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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20 22:37:43
Name 콩콩지
Link #1 http://www.youtube.com/watch?v=irSqIydc0ko
Subject [일반] 클래식음악은 대중가요보다 고급한 음악인가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며칠전 강의실에 들어가서 수업준비를 하고있는데 친구가 책을 읽고있더군요. 살림지식총서에서 나온 책인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음악장르에 우열이 있는가?에 관한 책이였습니다. 관심이 동해서 친구에게 책의 결론을 다그쳐 물어봤습니다. 친구말인즉슨 저자는 어디까지나 음악이 상대적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용필이나 베토벤이나 어느한쪽이 낫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거의 매일 음악을 접하면서 살아갈텐데, 이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음악 장르의 우열여부를 따지려면, 음표와 박자의 어떤 부분들이 인간 뇌에 작용하고 감정을 만드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파악해야할텐데, 아직까지 음악의 기원이라던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근본적으로는 왜 우리가 어떤 일련의 주파수들을 음악으로 느끼고 미학적 호오를 느끼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싶습니다. 고급한 음악장르와 저급한 음악장르가 있을까요? 모짜르트의 레퀴엠은 에미넴의 stan 보다 높은 취향의 예술일까요? 얼마전 김갑수씨의 유투브영상을 봤더니 자기는 단언컨대 클래식음악이 대중음악보다 고급한것으로 자신한다고 하더군요. 그는 클래식음악이 서구편향적이라는 관점을 경멸하고 클래식음악을 보편적위치에 까지로 격상시킵니다.  이걸두고 클래식음악이 지루하고 가치라는 것은 상대적이라고 말하는것은 자신의 지적게으름과 수준낮음의 소산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클래식음악을 이해하려면 최소한의 노력을 기해야한다는 것도요.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강제로! 바이올린, 피아노 등등을 배우게 해주신 덕분에 일찍부터 클래식을 접했지만 크게 관심이 가진않았습니다. 체르니, 하농, 스즈키 이런 테크닉교재로 공부를 하다보니 클래식'음악'이라고 할것은 별로 느껴보지못했죠. 엄청 지루했거든요. 그러다 중3땐가 가족이 전부 어떤 송년모임에 갔는데 거기서 추첨상품으로 몽블랑 만년필을 줬습니다. 거기서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2번 cd가 만년필 한정판 에디션에 동봉되어있더군요. 집에가서 심심해서 cd에 넣고 틀었는데 신세계였습니다. 이걸시작으로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베토벤 교향곡과 피아노소나타도 듣게 되고 이제는 정말 좋아서 찾아듣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가서는 오케스트라 동아리도 들고 여자친구와 연주회도 찾아가고요. 물론 대중음악도 좋아하고 많이 듣습니다.

저에게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우열을 가릴수 있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글쎄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유 신곡과  백건우의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 2악장이 과연 절대비교가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생각도 듭니다. 같은 장르안에서 분명히 우리는 어느정도 아티스트들, 연주자간에 우위를 가리곤 합니다. 이승철이 발라드에서 최고클래스인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는것처럼요. 어느정도 모호한 경계가 있긴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암묵적인 합의에 이르곤 합니다. 그렇다면 음악장르간의 비교가 과연 부당하고 , 어리석고, 불가능한것이기만 할까요? 음악장르간에도 절대적인 완성도의 차이가 있지않을까요? 김갑수 시사평론가의 말처럼 꼭 클래식음악이 '인류 정신문명의 위대한 유산'이 아닐지라도 말이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ttp://www.youtube.com/watch?v=irSqIydc0ko

링크는 손열음의 슈만 유모레스크입니다. 한번 들어보시면 좋겠네요.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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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패는 엄마
14/05/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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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음악 자체는 수준차가 없고 그 안에 만듬새에 수준차는 있죠. 그 안에서 명반, 수작, 졸작등을 가리는데 말이죠. 근데 보통 성향상 클래시컬 뮤직들이 대중 음악에 비해 만듬새가 좋을 확률이 높으니 (역사적 op들, 역사 속에서 쌓아온 음악적 화법과 기술차이, 베이스, 종사자들의 평균적 능력차이) 그리 느껴서 착각할 수는 있지만 장르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순 없죠.
최종병기캐리어
14/05/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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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호오는 있을 지언정, 음악이라는 예술의 한 종류 중에 <클래식>이라는 하나의 장르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전파는 OP입니다.
레지엔
14/05/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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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보다 고급하다는 근거로 보통 나오는 게 두 개입니다. 하나는 진입 장벽(코드 이해에 필요한 지식의 깊이), 다른 하나는 미학적 완성도.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온갖 키배(..) 끝에 설득력 없다는 결론이 나왔죠. 그 점에서 김갑수씨의 이야기는 키배를 제대로 안 떠보셔서(..)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저기에서 말하는 대중음악이 문자 그대로의, 비고급화된 대중음악을 이야기하는가, 혹은 대중음악으로 묶이는 다양한 서브 장르를 포괄하는 막연한 의미의 대중음악인가도 구분이 명확치 않습니다. 예컨대 락/헤비메탈 음악의 경우, 6-70년대에는 장르적 분화가 극심하지 않았고 팝음악의 메인스트림과 같이 갔습니다만 80년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장르 분화가 됐고 지금에 와서는 팝음악과는 또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락/헤비메탈 음악은 클래식과 재즈가 그러했듯 대중문화에서 고급문화로의 이행 과정 중에 있다는 주장도 있죠. 그러나 아직까지 '락/헤비메탈은 대중음악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일반적인 답은, 그러하다일 겁니다.
14/05/2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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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더 우위라고 평가받는 이유중에 하나는 인기있는 클래식은 음악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측에 속합니다만,
대중가요는 인기가 음악의 완성도와 즉결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황금사과
14/05/2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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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순위의 공정성 문제군요(...)
14/05/2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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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마다 파고들어간 깊이의 차이는 있다고 할까요...대중가요는 아무래도 옅게 파는게 있으니...만일 락이나 힙합, 재즈 이런 식으로 장르 자체를 지정한다면 차이가 없거나, 차이가 있더라도 그 정도 차이는 잡아내기 힘들다고 보지만요...
몽키.D.루피
14/05/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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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장르의 최고끼리는 우열이 없죠. 문제는 취향의 스팩트럼을 너무 넓혀서 장르 속에서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음악을 최고 클래식에 갖다 대고 어차피 취향이라고 우기는 겁니다. 사실 클래식이라는 말 자체가 광의적으로는 장르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다 붙일 수 있는 거죠. 비틀즈도 클래식이 될수 있는 겁니다. 베토벤이 낫냐 비틀즈가 낫냐는 말그대로 취향이지만 아이돌 음악을 클래식이랑 비교하면서 취향 차이라고 하면 무리수라고 봅니다.
캡슐유산균
14/05/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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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각시탈의 쇠퉁소 부는 가락이 진정한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석신국자
14/05/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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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음악라기 보다는 비싼음악이죠
만들기도 어렵고 돈도 많이들고....
애패는 엄마
14/05/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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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클래시컬 뮤직도 점차적으로 해체로 가는지라 파리 음향 연구소였든가요 그분들은 이공계열로만 구성되어 있죠.
탄광노동자십장
14/05/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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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범화되고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 음악이 클래식이라는 거지 다른 음악보다 상위에 있는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건 판소리라 할 수 있겠는데, 차이가 있다면 전국구와 지역구 정도의 차이가 있겠네요.
14/05/2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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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것은, 메탈이 짱이란 겁니다.
화잇밀크러버
14/05/20 23:38
수정 아이콘
이 분 음악 좀 아시는 분.
스트릭랜드
14/05/2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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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그 것은 가장 완벽한 물질
원조괴수
14/05/21 04:28
수정 아이콘
한표드립니다.
14/05/20 22:55
수정 아이콘
고급이라는 표현까지는 아니라도 상하관계는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클래식이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 생각은 안해도

다만 이쪽이 베토벤이라면 다른쪽에서도 알맞은 상대로 비교해줘야 할뿐
Darwin4078
14/05/20 22:57
수정 아이콘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클래식은 당대에는 대중음악이었는데 당대의 OP중의 OP만 정선해서 듣다보니 비교우위가 생기게 되는 거죠.
쇼팽의 즉흥환상곡이나 liquid tension experiment의 acid rain이나 저에게는 끝내주는 연주곡일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acid rain이 더 끝내준다고 생각합니다.)

먼 미래에는 베토벤의 합창과 핑크플로이드의 the wall앨범이 같은 레벨에서 다뤄지게 될지도 모르죠.
14/05/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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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아니라 민속음악이 대중음악의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 치고 가업이 클래식 아닌 사람이 거의 없는 걸로 봐서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인간
14/05/21 02:07
수정 아이콘
22222 당시에도 민속음악을 비롯한 가요 등은 클래식과 구별된 채로 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가들이 종종 그 멜로디를 차용해 작품을 만들기도 했죠(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별 변주곡' - ..으로 알려졌지면 원제는 '아, 어머니 들어주세요'에 대한 변주곡 - 처럼)
레지엔
14/05/20 23:17
수정 아이콘
LTE따위 감성없는 연주 기계죠!(..)
방민아
14/05/21 00:38
수정 아이콘
크크크
OnlyJustForYou
14/05/20 22:57
수정 아이콘
음악에 편견을 갖는 것은 인종 차별 보다 무섭다라고 폴 메카트니가 그랬다고.. 십분 공감합니다.
모카블렌디드
14/05/21 12:06
수정 아이콘
김태원이 방송에 나와서 자주 인용하던 말인데 실제 폴 매카트니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네요..
OnlyJustForYou
14/05/21 12:27
수정 아이콘
헐 엇 그런가요? 크크 이런..
마루가람
14/05/20 22:58
수정 아이콘
고급하다는 이미지로 허영심을 충족시키는 것만이 소위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상업적으로 연명하는 방법이죠
음악 장르로 급을 판단하는것 자체가 편협하고 어리석은 짓이죠
14/05/2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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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베토벤 vs 드림씨어터 뭐 이런거?
14/05/20 23:0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클래식이 고급이다라고 하는건
힙합듣는 사람이 힙부심 가지는거랑 똑같이 봅니다.

본인들은 그렇다고 생각하겠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니죠
14/05/20 23:02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클래식이 우위에 있다고 느껴지는 가장 강력한 근거 중에 하나는,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은 곡이 많다는 것 아닐까요?

과거의 최고의 명곡,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 위력이 살아있는 곡들이 대부분 클래식에 속해있습니다. 그래서 클래식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지 사실 오페라 등이 그냥 당시의 대중 예술인 시절도 있었지 않습니까. 물론 그 당시 대중 예술이라는게 사실상 귀족 예술에 가까웠지만요.

저는 클래식의 범위란게 너무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20세기 이전의 대부분 전래되고 있는 서양음악을 모조리 '클래식'이라는 장르로 묶어버리는 데에야 그 범위가 너무 어마무시하잖아요. 그렇다면 한 500년 뒤에는 현재의 대중예술인 힙합 중의 명곡들은 클래식에 속하게 될까요? 재즈는 최소한 그정도 세월이면 클래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알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 클래식이 돋보이는 부분은 윗분들 말씀처럼 대중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음악적 완성도인데, 그것도 찬찬히 뜯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죠. 과거에 명멸하던 클래식 중에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곡은 많지 않죠. 주로 당대 최고의 대가들의 곡들만 전수되고 연주됩니다. 그런 비율이라면, 수많은 대중 음악 중에서 명곡들이 많은 대중음악이 완성도가 낮은게 맞는건가 싶거든요. 현재 우리가 대중음악이라고 부르는 장르의 역사는 100년도 안되지 않습니까. 몇백년 넘는 세월을 자랑하는 클래식의 폭에 비해 꿀리는 것 같지도 않은데, 물론 현재 대중음악이 한 200년 뒤에도 얼마나 명곡들이 살아남아 회자되는지를 봐야겠네요.

