예인 실습을 하나?'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학생들이 어마어마하게 반겨주었습니다. 교생 마지막 주에는 저때문에 제가 수업했던 반 학생들의 교무실 출입이 금지되었...ㅠㅠ
교생선생님들을 그렇게 열렬하게 반겨주는 그런 학생들이 설마 우리 교생선생님의 수업 시간에 잠을 자겠습니까?
'선생님 첫사랑 이야기해주세요!!!!'라고 소리 높여 외칠지언정 자거나, 딴 짓을 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사람에 따라, 학교분위기에 따라 케바케이겠으나 대부분의 교생의 경우 그 학교에서 기존에 근무하던 교사에 비해
환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에 따라 교생에게 업무를 주는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생은 말 그대로 수업만 조금 하게 됩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2박 3일간의 군대캠프랄까요, 힘든 점도 있었지만 이만하면 참 괜찮겠다싶었던 학교가 막상 초임교사로 발령을 받고나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해버립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학생이나 동료 교사)과도 안면을 익히기도 전에, 대학교 때는 전혀 접해보지도 못한
수업이외의 생판 처음 듣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학생들에게 사랑만 받았던 '교생'이 아니라는 것을 슬슬 깨닫게 됩니다.
욕 한 번 안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사, 그리고 실제로 욕 한 번 먹지 않는 교사가 어디 있겠습니까만 그걸 생각으로만 할 때와 실제로
경험할 때는 좀 다릅니다.
내가 잘못을 해서 욕을 먹었다? 이러면 또 나름 괜찮지만 교원평가에서 '얼굴이 못생겼다', '저러니까 결혼을 못하지'와 같은 원색적인 욕을 들으면 연예인들이 이유 없는 악플이 달릴 때 느끼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가장 큰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나는 '교사'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나름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이상을 토대로 '나의 교육적 가치관에 따라 학생을 가르쳐 그들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학교에 부임했지만 현실의 나는 다른 업무에 쫓겨 허둥지둥하면서 수업에 들어갈 때도 있고 학생들과 가정통신문 제출 여부로 씨름해야 하며 교내에서 흡연이나 집단 따돌림, 학생간의 폭행과 관련된 문제로 경찰서를 드나들게 됩니다.
물론 그런 생활지도 역시 교사의 업무임에 틀림없지만 그런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교사도 사람인 이상 지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겁니다. 학생들의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 올리기? 그것 역시 정말 힘든 일입니다.
수업을 듣기만 하면 성적이 오르는 교사가 있으면 그 사람은 교사가 아니라 교주를 해도 될 겁니다.
성적을 올리는 것이나 공부 안하는 학생을 공부하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제까지 담배를 피던 학생이 교사가 '야, 너 이제 나한테 담배 걸렸으니까 오늘부터는 담배피우지 말아라.' 라고 하면 '아, 선생님이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니까 끊어야겠다.' 라고 그러면서 담배를 끊는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금연 클리닉은 문을 닫아야겠죠.
현실은 '아니올시다' 입니다.
위의 흡연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한 예일 뿐이지만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다보면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교사가 되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학교를 졸업한 여러분들이 역시 뼈저리게 공감하시겠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왜 기혼자들이 미혼자들에게 하는 충고 중에 이런 게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상대방의 모습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내가 그것을 받아들여라, 그래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서로 사랑해서 평생을 맡기겠다고 결심한 부부도 그럴진대 학생과 교사는 어떻겠습니까.
대학생 때는 볼 수 없었던 동전의 뒷면을 보았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교사들 중에는 교육에 관한 진지한 고민,
하다못해 '어떻게 해야 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모습을 바로잡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전혀 없이
그저 월급을 받기 위해서 대충 일하는 교사나, 신문 사회면에 등장하는 '교사'라고 하는 말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교사들도 있지요.
하지만 분명 내가 꿈꿔온 교육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허무함과 무력감을 경험하는 교사들도 있고 그것이 바로 교사를 힘들게 하는, 교사가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두 번째는 바로 인간관계입니다. '응?' 이게 또 무슨 소리인가 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이건 교사의 업무와 좀 관련된 일입니다.
학교에서 교사는 크게 두 그룹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동료교사, 그리고 학생들인데요.
