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외교전략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사진 하나 소개합니다.
두번째 사진은 2021년 발표된 ASEAN이 신뢰하는 주요 강국 여론조사입니다. (좌측 불신, 우측 신뢰)
우리나라가 일본의 외교를 한일관계를 좁디 좁은 시야로만 보는 것과 달리, 일본은 한국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관계없이 글로벌 무대에서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 일본이 엉망인 것처럼 보여도, 외교역량은 실로 제국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열강이었다는 것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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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그림이다. 일본-미국-영국을 축으로 하여 여기에 호주, 인도, 프랑스가 가담하는 구도이다.
(1) 일/미/호 축으로 남태평양과 협력하고,
(2) 일/영/미/인 축으로 동남아와 협력한다.
(3) 그리고 일/영/불 축으로 유럽과 협력을 모색한다.
ASEAN에 대한 투자 넘버원은 일본이며, ASEAN의 일본여론도 그 어느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과 인도는 일본을 매개로 하여 동남아에 관여할 수 있다.
또 일본과 영국은 사실상 거의 준동맹수준으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일본과 프랑스의 관계도 "특별한 관계(partenariat d'exception)"라고 불릴만큼 깊다. 이를 통해 일본은 주요 사업에 대해 유럽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공동프로젝트도 수행할 수 있다.
2018년 프랑스혁명기념일 당시 일본자위대가 욱일기를 나부끼며 샹젤리제 거리를 행진한 사실은 한국에 잘 알려져있지 않다.
물론 일본 국내정치만 보면 정말 엉망진창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베정권의 외교적 성과를 보면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다. 일본은 근래 영국, 프랑스, 호주, 인도와 정기적으로 2+2(국방장관+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전통적인 미일동맹을 넘어 영일관계, 불일관계, 인일관계, 호일관계 강화를 통해 "허브" 국가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우리나라가 이에 어떻게 편승하고 또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사실 한국의 외교적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동남아와 인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협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공인프라, 보건인프라, 사이버공간, 전통안보 등 한국 단독으로 해결하기보다 우호국 간의 파트너십 통해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게도 핵심적인 국가들은 모두 일본과 특별한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