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19년쯤인가? 20대 남성들의 성향에 뭔가 특이한 게 있다는 담론이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공정성 선호, 반페미니즘, 보수우파 성향 등 여러 요소가 있었죠.
같은 20대 남성으로서 일리있는 분석도 있고, 그냥 양산형 단순무식한 분석도 있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20대 남성들에 대한 담론을 보면서, 이상할 정도로 제기되지 않은 질문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현재 20대 남성들(1990년대생)의 성향은, 30대 40대가 되어도 그대로 갈까요?
얼핏보면 미래예측이지만 20대 남성의 특수성의 본질을 궤뚫는,
20대 남성 담론을 제대로 논하려면 꼭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해 보이는데요.
1. 현 20대 남성 문제는 20대라는 연령의 문제이므로, 3040대가 되면 사라질 것이다. 원래 혈기왕성한 20대 남성들은 사회의 부조리에 반항하는 반골기질을 보이고,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사회경험이 제한적인 세대다. 지금 20대 남성들도 세부사항이 과거의 20대와 다르지만 큰 경향은 다르지 않다. 따라서 20대도 3040대 되면 3040대의 패턴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다.
2. 현 20대 남성 문제는 1990년대에 출생했다는 세대(코호트)의 문제이므로, 3040대가 돼도 성향이 그대로 갈 것이다. 1990년대생들은 여러 경제,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과거의 20대와 비교해도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생들은 3040대가 되어도 전 세대의 3040대에 비해 계속 튀는 성향을 유지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20대 남성 문제는 위의 두 요소(연령과 세대) 모두가 혼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페미니즘 성향을 예로 들자면,
- 20대 남자 특유의 부조리한 구조나 시스템에 대한 분노와 저항의식이 '부조리하다 여기는' 페미니즘/페미니스트로 향한다.
- 사회경험이 제한된 20대에 제일 익숙한 건 남녀문제이다. 따라서 페미니스트가 20대 남성의 제1주적이 된다.
- 20대는 여성이 본격적으로 차별받는 연령대가 아니며, 군복무같은 남성에게 불리한 요소도 있다. 여성차별이 본격화되는 것은 성차별적 결혼문화나 경력단절이 본격화되는 30대부터니, 20대 남성에 여성차별 이야기를 이야기해봤자 공감받지 못하고 반감만 살 수밖에 없다.
와 같은 분석이 연령 문제고요.
- 출생아 남초현상이 본격적으로 벌어진 90년대 남성들은 여성과의 연애/결혼에 있어 윗세대에 비해 상당히 불리하다. 이 불만이 과격한 페미니즘을 향하게 된다.
- 90년대생은 윗세대들의 20대끼리 비교했을 때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약하므로, 여성을 약자로 보고 보호해야한다는 페미니스트 입장에 적대적이도록 만든다.
- 20대 남성들이 취업하는 2010년대는 취업이 안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여성들도 취업전선에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남성들은 여성 권리 증진을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에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분석은 코호트 문제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위 두 요소 모두 무시못하게 존재하기에,
현 90년대생 20대 남성의 미래는 1과 2의 중간쯤을 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 20대가 30,40대 더 나아가 50대가 되면 공정성, 반페미니즘, 보수우파 성향은 누그러지거나 어느정도 변화할 것입니다.
다만 그걸 감안해도 60,70,80년대생, 더 나아가 00년대생의 30-50대와는 유의미하게 다른 길을 걷겠죠.
여기 분들은 20대 남성에 연령과 세대 요인 중 어떤 게 더 크게 작동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 정치 문제도 섞여있기에 그냥 정치탭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