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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20 23:47:27
Name purpleonline
Subject [일반] 우울증1 (치료 중간보고) (수정됨)
*편의상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모바일 작성이라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까지 온 걸 처음부터 설명하기엔 너무 힘겨웠던 내면의 전쟁에 다시한번 참전하는 기분일거라 극에 달했을때의 행동묘사만 해본다.


가만히 있다가 아무 이유없이 눈물이 흘렀는데 잠시 뒤 사소한 일상에 기분이 돌아오는게 잦았고,
소주 4잔이면 취하던 주랑이 매일 소주2병을 마시고도 모자라 술을 더 사러 갔다 돌아와선 다음날 차를 어디에 주차해뒀는지 잊어버려 한참을 찾으러 돌아다니며 애꿏은 스마트키만 연신 눌러댔다.
겨우 찾은 차는 술사러 간 편의점 앞에 있더라.

어느날 누군가의 별것도아닌 말 한마디에 전자레인지를 양손으로 번쩍들어 그 누군가의 머리를 딱 한번 강하게 후드려 깐 뒤 머리만 분리시켜 전자레인지에 전원을 다시켜고 해동기능을 30분정도 작동하고 싶었다.

2년전 침수되서 보험처리받고 이제 17000km를 운행한, 반년을 못참아서 삼각한 내 아반떼로 그대로 들이받고싶은 욕망을 실행하고 싶었다. 앞뒤로 50번정도 왔다갔다를 반복하고 그자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그 흉물에 사정을 하고 싶었다. 진심이다.

아파트14층 배란다 난간에 만취상태로 매달린채 소주병을 입에 연거푸 가져다대며 앞으로 쓰러지면 오늘이 끝나는거고, 뒤로 쓰러지면 내일 이걸 또 해야하는데 2번째 뒤로 고꾸라져서 엉엉 울고난 다음 날 신경정신과를 찾아가게되었다.


5/28
병원 방문
기존에 약7년간 앓고있던 공황장애와 더불어 최근에 우울증이 극심해짐을 호소
30분 가량의 상담이후 약 800문항 가까이 되는 심리 검사 실시
자낙스 포함 4종의 약을 처방 받음

6/4
큰 틀에선 우울증과 조증이 동시에 오는 양극성장애와 공황장애로 진단됨 더불어 알콜의존증까지.
상태가 심각하다며 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검사와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받았으나 계속 이곳에서 상담진료 받기로 함. 약이 더 늘어 총 6종의 약을 처방 받음.

6/18
간단한 상담과 함께 약이 더 늘어 자기전에만 먹던약을 이젠 기상직후에도 먹게 됨 약이 또 늘어 총 7종의 약을 먹게 됨.

오늘
오래된 ufc팬 보이로 정찬성의 타이틀전선에서의 경쟁력이 건재함을 라이브로 보고 싶어 의사가 절대 술과약을 함께 먹지말라고 했으나 연차를 내고 약 복용 2시간이후 옛날통닭에 소주 2병을 마심.
즐겁게 소리지르며 응원하고나서 화장실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숨이 안쉬어지고 귀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그대로 화장실 벽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고 그 고통에 정신이 약간 듬
급한대로 처방제에서 날트렉손을 찾아 복용 후 앉아서 수분 보충 후 취침 후 기상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병원을 찾아간건 매우 옳은 선택이었다.

술에대한, 음식에대한 이유없는 갈망이 절반이하로 줄었고, 수면의 질이 대폭 올라갔다.
의사소통이라던가 내가 행하는 모든 행동이 무척 예민하고 날카로운 송곳같았는데, 지금은 뭔가 내 언행이 푸딩처럼 탱탱하고 부드러워진 기분
약만 제 시간에 맞춰먹으면 공황상태도 거의 없어짐
긍정적으로 바뀐다기보단 원래였으면 충분히 말이든 행동이든 송곳이 나갈상태임에도 약 기운에 귀찮아서 그것에 의미를 두지 않게 됨

벤조디아제핀이 나를 살림



*추후 데스크탑이 배송되면 글을 좀 더 다듬어서 상태의 변화를 게시판에 올려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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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Plus
21/06/20 23:49
수정 아이콘
베란다 아찔하네요.
계속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
purpleonline
21/06/21 05:03
수정 아이콘
살면서 그 날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ArcanumToss
21/06/20 23:55
수정 아이콘
[다시는 술을 먹지 않겠습니다.]
이 다짐을 꼭 지키시길.
purpleonline
21/06/21 05: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금주 해야합니다 정말..!
RainbowChaser
21/06/20 23:56
수정 아이콘
몸과 마음 모두 갈수록 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purpleonline
21/06/21 05:04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CoMbI COLa
21/06/21 00:05
수정 아이콘
좀 나아졌다고 병원 가는걸 게을리 하지 마시기를 조언드립니다. 건강해지셔서 후기를 봤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금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정신의학과 가시면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절제(양이 아니라 시작을 말합니다)가 안 된다고 느끼시면 이미 스스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5:07
수정 아이콘
2주에 한번씩 방문하려고 합니다.
금주는 정말.. 술 먹을 시간에 참으려고 하면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일상생활에 집중이 안되더라구요.
그래도 병원 방문 이후로는 한달동안 3회 밖에 안마신걸 한 걸음 내딛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 정신의학과에서는 금주관련해서 어떤 처방을 해주는지 알 수 있을까요..?

