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4/12/05 20:19:52
Name 할머니
Subject 군대에서, 전 어떻게 했었어야 했을까요?
20대 중반, 군대를 전역한 예비군들은 심심합니다. 더 이상 학과별 모임도 없고, 매일같이 줄을 이루던 미팅도 하지 않습니다. 개강총회나 종강총회의 산뜻한 술자리도 예비군에게는 그림의 떡일뿐이죠. 간다고 반겨주는 이도 없으며 가지 않는다고 반겨주지 않는 이도 없습니다.
결국 예비군들은 예비군끼리 모입니다.

고된 취업관문,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않는 수업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술자리는 물익어 갑니다. 그다음 주제는 역시 여자죠. 관심가는 여자, 썸타는 여자, 사귀는 여자, 헤어진 여자등등 수많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나눈 뒤 결국 예비군들의 만담의 종착역은 역시 ‘누가 제일 군대에서 힘들었나?’ 겠죠.

작게는 집합과 내리갈굼, PX출입금지등의 제한부터 크게는 구타와 성추행까지 오만가지 악폐습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묻습니다.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했지?

다른 분들의 군생활과 마찬가지로 제 군생활에도 수많은 악폐습이 있었습니다. 없애고 싶었습니다. 도무지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악폐습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악폐습의 생성원인은 무엇인가 고민을 하고 관찰을 한 결과 상당수의 악폐습들이, ⓵누군가의 실수 -> (실수의 원인인)행동을 한동안 하지 말라는 간부나 선임의 명령 -> 선임들은 잊어먹고, 막내들은 기억하고 있다가 후임이 들어오면 알려줌  또는 ⓶일이 하기 싫은 선임이 후임에게 시킴 -> 어느샌가 일정 계급이하가 하는 일이 되어있음 , 의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지더군요. 그리고 후임의 실수란 90%는 선임의 오해더군요.

그런데 이병의 막바지 지점에 제대를 앞둔 병장이 악폐습을 갈아엎더군요. 갈아엎어졌을까요? 그럴 리가요. “내가 당한게 있는데 , 이제와서? ” 라는 말과 함께 더욱 악랄한 악폐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때 악폐습은 참고 견딘 다음에 뒤집어엎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란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악폐습을 없앴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악폐습을 겪은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그래서 악폐습을 없애기 위한 제 나름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로 선임이 겪은 악폐습은 그들의 살풀이를 위해 겪어준다. 다만 너무 심한건 저항한다. 두 번째로 내 밑에 가해지는 악폐습은 되도록 내 잘못으로 하고 내가 당한다. 세 번째로 너무 많은 일이 너무 적은 수의 인원에게 주어지는 경우는 다시 인원을 정하고 나부터 해당한다. 더해서 변혁의 혜택을 받지 못할 1년내 근접기수에게는 막내일부터 같이 해줘서 마음을 얻는다.

문제는 세 번째 원칙을 선임들이 알아 버렸습니다. 이미 일병인놈이 막내일을 도와주고 있으니까요. 혁명가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제 의견에 따라주던 동기의 별명은 호구였구요. 뭐 그때부터 선임들의 조롱과 짜증이 심해졌지만 견딜만 했습니다. 무언가 의미있는걸 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고, 거기로부터 자기만족을 얻는 부분도 분명 있었겠죠. 정신의 즐거움은 몸의 고됨을 견디게 해주더군요.

그때 사단이 벌어졌습니다. 언제나처럼 누군가가 실수를 했다고 선임이 오해했고, 그에 따라 새로운 악폐습이 신설 됬습니다. 본인이 겪지 않는 악폐습을 후임에게 가하는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정당하지 않다고 대들었습니다. 선임들이 모두 모였고, 누군가는 제가 찌를거라 생각해서 그만 묻자고 말하고, 누군가는 옆에서 커터칼로 위협했습니다. 그날부로 저를 포함한 제 맞선임과 후임들은 아주 괴로운 두달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새로운 악폐습이나 정도가 지나친 악폐습이 생겨날 때마다 저는 개겼습니다. 마침내 바꿔냈습니다. 변화는 적어도 저의 제대 후 1년, 정도가 심한 악폐습을 직접 당한 사람은 모두 전역할 때까지 유지 됬습니다. 그런데 결말이 좋으니까 다 좋은걸까요?

그런데 제 행동이 최선이었을까요. 의도는 좋았겠죠. 그 의도 때문에 누군가는 겪지도 않아야 될 고통을 두달이나 겪었다는게 문제지만요. 물론 자잘한 고통이야 훨씬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변화의 수혜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저와 근기수라는 것 때문에요. 염세적으로 본다면 ‘나는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저의 즐거움 때문에 그들은 고통받아야 했습니다. 선임들의 핍박으로부터 가까운 후임들을 제대로 막아주지도 못했으면서, 그들을 위한 행동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제 전부였습니다.

사회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건 어떻습니까? 독재정권 치하에서 독재타도를 외치며 저항한 대학생들은 어떻습니까. 그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행해지는 고통은, 의도가 좋으니 외면해도 좋을만한 것일까요? 성추행 당하는 피해자를 위해 시민단체가 나섰다가, 소송은 소송대로 지고 피해자는 일자리를 잃고 마는 경우는 어떨까요. 시민단체는 박희태로부터 캐디를 지켜줄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지켜줄 수 없다면 내버려두는 게 최선일까요?

제 지인은 장자를 논하며 ‘ 호랑이 사육사는 호랑이의 야성에 탓하지 않는다. 호랑이가 주렸을 때와 배부를 때를 잘 맞추어 그 사나움을 구슬려야한다. ’ 라는 말을 하더군요. 선임이 화가나 괴롭힐 때 억지로 부딪히지 말고, 앞에서는 잘 맞춰주고 뒤에서는 후임들에게 잘해주는게 최선이란거죠. 그런데 이 경우 후임들은 너무 많은 악폐습에 노출되게 됩니다. 그들에게도 살풀이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제대한 이후 악폐습은 다시 부활할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선임에게 개기는 저의 행동은 그들을 위해 대신 싸워주었다라고 후임들에게 인식됩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은 강력한 개혁을 해내고,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인식 없이 제가 제대한 이후에도 개혁이 유지될 수 있을 거라 보지 않았습니다. 제대할 때 후임 한명이 형이 생각했던 건 내가 계속 유지 하겠다라고 말하더군요. 그 친구는 자신의 군생활이 저 때문에 몇배로 힘들었다는걸 알까요.

