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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01 19:15:3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090518715
Subject [일반] 일상과 음악 듣는 이야기(약간 우울 주의) (수정됨)


Pink Floyd,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어떤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과소평가와 과대평가가 동시에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애초에 이 밴드의 최고작으로 불리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경우는 곡의 뛰어남보다는 앨범 단위의 완성도로 높게 평가되기도 하고, 록이라는 장르, 특히나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장르에 대한 우리나라에서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기도 합니다.


핑크 플로이드, 를 떠올렸을 때 저는 참 씁쓸하고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는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광기와 상실에 대해 노래하는 밴드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건 초창기 리더였던 시드 바렛의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재적 아티스트에서 약물과 정신적 문제로 무너지고 만 시드 바렛의 그림자가 밴드에 짙게 뿌리박혀 있기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밴드의 음악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Wish You Were Here는 앨범 단위로도, 그리고 곡 단위로도 시드 바렛에 대한 이야기를 유독 많이 하게 되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초에, 제목부터가 그러니까요.


그렇습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나서 듣는 앨범들이 핑크 플로이드와 칸예 웨스트라니, 이건 뭐 제정신을 유지하기 싫다는 선언처럼 들리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닥 밝은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저런 곡들의 가사와 묘사되는 상황이 지금 저에게 어떤 의미로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서 많이 듣게 되기도 하고, 또 '편안히 무감각해지거나(Comfortably Numb - The Wall 앨범)' 혹은 '나로부터 멀리 도망가(Runaway(Feat. Pusha T))' 같은 곡들은 마음을 후벼파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니 두 앨범, 칸예의 MBDTF나, 핑크 플로이드의 Wish You Were Here를 빼놓고 최근에 뭘 듣나 생각해보니 크림의 White Room과 켄드릭 라마를 듣는군요. 애초에 낙관성과는 거리가 있는 플레이리스트네요. 이런 젠장.


여튼 그렇습니다. 어떻게든 예매한 브루노 마스 곡으로 힐링을, 분위기 반전을 해봐야겠다. 생각은 드는데, 쉽게 손은 가지 않는 오후네요. 실크 소닉으로 일단 노력은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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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프로듀서
23/05/01 19:48
수정 아이콘
대중적으로는 [달의 어두운 면]이나 [벽]으로 대표되는 팀인만큼, 핑크플로이드는 '냉소'라는 대외적 이미지가 있죠. 물론 저도 저 두 앨범은 질리도록 듣고 또 굉장히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더 가는 것은 냉소와 광기의 로저 워터스보다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데이빗 길무어입니다. 컴터블리 넘에서도, 로저 워터스의 까칠하고 냉소적인 목소리도 좋지만, 스윽 나타나는 길모어의 따뜻한 목소리와 심장을 후벼파는 기타 솔로. 명곡입니다 명곡.

=================

예전에 컴터블리넘 공연 올리면서 짧게 썼던 글의 일부분입니다.
동어반복이지만, 핑크 플로이드는 배럿과 워터스의 광기와 냉소로 대표되는 면이 있지만 동시에 길무어의 기타가 굉장히 인간적이고 따뜻하죠.
앨범단위로 보면 [벽] 이후, 특히 [순간적 이성 상실]은 엄청나게 까이지만 무척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핑크 플로이드 디스코그라피에서 길무어의 따뜻함이 제일 묻어나는 느낌이어서요.

힘드신 시기에 워터스의 냉소를 벗삼으신다 하니, 한번 이번에는 길무어의 따뜻함을 곁들여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그렇게 사이 안좋게 갈라졌던 워터스와 길무어도, 다시 한 무대에 서는 날이 오더군요. 결국에는, 모든 일이 잘 되실겁니다.
aDayInTheLife
23/05/01 19:55
수정 아이콘
결국은 모든 게 잘 될 거란 말씀 참 감사합니다. 핑크 플로이드 글을 쓰고 지금 듣고 있는게 칸예 웨스트의 곡이긴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오아시스의 1, 2집이긴 하네요. 흐흐
그럼에도 불구하고,(저는 이말이 참 좋습니다. 번역체라곤 하지만요.) 밝게 빛나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드러나는 곡이라고 해야할까요. 좋은 글과 위로, 정말 감사합니다.
인민 프로듀서
23/05/01 20:13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26GAP7FAMXU
예전에 썼던 글에 첨부했던 컴터블리넘 라이브입니다. 워터스와 길무어가 다시 협연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어서 자주 돌려보네요...

롤위드잇하며 스테이영하다보면 분명 리브포에버하는 날이 오실겁니다!!
-안군-
23/05/01 20:58
수정 아이콘
프로그래시브 록이 약간 그런 정서가 깔려있는 것 같아요. 핑크 플로이드, 킹 크림슨, 카멜 등등...
그런데 우울할때 그런 음울한 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기분이 풀리는 그런 묘한 효과도 있긴 하지요.
아주 슬프고 우울한 음악을 들으며 한바탕 울어보는 것도 나름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달까요?
aDayInTheLife
23/05/01 21:05
수정 아이콘
복잡성과 회의감을 동시에 지닌 장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으면서 들더라구요. 흐흐
땅과자유
23/05/01 23:23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RAogHx7Sl8k

On the turning away. 엄청 좋아하는 노랩니다. 이런노래는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aDayInTheLife
23/05/02 03:56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근데 제가 찾아 듣게 되는 곡들은 그렇더라구요. 크크
땅과자유
23/05/02 12:38
수정 아이콘
사실 프로그래시브/아트락쪽 음악이 좀 비장미가 넘치니까요. 전 이탈리안프로그래시브 좋아하는데 어떤때는 너무 비장하거나 너무 음악 자체가 슬퍼하니까 몰입이 안되기도 해요
인민 프로듀서
23/05/02 09:28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좋아하는 숨겨진(?) 핑플 곡이네요. 비슷한 정서로 coming back to life도 좋아합니다^^
땅과자유
23/05/02 12:39
수정 아이콘
오. 이건 생각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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