이들과의 관계 때문에 참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먼저 동료교사와의 관계부터 이야기해볼까요.
'동료교사'라고는 하지만 교사들과의 관계는 참 애매한 관계입니다.
마치 군대에서 병장이 처음 전입 온 신병에게 '야, 괜찮아 병사들끼리는 다 똑같지 뭐. 안 그러냐? 그냥 편하게 대해 크' 라고 하는 느낌이랄까요.
병장이 그럴 때 이등병이 '아, 고마워 크 앞으로 잘 부탁해!'라고 한다고 생각을 해보시면 좀 이해가 되려나요.
물론 군대보다는 흔히 말하는 위계질서가 없는 조직이겠지만 정말 아예 없느냐?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란 말이죠...
그래서 다른 조직사회와 비슷한 불합리한 일들을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다음 문제는 교사들 간의 경쟁 아닌 경쟁인데요.
학교에는 3개의 학년이 있고 그 학년에 속한 반, 그리고 그 반을 담당하고 있는 담임교사들이 있는데 이 담임교사들이 묘한 경쟁구도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건 특히 고등학교, 그리고 공부 잘한다고 소문난 학교에서 쉽게 발생하는데 이런 겁니다.
'누구 반은 몇 명이 명문대를 갔는데 누구 반은 1명도 못 갔다더라!' 그러면 다음 해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반배정이 끝난 후 학교로 전화가 와서 '우리 애는 누구 선생님 반으로 옮겨 주세요.' 이러면 교사들 간의 관계가 참 난감해집니다.
슬프지만 군대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흔히 A급 신병이라고 하죠.
그런데 어느 소대장의 부대에 그야말로 슈퍼 에이스 병사들이 다수 들어왔고, 지휘관이 참석한 훈련에서
그 병사들이 칼같이 훈련하는 모습으로 인해 소대장이 지휘관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소대장들이 그 소대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겠습니까.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라 '명문대를 보낸 것은 담임이 잘 지도한 것 아니냐, 그러니 실력이다.'
'아니다, 그냥 잘하는 애가 와서 잘 간 거지, 나도 그런 학생들이면 명문대 보낼 수 있다.'의 문제를 떠나서 교사들 사이에
이런저런 불편한 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이죠. 물론 실력 있는 교사가 있고 그보다 못한 교사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여기서의 실력 있는 교사가 인품이나 됨됨이가 훌륭한 교사냐, 흔히 말하는 '실적'을 내는 교사냐의 문제인 것이죠.
위에서 이야기했던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와도 관련된 어려움인데요, '교사는 학생들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인가?'
라고 하는 고민과 그리고 그에 따르는 교사들 간의 경쟁은 아직 고3담임을 겪어보지 못한 저에게도 부담스럽고 어렵습니다.

어렵죠?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차치하고 너에게 가장 힘든 것은 학교에 친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 잠시 눈물 좀 닦고ㅜㅜ
이건 또 무슨 말이냐? 요즘 학교에 20대 미혼의 남자교사는 정말 찾기 어렵나 봅니다.
그래서 발령 시즌마다 학교마다 젊은 남자교사를 자기 학교로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그럴싸한 소문도 도는데요,
제가 26살에 처음 임용이 되었는데 당연하지만 저보다 어린 남자교사는 없었고 지금까지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_-
20대 남자교사가 한 학교에 1-2명 있을까 말까 하다 보니까 자연히 이 사람은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20대 남자교사를 찾기 힘들겠죠.
혹여 나이가 비슷한 교사가 있더라도 그 사람은 계약직 교원이거나 강사인 경우가 많아서 친해지면 헤어지기도 하고,
다른 30대 교사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친구를 만들기 힘듭니다.
그럼 다른 선생님들과도 얼마든지 함께 지내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차이 나는 분들과는 아무리 격의 없고 친하다 해도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라는 게 느껴지더군요.
교사들이 모두가 성인군자일 수는 없기에 보통의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인간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 그룹을 나누어 놀고, 자신과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소문을 내거나 하는 일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나 생길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20대 남자교사라는 존재는 특정한 스탠스? 포지션을 취하기 참 애매하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거기에 이 사람이 미혼에 싱글이라면 게임은 이미 끝이죠. 더군다나 그들이 다른 교사들에 대한 평을 할 때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아...'라고 하면서 난처한 웃음만 짓는 것이 다죠.

