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8/06 09:45:48
Name 세인트
File #1 KakaoTalk_20210806_093854733.jpg (300.5 KB), Download : 55
Subject [일반] 가족의 자가격리 2주 후기 (PGR여러분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이 글은 아래 질게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https://ppt21.com/qna/157036
https://ppt21.com/qna/157156

링크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요약하자면, 지금 저에게는 생후 19~20개월 아기가 있고
(저렇게 쓴 이유는 19개월이었고 이번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20개월이 되었습니다 월말에 태어나서리...흐흐)

아직 아이가 어린이집을 갈 나이인 24개월 미만이라 판단되어 휴직중인 아내랑 집에 있는데
아이 사회성도 길러줄 겸 육아교실/문화센터 같은 곳에 아내가 정기적으로 아기 데리고 갔었거든요.
(거기서도 아기가 막내뻘이지만 촉감놀이 색칠놀이 아기가 이런거 좋아합니다)

그런데 지지난주 금요일에 아내랑 같이 수업을 들은 분 중에 확진자가 있었다고 연락을 받았더라구요.
그래서 단순 동선겹침 정도가 아니라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서 당장 자가격리 들어가면서
아내랑 아기가 검사도 받아야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평상시에 아내가 마스크 잘 쓰고 다니고
(애초에 아내가 간호사 출신에 병원일 하다가 임신준비 하면서 보건소로 옮겼고 출산직전까지 보건소 근무했던지라
오히려 저보다 방역수칙 이런 건 훨씬 철저하게 지키는 친구입니다 제가 많이 배우죠)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당시 내내 부두에서 배 위에 출장을 나가있는 상태였고,
아내는 집에 복귀해도 저랑 격리상태 유지하라고 엄포를 놓더군요.

저는 선박 출장이 잦은 관계로 입항선박에서 승선검사 시 PCR검사 음성결과지를 요구하는 선박들이 많아서
아무 증상 없어도 수시로 코 쑤시고 검사받는 입장이라 익숙한데
막상 아기가 그 검사를 받는다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나더라구요. 막 울고 무서워하고 그럴까봐.
그래서 물어봤었는데 PGR에서 여러분들께서 검사 아기들도 똑같이 받지만 너무 걱정안하셔도 된다고 하셔서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수타군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회사에서 주말 못쉬고 집에 오자마자 또 현장 나가라고 하면서 아내랑 아기 상황 이야기하니까
일 쉬라거나 아내는 괜찮은지 이런거 물어보는 대신에 업무에 지장끼치거나 회사에 옮기거나 하면 가만안두겠다고
X랄X랄 하면서 그러면서 지장안가게 알아서 직원들 퇴근했을 때 사무실 와서 출장준비 해서 알아서 출장 갔다오라고
하는 회사에 너무 욱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ㅠㅠ)


아무튼 아기랑 아내는 무사히 검사를 받았습니다 아내가 핑크퐁을 열심히 유튜브로 보여주며 달랜게 효과가 주효했다더라구요.
(이럴 때 유튜브 프리미엄 안 아깝습니다. ㅠㅠ 아기상어 보다가 광고로 끊기면 애기가 진심 짜증폭발해서 ㅠㅠ)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한참 재접근기라 속된 말로 아장아장 날뛰는(?) 시기인데, 매일 최소 한시간 이상은 나가서 뛰어놀게 안해주면 안되었었거든요.
사내아이 아니랄까봐 나가서 놀거나 아기용 차 타고 부릉부릉 놀이 (집에서 그렇게 부릅니다 실제로는 제가 뒤에서 밀어주는 거지만)
해줘야 스트레스 랑 에너지가 해소가 되는 아기인데 자가격리 시기라 밖에 못 나가니까
딱 3일째부터 애가 짜증이 슬슬 올라오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그 때도 PGR 회원분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수시로 유튜브는 이미 하고있었고, 색칠놀이, 촉감놀이에 쿠팡에서 바로 레고 듀플로 기차놀이도 지르고 (애가 바퀴달린 탈것, 기차 이런거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미니풀도 만들어서 물놀이도 하고 편백나무알도 씻어서 채워넣고 해서 정말 간신히 넘겼습니다. 의외로 미니풀에서 물놀이보다 편백나무 채워넣은걸 되게 좋아해서 놀랬습니다. 일전에 키즈까페 갔을 때에는 시큰둥했던 것 같은데 아기들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흐흐.
(짤이 바로 편백 채워넣었을 때입니다. 진짜 좋아하더라구요. 몇번 아기얼굴 사진 올린 적 있지만, 이젠 다 컸으니(?!?!) 이젠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얼굴은 살포시...크크크크)