덧붙이자면 사회에서 정의를 말하는 사람은 적지만 있습니다. 그들의 의도가 이기적인 자기만족에서 비롯된것이건, 역사와 자신의 동일시에서 비롯된 것이건 그로 인해 누군가가 수혜를 입는다면 좋은거겠지요. 그렇지만 정의로운 의도로부터 비롯된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크나큰 고통으로 돌아오는 일은 비일비재 합니다.  내가 모든 결과를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노예반란을 일으킨 돌쇠가 없었다면 자애로운 정대감집 노예순이는 그럭저럭 견딜만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기지도 못할거면서 괜히 반란을 일으킨 돌쇠 때문에 순이의 인생은 지옥이 되버릴수도 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군대에 의해  목숨을 잃은시민 A는, 전두환에 반대하던 정의로운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 그래도 전두환 때가 보통 사람은 살기는 좋았어 ' 라고 말하는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다시 묻고 싶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는게 최선이었을까요?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1-21 17:58)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12/05 20:33
수정 아이콘
추천
그리드세이버
14/12/05 20:42
수정 아이콘
쉽지 않은거 같습니다.
저도 경비중대에서 일하면서 행정병 생활했고 4~5명의 행정실 내의 부조리는 악덕선임이 뒷선으로 가고 제가 실권을 잡는 순간 바로 없애버렸지만
70여명의 비행정병의 내무실 부조리를 없앨 엄두는 안나서 바꾸지 못하다가
결국 위병소 근무하는 후임 하나가 자신의 손가락에 총을 쏘는 것으로 만천하에 드러나고 강제적으로 사라졌죠.
저혼자 견디고 바꾸는 것은 작은 인원에서는 가능한데 인원이 커지면 커질수록 보상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그 기득권을 뺏기가 어려워요
결국 저도 행정실의 부조리는 바꿨다 이래도 정작 바뀌어야 했던 중대의 부조리에서는 방관자였을 뿐이죠
라이즈
14/12/05 20:43
수정 아이콘
어떻게 해야됐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지금은 추천을 누르는게 최선인것같습니다
14/12/05 20:44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하게 저희 소대 부조리를 진짜 거짓말안하고 90퍼센트는 없앴다고 생각하고 전역했는데

몇달뒤 면회가보니 전역대기때 다시왔던 신병불러서 대충 물어보니 빨래대신하기 청소구역막내부터 힘든거시키기 등등...다시 옛날로 돌아갔더라구요 참 허탈했던.....
당근매니아
14/12/05 20:58
수정 아이콘
전 그냥 인간 일반에 대해 많이 실망하고 돌아왔네요. 제가 생각하는 선을 원하지 않는 인간들도 수두룩하구나 했고.
14/12/05 20:59
수정 아이콘
그냥 제가 최고참일때만 그런 일이 안생기게 하자...뒤는 님들이 알아서 하시고요...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행동했네요.
아래 애들한테는 여기서 니들이 군기를 잡는다고 좋을게 뭐있냐. 잘못됨 니들 인생만 꼬이니까 고참되면 그냥 깔아지다 가라고 끊임없이 세뇌했고요

물론 제대하고 나선 싹 연락도 끊고 발걸음도 안해서 그 의경 소대가 어찌됐는지는 잘 모릅니다(...) 흐흐
사악군
14/12/05 21:01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운동부의 군기는 3년주기로 돈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배들에게 쪼이던 1학년들이 우리는 저러지 말자고 후배들에게 잘해주면 다음에 그들이 3년이 되었을때 들어온 1학년들이 선배가 되면서 후배를 갈구기 시작해서 다시 쪼는 분위기가 된다는거죠.

말씀하신것처럼 악폐습이란건 자기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도 생깁니다.위에서 잘해줬다고 밑에 자기 밑으로 잘해준다는건 아니에요.노력은 좋지만 그 노력의 성과가 대대로 이어지길 원하는건 과욕입니다.계시는 동안 후임들에겐 좋은 분위기,혜택이 되었으니 멋진일 아닐까요?
오쇼 라즈니쉬
14/12/05 21:03
수정 아이콘
만일 글쓴님이 희생된 동기, 선후임들에게 앞으로도 마지막까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가신다면, 설령 도중 누가 죽었고 악폐습도 바뀌지 않았다고 해고 글쓴님을 지지합니다. 비난은 악폐습을 자행하는 자들이 받아야지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받아야 할 몫은 아니죠.
개혁을 유지하겠다고 한 후임분도 모두 받아들이고 말씀하신 거라 확신합니다. 힘들지만 옳은 일 하신 겁니다. 어깨를 펴세요.
14/12/05 21:5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개인의 노력으로 단번에 바꿀수는 없겠죠. 하지만 글쓴님의 노력을 이어받은 후임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생각합니다
WeakandPowerless
14/12/05 23:14
수정 아이콘
와 글쓴이도 아닌데 감동스럽고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14/12/05 21:03
수정 아이콘
제가 나이가 좀 늦게 군대를 갔는데 3월군번이었고 후임들이 4567월 군번이 8명들어오고 제 위가 저랑 차이가 많이나는 군번이어서 고참을 오래했습니다.
이병때부터 애들데리고 한 얘기가 내가 고참이되면 지금있는 부조리 다 바꿀꺼다 라고 얘기했고 애들도 일병이병때는 잘 따르라구요
근데 이제 떠날 병장 몇명남고 애들이 권력을 잡으니까 없앴던 부조리를 살려내더라구요.........
제가 몇번 혼내기도 했지만 후임들도 그때 되서는 말을 안들어서 결국 포기하고 저 혼자 마지막까지 할거다하고 전역했습니다
지금도 몇명은 자주만나서 술한잔하는데 그러한 얘기를 하면 '형도 귀찮았으면서 한거잖아~ 그냥 편하게 살자~'라고 하더라구요
대꾸하기도 싫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악습을 없앴다는게 개인의 힘으로는 정말 힘든것 같아요
즐겁게삽시다
14/12/05 21:11
수정 아이콘
본격 닉네임과 내용의 불일치 크크크크

음... 군복무하던 그때 당시를 떠올려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하루 이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천천히 바꿔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군대가 민주적인 조직이라면 다같이 합의해서 한번에 바꿀 수 있겠죠. 하지만 뭔가를 바꿔보겠다는 것도 결국 나의 권력을 통해 나의 정의를 적용시키는 것일 뿐이니까요. 그것 또한 그저 착한 독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했던 행동은
선임에게는 기존의 룰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후임에게는 내 양심을 따라 행동하고
체계에서 조금씩 벗어나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영향이 조금씩 쌓여야 변할 거라 생각했고요.