그리고 학교에 있는 20대 교사는 대부분 여자 교사이기에 제가 혹시라도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밥이라도 먹는다?
그러면 학생들보다도 바로 동료 유부녀 교사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됩니다. 그건 저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피곤한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 점심시간에 밥을 먹기는커녕 개인적인 문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참 난감한 일이죠, 뭐 이외에도 학교에서 인간관계로 인해
20대 남자교사가 겪는 피곤한 일은 많지만, 동료교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대충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교사를
찾기 힘들다, 그리고 여자와 친구를 하기에는 주변의 방해나 오해가 크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학생들과의 관계인데요, 이것 역시 그렇게 단순하거나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이 맺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는
바로 수업을 하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겨우 4년 차의 교사가 말하기에는 건방질 수도 있지만 모든 학생을 만족시키는 수업은
힘든 것 같습니다. 제가 수업시간에 농담 삼아 하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원빈이나 설현이 와서 수업을 해도 잘 사람은 잔다.'입니다.
이상한가요?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엔 어떻습니까. 물론 이것은 선생님이 수업을 재미있고 졸리지 않게 하느냐의 문제와 함께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현실의 학생들은 같은 수업을 들어도 거기에서 배운 것을 습득하는
속도와 능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같은 설명을 들어도 바로 이해하는 학생, 3번 만에 이해하는 학생, 10번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같은 교실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공부 잘한다는 애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가르치면 그게 잘 가르치는 교사일까요?
그러면 상대적으로 습득이 느린 학생들은 '저 교사의 말은 뭔지 모르겠다.'가 됩니다. 반대로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한다면
여러분들이 학창시절에 지겹게도 들었던 그놈의 '진도'라는 문제와 함께 습득이 빠른 학생들의 불만이 생깁니다.
'답답하다, 아는 내용 계속 반복한다, 그리고 이미 학원에서 배웠는데 수업시간에 또 이야기해서 졸린다. 그러니 잘래.'
그래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수업은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관심이 있느냐?
그건 말 그대로 교육학 책에나 나올법한 꿈같은 일입니다.
제가 만나 본 고등학생은 전날 새벽 5시까지 승급전을 하다가 오지, 교과서를 새벽 5시까지 보고 오지는 않더라구요,
극단적인 예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처럼 수업으로 학생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어떨까요? 확실히 나이가 젊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다가가기에 편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연차가 있는 교사들보다는 세대차이가 덜 나니까요. 하지만 그게 꼭 장점만은 아닙니다.
젊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학생들을 대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그 말은 그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미숙할 수도 있다는 말이거든요. 형 같은 교사와 만만한 교사는 한 끗 차이입니다.

그리고 참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차별'도 잠깐 이야기할까합니다. 이 역시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에 해당하는 문제니까요.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교사의 모습이 차별하지 않는 교사라고 하는데,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변명이라면 변병일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으니 여러분들의 친구들을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보자마자 끌리는, 그런 친구가 있는 반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계속 만나고 이야기하다보니 그 매력을 알게 된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 이야기는 뒤집어 보면 사람마다 누군가와 일정 수준의 관계를 맺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는 말인데 이는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에도 정확하게 적용됩니다. 코드가 맞는다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학생과는 친밀한 관계가 빨리 형성되기도 하고 어느 학생과는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 선생님은 쟤들 이랑만 상담해, 차별 쩔어ㅡㅡ' 라는 말을 바로 듣게 됩니다.
이 정도는 양반입니다. 제가 누구는 '누구야'라고 이름만 부르고 누구는 '뭐뭐뭐'라고 성과 이름을 동시에 불렀다고 졸지에 이름만 부른 학생은 저의 예쁨을 받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 잘못이 있습니다.
모두를 이름만 부르거나, 모두를 성과 이름을 동시에 불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제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과의 관계를, 그 사이를 조절하는 것은 참 어렵고
아마 제가 이 일을 그만두는 순간 까지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그렇다면 교사가 느끼는 학교에서의 좋은 점(보람)은 뭔가요?

참 길죠? 하지만 아직 안 끝났습니다. ㅠㅠ 간단하게 하겠다면서 이렇게 쓰는 걸 보니 제가 교사는 교사인가 봅니다.