그래서 제 생각은 그렇네요. 클래식이 음악적으로 우위에 있는게 아니고, 단지 클래식의 등 뒤에 있는 세월이 바로 우위가 아닌가 합니다. 그 세월을 이기는 명곡들의 존재가 클래식을 돋보이게 해주는 거지, 그런 명곡이 없다면야 의미없는 장르구분일 뿐이라고요.
표절작곡가
14/05/21 04:20
수정 아이콘
클래식 음악가인 저도 생각하지 못한 결론을 내려주시네요~~흐흐

그렇죠~~
세월을 이기는 명곡들이 우위가 아닌가하고 저도 생각해봅니다~~
조지영
14/05/20 23:14
수정 아이콘
인간이 그다지 많이 의지하지 않는 청각이라는 감각에 대한 문화이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음악을 제외한 다른 시각적인 문화들을 생각해 보세요. 미술,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춤 등은 간단하게 고급과 저급으로 나뉘며, 이에 대한 논란도 많지 않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그러한 구분에서 홀로 동떨어진 문화적 활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레지엔
14/05/20 23:17
수정 아이콘
영화, 만화, 텍스트의 고급-저급 논란은 음악보다 훨씬 치열합니다.
조지영
14/05/20 23:21
수정 아이콘
다른 분야들에서도 '이것을 고급으로 인정해 줄 것인가'의 논란은 치열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이더스
14/05/20 23:2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와인과 소주의 비교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입니다. 본인이 즐거우면 좋은거죠.
샤르미에티미
14/05/20 23:26
수정 아이콘
장르로는 우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곡과 곡 간에는 딱 자르진 못 해도 등급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클래식은 높은 등급의 음악만 모아놓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수준이 높습니다. 그런 식으로 대중 음악도
오랜 세월 동안 쌓인 명곡만 클래식 곡 수만큼 뽑는다면 수준 높은 음악들만 있겠죠.
14/05/20 23:34
수정 아이콘
비단 음악뿐 아니라 모든 컨텐츠엔 다 저런게 있습니다. 스포츠는 승마가 그럴것이고, 음악은 클래식, 패션은 드레스와 코르셋, 언어는 영어, 술은 와인, 음식은 스테이크

이건 그 컨텐츠가 우수한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주류계층으로 불리던 사람들이 즐기던 컨텐츠일 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그 컨텐츠도 우월해보이는 것 이구요.

먼 훗날 클래식은 흐름에 편승하지못하여 도태되었고, 신디사이저로 만들어진 음악이 고퀄리티라는 평을 들을지도 모르죠. 미래의 주류층이 즐긴다면요.
王天君
14/05/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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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 영역에 수준을 가르는 행위는 결국 미학이라는 학문과 결부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없이는 다 공허한 소리죠. 그러니 저 논의를 진행하려면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미학적으로 분석하는 증거를 내놓아야 합니다.
음악 자체의 우위에 대해서 저는 딱히 할 말은 없지만, 클래식 애호가 분들의 자부심은 이해? 인정합니다. 그러나 대중음악에 대한 자부심은 클래식 음악의 선호에 대한 반발 말고는 그 자체로 기능하는 경우를 별로 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이 시대, 대중, 악기, 작곡법 등등 다양하게 갈릴 수는 있겠지만.
레지엔
14/05/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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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클래식을 지목한 건 아닌데, 클래식 음악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장르적 미학을 출현시킨 사례는 꽤 있습니다. 예컨대 펑크 무브먼트의 경우, 레드제플린-퀸으로 대표되는 매너리즘적인 하드락을 대놓고 공격한 바가 있고 '그런 거 들을거면 정장입고 공연장이나 가라'라는 식의 공격도 했죠. 쓰리코드 스타일도 그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이고... 일렉기타의 이펙터들 중 디스토션, 오버드라이브, 딜레이는 아예 전통적인 감상 기준에서 '나쁘다'라고 선언된 것을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출현했습니다. 실패하긴 했지만 스스로를 클래식 솔리스트의 지위에 올려놓으려던 잉베이 맘스틴같은 사례도 있죠. 애초에 아티스트들 중에서 대놓고 안티 클래식 뮤직을 표방하는 경우도 드물고, 오히려 중요한 것은 가치 간의 우열의 문제라고 본다면 반 매너리즘적 사례는 클래식에 대한 반발이라고 부를만 하며, 반 매너리즘적 태도는 새로운 장르 출현에 언제나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王天君
1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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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게 장르 자체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라는 일종의 미학적 노력이 결부되어서 나온다고 보거든요. 펑크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락에 대한 이해가 있으니까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려나요?
그리고 전 감상이라는 행위를 두고 이야기 한 거긴 합니다. 대중음악은 감상보다는 소비에 가까운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요.
레지엔
14/05/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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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싫어하려면(안티짓 하려면) 공부해야 됩니다. 그 점에서 이해가 호불호를 호쪽으로 기울인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부가 없는 안티짓은 그냥 '나 싫어!'라고 외치는 메아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오히려 창작 의욕이라는 측면에서는, 네거티브한 측면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종종 해봅니다.
그리고 감상에 국한해서라면 애초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좀 비합리적인 행동이긴 합니다. 자부심이 감상의 수준을 더 높여주진 못하니까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감상이 더 나은 예술에 기여하는지도 좀 의문입니다. 어차피 중요한 건 돈 얼마나 쓰냐의 문제라고 보거든요.
王天君
14/05/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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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안티창작의 근본적인 출발점이 자신의 선호 장르에 대한 옹호라고 봐서요. 싫어하니까 까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더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변호이고, 또 그게 변질되어서 일종의 반발심으로, 장르의 해체와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보거든요.
사실 감상 자체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라서 자부심이 아무 쓰잘데기 없는 항목은 맞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가 인정하는 부분은 문화적인 영역에 있어 이해도에 관련된, 일종의 지식에 대한 경외라고 해야 할려나요.
레지엔
14/05/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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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반발에는 결국 옹호하는 가치와 옹호하지 않는 가치의 대립을 드러내는 형태의 창작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지식에 대한 경외야 뭐... 제가 아는 모 덕후 중에는 진짜 애니송에 대해서 넘사벽 수준의 지식을 가진 덕후가 한 마리 있습니다. 애니송 그 자체는 음악 장르에서도 사실 상당히 천대받고 무시받고 깊이도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에 들어가는데, 이 덕후놈(..)은 애초에 메탈 빠돌이로 시작해서 그런가 일본 락음악의 역사가 애니송으로 어떻게 이어졌으며 일본 대중 음악의 기반에 있는 락음악과 애니송의 결합에 대해서까지 상당한 지식을 보여주더군요. 하나만 제대로 파도 다른 분야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놈이 참 대단한 덕후놈인데... 그런다고 제가 애니송을 높게 평가하게 되진 않더군요(..) 뭐 그런 차이...
14/05/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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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그 당시의 인기곡이죠 그때 있었던 컨텐츠고 사람들이 즐겨들었고

전 클래식 좋아합니다
doberman
14/05/20 23:54
수정 아이콘
17개월짜리 우리 딸은 태교로도 수없이 들었던 클래식 음악보다 빠빠빠나 강남스타일 노래를 틀어주면 일어서서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춤을 추더군요.
요즘의 대중음악의 표현이 직설적이고 원초적이라면 클래식은 듣는 귀가 트여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모짜르트가 작곡을 할 때 당대의 유행 코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다가 자기만의 기발한 코드를 살짝 집어 넣어서 비튼다고 할까요? 아무리 모짜르트라도 주류 음악의 큰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진 못했다고 합니다. 왜냐면 그 당시 청중들의 수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밥은먹었니kk
14/05/20 23:54
수정 아이콘
클래식이건 가요건 그냥 지나가는 트랙으로 하나씩 들으면 그냥 듣기좋고 취향맞는거 들으면 장땡이죠. '감상적인' 측면에는 모든 음악이 공평합니다.
허나 작곡적인 기법과 표현 방식 등등 음악적인 깊이와 논리로 파고들어가면 클래식이 절대우위가 맞죠.
음악에 논리가 어디있냐 ! 라고 하면 음악에는 화성학도 있고 대위법도 있고 수만가지리듬이 있고 악기가 있고 편곡법이 있고 목소리가 있지요.
클래식안에 있는 오만가지 천재들의 기법과 그 깊이를 이걸로는 설명할 수 없겠지만 (알아듣지도 못할뿐더러)
비유를 하자면 그냥저냥 재밌어서 보는 만화책이랑 괴테의 파우스트의 차이정도??

물론 '나는 만화책이 난 더 재밌고 유익한데?' 라고 하면 할말없죠. 그 사람 마음이니깐요 ^^
그렇다고 괴테의 책이 가치가 폄하되는건 아니구요
그냥 자기 좋은거 들으면 됩니다 흐흐흐흐
레지엔
14/05/20 23:58
수정 아이콘
기술적 요소 - 매너리즘의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클래식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도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내에서도 반 매너리즘에 대한 목소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고, 분석 이론은 대중 음악에서 필요한 것만 뽑아다가(돈되는 것만 뽑아다가) 잘 써먹고 있습니다. 실용음악과가 별개의 과로 독립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연주자가 대중음악 연주자보다 평균적으로 기술적 수행 능력이 더 좋습니다만, 독립적인 아티스트에서도 이 비교가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밥은먹었니kk
14/05/21 00:02
수정 아이콘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쉬운말로 좀 알려주세요
레지엔
14/05/21 00:06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작곡 기법, 표현 방식, '논리', 이런 것들은 기술적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흠결없는 연주를 수행하는 것')을 매너리즘이라고 부릅니다. 근데 이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종종 쓰이듯, '새로운 것을 만드려는 시도를 상당 부분 포기하면서 이미 있는 것을 보완하려고만 하는 보수적 태도'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클래식 음악이 가지는 우월한 요소는 매너리즘적 요소인데, 실제로 그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조차 매너리즘적 태도에 대해서 반발하는 경우가 있으며 고로 이 부분을 우월한 요소라고 부르기엔 어폐가 있지 않느냐... 가 첫번째 의미입니다.
두번째 의미는, 매너리즘 자체를 의미있는 행동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면 실제로 그 매너리즘을 클래식 음악가들이 절대적으로 더 잘 수행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파가니니와 리 릿나우어 중 누가 더 훌륭한 연주자일까요? 같은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밥은먹었니kk
14/05/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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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해주신 부분은 잘 알겠습니다. 클래식 연주자들 사이에선 매너리즘이 심각한 문제지요 당장에 연주 팜플렛만 봐도 맨날 똑같은 작곡가만 보이니깐요, 하지만 저는 연주적인 측면보다는 완성되어 실제하는 작품들의 작곡적인 측면을 이야기한겁니다.
그리고 클래식도 수 많은 곡들이 새로 창작되고 연주됩니다 ^ ^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을 뿐이죠
창작쪽에서는 그렇게 매너리즘에 빠져있지 않아요.
그것도 우리나라의 같은 경우이고 유럽쪽은 우리나라 가요만큼이나 아직도 현대음악을 포함한 클래식이 성횡하죠.
레지엔
14/05/2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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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현대 클래식 음악(..)이라는 모순적인 용어가 사실 의미를 가질만큼, 클래식 음악에서 classic의 어원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단지 클래식 음악 vs 대중 음악의 구도에서, 클래식 음악의 우위로 꼽는 측면들이 막상 클래식 음악 내에서도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고 오히려 때로는 공격의 대상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입장의 모순이 발생하지 않느냐는 것이죠. 더군다나 클래식 음악 내에서 비매너리즘적 창작이 그러면 바흐, 베토벤이 가지는 지위를 위협해본 적이 있냐면 그래보이지도 않고, 그 점에서 클래식이라는 장르와 매너리즘은 떼어놓을 수 없으면서도 매너리즘 자체는 거부하고 반대로 타 장르에 대한 공격에서는 매너리즘적 요소를 끌어오는 방식에 대해서 강한 반감이 있습니다 관련 키배(..) 떠본 입장에서는.
밥은먹었니kk
14/05/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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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베토벤이 가지는 지위를 위협했나? 하면 딱히 그 지위까지 간 작곡가는 떠오르지 않지만 베토벤 이후 정말 많은 작곡가들이 그의 영향으로 이후 작품들에 발전에 발전을 가져왔죠. 실제로 급진적인 작품들에서 그 당시에 욕을 먹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만(스트라빈스키나 쇤베르크만 해도..) 욕을 먹는 작곡가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는 작곡가도 많았고 물론 당시에 대중적인 관심을 가졌다해도 현대에 와서는 그 당시 급진적이었던 작곡가들이 후대에 영향을 많이 주었죠. 현재도 마찬가지구요. 발전을 했음 더 발전했지 쇠퇴하진 않았어요. 레지엔님이 말씀하시는 욕먹는 클래식음악의 우위로 꼽는 측면들을 구체적으로 알수가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한 대답은 아직 하지 못하지만, 만약에 그러한 측면들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어떤것이든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 시대에 영향을 미치고 활용이 되었는가 제가 아는 한도내에선 최대한 말씀해드리겠습니다.