더불어 응원 감사합니다.
CoMbI COLa
21/06/21 07:39
수정 아이콘
현재 우울증 처방 받으시는 것처럼 약물로 합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고 문진/진료 중에 술 드신다는걸 분명 말씀하셨을테니 다음번 내원 때 담당 의사분과 상담해보시는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8:22
수정 아이콘
아 현재 약을 7종류를 복용중인데 그중 하나가 알콜의존증에 효과를 보이는 약 입니다.!

실제로 음주 횟수가 90% 이상 줄어들기도 했구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21/06/21 00:06
수정 아이콘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스스로 치료받는다는건 축복이나 마찮가지입니다.
너무 대견하고(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좋은 모습이시네요.
좋아지실꺼라고 확신합니다.

스스로 가시는게 예후가 제일 좋더라구요.
purpleonline
21/06/21 05:07
수정 아이콘
대견하다는 말이 기분좋게 들립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21/06/21 01:1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purpleonline
21/06/21 05:07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Parh of exile
21/06/21 01:19
수정 아이콘
정말 잘하셨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5:0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Parh of exile
21/06/21 15:44
수정 아이콘
가능하시다면 글도 자주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용기내신거.
장규리
21/06/21 01:24
수정 아이콘
정말 댓글안달고 눈팅만하는 족인데 유일하게 댓글다는게 이런류의 글입니다.
저도 우울증이 10년넘어가고있거든요 정말 죽지못해 살았는데 그래도 어찌어찌 힘들게 직장생활하면서 삶을 근근히 버터내고는 있습니다.
어느덧 5년이 넘었네요.지금도 뭐 딱히 잘한다거나 뿌듯한건 잘모르겠어요.여전히 하루중에도 힘든게 많고 사직서 낼까 항상 생각합니다.....
모쪼록 치료잘받으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5:10
수정 아이콘
텍스트로 만났지만 규리님의 매일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주기적으로 관련된 글을 써볼까합니다.
사실 지금은 친구가없어서 이런 내용을 공유할 타인이 없었거든요.
수부왘
21/06/21 01:35
수정 아이콘
UFC를 즐겨 보시면 복싱이나 격투기 도장에 등록해보시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스트레스 풀기+ 운동이 동시에 되니까요. 제경우엔 꾸준히 복싱을 하니까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의 질이 달라지는게 느껴지더라구요.
purpleonline
21/06/21 05:11
수정 아이콘
운동은 아파트 계단오르기를 하고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낮에 불특정 다수가 아닌, 목적을가지고 어떤식으로든 마주치게될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차차 나아지면 다른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해보고싶어요.
답변 감사합니다!
Rorschach
21/06/21 02:24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술은 꼭 끊으시길 응원합니다.
purpleonline
21/06/21 05:11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21/06/21 03:47
수정 아이콘
혼자 의지로 병원을 찾은 것부터가 대단하시네요.
보통 주위의 도움이 없으면 병원 가기조차 힘든걸로 알고 있는데...
purpleonline
21/06/21 05:13
수정 아이콘
나중에 관련된 이야기를 공유하고싶은데..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마지막 브레이크 였다고 생각합니다.
21/06/21 05:02
수정 아이콘
또 이야기 주세요. 다음 이야기에는 제가 미처 반응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두요.
purpleonline
21/06/21 05:13
수정 아이콘
네.
꾸준히 진료받고 약 복용하면서 좋아지는 모습이나 관련된 글들을 쓸 예정입니다. 답변감사합니다!
다마스커스
21/06/21 08:19
수정 아이콘
힘내시고, 치료 열심히 받으세요. 반드시 좋아지실 겁니다.
purpleonline
21/06/21 08:22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Cazellnu
21/06/21 08:24
수정 아이콘
자력으로 어찌저찌 안되는게 우울증, 마음의 병인데
웃긴건 아무리 병원다니고 뭐하고 어딘가 의존해도 결국 시작과 치료과정은 내의지가 없이는 안되는
참으로 모순된 병인거 같습니다.