아무튼 그렇게 간신히 간신히 넘겨내고 어제 아내랑 아기는 2주 채우고 한번 더 보건소 가서 검사받고, 방금 연락왔습니다.
최종 음성이라네요.

12시 되어야 자가격리 해제되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너무 기쁩니다. 문화센터 교육받는동안 마스크 잘 써준 아내랑 아기한테 고맙고 또 고맙네요. 조언 주신 육아 선배님 PGR 회원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수타군
21/08/06 09:55
수정 아이콘
아이고 무슨 말씀을... 건강 하시다니 다행 입니다. 저도 딱 그 또래의 남자 둘째를 키우고 있어서 그렇게...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세인트
21/08/06 09:56
수정 아이콘
너그러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
21/08/06 10:34
수정 아이콘
피지알 댓글이 이런 훈훈한 결말로 끝나다니... 두 아빠 모두 화이팅입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세인트
21/08/06 12:47
수정 아이콘
자 그러니 이 좋은 분위기에 글곰님만 새 글들 더 써주시면 됩니다 (?!) 낄낄
21/08/06 10:19
수정 아이콘
애기도 애기지만 애기 짜증 받아준 와이프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겁니다. 이럴때 작은 선물이라도 해주면서 수고했다고 말해주면 기뻐할 거예요.
세인트
21/08/06 10:24
수정 아이콘
오늘 값비싼 스테-이크랑 선물을 사갈까 합니다 흐흐.
21/08/06 10:21
수정 아이콘
저도 몇달전에 정확히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와이프랑 아이가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이 되었지만 같이 살고 있는 저도 피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재택근무하며 같이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문제는 저희는 글쓴님 아이보다 조금 어린 아이와 조금 더 나이 많은 아이, 이렇게 둘이 있습니다. 둘다 아들이라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에 자가격리라니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적응을 잘하더라고요. 큰애는 의사소통이 다 되니 코로나때문에 못나가는걸 받아들이는걸 보고 짠하기도 하고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무사히 잘 버텨냈습니다.
자가격리 풀리면서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는데 아이가 원하는건 그냥 놀이터였습니다. 그냥 집앞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면서 작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무사히 잘 버티신거 축하드립니다!!
세인트
21/08/06 10:2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혼돈님도 고생많으셨겠네요ㅠㅠ
아내가 카톡으로 사진 보내왔는데 오늘은 나가서 놀 수 있다고 했더니
어떻게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애기가 지금 막 마루에서 막 꺄르르 웃고 뒹굴고 난리라네요 흐흐.
21/08/06 10:2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광고보다 끊기면 안돼!!
세인트
21/08/06 10:29
수정 아이콘
유튜브 프리미엄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ㅠㅠ
21/08/06 10:34
수정 아이콘
기다리던 후기입니다. 마음고생 많으셨네요. 음성이시라니 참 다행입니다.
세인트
21/08/06 10:4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ㅠㅠ
21/08/06 11:50
수정 아이콘
망할 코로나!!!!!!!!!!!!!!!!!!!!!!!!!!!!! 저도 비슷한 또래 아이 키우고 있어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래도 확진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세인트
21/08/06 12:30
수정 아이콘
그저 마스크 잘 써준 아이랑 아내에게 감사를 ㅠㅠ 망할 코로나!!! (2)
mystery spinner
21/08/06 12:43
수정 아이콘
19개월 둥이 엄마인데, 저번주 프리스쿨, 한국으로 치면 어린이집에서 같은반 친구한테 수족구 옮아서 2주 집에서 가정보육해서 그런지 넘 공감되네요. 수족구가 전염병이라 밖에 나가지도 못 하고 재접근기가 한참 진행중이라 아빠도 거부하고 둘다 엄마한테 종일 안으라고 찡찡대니 정말 이러다 내가 쓰러지겠다 싶더라구요. 고생하셨어요.
아 그리고 유튜브 키즈로 보면 광고 안 나온답니다!
세인트
21/08/06 12:46
수정 아이콘
와 수족구라니 ㅠㅠ 진짜 고생하셨네요ㅠㅠ
저도 딱 지금 그 시기 재접근기라 (지난주말에 20개월 됬습니다) 완전 절절히 상황이 공감이 되네요.
아내가 고생 정말 많았는데 mystery spinner 님께서도 고생이 얼마나 많으셨을지...ㅠㅠ