어차피 저는 2년도 안 있는 곳입니다. 그 뒤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끼리 만들어나가는 곳이니 어쩔 수 없지요.
마스터충달
14/12/05 21:13
수정 아이콘
저는 군번이 풀려서 자대 배치 한달 후에 소대 전체가 제 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선임들이 시키는데로 똥물을 거하게 뿌렸죠.(일병 2호봉 부터 애들 갈구라고 갈굼받았네요;;)
문제는 그러는 게 사실 스트레스가 굉장히 쌓이더라구요.
그래서 상병달면 터치 안하겠다고 다짐했죠.

그런데 버릇이 되었는지 계속 그랬나 봅니다.
상병 2호봉때 맞후임이 "상병 달면 터치 안하신다 그러지 않았습니까~" 한마디 듣고는
편하게 놔버렸습니다.

밑에 있을 때는 악폐습 다 받고, 애들 교통정리 하라면 열심히 했죠.
하지만 위에 갔을 땐 새로운 악폐습을 만들지도 않았고, 소위 개혁을 하자는 데 반대하지도 않았습니다.
병장도 청소하자길래, 오랜만에 즐겁게 화장실 바닥 미싱도 하고 그랬죠.
물론 그 안은 나중에 흐지부지 되었습니다만 크크 전 그럴줄 알고 "뭘 그렇게 까지"라고 했지만요
이등병도 내무실에서 취식 가능하게 해도 놔두고, 옷 편하게 입어도 놔두고,
나중엔 이등병이랑 병장이 내무실에서 같이 바둑하고, 그러더라구요.

병장 달고 딱 한번 트러블이 있었는데
2달 후임 병장이 애들 청소하는데 자기 운동하는 거 방해한다고 뭐라 하길래
너야말로 청소 해주는 걸 방해놓냐고 머라 했더니
하극상 가깝게 대들더라구요;;; 뭐 옳은 주장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지금도 전 제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병장 달고 똥물을 뿌렸으면 역대급 전설 똥물이 되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악폐습을 만들지 않았고, 없애자고 하면 환영했습니다.
저는 제가 그렇게 온건하게 개혁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윗선이 똥물만 안뿌려도 그냥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소독용 에탄올
14/12/05 21:21
수정 아이콘
오래 눌러앉아 있는 간부 양반들이 없엘 생각을 하고 신경을 쓰면 사그라들긴 합니다.
제가 있던 부대에 제 사촌동생이 다른예하중대로 저 전역하기 두달전에 들어왔는데,
그 예하중대에서 중대장 하시던 말년소령양반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유종의 미를 남기려 하셨는지, 중대원 절반정도가 영창 후 전출 세번(제가 있을때 두번 제 사촌동생이 있을때 한번..)하니 복무부조리가 거진 다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있던 부대에서도 '폭탄'취급받던 관심병사인 제가 관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부조리가 '폭행'을 포함한 광범위한 것까지 있다가 나가기전~전역후 1년정도까진 거의 없어졌었고요.

저 같은경우 신병때 '단장양반에 보내는 편지'에 '너님이 솔선수범하고 영내에 관심을 기울여서 간부양반들이 일을 잘하면 부조리가 줄어들건데 정말 모르심?'하는 식으로 적어올린 전적이 있어서 '폭탄'이나 '지뢰'취급을 받고 있었고,
행정병으로 이전된후 앉아서 꾸준히 증거모으고 -> 징계위원회 -> 영창 ->그래도 안되면 전출 사이클을 1년육개월정도 열심히 돌렸습니다.
다행히 행보관 양반이 부대에 관심이 많아서(퇴근을 안하시더라는..., 무려 17:00에 집에가셔서 저녁먹고 다시 나와서 23:00까지 부대관리를 해주시던 ㅡㅡ;) 그리고 미친듯한 검열세례(행정검열이 일년에 평균 13~15회... 인사->교육->정보->정훈->통신->보급(4종)->탄약->보급(기타물자)->동원훈련검열->전장비->장비검열->수리부속검열->생활실태검열....), 공병 특유의 쩌는 작업일정(야간작업을 밥먹듯...)하는 상황이라 가능했던 듯도 합니다.

전역이후에야 뭐... 어떻게 되었는지 알수가 없네요. 동원훈련 뛰러 들어갔을때까진 심각한 부조리는 없어보였는데 그 이후론 알수없지요.
김성수
14/12/05 21:24
수정 아이콘
20살에 저도 군대를 겪었습니다. 같은 고민을 했네요.

할머니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생각은 좋은 문화라 생각하고, 악폐습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좋은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문화도 나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을 견제합니다.)
군대에는 좋은 문화와 좋은 시스템이 없습니다.
좋은 문화에 좋은 생각이 전파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문화를 유지하는 지속성이 약하면 오래갈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 구멍을 메워주는 것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군대에는 좋은 교육이 없습니다. 나쁜 교육은 있죠.
사병을 통제하면서도 사병과 같이 생각하려 하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사병 한 명의 의지로 좋은 시스템을 만들지 못 합니다. 평화를 이룩할 기회는 없고 통제만 받는 것이죠.
나쁜 교육들은 힘들게 이룩한 좋은 문화를 나쁜 문화로 만들고 나쁜 문화는 나쁜 생각을 만듭니다.
문화가 단절되는 것이죠.
군대에서 좋은 교육을 할 수 없다면, 사회에서 좋은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좋은 생각들을 가지고 군대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십 대 초반의 친구들은 착합니다. 착하면서도 악합니다.
그들은 여립니다, 그리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잘 합니다. 그래서 착합니다. 근데, 잘못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악합니다. 아니 이는 악한 게 아니라 교육받아오지 못한 것입니다.