또한 베토벤과 바흐의 지위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이건 상대적인 것이지요. 아마도 레지엔님이 자세히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같습니다. 예를들어, 단순 오페라만 따진다면 베토벤이나 바흐가 베르디나 푸치니, 바그너의 상대가 되나요??
피아노를 예로 들어보죠. 둘다 거장이긴한데 리스트 바흐 누가 더 천재입니까?? 누구 한명이 더 낫다고 할 수있을까요??
베토벤의 교향곡 9곡은 모두 엄청난 명곡이긴한데 과연 말러의 교향곡이 베토벤 교향곡들보다 못할까요 나을까요?
레지엔
14/05/2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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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하는 이야기가 전달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쇠퇴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클래식 음악이 타 음악보다 우월하다고 하는 가치가 클래식 음악 내에서 크게 인정받는 가치라고 볼 수 있겠냐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내부 비판에서는 매너리즘적 요소의 탈피를 이야기하면서, 외부와의 비교에서는 매너리즘적 요소의 미학적 우위성을 이야기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죠. 실제로 클래식 매니아들이 관련된 논쟁에서 자주 취해왔던 태도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짓을 재즈, 락, 메탈, 일렉트로니카 매니아들도 했지만.
개별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 지위의 문제입니다. 뭐 저는 클래식 자주 안 듣습니다만, 바흐-베토벤만이 최고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여담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쇼팽과 리스트입니다). 어디까지나 시대적 아이콘의 문제인데, 팝음악의 아이콘은 어느 시대건, 그 시대에서 10년 이내에 활동한 사람이 현재의 대표가 됩니다. 바꿔말하면 고전화된 아티스트는 존재할지언정, 컨템포러리 뮤직의 대표성은 언제나 '현재 진행 중인' 아티스트가 가져갑니다. 클래식 음악의 아이콘은 그 정도로 주기가 빠르지 못합니다. 역시 어느 장르에서나 있는 일이지만 과거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현재 아티스트를 폄훼하는 행태는, 클래식 매니아에 의해서 선구적으로 이뤄졌고 이걸 다른 장르의 매니아들이 답습해왔습니다. 인간의 본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요는 이런 겁니다. 기술적 요소에 기반한 클래식의 절대 우위성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기술적 요소에서 클래식이 정말로 더 우위에 있는지를 먼저 밝힐 문제고(그들이 선구적으로 만들어왔음은 분명하나 비클래식 음악가들은 그 기술을 필요한만큼 알아서 잘 차용해왔으며, 오히려 지금의 대중음악에서 레퍼런스로 삼는 것은 클래식보다도 재즈에 기반하며 이는 실용음악과의 분리가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적 우위성이 음악적 우위성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될만한 논리적 근거가 존재하겠느냐는 것이죠. 후자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그럼 그 매너리즘을 너네는 왜 내부비판하고 있냐?'라는 반문이 되겠고요. 사실 첫 리플에 대한 답리플에서 더 간결하게 쓰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대위법, 화성법, 리듬, 기타 기술적 요소가 그러면 클래식에만 존재하고 타 장르에서는 존재하지 않느냐, 혹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그게 돈으로 끌어낼만한 가치가 없어서'인지 '클래식의 상대적 유능함과 대중음악의 상대적 무능함'에 기반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거죠.
여담이지만 저는 장르간 우열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밥은먹었니kk
14/05/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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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레지엔님 말씀이 어떤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음악적으로 우월하다고 하는 가치가 정확히 어떤건지 의미전달이 잘 안되긴하는데 매너리즘 요소의 탈피라니깐 뭐 대충 작곡상의 현대적인 기법이라고 이해하겠습니다.
네. 제가 알고 있는 한 클래식계 내부에서는 이것들의 가치가 크게 인정받습니다. 당장에 쉽게 예를 들면,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뉴욕 필하모닉들이 위촉받아서 초연하는 창작곡들만 봐도 알 수 있구요.
당장 독일이나 프랑스 등만 가도 클래식 음악회의 절반 이상이 현대곡입니다.
가치가 없었다면 위촉도 하지 않았을테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으러 오지도 않았겠죠.

저도 레지엔님처럼 장르간의 우열에 관해서 인정하지 않는편입니다. 실제로도 저 자신이 가요계에 종사하는 프로듀서구요. 하지만 10년넘게 이 바닥에 있으면서 클래식과 대중음악 양쪽을 모두 공부하고 경험해본 결과 말씀드리는겁니다. 레지엔님이 말씀하신 '기술적인 우위'에 있어서 말하는 겁니다.
기술적인 우위가 있다고 그 음악이 우월하다 이 뜻이 아니란 말입니다.
레지엔
14/05/2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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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먹었니kk 님// 네 예전에 본인 음반 내셨던 이야기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말씀하신 기술적 우위가, 클래식 '연주자'의 평균적 우위인지 클래식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강하게 밀착된 것인지를 구분할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사람이 아니라 장르를 비교한다면 장르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독립적인 코드가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차이가 반영되어야 할텐데, 말씀하신 기술적 우위의 요소가 그러한 요소인가 의문입니다. 본인도 본인 음악에 반영하시겠지만, 필요한 기술적 요소가 있으면 클래식이건 재즈건 기타 장르건 구애받지 않고 끌어다 쓰는게 일반적인 창작 행위일 겁니다. 특정한 기술의 역사적 측면에서 특정 장르와 묶이는 경우는 많지만, 특정 장르의 코드가 본질적으로 기술적 요소와 달라붙은 경우는 흔치 않아보입니다(예외적인 걸 생각해보자면, 헤비메탈의 디스토션 기타가 있긴 하네요. 혹은 클래식 전공자들이 말하는 '콩쿨 스타일'이라거나). 그 점에서 기술적 요소는 장르-장르의 차이가 아니라, 아티스트-아티스트의 차이, 좀 더 나아간다면 장르판-장르판의 차이에 쓰일 잣대라고 봅니다. 위에서 말했듯 클래식 연주자가 비클래식 연주자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기술의 수준이 높다라면, 그건 의미있는 지적일 수 있고 일리있는 지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물론 이 경우에도 기술의 수준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하긴 합니다만).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클래식의 한 쪽에서는 탈매너리즘적 요소가 크게 인정받습니다.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매너리즘적 요소가 크게 인정받습니다. 매너리즘에 대한 클래식 음악의 '장르 코드에 기반한 해석'이라는게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적으로도 완결성을 가지지 못한 주장을 기반으로, 타 장르와의 비교우위에 대한 이야기를 논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지요.
밥은먹었니kk
14/05/2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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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구분을 못하신다는게 본인이 작곡을 너무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같습니다. 말씀하신 결과물의 차이가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어떤걸두고 말씀하시는건지도 모르겟구요. 왜냐하면 아무리 대중음악에서 멋드러진 결과물이 나와도 결국 그 방법이나 스타일들은 클래식에서 이미 나온것들이거든요. 어디가 어떻게 나왔냐 물어보시면 다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슨 대중음악이 재즈에서 파생되서 클래식과는 별개로 독립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사실 거슬러 올라가 재즈와 대중음악의 만남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장르는 클래식이죠. 왜냐하면 재즈는 연주 중심이고 클래식은 작곡 중심이거든요. 편곡을 하고 오케스트라나 브라스밴드, 캄보 밴드가 연주하려면 악보가 필요한데 이 방면에 이론을 체계화하고 깊이 있게 편곡한 것은 클래식 전공한 음악가들이구요.
재즈이론이랑 클래식이랑 다르지 않냐구요? 재즈에서 나오는 텐션음이나 선법 스케일 각종 혼합 스케일 등등은 이미 클래식에서 예전부터 이미 많이 사용하던거구요. (더 많은 걸 썼으면 썻지)
레지엔
14/05/21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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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먹었니kk 님// 전 '논리'를 말하고 있습니다만. 이쯤 되면 그냥 '내가 전문가인데 넌 닥쳐' 수준의 태도군요. 말씀하신 반론이랑 제 주장은 아무 상관이 없는데요. 기술적 우위가 장르적 차이에 기반하느냐 개인적 차이에 기반하느냐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클래식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기술적 우위로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면 클래식을 하는 6살짜리 아이의 피아노가 프로 재즈 아티스트의 피아노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나고, 이것이 특정한 개인의 이레귤러함을 덮을만큼(=통계적 유의성을 획득할만큼) n수가 확보되어서 장르의 차이 이외의 다른 팩터를 모두 덮었는데 그 결과물의 기술적 차이가 나타나서 '장르의 차이가 기술적 차이와 아주 강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라는 걸 입증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실용음악에서 레퍼런스로 삼고있는 것이 직접적으로 재즈인가 클래식인가의 문제도 아예 다른 얘기죠. 클래식과 별개라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요. 재즈이론과 클래식 이론의 차이 얘기도 왜 나오는지 이해를 못하겠군요. 제가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이해는 하시고 리플 다시는 겁니까? 재즈이론과 클래식 이론이 어디가 다르고 같냐는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인데요. 대체 제 직전의 리플에서 뭘 읽으신 건가요?
밥은먹었니kk
14/05/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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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아니 기술적 우위면 음악 기법상의 우위지 장르상의 우위냐 연주상의 우위냐 이런 소리를 대체 왜하시는겁니까 저는 논리를 말하는게 아니라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저 닥쳐라는 태도 보인적 없구요.
레지엔
14/05/2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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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먹었니kk 님// 첫 리플에서 '허나 작곡적인 기법과 표현 방식 등등 음악적인 깊이와 논리로 파고들어가면 클래식이 절대우위가 맞죠'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게 클래식이라는 장르적 특성이냐 클래식 음악가의 특성이냐 혹은 장르 구분과 무관한 음악사의 한 과정에 의한 것이냐를 구분할 수 없기에 음악적 깊이와 논리가 '클래식이라서' 더 우월하다는 이야기를 확언할 수 없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한 거죠.
장르상의 우위인지 연주자의 우위인지 이런 소리를 왜 하는지도 모르신다면, 지금까지 저랑 대화하신 것에 대해서 그야말로 완전히 이해를 못하신 겁니다. 사실 그러니까 저런 리플이 달린 것이기도 한데, A의 차이가 B의 차이로 이어지는가 아닌가에 대한 입증은 어떻게 해야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겁니다. 순수하게 '음악적 지식'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요. 음악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으시기 전에 다른 사람이 어느 부분을 지적하는지 좀 제대로 보십쇼. 밥은먹었니kk님의 답변이 지금 제가 하는 질문에 대한 온당한 답변입니까? 그렇지 않으니까 '관계없는 지식을 늘어놔서 논의를 막는 행위'라는 비판을 저한테 당하시는 겁니다.
밥은먹었니kk
14/05/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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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그리고 써주신 리플 다 읽었습니다. 레지엔님은 본인의 생각을 자신이 이해한만큼 '쉽게' 남에게 설명하는 방법을 배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해한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는게 사람인데 님 글로는 도저히 무슨 말을 하는지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지금 다신 댓글에서도 무지가 드러납니다. 여섯살짜리 아이(여섯살부터 시작한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가 프로재즈 아티스트의 피아노보다 기술적인게 딸리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이는 그 아이가 '연습한곡'에 대해서 한정된 소리고 곡을 카피한다던가 즉흥연주 등에 기술은 재즈 아티스트가 훨씬 높을겁니다. 님이 말씀하신대로라면 본인 스스로 기술=단순 화려한 기교라는 논리가 되는데 진짜 이건 나몰라요 ! 하는 꼴밖에 안됩니다.
밥은먹었니kk
14/05/2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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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아시는 게 없으면 공부를 좀 더 하십시오 어려운 단어로 있어보이려 하지 마시구요.
레지엔
14/05/2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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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먹었니kk 님// 아니 그냥 본인이 이해못한 걸 왜 남한테 덧씌우십니까. 걍 간단히 말했잖습니까. 작곡적인 기법, 표현방식 등의 음악적 깊이와 논리를 볼 때 클래식 음악이 다른 음악에 비해 절대 우위라는 걸 어떻게 입증할 것이냐(다른 이유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라고. 아주 이해하기 쉬운(그리고 오해를 피하기 위한) 다른 예를 들자면, A지역 사람들이 B지역 사람들보다 심장병이 더 잘 걸린다고 할 때 이때 팩터가 뭐겠냐는 겁니다. 저게 지역적 차이인지, 혹은 마스킹되어있는 연령, 가족력, 흡연 유무 등의 다른 요소에 의한 것인지를 어떻게 구분하는가=입증을 어떻게 강화하는가를 묻는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사례는 하도 답답해서 입증을 위해 일부러 과장된 사례를 넣은 것이고요. 제가 언제 기술=단순 화려한 기교라고 했죠? 동시에, 기술적인게 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기술적으로 우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죠. A의 차이가 B의 차이로 이어지는가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A를 제외한 모든 팩터를 통제했을때 B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걸 보이는 겁니다(물론 이걸 통과한 후에도 다른 논리적인 단계를 좀 더 통과해야겠습니다만). 이 증명법을 사용해서 밥은먹었니kk님의 주장을 입증해보자라는 논의를 던진 겁니다. 입증에 대한 개념 자체를 아예 모르시는 겁니까? 여기에서 드러난 건 제 음악적 무지가 아니라, 밥은먹었니kk님의 입증에 대한 무지입니다. 공부는 제가 아니라 밥은먹었니kk님이 하셔야겠습니다. 자신의 몰이해를 상대방에게 덧씌우기 위해서 하지도 않은 말 같은 거 지어내지 좀 마십쇼. 6살 아이와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의 비교를 이렇게 이해하다니 거 참...
밥은먹었니kk
14/05/21 02:16
수정 아이콘
레지엔 님// 작곡적인 측면에서 대중음악에 쓰인 요소들은 기존 클래식에서 모두 파생된 것들이고 클래식은 그 이외에도 그 동안 쌓인 작품을과 구사할 수 있는 기법이 훨씬 더 다채롭기 때문에 '작곡적인 측면'에서 클래식이 '우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그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왜 이해를 못하십니까 입증을 어떻게 강화시키냐고요?? 이에대한 강화는 음악적인 설명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음악적인 이야기를 하니깐 그게 대한 대꾸는 하나도 없고 무슨 전문가니깐 닥쳐라는 태도를 보인다고 디스하시네요. 입증을 해도 알아들어야 입증이죠.
레지엔
14/05/21 02:20
수정 아이콘
밥은먹었니kk 님//
그러니까 그 요소들이 '시대적으로 더 앞서서 출현했기에' 나온 것인지, '장르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에 기반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클래식이 더 후대에 출현했어도 그 요소들이 클래식의 것이었겠느냐가 첫번째 반론이 됩니다.
두번째 반론은 그 요소들이 클래식에'만' 존재하는 것이냐가 문제가 됩니다. 즉, 클래식에서 나왔던 파생됐건 기술적 요소는 독립적으로 기술적 요소의 지위를 획득하며, 이걸 차용하는 것은 개별 아티스트의 선택 문제이자 자질 문제지 장르적 차이라고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본질적으로 클래식이 타 장르에 비해서 선택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고로 클래식이 더 우위에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건데, 그게 그렇다면 클래식이라는 장르만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에 기반하는 것이냐 아니냐를 묻는 겁니다... 예컨대 클래식에서 나온 화성적인 측면은, 클래식 이외의 다른 음악에서 사용이 불가능합니까?
A-B의 관계에 대한 분석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어떠한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러한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따지고 들어갈 부분이 많습니다. 그 점에서, 본인은 논리가 아니라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리플을 말씀하신 시점부터 이미 제가 제기한 입증의 문제가 뭘 이야기하는지 본인이 이해를 못하시고 있는 겁니다. '당신이 너무 몰라서 그런데...'로 시작한 리플에서는 명백히 '닥쳐'의 태도를 취하고 있죠. 음악 많이 아시고 프로신 거 알겠는데, 특정 요소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성립되는가에 대해서는 일반인 이하 수준의 식견을 가지고 있으시면서 A도 B도 음악에 연관된거니까 넌 그냥 내 말 들으면 돼의 태도가 위에 없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추가로, 없는 말 지어내시기까지 했죠. 지금 화내야 될 사람은 저인 것 같습니다만? A와 B에 대해서 제가 밥은먹었니kk님보다 더 잘 알 리도 없고, 오히려 그 부분은 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리플이 계속 그러하지요. A-B의 관계의 일반론에 대해서는 제가 더 잘 아는 것 같군요. 고로, 저한테 '서로 다른 두 개의 관계를 어떻게 입증하는가'를 물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A-B의 관계에 대한 가설을 좀 더 신뢰도있는 문장으로 바꿀 수 있겠죠. 제가 하려던 논의는 이겁니다. 아예 처음부터 A-B의 관계에 대한 일반론과 특수성을 다 알고 계셨다면 그냥 제가 배우고 끝났을 것이고요. 지금 상황? 글쎄요 솔직히 말하자면 판이 깨졌네요.
밥은먹었니kk
14/05/21 02:56
수정 아이콘
레지엔 님// 괜히 본인의 열등감 때문에 일반인 드립치지마시구요. 잠이나 주무시죠 ^^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지엔
14/05/21 03:00
수정 아이콘
밥은먹었니kk 님// 비논리적인 대답의 끝은 언제나 비아냥이지요. 제 가설에 사례 하나 추가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밥은먹었니kk
14/05/21 03:01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없음),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표절작곡가
14/05/2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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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저도 레지엔님 댓글을 이해하는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클래식의 우위라고 하는게 장르 자체가 가진 우위냐,
단지 역사적으로 오래 됐기에 생긴 우위냐고 이해하면 되는건가요??
((이게 틀리면 전 난독증입니다~~ㅠㅠ))