마치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한 시간을 떠드는 교장선생님의 훈화 같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어두운 이야기, 어려운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끝나면 안 되겠죠. 그렇다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좋은 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넓은 범주로 보면 교사들 역시 노동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고 보통 노동에 대한 보상은
금전의 형태로 제공됩니다.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교사들의 월급은 참 미묘합니다.
뭐가 미묘한가하니 공무원호봉을 찾아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겠지만 대충 말씀드리자면 제가 받는 돈은 같은 나이또래의 직장인들이 받는 돈에 비해서 확실히 적습니다.
본봉만 놓고 보자면 제 연봉은 세금을 안 떼도 2천이 갓 넘습니다...만 이게 여러 가지 수당들이 추가되면 뭐가 많이 많아집니다.
물론 그만큼 이것저것 가져가는 것이 많지요ㅠㅠ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고 초등학교 교사와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가 다르지만 보통 20대 교사가 받는 연봉은 세후 2천 전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이렇게 보면 같은 나이또래의 직장인들이 받는 돈에 비해서 확실히 적습니다만 교사는 내가 앞으로 받을 돈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안정적으로. 대충 아시겠지만 경력이 쌓이면 호봉이 올라가고 그러면 받는 월급은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건강상의 큰 문제나 큰일을 터트리지 않는 한 정년까지 일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에는 좋습니다.
'돈을 벌기위해서 교사를 한다.' 이건 확실히 잘못된 명제라고 생각하지만 '교사는 안정적으로 일정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맞다고 생각하고, 이건 확실히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무시 못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약간은 낯간지러운 이야기이자 동시에 이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인데요.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학생들이 저에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할 때, 저의 수업시간에 제가 준비한 자료를 보고 웃고, 제가 가르치는 내용에 질문을 하고, '선생님 덕에 그동안 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이야기할 때 저도 함께 웃게 됩니다.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삐뚤빼뚤하게 쓴 플래카드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기침을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없는 용돈을 털어서 제 책상에 올려둔 사탕 하나에, 그 위에 써진 '목 아프지 마세요ㅜㅜ'라는 포스트잇 하나에 바보처럼 하루 종일 온 동네방네 교무실과 친구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대학교 입시를 위해 쓴 자기소개서를 첨삭해달라고 할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첨삭이 끝나고 그 학생이 감사하다고 웃으며 인사할 때 성취감을 느낍니다.
원하는 대학에 떨어져서 울 때는 내 자식도 아니지만 너무나 안타까웠고, 대학교에 붙었다고 길길이 날뛰는 학생을 붙잡고 함께 소리 지르다가 주변 선생님께 점잖지 못하다고 타박을 들을 때는 '내가 가르친 애가 붙었다는데 교사가 소리 좀 지를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식 날, 졸업하는 졸업생이 수줍게 건네는 편지에, 그 편지에 선생님 때문에 고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고 그 꿈을 이루려고 교대에서 사범대로 진로를 바꾸기 위해 부모님과 많이도 싸웠고 결국 사범대에 진학하게 되었다는 말이 적혀있었을 때에는 보람을 넘어 행복했습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저에게 싫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졸업한 졸업생들이 먼 곳에서 5월 15일에 카네이션 꽃 한 송이를 찾아와서 '선생님이 생각나서 찾아 왔어요.' 라고 말할 때, 보람을 넘어 감사를 느낍니다.

제가 지금까지 가르친 모든 학생들을 변화시키진 못했습니다.그리고 그러진 못할 겁니다.
저는 슈퍼맨이 아니고 또 슈퍼맨이 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누군가에게는 재미없는 교사, 또 누군가에게는 쟤만 예뻐하는 교사, 시끄러운 교사일겁니다.
이제 시작하는 새 학기에 만나게 될 학생들 중 분명히 저를 학교폭력위원회 회의로 부를 학생도 있을 겁니다.
밤 10시가 넘은, 깜깜한 밤에 혼자 걸어가는 퇴근길이 외롭고 힘들 때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학생들 덕에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라고 느끼고 싶습니다.