군대에서 싸우기 시작하면 도망갈 수 없습니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도망가지 못 합니다. 내가 떠날 수도 없고 떠나보낼 수도 없죠. 이는 할머니님께서 겪은 경험이기도 하겠죠. 저는 이게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방법이 달랐습니다. 싸우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 좋은 생각을 공유하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성폭행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면 저도 폭발했을지 모르겠네요. 아니, 그래야 되는 것이죠.) 가까운 선임들까지와 멀리 있는 후임까지는 좋은 생각들을 공유했습니다. 그래서 악폐습도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 문화를 바꾸기 어려웠던 게 한계였고 모든 악폐습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 것이 한계였습니다. 이는 제가 의지가 부족했던 잘못도 있습니다. 입대 전 군대를 잊을 세월을 보내려 들어가려 하였고, 군대에서 실상을 보니 그게 무너진 것이죠. (과거 군인들에 비해 훨씬 좋은 군대를 보냈지만)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가 더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죠. 그리고 군대에서 홀라당 전역했어요. 그래도 나와 같이한 친구들, 형들 모두 고맙네요. :)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별로 큰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 생각도 올려봅니다. ^^;
미스터H
14/12/05 21:2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하게 난감한 경험이 있어서 적네요.
저는 해군 출신이고, 해군으로 도서기지에서 복무했습니다. 배나 도서기지는 헌병이 상주 못하고 숨어서 때릴 격실이 많아서 참으로 많이 맞았구요.
별이 별 악폐습으로 점호 끝나고 시쳇말로 한딱가리 했었는데. 어떻게 되다 보니 실세 선임들은 전부 십여기수가 높은 기수였고 그 밑에서 갈굼당하고 맞고 하던 기수는 한기수씩 줄줄이 이어져서 올망졸망 모여있었죠.(나이도 동갑~에서 1살 차이정도) 그래서 자연스레 서로 뭉쳐서, 윗선임들이야 어떻게 하지 못한다 쳐도 저희가 이걸 우리 후임들에게 되물림 하지는 말자 하고 도원결의 비슷하게 가서 악폐습 다 날려버리고 후임들 풀어줬는데,

그렇게 하니 이번엔 간부들이 병 후임들 통제 못한다고 이제 저희가 고참인데 저흴 직접 갈구기 시작하더군요...
그걸 어떻게 참고 저희가 좋은 말로 잘 가르치겠습니다. 하고 후임들 모아놓고 말로 잘좀 하자 하고 하니까 앞에서는 예예 하고 뒤로는 뻘짓하다 사고치고... 그것때문에 어느정도 선임들은 대우 해주려던 간부들하고 사이도 많이 벌어지고.

제대 후에 만난 후임한테 물어보니 악폐습이 몇개 원상복귀 했더군요. 저희는 그냥 참았을지 모르겠는데 후임들 마냥 풀어주고 대신 간부들한테 당하는걸 그 풀렸던 후임들이 못견뎌서 악폐습 만들어서 애들 잡으려고 하는 그런...
14/12/05 21:40
수정 아이콘
잘해보기위해서 고심하신거같은데 사실 그단체의 구성원의 수준이 모든걸 결정합니다..
저는 공군 방공포 나왔는데 고참들도 괜찮은 사람들이 많아서 악폐습 다 없애고 저는 거기에서 더 없애버렸습니다
물론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구성원들이 말로해서 알아듣는 사람들이었기때문이죠
(구타 없이도 작전,근무,작업 잘굴러갔습니다 저에겐 이런부분이 공군나온 자부심입니다)
그런데 바로위에 미스터H님처럼 후임들이 안패면 안들을 놈들로만 가득하다면?? 전 포기하고 매로 다스렸을꺼같네요 제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겠죠
다꼴통인데 혼자어캐한다고 될께아니죠.
똥통속에서 똥통을 정화하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죠
14/12/05 21:52
수정 아이콘
위아래 몇기수가 (저는 의경나와서 달수로 치면 대략 6개월정도) 동의하니까 금방 없어지더군요.
다만, 동의하고 풀어준 기수가 다 제대하고 다시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막내때부터 구타행위와 부조리가 심해서 점호끝나고 안맞고 지나가는 날은 불안했었죠. 이상하다고.크크크
그렇게 같이 맞으면서(?) 큰 친구들이고 서로 굉장히 친하게 잘 지내서 그런가 없애자는거에 금방 동의하고 금방 없어졌습니다.
지금도 연락하고 일년에 한번정도는 보는 친구들이죠.
클라우스록신
14/12/05 22:15
수정 아이콘
대다수의 군대 부조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상 환경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자신 혹은 동기 몇 명이 노력해서 일순간 바꾸더라도 원상태로 돌아가더라고요.
azurespace
14/12/05 22:19
수정 아이콘
어차피 악폐습 없애봐야 반년도 안 가서 다시 생깁니다 껄껄
성선설 주장한 맹자는 참 순진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했습죠

유치원에 딱 6시간만 있어보면 성악설 절대 지지자가 되게 마련이거늘...
tannenbaum
14/12/05 23:09
수정 아이콘
성악설 지지자 추가요~~
밀가리
14/12/05 22:34
수정 아이콘
부대원 150명중 30명 징계받고 5명 영창가니 악폐습 없어지더군요. 근데 그 보다 중요한 건 간부의 의지죠.

예비군가서 교육파견 나온 중위가 예비군이랑 잡담하면서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고, 이등별세상이라고 하는데, 저런 마인드를 소대장으로 둔 소대는 악폐습 절대 안없어지죠.
광개토태왕
14/12/05 22:42
수정 아이콘
군대를 갔다온 예비역으로써 이거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군생활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묻어가는 사람이라는것을......
기러기
14/12/05 23:48
수정 아이콘
이건 군대만의 문제는 아니죠. 어떤 조직사회를 가던 공통된 문제인것을..
문앞의늑대
14/12/06 00:02
수정 아이콘
웹툰 송곳 생각나네요.
王天君
14/12/06 00:40
수정 아이콘
하. 전 그래도 글쓴 님을 지지할 겁니다.
아이뽕
14/12/06 00:55
수정 아이콘
제 군생활 경험상 윗선의 개혁의지 없이는 절대 뿌리 뽑히지 않는것이 악폐습이고 제대로 된 문화가 정착된다한들 다시 무능한 지휘관이 자리를 맡게된다면 예전것들보다 훨씬 더 악독한 문화가 생겨나지말란 법이 없습니다. 지휘관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악폐습문화 개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레지엔
14/12/06 01:31
수정 아이콘
저야 뭐 군대 내 악폐습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주변 사례, 그리고 제가 겪었던 다른 분야의 악폐습을 보면 글쓴 분처럼 선량하고 의지 있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결국 개선에 실패합니다. 오히려 개혁은 외부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서 견고했던 시스템 자체가 부정당해야 간신히 이뤄지더군요. 그나마도 어떻게 틀어질지 모르고. 당장 민주화 운동 시절에, 그리고 영화 <변호인>에도 나오듯, 민주화 운동가들이 '외신'을 찾은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고 봅니다.
마브라브
14/12/06 02:09
수정 아이콘
전 악폐습이 부대내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지는 시기에 군생활했는데요. 악폐습 만드는 사람, 없애는 사람 다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죠. 악폐습 만드는 사람이 악폐습을 만들 생각을 못가지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14/12/06 02:39
수정 아이콘
한두기수 의샤의샤해서 악폐습 없애도 그 기수 제대하니까 간부가 되살리는경우도 있고
전혀 악폐습에 피해를 당한적없던 후임이 새로이 만드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실 조직내에서 후임을 괴롭히는 악습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우리나라 전통이죠 다른나라도 있겟지만...
없애기 힘들겁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2/06 02:40
수정 아이콘
파레토개선은 아니지만 칼도힉스기준엔 부합하지 않나요?!란 말로 부족할까요?