제가 볼 때는 역사적으로 오래됐기에 우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가 맞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은 약 400년 되었고,,
지금의 대중 가요나 재즈 등은 시작한지 얼마 안된거에 불과하죠~~

밥은먹었니kk님 말씀대로 클래식 이외의 장르들이 생성 될 때
클래식에서 이론적으로 배워올 수 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음악 장르라는게 어느날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나오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이미 있어왔던 음악에서 참고를 하는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단지 시작이 그렇고 지금도 클래식에서 작곡기법적으로 차용하는 것이 있다고해도,,
어느 한 쪽이 우위라는 것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클래식은 즉흥연주를 기반으로 하는 장르가 아닙니다..
그래서 연주자와 작곡가의 구분이 칼일 수 밖에 없습니다...
피아노 콩쿨 우승자와 카페에서 연주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누가 더 음악성이 있냐고 질문한다면,,, 글쎄요~~??
서로 다른거지 우위를 이야기할 건 아니라고 보구요~
재즈 피아니스트는 즉흥으로 창작해내는 사람이구요,,,
콩쿨 우승자는 있는 레파토리 내에서 해석을 잘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다만 정해지지 않은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즈 피아니스트에 우위를 둡니다...
해석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님의 댓글에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레지엔
14/05/21 05:10
수정 아이콘
표절작곡가 님// 말씀하신 것과 비슷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떠한 기술적 요소에서 특정 집단에서 우위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클래식이라는 장르만이 줄 수 있는 것이냐 아니면 다른 요소가 관여한 것이냐에서 확언할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즉 클래식이 레퍼런스의 위치를 가지는 것이,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구분하는 명백한 특성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역사가 길다, 천재가 나타났을 때 그가 택할 장르가 클래식밖에 없었다, 개별적인 천재의 산물인데 우연히도 그들이 클래식 작곡가였다 등등)에 의해서 그런 것인지를 구분하는 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사실 좀 더 들어간다면, 우리가 어떤 두 개의 우열을 비교할 집단을 지금 설정하는 건데, 그 집단이 '클래식을 하는 사람' vs '비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이미 혼동의 요소가 큽니다. 예컨대 베토벤과 흔한 대중음악 작곡가의 비교에서 전자의 손을 들어주는게 일반적이고 그래서 이게 맞는 답이라고 가정했을 때에, 둘을 구분하는 것이 '장르'인가 '그 외의 다른 요소'인가는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만일 이게 '장르'의 문제라면, 장르를 제외한 다른 팩터들을 변경했는데도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겠지요. 위에 언급한 6살 아이와 프로 재즈 피아니스트의 비교가 이러한 것이고요.
저는 특정한 장르가, 때로는 특정한 요소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그 부분에 한한 우열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한테 제일 와닿는 부분은 음악보다는 영화의 사례일텐데, 하드고어 영화의 인체 해부적 표현, 특히 가성비 측면에서의 그것입니다. 그 어떤 영화 장르도 하드고어라는 장르보다 저걸 잘 수행할 수가 없고, 애초에 하드고어 영화 자체가 저런 표현을 본질적으로 중시하는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장르적 특성'이 '기술적 요소의 우열'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느와르 영화의 총격씬은 일견 다른 장르의 영화의 총격씬보다 좋게 보인다고 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느와르가 아닌 영화에서도 더 좋은 총격씬이 나오기도 하고, 느와르 영화 내에서도 우열이 상당히 발생하며, 극단적으로는 총격씬을 제외해도 느와르 영화를 느와르 영화답게 만드는 것(=장르적 특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좀 힘들 겁니다. 느와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과 환경과는 큰 상관이 있지만요. 제가 던진 질문도 결국 이런 것이었습니다. 차이가 있어보이는 두 집단을 나눠놨을때, 그 두 집단 사이의 차이를 유도한 것은 무엇인가?
표절작곡가
14/05/21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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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님//
그 질문에 답할 사람이 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흐흐
두 집단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이 학문적으로 정확한 논거를 들 수 있을 만큼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여야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할 사람이 과연....

