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자영업하는 사람들끼리 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제로페이와 지역상품권에 대해 "오랜만에 괜찮은 정책이 나왔다"며 칭찬을 하더라고요. 저도 작년에 단기 알바로 보이는 여성 분이 오셔서 제로페이 가입하라고 권하길래 하긴 했는데, 제 업장에는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분이 그리 많지 않아 큰 체감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그런가?" 하는 마음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았는데, 실제로 그렇더군요.


사실 금융업에 관이 플레이어로 뛰는 것 자체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는데, 제로페이와 연계한 지역상품권 할인 판매가 대 히트를 쳤더라고요. 재난지원금과 상관없이 지역상품권 할인 판매가 뜨면 무슨 마스크 온라인 구매 경쟁하는 것처럼 바로 품절된다는데요. 역시나 이런 셈법에 빠른 맘카페에서 산후조리원, 애들 학원 등에 쓸 수 있다는 걸 알고 정보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네이버 리플에서 보이는 것처럼 혹자들은 "그 할인이 다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데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각을 조금 바꿔보자면 그 10~20%의 지원을 통해 지자체는 지역의 소비자, 자영업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니 수혜에서 소외되는 대상이 최소화됩니다. 예컨대 예전의 자영업 지원정책의 스테레오타입을 생각해보면 "왜 자영업자한테만 직접 지원을 해야 하느냐?", "월급쟁이들은 봉이냐?" 이런 식의 논란이 항상 발생했었습니다.


지자체 예산 중 지역 내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책은 항상 있어왔기에 예전처럼 낭비 논란, 수혜자 논란을 줄이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득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한 이번 정책은 좀 칭찬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금은 걷어서 쓰기 위한 돈이고, 그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냐가 중요한 것이지 기승전 내 세금 타령할 일은 아니겠지요. 지역경제 활성화 시키겠다며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던 몇몇 정책들(예컨대 도서정가제)보다 나은 건 말 해야 입만 아픈...

저와 같이 고정관념을 갖고 미리 성패를 예단하기보단 어떻게든 아이디어를 내고 길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결국엔 이기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