개인적으로 군 내부에서 개인이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만- 인치의 한계인셈이죠. 시스템자체가 악폐를 만드는데 시스템을 변화시킬 동력이 없는 내부의 개인은 악폐를 근절시킬 수 없습니다. 여전히 시스템이 토양을 배태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글쓴님의 노력과 의지가 헛되다고 할 사람은 없습니다.
희생은 합의로 나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그렇다고 도덕적 책임감에선 거의 벗어나지 못 하죠- 합의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잇겠지만 윗분 말처럼 희생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을 잃지 않는다면 정의를 좇은 한 인간이 할 바는 다한 것이라 봅니다.
자신의 과거에 긍지를 가져도 좋습니다
goEngland
14/12/06 03:40
수정 아이콘
일단 제 군생활 시점 병장 시점에서 모든 악폐습을 없애본 입장에서 적어보면
1. 글쓴분처럼 악폐습을 없애긴 쉽지않다
2 따라서 소대장인 중위와 아주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군생활을 병장때까지 소위 s급으로 전투력측정 제 주특기를 소화했기에 선임들과 후임들에게 인정 받아야 했습니다
3. 이상태에서 소대장에게 악폐습을 알린 뒤 없애는 것이 동의를 얻고 선임 후임들과 상의하여 없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따라줬던 후임들이 글쓴님 후임선임들보다 많이 착했던 것 같습니다^^;;
선임 들도 자신들에게 말년에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해주었으니 새삼 고맙게 생각되네요-.
리비레스
14/12/06 03:42
수정 아이콘
최선의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밖이라면,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게 최선이고요. 개인적으로 그래도 비슷한 나이대의 선임들이 있는 게 3D 노동을 하는 10살 - 15살위 소방공무원들을 (실질적인) 선임으로 두는 것보다는 환경을 개선하는 게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자는 뭐 군인들 입장을 전혀 이해를 못하고 부려먹으려고만 드니...하긴 애초에 노예라고 생각하니 이해를 해줄 이유도 없는 건가...크크 저의 경우 후임들은 최대한 도와주면서 저만큼 고생안시키게 노력했지만...애초에 일을 시키는 건 주로 소방공무원들이다 보니 그것도 한계가 있었네요. 그나마 요새는 소방서 자체에서 "무료 노역자" 를 안뽑는 추세이니 다행이랄까...
14/12/06 09:39
수정 아이콘
98군번 철원 3사단 GOP 출신이였던 저역시 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군생활 내내 단체로 욕한번 해준거 말고는 단 누구한테도 쌍욕한번 한적 없고, 업드려 뻐쳐 말고는 그 이상의 기합을 준적이 없습니다.

제가 왕고가 된 전역전 3개월이 그들의 웃음을 가장 많이 본 날들이였어요... 군종이여서 더욱 그러한 생각을 했었기도 하지만...

그런데 전역하고 나서 들리기엔 다시 돌아간거 같더라구요.. 휴...
김촉수
14/12/06 10:39
수정 아이콘
대단하시네요 전 저 하나도 살기바빴는데..
열역학제2법칙
14/12/06 11:35
수정 아이콘
그냥 일단 시작은 악폐습이 많이 사라진 곳에 떨어지길 기도하고...
전 이병시절부터 누워서 티비를 봤기때문에 혜택을 많이 봤지만 요새 신병들도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군대 악폐습은 대략 2년 주기로 사인곡선을 그린다니까
켈로그김
14/12/06 12:04
수정 아이콘
개인플레인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주변인의 도움과 희생이 있었던 일들이 많죠.

겁내거나 꺼리지 않고, 감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비아
14/12/06 12:20
수정 아이콘
되살아나고 또 누군가 없애고 반복될 겁니다. 어찌 보면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나는 왜 이런 노력을 하는가'를 생각하며 지낸 사람과 '그냥 여긴 군대니까 이래도 돼'라고 생각한 사람은 분명 다른 삶의 자세를 갖게 될 겁니다.
할머니님(...)같은 분이 한 사람도 없었다면 이 나라 군대는 이미 한참 전에 망했겠지요.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아갤러
14/12/06 16:55
수정 아이콘
열심히 하셨네요 군대는 제대하면 땡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치열하게 다녀오신분도 있네요 허허
새강이
14/12/07 02:28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막상 제가 변질되어 바뀌기도 하고..밑에 후임들이 피해보기도 하고..
가장 슬픈 건 전역하니 말짱 도루묵이라니..의식있는 개인의 노력+어느정도 보장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계속 그렇게 하렵니다..바닷물은 3%의 소금때문에 섞지 않죠..새벽에 정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2/07 03:11
수정 아이콘
저도 추천 드리고 갑니다.
생선가게 고양이
14/12/07 11:33
수정 아이콘
왕고가 되었을때 나름대로 몇가지 없애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가장 힘든게 이제 이런거 하지마라 라고 소대 내에 얘기해놓아도
저랑 같이 고생한 바로 밑이나 밑밑 후임들(전 상병 5호봉때 밑에 다섯이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이친구들도 엄청 고생했죠;;)이 슬쩍슬쩍 하거나
혹은 그 친구들의 분대원들이 슬쩍슬쩍 해주는 모습들이 보이더군요.
불호령을 내려야 하나 하다가 제가 그런 성격도 못되고해서 바로 밑후임과 밑밑 후임이 하는 것에는 슬쩍 눈 감아 줬습니다.
결국은 제가 그 친구들을 제대로 설득하는 과정이 없었고 (기억은 잘 안나지만) 있었다 해도 설득해내지 못한 것이겠지요.