일단 저는 아닙니다~~^^
레지엔
14/05/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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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작곡가 님// 뭐 사실 상당히 오랜 기간 궁금했던 것이고 제대로 된 답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는 질문이긴 합니다. 사실 깊게 들어가면 '장르는 무엇으로 구분되는가' 같은 코어한(그리고 합의된 답을 끌어내기 거의 불가능한!) 질문도 나오겠고... 그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는 건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보는데, 답을 안다는 듯이 확언한 분이 나와서 질문을 했는데 사실은 질문조차 이해를 못하셔서 열을 낸 것이기도 하죠(..)
표절작곡가님의 직관에 기반한 견해는 상당히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봤던 여러 답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자가 있었던 답이고, 거기에 +1을 해주신거라서요.
14/05/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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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수백년을 살아온 명곡에 대응되는 대중음악의 수백년을 살 명곡은 뭐가 있을까요
비틀즈나 퀸 일까요?
14/05/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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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대중음악, 넓은 범위에서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의 구분은 근대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연구 분야에서 이를 최초로 구분한 인물로 손꼽히는 이는 매튜 아놀드입니다.
매튜 아놀드는 고급 문화는 인간의 지적 고양을 극대화 하는 것으로, 반면 대중 문화를 고급 문화를 이해할 지성이 없는 사람들의 B급 문화로 여겼죠.
이러한 아놀드의 견해는 20세기 초반까지 정론처럼 여겨졌고, 사실 여전히 강력한 담론이기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왜 고급 문화/대중 문화가 근대에 이르러 구분되게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던져지지 않을 수 없을텐데, 이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은 근대의 정치 사회적 맥락을 언급합니다.
매튜 아놀드 뿐만 아니라 근대에 이르러서 본격적으로 미학과 문화에 대한 담론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담론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대다수 중류 지식인 계층이었습니다.
근대 유럽 사회의 중류 지식인의 사회적 위치라는 것이 참으로 오묘한 것이었는데, 이들의 위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귀족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 속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입니다. 그러나 귀족 출신이 아니라는 점은 언제나 이러한 중류 지식인들을 사회의 핵심 영역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는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귀족 중심의 정치 체계와 사회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세웠고, 귀족들과 일반대중과는 차별화 되는 그들의 정체성을 구별짓기 위한 도구로 "문화"라는 키워드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이용되었습니다. 근대 사상가, 지식인들의 저서 중에서 문화와 매너에 대한 저작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원인에서 출발하리라고 많은 학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발굴해낸 고급 문화들(소위 고전으로 불리는)이 얼마나 대중 문화와 질적 차이를 담보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이 시대가 발굴한 고급 문화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베토벤인데, 아마도 이렇게 질문해 볼 수 있겠죠.
"베토벤과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베토벤은 과연 고급 문화로 여겨 졌을까?"하는 질문입니다.
매튜 아놀드부터 아도르노까지 대중 문화와 고급 문화는 마치 엄밀한 구분을 가진 것처럼 그려졌으나, 실상 그들이 비난한 소설과 영화 이미 상당히 고급 문화의 하나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문화 연구 분야에서 더 이상 고급 문화/대중 문화에 대한 구분을 시도하기 보다는, 그러한 구분 자체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콩콩지님의 글을 읽다보니 몇 년전에 봤던 『타인의 취향』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지성을 갖춘 이들만이 그에 상응하는 고급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오만한 편견에 대한 유쾌한 답변이라 생각하는 영화입니다.
혹시나 보지 않으셨다면 강력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王天君
14/05/2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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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흥미롭네요. 추천하신 영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성동구
14/05/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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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들은 교양 수업에서 [문화계급]이라는걸 배웠는데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보다 더 고급(?) 스러운건, 음악같은 예술의 영역은 아무래도 어린시절부터 접하는게 중요한데,
클래식 음악의 진입장벽이 대중 음악보다는 더 높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들이 클래식 음악을 더 선호하고
일반 대중들의 경우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그에 따라 이해도가 낮아서 좀 더 경제력 있는
사람들만 일반적으로는 향유하는 높은 계급의 문화 생활이라고 교육 받은적이 있네요.

하지만 문화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제 생각으로는 더 고급하다라고 정의 내리면 안될것 같긴 해요......
14/05/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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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측면에서 본다면 대중가요나 클래식음악이나 듣기 좋은 패턴입니다. 칠판 긁는 소리와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와 비교하면 고급 소리가 있을까요.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입니다. 즉, 미쿠미쿠(?) 같은 보컬로이드가 만드는 노래도 사랑한다면 죽은 클래식음악보다 고급스럽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요컨대 아이유, 태연, 수지 짱짱걸!! 아이돌 노래를 모차르트, 베토벤 따위(?)와 비교하다니 참 슬픕니다..
라방백
14/05/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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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만든 사람의 실력에 따라 다소간의 호불호와 실력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음악이라는 장르안에서는 다 동일하지 않을까요?
펠레나 마라도나가 아무리 잘해도 우리는 박지성에게 더 열광하고 그들은 모두 축구를 하고 있는것 뿐이니까요.
물론 너무 질이 떨어지거나 비교조차 하기 힘든 수준의 음악도 있기야 하겠습니다만....

클래식이 특별한 장르라기보다는 베토벤이나 모짜르트가 역사상 손꼽히는 음악계의 천재라서 좋은 음악이 나온것이라 생각합니다.
14/05/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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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만 보면 비교가 무의미한게 맞고, 클래식이 고급이란건 역사적으로 상위계층 사람들이 향유한 문화라는 이미지에서 나온 이야기죠.
14/05/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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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간에 음악성의 우열은 그다지 없다고 생각하고(비교자체가 어렵다고 보구요), 다만 같은 장르 안에서는 음악성 있는 노래와 조악한 노래의 우열을 나눌 순 있다고 봅니다.
14/05/2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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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는 무식쟁이라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다양한 소설을 읽다 보니 저같은 경우에는 고전으로 가게 되더군요. 모든 현대 소설들이 그러한지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명작이라 불리는 고전 소설과는 다른 깊이가 느껴집니다.

클래식이라 말하는 것들 또한 현대 클래식이 아닌 시대적으로 고전을 의미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수많은 시대를 걸쳐 살아남았다라는 게 우위아닌 우위를 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의 대중 가요도 마찬가지죠. 100년뒤에도 회자될 비틀즈나 레드 레플린과 오늘날 아이돌 가수의 노래는 차원이 다른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때도 찾고 듣게 될 노래는 또 다른 클래식 아닌 클래식이 되지 않을지.
아이지스
14/05/2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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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을 들어왔고 앞으로도 배우고 가르치고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5/2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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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그걸 향유한 '문화'권이 세력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문화'는 수백년을 갈 수 있습니다.
이전부터 해왔던것이라서 그냥 하는 것(관습)도 정당성의 한 원천이니까요.
최초의인간
14/05/2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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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깊이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유 뿐만 아니라 창작에 있어서도요. 대체로 피지알에서 다수 의견은 '장르가 다르면 다른 장(field)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쪽 같지만, (양보해서)그렇게 보더라도 그 필드도 필드 각각의 차이가 있죠. 장기간 형성, 유지되어 온 필드에 비해 그렇지 않은 필드는 내적 논리가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물론, 현재 세대가 향유하는 문화 중 일부도 시간이 지나면 재즈나 영화, 극을 비롯한 여러 분야들처럼 나름의 내적 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athetique
14/05/2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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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번스타인(미국의 전설적인 지휘자)
"나는 클래식이 대중음악 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겐 쇼팽의 녹턴들보다 비틀즈의 곡들이 더 음악적으로 위대하다"

저도 나름 클래식광이고 한때 클부심도 좀 있었지만 장르가 우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주하기나 감상하기에 클래식이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고 오랜세월 레파토리가 쌓이다보니 그 중 완성곡이 매우 높은 곡들만 살아남아서 평균적인 음악적,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대중음악은 흥행에 매우 민감하므로 좀더 경제논리에 휘둘리기 쉽다는 점도 고려해야하구요.
소독용 에탄올
14/05/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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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식 음악이 더 고급하다고 '교육받은' 혹은 '사회화된' 사람들에겐 클레식 음악이 더 고급스러울 수 있고, 아닌 사람들에겐 아니죠.
애초부터 무엇인가가 '고급스럽다'라고 간주하는 것은 사회 내부에서 계층'지표'로 부여되는 의미입니다.
이 의미에 뭔가 이유를 붙여서 어떤 추가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있을 수 있지만, 정당성 확보 없이도 이 '의미부여' 자체는 가능합니다.
14/05/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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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정론입니다. 클래식 자체를 가지고 따질 것이 아니라 왜 클래식을 우위에 두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거죠. 사람 사는 이야기를 사람빼고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말이 안됩니다.
14/05/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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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음악의 기원을 궁금해 하긴 했습니다. 한 두세가지 정도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해볼수 있지 않을까요.

첫째로 작업용도.. (주로 발라드)
둘째로 부스터 (주로 신나는 리듬의 파티송, 노동요, 군가 등등)

이중에서 첫번째에 관심을 가지고 보자면..
여성이 남성에게 끌리는데는 능력 (피지컬+머리, 혹은 이를 실제적으로 증명할 재력) 이 최우선이지만 사실 Matt Ridley 는 그의 저서에서 이에 더해서 다른 두가지를 더 꼽았슴다. 그건 음악적 능력, 그리고 유머감각. 새들이 화려한 깃털과 화려한 울음소리로 이성을 유혹하는 데서 우리는 왜 생존에 영향이 없는 긴 깃털과 노래소리가 이성을 유혹하는지 궁금해 하지만. 인간도 잘 살펴보면 여성들이 생존력에는 별 영향없는 빈약한 근육을 가진 노래만 잘하는 남성 가수들 (발라드건 롹이건) 에게 엄청난 하트뿅뿅을 보내고 있죠. 인간도 새들처럼 뭔가 음악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태초에 우연히 심어져 내려온것이 아닐까요. 그냥 인간의 종특이라고 봐요 저는.
구밀복검
14/05/21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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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엇이 (진짜배기) 예술이냐와 결부되는 질문이죠. 물론 '가치는 다원적이고 상대적이므로 모두가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 아름다운 예술이라능! 진짜 예술 짭 예술 이런 구분 나쁘다능!'이라는 식의 [위 아 더 월드]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세계는 항상 분열되어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가치가 마냥 다원적이라든가 상대적이지도 않고요. 다원주의, 다양성이란 말이 참 흔하게 쓰이지만, 사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다원주의란 있을 수 없으며, 핵심과 부수, 본질과 지엽의 구분이 전혀 없는 완전한 가치 평등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지 절대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으며 그 누구도 그렇게 살아가지 않거든요. 결국 누가 되었든 간에 어느 지점에서는 선을 긋고 구분을 짓고 영역을 구별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각 개인들이 자유로이 그은 선들의 평균치를 우리는 통념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이 통념이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현실적으로 결정합니다. 가령, 애들이 집에서 문학 작품 읽는 거나 클래식 듣는 것에 대해서는 부모들이 별 거부감 안 가지지만, 만화책 보거나 애니메이션 보거나 게임 하는 것이나 메탈 듣는 것에는 경기를 일으키곤 하죠. 그런 것들이 편견 어린 태도라는 것이야 당연하겠으나, 단기적으로 바뀔 일이 거의 절대 없는 - 아니 장기적으로도 사실 - 불변의 정신이며, 그 누구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렇게 바뀔 일 드문 것을 그저 시대착오적이라든가 구시대적이라든가 하는 것은 지나치게 피상적인 태도죠. 그런 식으로 접근해봐야 현실이 바뀔 일은 없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어차피 누구나 가치의 위계를 설정하기 마련이라면, '나는 편견없는 사람이고 모두가 나를 본받아야 해'라는 선언 자체가 자뻑일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PGR에서 종종 쓰이는 말로 '겉으로는 모든 장르의 평등함을 말하지만 내심으로는 메탈이 절대적'이라는 식의 이야기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혹자들은 소통과 이해와 존중을 말합니다만, 역설적이게도 커뮤니케이션이 증진되면 증진될수록 결론은 좁혀지고 가치는 획일화되며 그에따라 다양성은 감소하기 마련합니다. 아주 재미있게도 위 아 더 월드를 지향하면 지향할수록 위 아 더 월드로부터는 멀어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마디로 키배를 뜨다보면 답이 압축되면서 입장과 입장 사이의 위계를 발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것이 예술에도 적용된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나이브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심연의 문제]를 통찰해야하죠.

이러한 통념은 사회적인 위상의 격차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예술은 결국 위상의 문제입니다. 그럼 위상의 격차는 어디에서 연원하는지 따져보면, 기자니 평론가니 창작자니 하는 예술가 집단의 카르텔에서 나오고요. 일종의 예술가 패거리가 만들어지면서 상품 이상의, 예술로서의 권위를 갖추게 되고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예컨대 영화란 장르가 이리저리 비판 받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예술로 대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전문성을 갖춘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 - 감독, 배우, 제작자, 저널리스트, 학자 등등등 - 이 무수히 많고, 그 때문에 그네들끼리 상호 간의 권위를 상호 인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력갱생이 된다는 말이죠. 어지간해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예술 분야에 존재하는 최고의 상 중 하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요. 아무리 코믹스가 이미지와 텍스트가 조화를 이루는, 영화 못지 않은 훌륭한 장르라고 이야기해봐야 일본 만화 대상 가지고 아카데미 상에 들이대긴 좀 옹색할 겁니다.