나중에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되어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뭐했어?' 라고 물어볼 때,
'할아버지가 학교에서 있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단다.' 라고 손자, 손녀들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5-10 12:01)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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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자
16/02/17 02:2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 지금까지도 고등학교 담임선생님들은 꼭 일년에 한번씩은 찾아뵙니다 물론 졸업한 지 얼마 안된 20대지만.. 홈커밍데이라고 모교 후배들 앞에서 강연 같은 수다를 한 적도 있고..

근데 전 학창시절 때 선생님 말도 잘 듣고 공부도 가장 잘했었고 대학도 가장 잘 가서 지금은 사회적으로 가장 성공한 학생이니 (적어도 당시 그 학년에선) 선생님들의 으뜸 가는 제자일 것이라고 제 자신을 알고 있었는데, 정작 선생님들 하시는 말씀은 전부 야 니 때문에 진짜 일년동안 골치썩었다 이런 말씀 크크크.. 그런데 사실 맞는 말 크크크크.. 정말 스승과 제자는 인생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관계들 중 하나인것 같아요
하이얀
16/02/18 19:30
수정 아이콘
좋은 기억으로, 혹은 나쁜 기억으로 남기 가장 쉬운 관계라 참 힘든 관계이기도 하죠ㅠㅠ 공부를 잘한다고 이쁜 제자는 아닙니다만, 골치 아픈 제자가 기억에는 확실히 오래오래 남습니다?크크
16/02/17 02:31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30초반 남교사로서 중등과 초등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공감하게 되네요. 저도 2년차 처음 담임을 맡으면서 학교에 오지 않는
여자아이를 동네 주민의 제보로 근처 낚시터에서 보고 데려온 경험도 있고, 교생 실습때 연예인 기분도 느껴봤구요..;; 학생으로부터 느낀 보람도
지금까지 군대 전후 잠깐씩 다른 학년을 한 걸 제외하면 6학년만 계속 맡아왔는데 그 학생들과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며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있네요.
현재 초등학교는 지역 교육청마다 다르긴 하지만 평가(기존의 선다형에 점수가 나오는 지필평가)를 없애고 있고, 체험학습 위주로 많이 바꾸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활동 위주로 가는 것이 아이들이 중등 과정에 올라가서 공부하려면 더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변화된 학교 현장의 모습을 지지하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저 역시도 이 분위기에 따라가고 배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기 계신 피지알러님들 만이라도 학교 현장에서도 기존에 느껴왔던 교육의 문제를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으며, 분명 기대에 부응하는 부분은 적을지
몰라도 많이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이얀
16/02/18 19:33
수정 아이콘
다른 학교지만 초등학교도 역시나 힘든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일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16/02/17 02:32
수정 아이콘
교직이수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잘 읽었습니다.
만약 하게 된다 하더라도 임용시험의 벽을 어떻게 뚫어야할 지 고민이네요.ㅠㅠ
카서스
16/02/17 02:41
수정 아이콘
죽어라 공부해서 실력을 쌓고 운이 트일때를 기다리면됩니다.... 쿨럭
하이얀
16/02/18 19:32
수정 아이콘
운칠기삼까지는 아닌 것 같으나 벽을 뚫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ㅜㅜ 더더욱 힘들어지니... 화이팅입니다!
16/02/17 03:24
수정 아이콘
고민이 깊은만큼 좋은 교사가 되시겠죠. 잘 읽었습니다. 힘내세요~
하이얀
16/02/18 19:34
수정 아이콘
잘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존 맥러플린
16/02/17 03: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교사에게 좋은 추억은 별로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아마 편한 직업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그 선생님들도 제가 별로 달가운 학생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6/02/17 04:11
수정 아이콘
업무량의 경우 방학과 평일을 다 종합해서 평균했을때와 일반 사람들의 평균을 놓고 비교해봐야 겠죠. 제가 생각하는 교사의 어려운 점은 사회의 높은 기대가 아닌가 하네요. 학생의 인성교육, 입시같은 성적에 대한 기대, 훌륭한 인격체로서의 선생님에 대한 기대까지요. 학생의 인성이나 생활모습은 아이때부터 가정에서 차곡차곡 쌓인 결과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가 변했어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이의 문제는 결국 부모의 문제였던 것처럼, 선생님, 학교에서의 책임보단 가정문제로 보고 선생님이 뭔가를 해 줘야 한다는 기대는 무리라고 생각해요.