아 그리고 모바일에서도 유튜브 키즈 되나요? 티비는 유튜브 키즈로 보여주는데
밥 먹을 때나 보건소 검사받으러 갈 때는 휴대폰으로 보여주느라 프리미엄 지른거거든요.
(저랑 아내는 굳이 프리미엄 쓸 이유가 없어서 흐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_+ 고생하셨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3163 [정치] 은행권, 신용대출 '연봉이내'·마통 '최대 5천만원'으로 묶는다 [92] 쁘띠도원21830 21/08/29 21830 0
93162 [정치]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죄다 이상한 사람들이다? [300] 분란유도자21158 21/08/29 21158 0
93160 [정치] 반난민 정서를 해결하고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국가 [52] 양말발효학석사21140 21/08/28 21140 0
93159 [일반]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 'D.P.' 감상 (스포일러 주의) [77] BTS19884 21/08/28 19884 4
93158 [정치] '예산낭비'라고 생각했던 서울런 정책, 알고보니 '괜찮네' [63] Alan_Baxter19664 21/08/28 19664 0
93157 [일반] 영국은 아프간 사태로 인해 발등에 불 떨어진거 같습니다 [40] elaborate19867 21/08/28 19867 3
93156 [일반] 中 리투아니아와 단교 카드 만지작, 곧 결정할 듯 [29] 아롱이다롱이14743 21/08/28 14743 4
93155 [일반] 미국이 백신접종률이 얼마나 낮은지 그래프로 한눈에 체감해봅시다 [53] 여기16543 21/08/28 16543 8
93154 [일반] [속보] 미국, 낭가르하르 주 IS 타깃 드론 공습 [58] 아롱이다롱이18433 21/08/28 18433 0
93153 [일반] 미라클 작전.. 현지 외교관들과 공군 장병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28] 유목민13041 21/08/28 13041 48
93152 [일반] 일본, 아프간 탈출작전 자국민 1명 으로 마무리 [82] 아롱이다롱이24633 21/08/27 24633 2
93151 [일반] 활자 창작물 검열에 관한 최신 사례.JPG [54] 실제상황입니다18375 21/08/27 18375 16
93150 [일반] 광악의 무한전생-더빌런- 유료화 임박!! [25] wlsak13067 21/08/27 13067 1
93148 [일반] 현재 난리가 난 웹소설 '후회 안하는 프로듀서'(스포유)+작가가 사과글 올림 [137] wlsak27383 21/08/27 27383 0
93146 [정치] 윤희숙 "공수처 수사받겠다".."그 땅 사회환원" 父 편지도 공개 [164] 만월24458 21/08/27 24458 0
93145 [일반] (스포)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애니 리뷰 [19] 그때가언제라도10790 21/08/27 10790 2
93144 [일반] '효'는 정말 우리만 갖고 있는 개념인가, 애초에 '효'란게 뭐지 [29] 나주꿀12139 21/08/27 12139 3
93143 [정치] 오늘의 사진 [239] 카루오스25902 21/08/27 25902 0
93142 [일반] 일본의 아프간 탈출작전 현재 상황 [208] 아롱이다롱이27322 21/08/27 27322 9
93141 [정치] 하태경 "병사 노마스크 실험, 문대통령지시" [299] 뜨와에므와23678 21/08/27 23678 0
93140 [일반] 국내의 인터넷 서비스 환경은 점점 폐쇄적으로 되어가고 있지 않나? [37] 체온13201 21/08/27 13201 3
93139 [일반]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제도 [12] 죽력고12701 21/08/27 12701 2
93138 [일반] [외교] 미국인 절반 이상, 대만 방어에 찬성 [117] aurelius19566 21/08/27 19566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