그럼 카르텔에는 자동으로 가입될 수 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고요. 무시할 수 없는 굵직굵직한 작품들과 그것을 만든 창작자들이 튀어나와서 대작/거장 대접을 받고, 이를 비평가 집단이 인정하며, 두터운 매니아 집단이 지속적으로 장르를 향유하고, 그리하여 장르가 퇴행하거나 답보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평을 넓혀 나갈 때, 그리하여 다른 예술가 집단에게 [실력 행사]가 가능해지고 [까아닥]을 시킬 수 있어질 때, 그네들의 패거리에 끼게 될 수 있는 거죠. 소설의 마담 보바리나 폭풍의 언덕이나 전쟁과 평화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유리알 유희 같은 것처럼요. 혹은 영화의 모던 타임즈나 갓파더나 싸이코나 시민 케인이 예시가 될 수도 있을 테고요. 예컨대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도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같은 작품이 나왔을 때는 관우가 형주에 홍수를 터뜨리며 위나라를 경천동지시킨 것마냥 예술의 혁명처럼 받아들여졌죠. 현재로서는 서브컬쳐 이상의 지위를 확보하진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서브컬쳐 장르에 비해서는 회자되는 고전들이 많죠. 락 같은 경우에도 비틀즈가 예수 드립 치던 시절에만 해도 패기 있었죠. 지금은 뭐...
표절작곡가
14/05/2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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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클래식 음악가지만,,,
댓글들의 내공이 장난이 아닌지라~~
일단 닥치고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ㅠㅠ
표절작곡가
14/05/2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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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치는 것을 포기하고 저도 한 리플 씁니다...

클래식~~
우위는 모르겠고,,
적어도 가격의 우위는 가지고 있다고 보겠네요~~
즉~
비싸요~~

일반 시향 오케스트라에 투입되는 바이올린 한대 가격이면
밴드를 몇개를 만들 수 있을까하고 궁금했던 적이 있더랬죠~~
물론 세계구급 밴드면 상당히 비싼 악기를 쓰겠지만,,
그 마져도 세계구급 오케스트라단에서 쓰이는 바이올린 한 대
가격만 할겁니다..

악기가격은 그렇다 치고,,,
이놈의 클래식은 나름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지라
마이크 스피커 등등의 시스템을 갖추지 않습니다...
(200년 전에 그런게 있었을리가~~)
즉,,, 클래식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건물을 따로 올려야한다는 말입죠~!!
클래식 전문 연주홀로다가~~~

천장 높이는 어떻게 할 것이냐,
반향판 설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바닥재는 뭘로 할 것이냐,,
무대크기는 어떻게 할 것이냐~등등

악기소리를 음악회장 끝까지 전달하기위해
클래식에서는 건물을 새로 올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흐흐

클래식 음악가가 되는 과정도
비쌉니다~~

독학으로 악기를 해서 비벼볼 수 있는 시절은 한참 지나서,,
((클래식 태동기에도 그건 불가능~))
4년제 대학을 나오고,, 천조국이든 소세지국이든 유학도 갔다오고,,
간간히 네임드 연주자들의 마스터 클래스도 갔다오고,,
콩쿨도 지원해보고,,그래서 입상해보고,,, 등등
이런 테크를 해야 겨우 한국에서 나 클래식 합네~
하고 방구 끼는게 가능하지요~~

아이유가 저런 테크를 탄게 아니어도
얼마든지 활동하는 것을 보면,,
클래식이란게 배우는 것도 돈이 많이 든다는게 실감이 나는거죠~~

비싸기 때문에 고급이다라는 명제는,,,
저는 좀 아니라고 봅니다...
레지엔
14/05/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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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기 때문에 고급이다는 사실 고급이어서 비싸다랑 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 다른 리플들에서 나오는 진입 장벽이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클래식은 비쌉니다. 그리고 그 비싼 비용을 다양한 부분에 나눠서 써서 결과적으로 클래식과 비클래식의 차이를 나누는 요소들을 다양화하면서도 강화합니다. 그래서 비싸서 고급이 되기도 하죠. 반대로 이미 코드가 견고하게 형성된 후에는, 고급이 되었으니 당연히 더 비용 지불을 늘릴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비싼 비용 지불에 대한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좋은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고급 문화의 요소를 가장 잘 보여주는게 결국 브랜드라는 건데, 브랜드는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어서 -> 선호도가 올라가고 -> 결과적으로 희소성이 발생하여 -> 가격이 오르기도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 자연스레 희소성이 형성되고 -> 결국 당초에는 비쌌던 가격이 더 이상 비싸다고 인식되지 않는 역방향도 나타납니다. 그리고 고급 문화라고 불리는 것들은, 양쪽 방향 모두를 보여줄 겁니다.
표절작곡가
14/05/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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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효과라고 이해하면 될까요??흐흐

이거 명품이어서 비쌈 -> 이거 비싸서 명품임 -> 이거 명품이어서 비쌈 -> 이거 비싸서 명품임 -> ......
표절작곡가
14/05/21 06:37
수정 아이콘
제가 추천하고 싶은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 - 청춘합창단 편입니다..

여기서 음악가인 김태원과 인천시합창단 그리고 지휘자인 윤학원 선생과 편곡자가 나오지요~
김태원씨가 작곡을 하겠다고 해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불과 몇 시간 만에~~)
제가 주목한 부분은
인천시합창단 소속 편곡자가 편곡해서 합창곡으로 만들어내는 부분이었거든요...

여기서 둘의 음악적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태원의 영역은,,
밴드와 보컬
작곡의 결과물은 노래 선율과 위에 쓰여진 코드.
나머지는 선율과 코드를 바탕으로한 밴드의 즉흥연주로 음악을 채웁니다..

편곡자의 영역은,,
합창단,,(혹은 오케스트라 작업할 일도 있기 때문에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물은 각 파트마다 주어지는 선율덩어리들...
합창단은 주어진 악보대로 연주만하면 음악이 됩니다..

만약 합창단에게 김태원의 원 악보를 던져 준다면,,
기껏해야 피아노 반주에 제창(모두가 한 선율만 부르는 것)만 가능하겠지요~
만약 이걸 무대에 올린다??
이걸고 합창 대회에 나간다???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편곡자의 도움으로
음악의 구성을 새로 짜고 각 파트 별로 선율을 만들어주고,,
세심하게 강약과 맺고 끊음까지 정해서 합창단에게 줍니다...
이게 클래식 작곡가,편곡가가 하는 일이거든요~~

클래식음악은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고급이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에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다른 장르와
차별됐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 차별을 가지고 고급 저급을 논할 수 는 없구요~
서로 간의 영역이 다르기에
상부상조하는 관계라 보여집니다...
위 영상에서처럼요~~
14/05/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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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이 라디오에서 말하는거 들었는데 오케스트라쓰는거 비용이 비싸드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비싸니깐 고급 그런게 아닐까요.
표절작곡가
14/05/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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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의 전유물은 아닙니다만은
이 녀석의 사용법은 클래식 작곡가만 알긴 합니다~~
(예외가 있으려나요??)

오케스트라에 동원되는 인원이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해 넘사벽으로 많고,,
각 단원이 들고 다니는 악기들이 넘사벽으로 비싸기도 합니다...

오케스트라를 부르는건 인건비가 만만치 않긴 하죠~~
14/05/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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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하는 사람들중에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고 앨범을 만들때 오케스트라를 활용하는 작곡가들도 많습니다.. 뭐 클래식 공부를 많이한사람 아니면 기존의 클래식에 종사하는 분들보단 못하겠죠 아무래도..
요즘에는 컴퓨터로도 가능하죠(물론 직접 레코딩하는 것만큼의 소리를 보여주진 못하겠죠)
모 북유럽 복지가 좋은 국가는 신인밴드가 앨범내면 오케스트라 쓰는 비용을 지원해준다는데...부럽네요 크
꽃보다할배
14/05/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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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데에서 어울리니 고급이지 급수가 높은 음악은 아닙니다
시장에서는 트로트와 막걸리
야구장에서는 맥주와 걸그룹
홍대에서는 락과 칵테일
레스토랑에서는 와인과 클래식
어울리는 장소가 비싸지다보니 비싼거지 음악 자체가 등급이 있는것은 아니지요 단지 우리의 선입관이 그렇게 갈라놓고 싶은거죠
저글링아빠
14/05/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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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보다 고급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퍼포먼스의 평균적인 레벨에서
넘사벽으로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을 앞섭니다.
아마 일반적인 대중음악의 퍼포먼스 레벨이면
클래식 음악시장에서는 나서기도 전에 사장될겁니다.

위에도 어느 분이 말씀하셨지만,
사실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곡들은 과거의 수많은 곡들 중 이미 엄청난 시간의 평가를 이겨내고 남은 극소수의 음악이라
퍼포먼스를 떠나 그 곡 자체로도 이미 일반 대중음악과 평균적으로 다이다이 하기엔 약간 무리입니다.
게다가 프로레벨에서 그 곡에 대한 퍼포먼스의 평균 레벨은 달라도 너무 다르기때문에
그 결과로서의 음악을 즐기는 입장에서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소독용 에탄올
14/05/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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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니 뭐니 하는것도 그걸 배우거나 관심이 있어야 알 수 있는거라서요.
문화향유의 재생산 양식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에게 클레식이건 대중음악이건 시끄러운 소리거나, 배경소음 무마용 소리 일뿐입니다.
저글링아빠
14/05/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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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술이 뭐냐 그것으로 궁구하는게 뭐냐 하는 문제로 연결되는건데
저 아래 팟저님 말씀으로 제 대답을 갈음하고 싶네요.

내 입에 맞으면 그만인게 음식이라도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과 동네 떡볶이 가게가 요리의 수준에서 같은 레벨일 순 없다고 봐요.
소독용 에탄올
14/05/2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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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수준' 자체가 특정한 '문화양식'입니다.
어떤것이 요리고 어떤것이 요리가 아닌가, 어떤 요리가 더 '나은'요리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의 양식입죠.
물론 인간이라는 생물이 장기간의 진화과정을 통해 얻게된 특정한 '화학신호'에 대한 선호야 존재하지요.
다만 이 '특정'화학신호에 대한 선호는 요리의 수준과 '다른'맥락을 가질겁니다.
기쁨아붕
14/05/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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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한정으로, 중세시대 고급음악이라는 것은 성당에서 부르던 성가 였죠. (그레고리 성가곡 스타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선율에 맞춰 "아~~~아~~" 하는 스타일. 이건 그당시 유행이라기 보다, 마이크가 없던 시절 성당 구석구석까지 소리가 전달되게 하기 위한 테크닉이었겠죠)

사실 그 당시 음악이라는 것은 예배당에서만 부를 수 있는 신성한 것이었죠. 그런 것에 반발하여 "무슨 소리냐. 나는 집에서도! 음악을 듣고 싶다." 라면서 신성한 예배당이 아닌 집에서 음악을 듣고, 주제도 종교적인 것과 상관없는 주제의 음악을 들으려는 욕구가 나타나죠.

그런데 그당시에는 음악을 감상하려면 연주자가 직접 연주를 하는 수 밖에 없었고, 연주자를 직접 고용해서 집안에서 (이를테면 살롱) 연주하도록 할 정도의 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귀족 밖에 없었죠.

지금의 클래식이라 불리는 음악의 시작은 그렇게 "非고급 음악"이었던 겁니다. (대중음악이라고 하기엔 청취자가 귀족으로 한정되며, 합창잔+파이프 오르간에 비하면 저렴했지만 여전히 감상하기엔 비싸서 비고급음악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다가 저변이 확대되면서, 부르주아까지는 음악을 즐길수 있었고, 진정한 의미의 대중음악은 축음기, 라디오가 나오면서 부터죠..