하이얀
16/02/18 19:43
수정 아이콘
방학도 보충수업이 있는 고등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들, 그리고 담당업무에 따라 워낙 차이가 커서 그 부분은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기대치를 맞추는 게 참 어렵더라구요ㅜㅜ
파라돌
16/02/17 04:13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이 교사셨고 저는 교육사업을 하고 있기에 교사의 현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있고 공감가네요.
한 부분에 대해 말하자면 20~30초반의 미혼 남교사는 특히 호칭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남자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여학생들이 받는 상처가 꽤 크더라구요. 그만큼 선생님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 30중반 넘어가면 슬슬 호칭에 대해 자유로워지는 편이구오 크크..

학원입장에서는 좀 더 수업에 집중 할 수 있는 구조와
학생수의 적음에서 오는 관심도의 차이 때문에
학생들과 좀 더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있고 몇년동안
가르칠 수 있는 면에서도 호칭 문제에 더욱 민감한듯합니다.
특히 여학생들끼리 파벌이 나뉜경우 오해까지 살 수 있구요.

업무하면서 30여명 관리도 쉽지 않은데 고립된 상황
특별히 더 조심해야하는 언행등이 미혼 남교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같습니다 크크..
16/02/17 09:19
수정 아이콘
이거 레알입니다
젊은 남교사는 여학생 대하는게 정말 힘들어요..
선생님 넥타이 색깔, 핸드폰 모델등 사소한거 까지 기억하는 애들한테 누구는 이름불러주고 누구는 너라고 했다고
섭섭하다며 칭얼대는거 가볍게 생각하다가 말려드는거 한순간입니다
하이얀
16/02/18 19:3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남자애들이랑만 놉니다?ㅠㅠ 확실히 같은 남자가 훨씬 편하다는 느낌이네요
16/02/17 06:51
수정 아이콘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제 부모님이 선생님이셔서 어떤 일인지 약간 알긴 아는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이얀
16/02/18 19:41
수정 아이콘
부끄럽네요 ㅠㅠ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재활용
16/02/17 09:21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국공립교사가 근무환경때문에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지만 인격체를 길러내는 역할이 쉽지 않기에 저는 그 비난들이 온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애들은 태어날때부터 디지털미디어에 노출되어서 어른들과 공간 분리가 안되는 상황이라 주변에 아는 교사들에게 듣기로는 영업직처럼 업무용 생활용 폰을 두개씩 쓰던데 예전 교직과는 사생활등 다른 맥락에서 힘든 점이 있겠네요.
하이얀
16/02/18 19:44
수정 아이콘
1년차에 했던 고민이네요, 사생활을 떠나서 밤 12시에도 전화나 문자가 오면 솔직히 힘들 때가 있지요 ㅠㅠ
나이스데이
16/02/17 09:46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도 반배치에 대한 문제로 선생님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이 분명 '명문대를 보내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담임선생님의 재량과 관련된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대체 무엇이 고등학교로 하여금 입시전문기관처럼 보이게 만들었을까요? 글쓴이분께서 말씀하시듯 선생님과 학생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를 만들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곳이 학교일텐데요... 안타깝다는 말밖에 반복할 수 없네요..
부디 입시가 만들어낸 지옥에서 상처받지 마시고, 행정이 빚어낸 과오에서 교사로서의 긍지를 잃지마시길 바랍니다. 멋진 국어교사님 힘내세요. 화이팅.
사이시옷
16/02/17 10:00
수정 아이콘
저도 4년차 국어교사입니다 반갑네요^^ 중학교에만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가는데 걱정이 큽니다^_ㅠ 몸도 마음도 늘 건강합시다!
하이얀
16/02/18 19:39
수정 아이콘
중학교랑 많이 다르겠지만 또 금방 적응하실 겁니다. 20년정도 근무한 선생님들 이야기들이 대부분 비슷하더라구요, 몸이 최우선이라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16/02/17 10:04
수정 아이콘
남자교사 할당제 확실히 필요한거같아요
여자교사가 남고생, 특히 수업분위기 별로 좋지않은 학교들은 확실히 힘든데 남교사는 거의 고3쪽에 몰려있으니..