아무쪼록 잘 이겨내시길
purpleonline
21/06/21 08:47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힘낼게요!
광개토태왕
21/06/21 08:30
수정 아이콘
우을증 꼭 완치하시길 바랍니다.
술은 절대 드시지 마시구요.
purpleonline
21/06/21 08:48
수정 아이콘
네 절대금주 하겠습니다..!
제랄드
21/06/21 08:32
수정 아이콘
저도 가족 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좋은 말씀은 윗분들께서 다 써주셨고, 가끔 이곳에 공유해 주세요. 남이 들어준다는 게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8:48
수정 아이콘
텍스트로나마 긍정적인 무언갈 얻고싶어서 작성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호미장수
21/06/21 08:33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양극성장애는 평생에 걸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우울, 불안, 공황과 같은 다른 병으로 번지기도 쉽고요. 그래도 스스로 치료할 의지를 가지고 싸워나갈 결심을 하신게 대단하십니다. 응원하겠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08:50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도 완치라는 개념은 힘들 것 같습니다.
꾸준히 진료받으면서 좋은 변화가 생기길 바라고있습니다.!
보로미어
21/06/21 08:41
수정 아이콘
다음번 글도 기다리겠습니다. 꼭 좋은 글 들려주세요.
purpleonline
21/06/21 08:50
수정 아이콘
네 좋은하루 되시길바랍니다.!
개좋은빛살구
21/06/21 08:59
수정 아이콘
제 동생도 작성자분과 비슷한 처방을 받고 있지만 남들과 대화하기를 꺼려 하다보니 깊은 속까지는 못알아채기 일수였고, 또 동생 스스로도 숨기기만 급급해하니 마음 깊숙히 알지 못하게 되어 너무 답답했지만, 이런 글 하나하나 덕분에 저 스스로도 동생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동생도 최근에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근무 스트레스로 인해 약물에 대한 치료를 슬슬 거부하고 있어 걱정되지만 이번에도 잘 견뎌내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제 동생도 작성자분도 이겨낼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21:44
수정 아이콘
동생분도 상태가 좋아지시길 기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산밑의왕
21/06/21 09:04
수정 아이콘
저도 우울증 진단 받아서 고민인데 병원 가봐야겠네요...
purpleonline
21/06/21 21:44
수정 아이콘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Grateful Days~
21/06/21 09:12
수정 아이콘
건강한 삶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21:44
수정 아이콘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다리기
21/06/21 09:38
수정 아이콘
이런 글 환영입니다. 약물 치료가 확실히 효과가 있나봐요.
저도 글쓴분에 비하면 가벼운 증상이었지만 상당한 우울감에 빠져 지냈던 기간이 있었는데
병원 찾아가봤으면 훨씬 빨리 좋아졌을 것 같습니다. 잃은 게 많은 기간이어서 아쉽네요.
몸 아픈 것과 달리 스스로 눈치채기 어려운 부분이라 아픈 줄 모르고 힘들게 지내는 분들 많을텐데
요런 글 보면서 정보도 얻고 도움 받으면 좋겠네요.
purpleonline
21/06/21 21:46
수정 아이콘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관련내용으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초보저그
21/06/21 10:12
수정 아이콘
계속 좋아지시기를 바랍니다. 개인사라 익명게시판이라도 밝히기 힘들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렇게 글 남겨주시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21:46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21/06/21 10:48
수정 아이콘
아이고
편의점까지 술 먹고 차 끌고 가셨던 건가요? 아무 일 없어서 천만 다행입니다만... 기나긴 싸움일텐데 지쳐도 또 시작하는 마음으로 헤쳐나가시길 바랍니다
purpleonline
21/06/21 21:47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21/06/21 10:57
수정 아이콘
병원 가는게 진짜 반입니다.
병원도 안(못) 가는 사람이 진짜 얼마나 많은지... 뒤늦게 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purpleonline
21/06/21 21:48
수정 아이콘
저도 선생님이 좀 늦게 온 편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지금이라도 진료받고 약 복용하는게 다행입니다.!
21/06/21 13:54
수정 아이콘
힘내시고 글도 자주 써주세요. 글 쓰는 것만으로도 글쓴이 님에게도 힘이 될 꺼라 생각하고 또한 비슷한 증세가 있는 분들이 글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purpleonline
21/06/21 21:48
수정 아이콘
응원감사합니다..!
우주전쟁
21/06/21 17:02
수정 아이콘
좋아지실 것 같네요....
purpleonline
21/06/21 21:49
수정 아이콘
꾸준히 병원 다니고있으니 점점 좋아질거라 믿고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기술적트레이더
21/06/21 23:29
수정 아이콘
와 글쓰신게 사실인가요?
대인기피증과 무기력증 이유없는 패배감 등으로 약먹고 있는데 저는 아픈것도 아니었네요.
돈벌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것도 안되고 죽어야 끝이 난다는 생각에 언제 실행할지만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도 약 계속 먹어야겠죠?
purpleonline
21/06/22 00:14
수정 아이콘
저도 약 복용한지 한달이 채 안되서 조언드리기는 힘듭니다만, 상담해주신 선생님 말씀으로는 약은 매일,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는한 평생 복용해야할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본문의 내용은 몇 가지만 언급한거고 저는 기술적트레이더님이 언급하신 증상들로 인해 가족 장례식도 안갔습니다. 그게 너무 후회되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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