그러다보니 계급이 나뉘어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똘이아버지
14/05/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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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이냐 아니냐는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이고, 얼마를 지불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당연히 고급입니다.
솔로몬의악몽
14/05/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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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락덕들이 한 번쯤은 혼란을 느꼈을만한 질문이죠.
잉베이 말롬스틴이 바흐에 비해 떨어질게 뭐냐!!(정작 전 바흐를 들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소중한 음악이 있는거야!! 이러다가도
막상 블랙 사바스와 H.O.T가 동급인 음악을 한다고? 으음...뭐 이랬었으니까요.
결국은 각자 좋아하는 음악이 최고, 뭐 이런 식으로 그냥 넘어갔었던 것 같네요.
애기찌와
14/05/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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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높고 낮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위에 댓글들을 한번 읽고 느낀건 대중음악이 클래식만 못하지 않다는 이유를 대시는 분들의 논리를 똑같이 클래식에 갖다 댄다면 답은 똑같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 이런 주제 나오면 답이 없는 문제로 왜 답을 내려하느냐하는 답들을 몇번 본거 같은데..

흥미롭네요. 토론에 끼어들지 않는 어찌보면 제3자의 입장으로서 기대됩니다. 모두의 논리를 끌어안을 댓글이 나올지요.
Around30
14/05/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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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당시의 대중음악이었고(물론 귀족한정)
재즈도 한시대의 주류였던 대중음악이었죠.
락도 대중음악이었도 아직까진 거진 락에 기반한 노래들이 대중음악의 주류라고 봐야겠지요.
단지 비주류가 되어서 향유계층이 한정되고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돈을 부어야하는 것을 이유로 고급음악이라고 부르기에는 개인적으로 거부감이 듭니다.
클래식은 워낙 긴 시간의 역사를 싸잡아 클래식으로 부르기때문에 아무래도 악기의 스펙트럼 및 기법의 스펙트럼에 있어서 현대음악에서 구분지은 한쟝르의 그것과는 비할바가 안되겠지요.
시간과 밸런스로 따지면 클래식 vs 재즈 or 락, 메탈 등과 비교할것이 아니라
클래식 vs 비클래식의 모든 현대음악쟝르를 합친 것과 비교해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그렇다고 하면 우월하다고 말하긴 힘들것 같습니다.
마이크를 안쓰고 악기들이 아날로그이기때문에 기술적으로 좀더 섬세한 연주를 요한다. 라는 것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따지면 스타1의 인터페이스가 더불편하니까 스타1 프로게이머들의 컨트롤이 스타2보다 뛰어남! 이라고 하는 주장과 다를바없고요.

뭐 우열을 나누는 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단지 현재 소수와 다수이기에 돈을 투자하고 좀더 고급레슨을 받는 소수들의 평균치 (듣는 귀 작곡 실력 연주기법)
이 다수보다는 좀 더 높을 수 있겠지요.
클래식의 탑클래스들과 다수중에서도 현대음악의 파이오니어들과 비교하면 고급성 및 실력의 우위에서 결판은 결코 안날 거라 봅니다.
켈로그김
14/05/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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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고급화되어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장르 자체로 고급한 이미지를 갖게 하는 까닭이겠죠.
학과 클래식 동아리의 연주를 듣고 고급하다고 느끼기는 힘들겁니다.

앞서 말씀하신 분이 계신데.. 대중음악의 특징인 인기와 질의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음.. 이 신기하다면 신기한 현상이지요.
대중음악이기 때문에, 세상은 요지경 같은 곡이 1위도 하고.. 그런거지요.

그리고.. 메탈은 사실은 굉장히 기술집약적인 음악으로.. 클래식과도 비슷합니다.
이쪽은 알짤없어요.. 귀신같이 퀄리티로 줄세우는게 클래식 저리가라입니다.
레지엔
14/05/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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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옛날에 클래식 애호가들이 했던 짓을 재즈 애호가들이 배우고, 이걸 다시 메탈 애호가들이 답습하고 있죠. 장르 vs 장르 문제, 문화 vs 문화 문제, 코드 vs 코드 문제에서 나오는 논리가 매번 똑같음(..)
14/05/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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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애니메이션/드라마 보단 영화가 우위에 있다. 라는 주장엔 대부분 수긍하시는 것 같았는데 클래식이 우위라 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분이 많네요.
소독용 에탄올
14/05/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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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나 드라마나 영화나 ㅡㅡ; 거기서 거기죠.
물론 제작시간면에서 차이가 나서 '영화'가 상대적으로 더 제작자 친화적일 수 있는 환경이긴 한데.....
비욘세
14/05/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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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의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거같네료.
고급이라는 말이 손가락돌아가는거 같은 기술적인 영역이라면 클래식의 평균수치가 제일 높았습니다.
댓글에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시간으로 구분하는분도 많은데
제대로 구분하는 법은 듣고있는 음악을 듣고 뉘앙스를 캐치하는것입니다. 장르마다 리듬, 멜로디의 아티큘레이션, 화성의 사용법이 있기때문에 음악을 자주듣는분들이라면 세가지를 주의깊게 들어보는걸로도 뭐가 뭐인지 아실겁니다. 뮤직랭귀지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5/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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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을 나누는 구분, 음악을 자주듣는 이들이 공유하는 뮤직랭귀지 같은것들이 계층구분을 위해 사용되는 '문화적' 도구죠.
사실 고급이라고 간주되는 대상보다는, 그걸 고급이라고 간주하는 '사람들' 쪽이 더 중요해서요,
비욘세
14/05/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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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탄올님이 생각하시는 뮤직랭귀지의 의미는 저랑 좀 다른거 같네요. 보통 뮤직랭귀지하면 영어위키에 나와있는 뮤직랭귀지의 의미죠.
소독용 에탄올
14/05/2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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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그' 뮤직랭귀지여도 같은 맥락입니다.
음악을 자주듣는것 만으로 세가지를 구분하긴 어렵죠. '음악을 듣는다' 자체가 어떤 '문화적'맥락위에 있고,
서로다른 맥락의 음악을 듣는 행위는 서로다른 행위입니다.
특정한 방식의 '음악듣기' 자체가 해당하는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중 하나니까요.
저처럼 외부소음 차단을 목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평균 6~7시간씩 들어도 세가지 구분같은거 안됩니다 ㅡㅡ;
부평의K
14/05/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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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리더 김태원 형님의 명언이 두가지 있죠

"음악의 우열이 어딨어? 음악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거야" 라고 하셨던거랑 "코드에 주인이 어딨어?" 라고 하셨던...
14/05/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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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아니라 작품 단위로 말해야죠.

제가 접했던 대부분의 만화책은 제게 아무런 미적 감흥도 줄 수 없었습니다만 하야오가 그린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상으로 치열하게 19-20세기의 이데올로기를 탐색한 서사 작품을 다른 매체에서도 몇 댈 수 없으며, 애니메이션 역시 바시르와 왈츠를은 제가 영상 매체를 통해 본 최고...까진 아니어도 최고 중 하나라할 겁니다. 장르문학도 마찬가지죠.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나 로버트 홀드스톡의 미사고 연작, 그렉 이건의 내가 행복한 이유 등이 지닌 서사, 형식, 주제의식 사이의 조응과 미적 완성도는 정말 놀랍고 무시무시한 수준입니다.

다만 작품 사이에 우열은 분명히 존재하죠. 음, 이에 대해 위에서 여러 논답들이 있었습니다만... 전 음악은 모르겠지만 제가 즐기는, 텍스트에 기반한 서사 매체에 있어선 분명 '기준'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형식 놀음과 실험의 시대는 지났고, 할만한 건 거의 다 나왔죠. 파스칼 키냐르와 미셸 우옐벡의 우열을 가를 순 없어도 그들이 그들이 천착하는 장르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는 다른 작가군들과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요(이때 장르란 주로 작품의 형식적 미감이 독자를 설득하는 방법론에 의거해 가를 수 있을 거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살만 루시디가 이들 모두의 위에 서 있다는 건 너무나 명약관화하니까요(이건 앞서 구밀복검님께서 말씀하신 '패거리 문제'와도 연관되긴 합니다만... 축구의 왕은 공격수 왕이죠)
14/05/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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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인데 드라마가 안타까운 건... 매체 자체가 가진 가능성은 상당하지 않나 싶지만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는 건 기껏해야 타 매체에서 끌고 온 매너리즘의 극대화 정도죠. 매체만이 달성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성취해야 장르가 발전하게 되고 그 사이에서 진정 예술로서 가치가 발생하며 평론과 우열을 가능케 하는 기준이 나타나는데 참...
소독용 에탄올
14/05/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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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작품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개인취향'의 영역이고, 특정한 종류의 '문화향유 양식'에 대한 사회화를 통한 재생산이 공유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가기준은 공유되지 않지요.
평가기준 자체가 어떤 객관성을 가진 물건이 아니며, 사회적 구성(그것도 사회의 '일부' 계층에 의한)의 결과물입니다.
누군가에게 명약관화 한일은 다른이에게 그렇지 않고,
예술매체의 질은 엄밀히 말해선 따지기 어려운 물건이기도 합니다.
14/05/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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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의 질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죠. 매체의 내적 동력을 통해 움직이는 작품의 질을 따지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구요. 그게 불가능하며 예술적 방법론의 적실성에 대해 논하는 게 가당치 않다며 취향 문제로 환원하는 건 예술만이 갖는 호소력을 부정하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창밖 햇살과 길거리 풀잎에서도 일생을 반추하곤 하는 인간입니다만 그렇다고 그 모두를 예술적 감흥으로, 미적 경험으로 이를 순 없지요. 베토벤보단 햇살이 중요합니다만 감상을 목적으로 베토벤을 듣는 것과 일광욕 목적으로 햇살 쪼이기를 동일한 맥락으로 바라보는 건 예술에 대한 존중을 논하기 이전에 극단적인 상대주의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극단적인 상대주의는, 오로지 가장 극단적인 관념론자들만을 위한 도피처밖엔 안 되구요. 허나 정작 그렇게까지 달아날 수 있는 인간은 많지 않지요.
14/05/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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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매체로서 기능한다는 것에 동의할 때,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게 호소하는 방식을 상정할 수 있을 때 그 방법론의 적실성은 따질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은 당연히 그렇다, 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단지 관객 취향, 독자 취향으로 환원한다면 님께서 전가의 보도인양 휘두르는 최소한의 [사회적 구성]과 합의조차 불가능하겠지요. 왜 그러한 식의 구성이 나타나는지에 대해 매체 내에서 찾는 건 충분히 가당합니다. 그러한 구성과 합의에 비교적 부합하거나, 부합치 않더라도 호소하는 이유에 대해 탐구하는 것도요. 매체 내 평가야 말할 것도 없겠죠. 님께서 따지려는 건 매체 자체의 존재론적 본질의 필연성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나 적절할 소리일텐데 아무래도 대상을 잘못 고르셨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5/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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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햇살과 길거리 풀잎에서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인간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예술로부터 감흥을 못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이 '감각수용기'를 통해 자극을 수용하는데 있어, 종으로서 공유하는 보편적인 기제야 있겠지만, 그 자극 수용에 대한 '반응'은 각 개체의 조건과 경험들에 의존하며, 상당한 편차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설사 보편적 '자극-반응'기작이 존재한다고 해도, 상이한 경험을 가진 개체들이 해당기작을 통해 보이는 반응의 편차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경험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역사적으로 누적된 '사회적 구성'이고요.
극단적 상대주의나 관념론 같은 친숙하지 않은 이야기는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14/05/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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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응 편차를 무시하는 인간들은 애초부터 이 떡밥에서 이르는 범주밖에 있습니다. 잘 쓴 글과 그렇지 못한 글을 비교하며 글쓰기를 떠드는데 문맹을 앉혀놓고 이거나 저거나 흰 종이 위에 검은 낙서란 점에서 마찬가지라 말하는 건 논점 일탈이죠. 특정 방법론의 미적 체계를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으면 무리하게 스스로 상상 가능한 체계 속으로 이를 뭉뚱그리는 게 아니라 침묵하면 될 일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5/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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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쓴 글의 '기준'이 '의미전달'에 있다면 말씀하시는 바가 맞습니다. 그 '이상'의 뭔가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면요.
하지만 어느정도의 '의미전달'부터 '잘쓴글인가라는 '기준'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사실입죠.
이건 '문맹'하곤 관련 없는 일입니다.
14/05/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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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매커니즘으로 구성된 글이 화자의 의도와 정서 전달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이야길하는데 잘 쓴 글과 못 쓴 글의 차이를 서체와 맞춤법 이상을 따지기 어려워하는 유치원생을 끌고 오는 건 말이 안 된단 소립니다. 작문의 논리를 인정한다면 미적논리를 인정하지 말아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특정 매체의 미적 논리를 받아들이기 힘드시다구요? 그럼 해당 매체를 향유하는 법칙에 무지하고 익숙치 않은 까닭입니다. 갓 철자 뗀 아이에게 무엇이 잘된 글인지 따지게 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요. 그 아이가 자라 여러 글을 읽어보고 그 자신이 직접 써보기도 하며 문자 매체의 의미전달어ᆞ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특정 장치들마다 어떠한 맥락에서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지를 깨우친 연후에야 우린 이 아이를 해당 논의에 있어 유의미한 대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소독용 에탄올
14/05/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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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매체를 향유하는 '법칙' 자체가 사회화를 통해 일정한 '범주'의 사람들에게 재생산 되는 것입니다.
'법칙'이 정말 보편적인 것이라면, 왜 일부 '아이'들은 그걸 습득하고, 다른 '아이'들은 그걸 습득하지 못하는(혹은 습득하려 하지 않는)가 자체가 큰 의문이 됩니다.
어느 보편적인 법칙에 적용예외가 상당수 있다면, 그 법칙이 '정말로' 보편적인가 자체가 의문시 되야 하는것이지, 예외가 되는 집단이 '부적절'하게 되는 것이 아니죠.
14/05/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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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걸 따지고 싶으시거든 특정 매체의 존재론적 필연성이라 믿는 분들 앞에 가서 물으시라구요. 전 그렇지 않으니까요. 연철과 분철 표기 중 무엇이 언중들에게 적절하냐 논하는 자리에서 인류가 리셋되어도 한글이 탄생할 거 같냐, 다 사회적 산물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말하는 건 한글을 사용하지 않는 인류를 위한 제언이 아니라 그냥 논제 파악을 잘못한 겁니다.