하이얀
16/02/18 19:48
수정 아이콘
챔스 결승본다고 시험 전 날에도 밤새던 남자들이 저의 동기들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이 많이 붙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크크
생각보다 남교사는 제법 많습니다. 젊은 남교사가 없어서 그러지ㅠㅠ
삼성그룹
16/02/17 10:19
수정 아이콘
크크 교생쌤은 오실때마다 환호했던 기억이..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중학교때는 상명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오신 여자 교생쌤분들이 오셨는데 고등학교 오니까 학교 선배 교생쌤들만 오시더군요.ㅠㅠㅠ 최근 5-6년간 (제가 재학중에도, 졸업한 이후에도) 교장선생님이 학교 선배님이 오고 계십니닼크크크;
하이얀
16/02/18 19:49
수정 아이콘
교육실습생은 교생쌤이고 담임쌤은 담임xx죠 크크 그 때가 제 인생의 황금기같습니다
리니시아
16/02/17 13:11
수정 아이콘
재미있어서 후다닥 읽어 내려갔습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가르침 하시길 바랍니다 ^^
하이얀
16/02/18 19:49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난감해
16/02/17 13:43
수정 아이콘
저도 첫발령나서 담임이었고, 3년을 달아올라가고 첫 제자를 졸업시켰습니다. 학교가 스펙타클해서 평생 한번도 안가본 경찰서를 얼마나 갔던지, 그래도 그 사고뭉치들이 졸업한다고 한번도 안입던 교복 입고 와서 사진 찍고, 고맙다고 울면서 안기는데, 참 뭉클해지고, 이런 것때문에 교사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이얀
16/02/18 19:50
수정 아이콘
저도 학교담당경찰관과 워낙 통화를 많이 하다보니 그 분이 동료 교사같은 느낌도 들더라구요ㅠㅠ 힘내시기 바랍니다!
16/02/17 15:28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세요. 건강도 생각하시고 행복감과 사명감도 같이 느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고생만큼의 보상도요~
해당 상황과 전혀 연관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간제 교사는 아니시지요?
일부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는 무시하고 교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나서
너무 걱정스럽더군요.
하이얀
16/02/18 19:56
수정 아이콘
그것도 다루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까봐 이야기는 못했네요...
교사와 학생에 대한 문제가 뉴스 사회면에 뜰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ㅠㅠ
NovembeRain
16/02/17 16:56
수정 아이콘
默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 論語 <述而>
묵묵히 배운 지식을 기억하고,
배움에 있어 만족함을 모르고,
다른 사람을 가르침에 있어 피곤함을 모르나니,
이 세 가지가 있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10여년 교직에 있으면서..학생부장을 하면서...이 말씀만 붙들고 살아갑니다.
힘내십시오~!
하이얀
16/02/18 19:58
수정 아이콘
참 좋은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프리템포
16/02/17 17:00
수정 아이콘
전 초등이고 아직 2년차이지만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갑니다. 특히 동료교사와의 관계는 생각보다 가까워지기가 어렵더라고요.. 금방금방 서로 떠나기도 하고... 여전히 시행착오가 진행 중입니다
하이얀
16/02/18 19:59
수정 아이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뿌리를 내릴 겁니다, 같이 힘내요!
잉요미
16/02/17 17:04
수정 아이콘
교직에 몸 담으면서
정답이 없는 굴레 속에서
정답을 찾아 허우적 대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도
결국 물을 채우기 위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화이팅 합시다!
하이얀
16/02/18 20:00
수정 아이콘
물이 독을 빠져나가겠지만 누구를 잠시 적시기라도 한다면 의미가 있을테니까요, 화이팅입니다!
아자아자!
16/02/18 02:33
수정 아이콘
젊은 교사인만큼 학교에서 맡은 업무도 꽤 있을테고 고등학교에 계신다니 초중학교 교사보다 근무시간도 길겠네요. 여러가지 수고가 많으실걸로 압니다만 교원 급여가 그리 박봉은 아닙니다. 일반직 공무원 급여랑 비교하면 교사 초봉이 7급 저호봉자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거나 그 정도거든요. 아무래도 학교 다닌걸 호봉에 반영해서 8,9호봉으로 시작하는 교원 급여 체계 덕분이겠죠.