할머니님 글을 읽다가 모든 부분에서 대단하시지만 후임이 분위기를 이어나가겠다고 하는 얘기를 했다는 부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임도 정말 괜찮은 분이었겠지만 그만큼 할머니님께서 잘 설득하신 것이겠지요.
너무 멋진 군생활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느 조직에 계시든 간에 그때와 같은 생각을 가지시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봅니다.
또 하나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__)
zoroaster
15/01/21 18:59
수정 아이콘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웹상남자한테 이런 강렬한 호감을 느낀건 처음이네요. 피지알 눈팅 몇년 됐는데 이게 첫 리플입니다.
I1l1llI1l
15/01/21 23:12
수정 아이콘
그냥 고문관이라고 생각되네요
본인도 개고생하고 동기 및 후임들도 개고생했을테구요

전 올해 예비군 6년차도 끝났고 전역한지 오래되서 그때의 감정이 100% 살아나진 않지만
분명 저도 자대배치받은뒤 이등병~일병까지 온갖 악폐습을 보고 겪으면서 내가 짬먹고 바꿔야지 생각했습니다
근데 일병쯤 되면서 군대생리를 알게되고 짬을 먹을수록 짬티를 내기위한 악폐습도 많지만 알고보면 어느정도 타당한
이유가 있는 악폐습도 많다는걸 알게됐죠
아니라구요?
그건 님이 그 악폐습이 왜 생겼는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기때문에 그럴겁니다
단순히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제가 이등병때 '주머니 손넣는건 병장부터'라는 내무부조리가 있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병장들이 짬티내려고 만들었을까요? 뭐 단순히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지만
밖에서도 주머니에 손넣고 걷거나 뛰지 말라는 말이있죠. 왜냐? 넘어지면 위험하니까 그런겁니다
전 적어도 일병 꺽이기전까진 군생활 적응하는 시기라고 보는데 한창 얼타고 헤매면서 군생활할때고
뭐든지 서툴고 서둘러서 해야될 짬이죠. 일이등병이 다치면 군생활도 얼마 안했는데 환자라고 단체로
작업하거나 훈련할때 열외되서 군생활 적응하는데 더 오래걸릴거구요.
어쨋든 설명이 길어졌는데 저런 부당할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나름의 이유가 있는 내무부조리도 많다는걸 군생활을 하면서
느꼈다는겁니다.

결론은 제가볼때 님은 한번에 너무 많은걸 바꾸려고 했다고 봅니다
저같은경우 제가 병장이 되고 소대 투고가 됐을때 먼저 동기, 그리고 친한 맞선임들과 이런 부분에대해 논의하고
그뒤 상병이상인 후임들을 모아서 위에서 논의한걸 알려주고 의견을 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결론으로
전역할때까지 몇달에 걸쳐 소대내 내무부조리중에 없어도될만한, 단순 짬티내려는 유치한 내무부조리는 대부분 없애버리고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는 내무부조리는 약간씩 완화시키는 정도로 바꾸고 전역했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제 아들군번 후임이 전역할때까지 연락하고 지냈는데 제가 그렇게 내무부조리를 완화시키고
전역한뒤로 조금씩 더 완화되서 그 후임이 전역할땐 제가 완화시켰던 것보다 내무부조리가 더 많이 줄어들고 완화됐다는걸 들었구요

결국 한번에 너무 많은걸 바꾸려고하면 당연히 반발도 심하고 고통이 많이 오는겁니다
만약 제가 군생활할때 선임이 님같이 군생활했다면 적어도 저같은 사람은 정말 피곤했을거같네요

마지막으로 묻고싶네요
전 전역하고 몇년동안 연락하고 지낸 현역시절 동기,선후임이 20명가까이 됐을정도로 나름 군생활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님같은경우 그렇게 같이 고생하고 노력했던 동기,후임들 중에 전역 이후까지 연락하며 지낸사람이 몇명이나 되나요?
할머니
15/01/22 00:46
수정 아이콘
총인원 25명. 위로4명 아래로 7명, 유일한동기1명 자주봅니다. 일정기수밑과는 거리를 두어야 악폐습개혁의 분위기가 남용으로 바뀌지않을거라 판단하여 친해지지않았고 1년내 후임들과는 지난 일요일에도 술한잔했네요.
참고로 저희 부대는 제대할때 후임들이 고마운만큼 제대비를 내는데, 종전 최고기록 8만원이었고, 전 22만원이었습니다.

덧붙여 오해가 있는것 같습니다. 악폐습이라 불리우는것중에는 원래 안되는데 고참은 풀어주는것과 원래 되는데 안되는게 있습니다. 일과중 일이 없을때 침상에 눕는게 풀어주는거라면 일과후 침상에 눕게하는게 원래되는데 안되게 하는거겠죠. 저역시 필요한 관습은 인정했고 두번째의 해체에 집중했습니다.

다만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왜 힘도 없을때부터 저항했는가겠죠. 그렇지않으면 지속가능성이 없을거라 봤습니다. 악폐습을 없앤이는 많은데 , 악폐습은 계속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일찍부터 저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병 때 그걸 직접 봤기때문에요. 내가 제대한 이후에도 악폐습이 부활하지 않게하기위해서는 후임들이 내뜻에 동조하는걸 넘어 나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님과 저중 누가 옳은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고문관이란 지적도 맞다고 봅니다. 다만 우연성에 기대어 유지 되기를 바라보기보다 확실히 바뀌기를 바랬습니다. 누군가는 분명 제가 싫었을 겁니다. 누군가는 그만큼 더 좋아했겠죠.

그나저나 오래전 글에 왜 댓글이 달리나했더니 추게네요.. 이런일이..
I1l1llI1l
15/01/26 11:35
수정 아이콘
님이랑 저는 기본적인 생각의 차이도 있고 이건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라기보단 같냐 다르냐의 문제라서
결과적으로 제가 한 행동도 전역후 후임들 얘기 들어보면 나쁘지 않았고 님이 한 행동도 같이 고생한 선후임들이랑
연락하고 지낼정도로 의견을 같이했다면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거겠죠