~야 한다, 는 것도 잘 모르겠는 게, 긴 역사동안 인류의 정신, 사회적 산물이라 여겨지던 '언어'조차 언어학 내부의 힘으로 말미암아 뇌인지 매커니즘의 연장선상에서 연구되고 있는 시대에, 매체의 내적 본질, 혹은 방법론적 특질을 논하는 자리에 있어선 표준사회과학모델을 신봉하며 이거고 저거고 그게 그거니 그걸 그리 만든 외부적 요소를 찾아야한다는 주장보단 매체 내부의 무엇이 (그것이 '특정'이라 할지언정)인간과 사회에 호소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거 같네요. 메타 세계를 이야기하고 싶으시다면 예술을 그쪽까지 끌고 가는 분들께 말하는 게 맞을 겁니다.
nearfield
14/05/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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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의견들 잘 읽었습니다. 평소에도 가끔씩 혼자 고민해보던 주제라서 더 재미있게 읽었네요. 저도 아직은 명쾌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하게 주장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은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음악 간에는 우열이 없고 듣는 사람이 좋으면 그만이다."

극단적인 상대주의는 곧 허무주의로 귀결된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논의되어 온 주제이므로 차치하고서라도, 이런 주장은 음악을 향유하는 다채로운 방식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비단 음악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모든 예술은 그 향유하는 방식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말해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이런 논리로 집단간의 우열을 나누려고 하면 한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음악적 집단에 따라 향유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진다는 점이지요. 저의 경우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습니다만, 나이에 따라 청취 행태가 달라져 온 것을 경험하였는데요. 초중고 때는 아름다운 주선율이나 드라마틱한 구성을 가진 곡들을 좋아했다가, 이후로는 리듬 분석을 하는 재미가 있는 곡들을 들을 때 더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클래식의 경우 이런 악곡 내부적인 요소 이외에도 '연주자 또는 지휘자의 해석'이라는 즐길 요소가 있죠. 클래식은 오랜 기간에 걸쳐 소비되기 때문에, 앞에서 여러 분들이 언급하신 것처럼 컨텐츠의 정체에 의한 매너리즘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퍼포머의 해석이라는 일종의 컨텐츠 업데이트로 청자들에게 여분의 자유도를 제공해 왔습니다.
같은 기준을 클래식 외의 음악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기준이 같지 않은 두 대상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려고 하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하물며 대중음악 사이에서도 같은 잣대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지요. 누군가 일렉트로닉을 들으며 반복적인 리듬이 가져다주는 몰입감이나 신스의 톤이 얼마나 예쁘게 디자인되었는지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멜로디와 화성이 단순하기 짝이 없다고 불평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이는 바꿔 말하면 평가의 잣대가 비슷한 경우에는 우열을 가리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논리입니다. 즐기자고 듣는 음악을 왜 평가해야되느냐고 되묻는 분도 계실것 같아서 첨언하자면 여기서 평가라는 것은 내가 이 음악을 듣고 이러이러한 요소를 즐기려고 했는데 그 부분들이 얼마나 나에게 만족감을 제공하였는가를 따져본다는 의미입니다.
피아노
14/05/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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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더 고급인가?' 질문은 사실 매우 무책임한 질문입니다. 애초에 음악이란 예술은 가청 영역 안쪽의 주파수들을 나누고 12개의 음정(음, 혹은 음 사이의 간격)을 고정한 뒤(순정률, 평균률 개념이 들어가야합니다만) 반복적으로 펼쳐놓은 유한한 자원(음계) 내에서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낸 일종의 '선점 예술'입니다. 따라서 서양의 12음계내에서 이뤄지는 예술적인 모든 담론 및 작품들은, 지구 내의 모든 물체가 받는 중력과도 같은 벗어날 수 없는 일종의 명확한 틀 속에서 벌어지는 미학 발견과정입니다. 주파수 간격을 좀더 세밀히 나누어 음계를 12개 이상으로 늘리는 공학적으로 창의적인 시도를 해봤자 미학적으로 인간이 아름다움으로 인식하는 음정의 간격이 무너지게 됩니다. 명백히 좋게 들리지 않습니다. 음악은 미학적인 관점에서 소리를 통해 감정을 변화시키는 예술입니다. 예를 들어 장3도 간격의 화음(ex) 도-미)과 단3도 화음(ex) 도 - 미b)이 전자는 긍정적인 감정, 후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인간에게 준다는 것은 갓 태어난 신생아도 느낄만큼 명백합니다. 하나의 소리가 있고 그 위의 소리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감정을 흔들만큼 매우 강력하고 직접적인 예술입니다. 더 들어가면 동시에 울렸을 때와 시간차를 두고 울렸을 때 느낌이 달라지는 효과를 보이고 이를 멜로디라고 부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장르를 초월한 음악의 구조적 이야기입니다. 너무 화성학적인 이야기로 빠졌는데..
클래식이라는 용어를 여기에서 쓰기 쉽게 나름 정의하자면 오랜시간 유명해온 음정 패턴들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명백한 자원(?)의 한계로 클래식에서 만들어내고 대중에게 소비되어온 음악은 굳건히 자리를 유지하고 누구도 역사의 페이지를 다시 쓸수 없습니다. '미미미 도, 레레레 시(리듬 포함해서)'는 앞으로 누가 뭐래도 베토벤님하꺼 입니다. 애초에 화성적인면 뿐만 아니라 웬만한 것들은 이미 클래식이나 재즈에서 사용되어왔습니다. 점유 되어버린 멜로디와 리듬과 작법 등의 음악적 양식의 요소를 장르적 구분의 잣대로 부분적 활용을 한다면, 음악이란 예술을 '구분'하는 행위는 하나의 거대한 나무에서 뻣어나온 가지와 잎을 구분하며 우월성을 논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잎은 잎이며 가지는 가지고 기둥 줄기는 줄기입니다. 어디를 보며 즐기냐는 결국 청자의 몫이라는 것은 당연하겠고, 어느 부분을 더 좋아하냐도 마찬가지이고.

이런 추상적인 이야기의 이해를 바탕으로 깔고, '클래식에서의 작곡가와 연주자의 협력관계로 만들어낸 음악이 테크닉적으로 우수하다'던가, '드럼파트의 역할이 커짐으로 클래식보다 리듬이 명확해진 것으로 인한 인간 감정의 빠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 따위의 매우 지엽적인 관점에서의 논의를 나눌 수 있겠으나 본질적인 이야기가 아니게 됩니다. 결국 레지엔님이 말씀하신 일반론적인 담론들에서도, 밥은 먹었니kk님의 말씀처럼 음악의 본질적인 이야기에서도 토론의 프레임을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 우월성을 결론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각각의 지엽적인 논의들을 통해 결론난 우월성의 N수가 장르의 우월성을 담보하지 못함은 위와 같은 이유로 명백합니다.
위에 nearfield님 말씀처럼 "음악 간에는 우열이 없고 듣는 사람이 좋으면 그만이다."라는 말도 해석하기에 따라 맞고 ,틀린 매우 두리뭉실하고 무책임한 문장입니다. 청자의 호오를 떠나서, 제가 느끼기에는 '만들기 쉬운 음악과 어려운 음악'이라는 개념은 유효하며, 작법의 난이도차이로 상하 관계(일종의 우월성)는 존재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이 명제도 결국 '음악 만들기'라는 너무나도 많은 논의들이 가능한 넓은 범위의 주제이기에 결론 내기는 어렵습니다만..
저의 결론은 한마디로 '애초에 우월성을 따지는게 별로 중요하지 않으나, 굳이 따지자면 어마무시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 입니다.
개인적으로 고민해보면 핵심을 꿰뚫는 논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군요. 이부분은 확실히 토론이 필요한 영역인것 같습니다.
피아노
14/05/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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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의를 제대로 진행하려면 음악을 구조적 측면으로 화성학적 관점과 주파수공학적관점에 수학적 관점 등을 바탕으로 명확히 한 뒤, 인지 심리학적관점과 미학적 관점 및 음악사적 팩트와 음악외적 문화 및 산업이 음악사에 끼친 영향까지 고려한 사회과학적 담론들까지 포함하여 토론해야 생산적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는 만큼 의미있고 딱 그 만큼 의미없음입니다. 어느 요리가 우월한가를 따진다고 보면 비슷하겠네요. 애초에 이 질문에 해답을 찾겠다는 시도가 가지는 의미는 '그저 음악을 알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 이 질문의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
14/05/22 01:07
수정 아이콘
더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위에 팟저님 말씀처럼 [음악을 듣는 사람의 수준]은 명백히 존재하고, 통계적인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청자의 음악적 수준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장르의 범위가 넓어지며 메인 관심사가 특정 장르들로 군집되는 경향성을 띌 것으로 예상합니다. 음악을 듣는 사람의 수준을 논하자면 이야기가 또 길어지겠네요.
낭만토스
14/05/22 08:28
수정 아이콘
현재 우리 능력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으니
그냥 각자 좋아하는 음악이 짱짱맨인걸로 하자....정도로....타협을....


그리고 클래식에 관해서는 클래식 = The Music 이 아니라
역사가 오래된 음악의 한 종류일 뿐이라고 보네요.
그런데 이것도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보여져요
역사가 오래되어서 클래식을 기반으로 음악이라는 것이 성장하였고
음악 => 클래식이 아니지만
클래식 => '거의' 음악 수준이라서요

나중에 축구 말고 봉구라는 구기종목이 큰 인기를 끌게 되었을 때
축구의 크로스와 비슷한 동작이 있다고 하면
이게 축구의 크로스에서 영향을 받은거냐, 아니면 단지 한쪽 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쪽 다리를 뒤로 이동시켜서
힘을 얻어 공의 적절한 부분을 차서 멀리 공을 옮기는 행위로 볼 것이냐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뒷짐진강아지
14/05/22 12:07
수정 아이콘
개취죠 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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