4년차라고 하셨으니 아직 1정은 안 따셨을텐데 1정 따면 1호봉 추가 됩니다. 재직중에 석사나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호봉에 가산되구요.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호봉승급제한이 없고 근속가봉까지 있어서 32호봉 이상 쭉쭉 올라가기 때문에 경력 좀 있는 교사분들 중에 40호봉 이상 되는 분들 보면 일반직 공무원이랑 급여 차이가 꽤 납니다. 아직 젊은 분이니 그게 언젠가 싶기는 하겠지만요.
중학교 근무도 해보셨다니 아시겠지만 일단 교원 최고의 장점은 방학인 것 같아요. 그 어느 직종에도 없는 혜택이라면 혜택이죠. 월급 다 받고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를 통째로 쉴 수 있으니까요. 방학 때 한달동안 해외여행 가는 분들 많던데 교사가 아니고서야 어느 월급쟁이가 한달씩 여행을 갈 수 있겠습니까.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 가죠. 보통은 한 일주일 휴가 내는 것도 눈치 보여서 힘들거든요.
요즘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만만찮고 나름의 고충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여러가지 혜택이나 장점은 있는 직종 같아요.
하이얀
16/02/18 20:01
수정 아이콘
방학이야 경우에 따라 근무할 때도 많지만 확실히 주말을 쉬고 법으로 정해진 빨간 날을 쉰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6/02/20 21:33
수정 아이콘
대개 한달씩 쉬지 못합니다
방학에도 돌아가며 학교에 나오거나 국회의원 요청 자료 작업할 때도 있고 처리할 일도 있습니다. 많이 쉬어야 2주에요. 한달레서 한달 반 쉬는 경우는 드문 경우에요.
16/02/18 06:14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교원이 이리 많군요. 젊은 선생님의 교사에 대한 소고 잘 읽었습니다. 저도 바로 이 마음이었네 하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19년차가 되니 직업으로서의 긍정적포인트는 거의 못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의 생애 소득을 이야기하지만 삶의 질은 이십년전과 별로 달라진게 없는거 같아요. 애들이 어릴때는 온통 아기에게, 조금 더 지나니 집장만에, 조금 더 지나니 부모님의 건강에, 이제 어느새 훌쩍 큰 아이들의 먹고 쓰는 것에, 앞만 보고 달렸던 끄떡없던 우리 부부의 삐걱거리는 몸에. . . 무엇보다도 사회가 이 직업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부정과 비리, 학생, 청소년문제의 방관자, 기득권을 갖고있는 이기집단등으로 비춰지는 이 나라의 현실에 마음이 너무 위축되는게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사회를 리드하는 리더만 만들어온 교육정책의 피하지 못하는 책임자인 교사가, 점점 괴물같은 아이들만 기계처럼 만들어내는 일에 학부모들이, 교육청이, 대학들이, 이 나라가, 아니 이제 아이들이 시퍼런 칼을 목에 대고는 성적과 대학진학을 위해 영혼마저 팔라며 계약서를 드리밀고 있는거 같습니다. 다 내 탓인가 합니다. 따뜻하고 남과 같이 살수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주었어야 했는데 말이죠.
하이얀
16/02/18 20:03
수정 아이콘
19년차라니..... 저에게는 참 멀어보이는 단어네요. 같이 힘내면 좋겠습니다!
16/02/18 08:20
수정 아이콘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바로 교사(기술교육과)임용된 제 친구가 며칠전 저한테 털어논 이야기와 너무나도 똑같아서 정독하고 읽었네요. 걔도 미혼의 20대 남교사인데 또래의 남교사가 없다고...

대한민국의 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
하이얀
16/02/18 20:05
수정 아이콘
다음에도 친구가 그러면 그냥 어깨라도 한 번 툭 쳐주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날 겁니다!
로켓 트리스타나
16/05/11 21:17
수정 아이콘
저도 몇년전까지만 해도 글쓴분처럼 교사의 업무강도는 "담임 여부" 에 따라 1이냐 100이냐가 차이난다 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글쓴분 남자시라니 힘내세요. 거기가 끝이 아닙니다.
"담임 여부" 에 따라 1이냐 100이냐가 차이난다면 "부장 여부" 에 따라 1이냐 1000이냐가 차이 납니다

부장교사>>>>>>>>>>>>담임>>>>>비담임

화이팅하세요. 학교에서 반 병신취급을 받더라도 부장은 절대 달지 마세요. 인간관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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