제목부터 내 군생활은 ~한 일이 있었다 라는 회상글이 아니라 의견을 묻는 글이기에 제 생각을 적은거니까
그냥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한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시고 혹시라도 기분상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15/01/26 13:40
수정 아이콘
제대비라는게 엄청난 악습 아닌가요? 그냥 애들 삥뜯는거랑 다름없다고 생각해서요.글내용과 뭔가 다른느낌이네요.
할머니
15/01/26 14:59
수정 아이콘
제대할 때 제대자는 소대간부의 허가아래 치킨이나 피자등 외부음식을 이용해 회식하는데 이때 1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대비라는걸 걷었는데, 이게 선임에게 회식을 강제하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이병 입장에서는 있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제대할 사람이기 때문에 강제성도 없었으며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내고, 안내도 괜찮았기 때문에 악습은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일종의 보복으로써도 기능하기도 했기 때문에 구지 없앨 필요가 없다고 봤습니다.
아저게안죽네
15/01/23 21:45
수정 아이콘
원래 뭔가를 바꾸려면 적응된 사람들은 피곤하기 마련이죠.
말씀하신 예도 별로 공감이 안 가는게 사회에선 걱정이 되서 주머니에 손 넣고 뛰거나 하지 말라는 거고 실제로도 '야 그러다 다쳐'
같은 식으로 말하지만 군대에선 '어디 이등병이 건방지게 미쳤네' 로 시작하는데 이게 정말로 다칠까봐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나마 이해가 가는 관습같은 건 계급별로 물당번이나 총판 관리 등의 업무를 시키는 정도지 대부분의 내무부조리는 말 그대로
부조리한 경우밖에 없습니다.
치토스
15/01/26 02:18
수정 아이콘
글쓴분을 고문관 이라고 생각하는 님의 생각이 별로 공감이 안돼네요. 어떤 경우에서든 최소한의 인권은 존중 되어야 합니다.
설사 그게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든 규칙에 의해서만 생활을 하는 곳이든요. 악법도 법이다 라는 말이 있죠.
네 악법도 법은 법이지만 악법은 없애고 더 좋은법을 만드는게 최선이지, 악법도 법 이라고 무조건적인 악법만 따르는건 차선책도 뭣도 아닌
불합리한 현실에 인정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일 뿐입니다.
I1l1llI1l
15/01/26 11:40
수정 아이콘
군대부터 다녀오시길
치토스
15/01/26 13:45
수정 아이콘
하하하 육군병장 제대하고 예비군도 끝났는데, 민방위 대신 군대 다시 갈까요??
할 말 없으시면 그냥 무플로 대응하세요.
어줍잖은 비꼼으로 자기 이미지 깎지 마시구요.
건이강이별이
15/01/22 02:00
수정 아이콘
제가 11월인데 10월~1월까지 굉장히 친했습니다..
대략 반년에 한번씩 많은 인원이 들어와 상병 막 달때부터 어느정도 주류(?)를 이루다 병장 달면 거의 노터치분위기였는데요.
그 기준이 제 앞에서는 4월이었고 그다음에 저희랑 친했던 1월 그 다음이 7월이었습니다.
10월~1월친구들이 뭐랄까 사람들이 괜찮았습니다. 최소한 불합리한 뭔가를 타인에게 하는 친구들은 없었죠.
그렇게 7월군번은 좋은 선임들에게 상대적으로 편한 군생활을 했죠.
나중에 저 전역할때쯤 이제 막 상병의 마지막을 달리던 7월이 하나둘 분대장 달고 그러더니. 군기를 잡는다고 하더군요.크크.
그걸 보고 우리끼린 쟤들 뭐냐? 이랬죠. 전역할때 그렇게들 하지 말라고 점호시간에 하고 나왔는데 그 후 일은 모르겟습니다.
그게 현실인거 같아요. 뭐 하나라도 더 있다고 생각하면 의무와 권리 행사를 넘어선 갑질(?)을 하려는 속성이 내재되있는듯.
15/01/22 09:04
수정 아이콘
상병달자마자 맞후임애들이 친위쿠데타를 벌여줘서...

선임들 죄다 영창가고 최고선임되고... 행정관님이랑 중대장님이랑 한달동안 테스크포스짜서

죄다 갈아엎었습니다. 포상휴가 15일은 덤이였고...물론 쿠데타 주동자는 간부에게도 도전하다가 영창간건 함정...
오빠나추워
15/01/22 19:35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이 한마디 해드리고 싶네요.

이기적인 성격의 저라면 그냥 저 편하게 갔을 듯 합니다.
검은책
15/01/22 19:39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2
Neurosurgery
15/01/26 12:57
수정 아이콘
군대는 내가 다 고치고 나와도 다시 뒤돌아 보면 망가져 있는게 군대
The Special One
15/01/28 02:19
수정 아이콘
저는 군대가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할 여유가 없었네요. 그냥 몸 성히 제대한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쓴분께 추천하나 드립니다.
지영훈
15/01/28 08:21
수정 아이콘
애매하긴한대.. 저도 군대에서 글쓴이님같은 행동을 했는대 어느정도는 성공했고 어느정도는 실패했습니다.
요즘 드는생각이 그런생각을 가지고 살면서 뭔가를 바꾸고 싶을때는 내가 그정도위치(계급이 아닌) 인정받는사람이 되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솔선수범이나 일을잘하고 성격도 좋고 뭔가 남들이 무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해야할까요...그만큼 뭔가 잘못된걸
바로 잡는 역활 자체가 굉장히 힘들다는것이죠.
(하지만 가치있는 일이기에 당연히 잘하신거라고 생각합니다!!)
섯불리 했다가는 자기 자신이나 후임들에게 더욱 고통만 갈수도 있어서요... 저도 그랬지만 정의감에 불타서 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수도
있어서 그런 위치까지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으로 버티고 실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마저 비웃는다면 그건 세상이 잘못된거니깐요...
뭐 우리나라는 간신배와 기회주위자 그리고 줄서기를 잘한사람들이 잘되고 정의를 얘기하는것 자체가 웃기는 세상이 와서 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치있는일을 했다고 확신할때는 좋지못한 결과라고 할지라도 낙심하지 마세요~) 힘내세요!!
The Seeker
15/01/30 12:28
수정 아이콘
브이 포 벤덴타라는 영화를 보면 (스포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부조리한 국가에 대해서 국민들은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잘못되었다는 것을 점점 잊게 되고, 안 다고 해도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해서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죠.
영화에서 이런 흐름을 바꾸는 것은 단 한 사람의 영웅 브이입니다.
브이는 자신이 먼저 나설테니 같이 할 사람은 자신과 함께하자는 연설을 합니다.
그리고 혁명의 날 모든 시민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결국 우리는 영웅을 기다려야 하는가라는 점입니다.
혁명의 시발점은 브이라는 영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웅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환경을 이겨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글쓴이부는 그런 점에서 영웅이라고 불린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환경의 지배를 받거든요.

영화의 마지막에서 브이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왜 죽느냐는 물음에 브이는 시작과 끝은 자신이 했지만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남겨진 국민들의 몫이라는 말을 남깁니다.
글쓴이 분은 할 일을 한 것입니다. 옳은 신념을 가지고 행동을 했고, 부대원들에게 그 신념을 분명히 남겼을 것입니다.

