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오큘러스 퀘스트 2를 구매하고 VR에 빠졌는데, 영 화면이 시원찮아서 좀 고생하다가 글을 끄적여봅니다.

서구인과 달리 동북아시아인의 근시 유병률은 약 70%에 달합니다. 괜히 서구인들이 안경을 잘 안쓰는 것 처럼 보이는게 아니라, 그네들은 실제로 근시환자가 적고, 근시를 가졌어도 고도근시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그네들이 뭐 우월하거나 한건 아니고 또 원시 비율이 꽤 있거든요. 세상은 공평한법이죠.

아무튼 흔한 동북아의 근시 유병자로서 VR기기 입문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점은 역시나 안경입니다. 기본적으로 VR 기기라는게 눈 앞에 쓰는 물건이다 보니까 안경을 쓰고 보기 굉장히 불편합니다. 특히나 얼굴도 크고 광대도 높은 흔한 북방계 얼굴인 저는 정사이즈 안경을 쓰면 아예 퀘스트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아름다운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뭐랄까, 안경을 썼을 때와 콘택트렌즈를 썼을 때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전 외사위를 가지고 있으며 안경에는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되어있지만 렌즈엔 이게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게 크겠죠.

좀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안경을 쓰시는 분들이 VR을 쓸 때 흔히 생기는 증상 두가지가 있습니다. 이건 완전교정이 되었다는걸 전제합니다.

1. 급격한 눈 피로와 퍼져보이는 증상
2. 두개로 보이거나 번져보이는 증상

1번의 경우에는 VR기기별로 심도 설정이 다르게 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VR기기는 입체감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렌즈를 통해서 공간감을 형성하는데, 최대 거리가 얼마나 되는가? 하는 부분이 기기마다 다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만 해도 심도 조절기능이 있었는데, 퀘스트2에는 그게 없더군요. 아무튼 최대 심도 거리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필요한 안경처방 도수가 달라집니다.

테스트해본 결과 -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 오큘러스 퀘스트2는 약 2~3m 정도의 심도를 가지기 때문에 근시 완전교정 시력 기준으로 약 0.25D~0.50D를 빼주는게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건 현재 처방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안경원 처방 기준으로 약 [0.8을 편하게 잘 볼 수 있는 시력으로 처방]하시면 적당합니다.


난시 교정이 안된 경우엔 가까운 안경원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시는게 좋지만, 눈모음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에는 훈련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눈모음훈련은 안과, 안경원에서 모두 추천하니까 자주 해주시면 좋습니다. 현대인의 경우 눈을 사용하는 거리가 고정되어 있는데서 오는 조절력 감소가 심하고, 이로 인해 조기 노안이 많이 오고 있으니 꼭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