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손정민씨 유족이 고소하는 뉴스를 보며 떠오른 것들이 있어 적어보려 합니다. 이 경우와는 반대로 피해자의 부모님이 오히려 용서해주는 경우들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첫번째는 제가 군대에 있을때(1999년 정도) 인근 부대에서 일어난 사고 이야기 입니다.
저는 A부대에 있었고 사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B부대입니다. 저는 A부대 소속이었지만 A부대에는 제 업무랑 관련된 시설이 없어서 근처에 있는 B부대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B부대 군인들과는 아저씨 관계가 아니라 군번을 따졌고 사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B부대 소속이었습니다.
사고는 군용차량(1톤트럭정도의 크기, 수동차량)를 정비소(주차후 차량 밑에서 작업예정)에 주차시키던 도중 일어났습니다. 가해자는 이등병이었고 1톤트럭정도의 크기 군용차량을 그 날 처음 운전했다고 합니다. 피해자(일병)는 차량 앞에서 주차가 잘 되도록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가해자는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너무 빨리 때버려서 차량이 앞으로 돌진하게 되어 피해자(일병)은 차에 치였고 인근 의무대로 갔지만 결국 죽었습니다. 사고 때 가해자(이등병)은 차에 내려서 벌벌 떨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군수사관들이 피해자(일병)이 평소에 가해자(이등병)을 못살게 굴어서 살해한거로 보고 조사도 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나 피해자 둘다 그럴만 사람들도 아니었고.
사고후 피해자 부모님이 부대에 오셔서 난리를 피울줄 알았는데 '내 자식이 죽은건 슬프지만 순간 실수로 인한 사고로 남의 자식 인생 망치는건 아니다' 라고 하시며 용서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독교나 천주교를 옹호하는건 아닙니다만 피해자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혹은 천주교) 였다고 합니다. 그 가해자는 5일짜리 영창이나 아니면 큰 징계도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얼마후 가해자는 B부대로 복귀후 계속 군생활 잘했다고 하네요. 다들 죽은 피해자만 불쌍하다고 했습니다.
두번째는 대학때 강의도중 들은 이야기입니다.
40대 남자가 도로를 건너는중 차에 치여 죽게 되었는데 남자 부모님이 '맨날 속만 썩이는 내 아들때문에 다른 사람 인생 망치게 할수는 없다'고 하며 돈도 안 받고 가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하네요. 고 손정민씨 경우와는 다르긴 한데 결혼 안한 40대 남자가 평소에 부모님에게 돈달라고 행패부리고 속을 많이 썩이면 사망사고라도 이렇게 합의를 해주는 경우도 있네요.
p.s. 고 손정민씨 친구를 가해자라고 한적이 없는데 다들 그렇게 해석하시네요. '반대' 라고 한건 용서하는 모습이 달라서
적은 겁니다. 일단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가해자'라는 말은 삭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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