그 뒤에 일은 믿고 맡기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그 뒤가 어떠하든 말입니다.
역삼동화력발전소
15/01/30 16:22
수정 아이콘
저의 경우는 악습을 없애보자고 다짐한 이후에 제일 첫번째로 했던 것이 바로 업무(병과 및 작업 포함)에서 중대 내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체력이 좋았고 농땡이 부리는 성격이 아니기에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중대 내에 굴러다니는 모든 관련 병과 교본을 전부 다 머릿속에 입력하고
불평불만을 한마디도 안했고, 다들 하기 싫어하는 일이 있다면 짬밥순으로 돌아가기 전에 제가 했습니다.
(이병때는 당연히 동기들중에 제일 먼저 손, 일병 이후부터는 이병이 눈치 안보게 갖은 변명 대면서 제가 하고)

그러니 곧 중대 내 모든 상병장들이 저에게 병과관련 질문을 해오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인생얘기까지 풀다보니, 친해졌고, 저의 발언권, 말의 영향력이 강해졌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하나씩 선임들을 좋은게 좋은거라고 구슬려 가며, 친분을 볼모삼아, 안좋은 건 최대한 없앴습니다.
이해 못하는 선임들은 제가 마크하면서 필요한걸 해줬었구요.
그렇게 일병 중반부터 병장까지 하고 나니, 악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당시엔 돌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에 나와 회사생활을 5년째 하다보니..
당시에는 진짜 이해 못할 수준의 돌아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설득이 불가능한 외고집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내 행동도 중요했지만 악습을 바꿀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열쇠 역시도 사람이었다는걸 알았구요.
계층사회에서 외고집에 돌아이를 만나면 제가 아무리 잘해도 불가능에 가깝다는걸 회사에서 절실히 배우고 있습니다.
Korea_Republic
15/05/04 12:44
수정 아이콘
제 군생활에서 가장 후회되는게 바로 님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실수 몇번 했다고 쉽게 위축되고 이러다보니 악폐습 없애려는 의지가 스스로 꺽여버리고 말았죠. 군생활 다시 돌이켜 보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되도 않는 악습 일부 (샤워실 청소 후 면봉으로 검사하는 것 등)는 없앤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트리스탄
15/02/05 02:32
수정 아이콘
저의 경우와는 정반대인것같아 부럽기도 하고 경외감 비슷한 것도 느끼면서...
좋은 글에 주석을 달아보려 합니다.

사람에게는 자기 자리라는 것이 있다 생각합니다. 집에는 내 방이 내 자리고, 학교에서는 내 책상이 내 자리며
직장에서도 내 일자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평생토록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내가 앉았던
자리는 밑 학년의 어느 학생이 앉게 되는 것이지, 평생 그 자리에 내가 앉아 있을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군인으로서 할머니님(어감이 좀 이상하네요)의 자리는 더 이상 없죠. 군인으로서의 글쓴이 분은 더 이상
없는 거고 자리 또한 사라지는 겁니다. 군대에서의 기억은 추억으로 남는 거구요.

군인으로서의 본인의 역할이 끝났다면 그 뒷 일은 뒷 사람들에게 터치해주고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지금 그 부대가 다시 악습으로 만연하더라도 글쓴이분의 영향이 미친 뒷사람들은 글쓴이분이 악폐습에 노력했다는 것을
좋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사람 생각이야 모두 다 다르니 성급한 일반화는 피하는 게 좋겠지요)

저는 글쓴이분이 충분히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현역시절에 글쓴이분같은 행동을 한 사람을 못 봤거든요. 저도 그렇고요.
조용한폭격
15/02/09 20:35
수정 아이콘
만화 송곳에서 나왔던 대사가 떠오릅니다.

푸르미 일동점에서 본격적으로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 노조원에게 처음으로 고소장이 날아듭니다.
이수인은 편하게 살 수도 있었을 사람을 괜한 싸움에 끌어들여 인생 망치는 것 아닌가 싶어 자괴감에 시달리죠.
노조 조직과 활동을 도와준 구고신 소장이 노조를 시작하면 고소는 일상이라며 익숙해질거라고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미안함과 두려움도 익숙해지냐는 이수인의 물음에 구 소장은 대답합니다.

"그건 지병같은 거요. 앓고사는 거요. 평생."
심해의선장님
15/05/16 01:14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600 아줌마가 들려주는 임신, 출산, 육아이야기(2) [52] Sputnik18256 15/02/27 18256
2599 아줌마가 들려주는 임신, 출산, 육아이야기 [64] Sputnik17451 15/02/27 17451
2598 순수 국내파로 영어 스피킹 고수 되기 [17] 기차를 타고33554 15/02/22 33554
2597 역사가 끊긴 학문 공동체에 속해있다는 것에 대한 탄식 [86] 돈보스꼬18728 15/02/15 18728
2596 '남자들은 이해 못 하는 것'(립스틱)에 대한 해설 [67] adgredi27332 15/02/15 27332
2595 나를 바꾸는 과학적 방법 [107] 마스터충달43878 15/02/11 43878
2594 나는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싫다. [83] 化神15636 15/02/05 15636
2593 회 간단리뷰 [146] 스프레차투라37052 15/02/03 37052
2592 현상학과 심리학 - 자기계발서는 왜 쓸모없는가? [99] 마스터충달25133 15/01/11 25133
2591 친형의 연애조언. [61] Love&Hate32244 15/01/06 32244
2590 드라마 <미생>의 힐튼호텔 - 대우빌딩 구름다리 이야기 [32] redder22799 15/01/05 22799
2589 그래도 계란 후라이가 좋다 [59] Eternity25099 15/01/03 25099
2588 가정환경 조사서 그리고 노무현 [60] Eternity21734 15/01/01 21734
2587 2014년 PGR21 댓글 통계 [97] 랜덤여신16721 14/12/31 16721
2586 구로다 히로키. [40] 예니치카24393 14/12/27 24393
2584 임진왜란 해전사 - 11. 명량 [19] 눈시BBand12664 14/12/15 12664
2583 군대에서, 전 어떻게 했었어야 했을까요? [65] 할머니22383 14/12/05 22383
2581 EPL의 하락세 : EPL은 분데스리가에 이미 추월당했다. [109] 구밀복검24319 14/11/23 24319
2580 서태지, 현진영, 이수만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 90년대 가요사 [30] 카랑카23530 14/11/22 23530
2579 2008년 11월 13일 새벽 5시 45분 [44] 15450 14/11/13 15450
2578 자살충동에 관한 심리상담 후기 [40] 파란코사슴28751 14/11/13 28751
2577 인터스텔라 잡담 (스포대폭발) [39] 리듬파워근성65921 14/11/13 65921
2576 가게앞 파지줍는 아주머니 이야기 - 세번째 [33] Typhoon9061 14/11/12 906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