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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06 14:33:13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능력 위주 사회의 문제점 - Meritocracy Trap (수정됨)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빈부격차가 생기는 원인 / Meritocracy Trap / Daniel Markovits / 조승연작가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대니얼 마커비츠 (Daniel Markovits) 가 쓴  "The Meritocracy Trap" 라는 책을 조승연작가가 소개하는 유튜브입니다. 제 나름대로 이 유튜브 내용을 텍스트로 요약하고 정리해보았습니다. "The Meritocracy Trap" 은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이란 말로 번역하네요.

과거 재산, 신분, 직업을 대대로 물려주는 정통적인 세습신분사회에서 현재 능력있는 자는 보다 빨리 승진시키고 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능력위주사회로 발전하고 있다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또 정당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처럼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의 능력으로 재화나 신분 얻는 것이 가능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힘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동경하고 이를 모델 삼아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능력주의 사회로의 민주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치양극화와 빈부격차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예를 들자면
60~70년대 하버드나 예일에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문, 인종, 재력에 따라 부모의 권유로 대학에 갔고 졸업후에도 자아실현을 위해 놀다가 40대에 가업을 이어받는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원래 무능력하고 게으른 상속 받은 CEO이기 때문에 부사장, 부장, 과장 등의 직급이 필요하고 이들의 능력이 중요했습니다. 즉 게으른 엘리트 때문에 다수의 중산층이 생겨났죠.

80~90년대 하버드나 예일도 학점으로 학생을 뽑았고 이들은 노동관과 윤리관 투철하며 근면하기까지 해서 일도 잘하여 많은 기업(특히 금융업이나 법조계)에서 일하게 되고 많은 임금을 받게 됩니다. 즉 높은 기술 수준의 고학력 엘리트들이 노동생산력을 독점하여 엘리트들의 임금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중산층의 임금은 낮아지게 됩니다. 엘리트들이 새로운 기술로 혼자서 수천명의 노동생산성을 내기 때문입니다. 이에 임금을  독점하게 되죠. 과거 공장노동자와 공장CEO의 임금차이가 약 20배였던 것이 현재는 노동자와 CEO의 임금차이가 2000배 이상 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과거 중산층에게 일을 뿌리는 세습신분사회 엘리트
현재 중산층의 일을 스스로 하는 능력위주사회 엘리트

과거 세습신분사회의 엘리트들은 물려받은 물리적 부를 즐기며 게으르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Aristocracy)
현재 능력위주사회 엘리트는 자신의 노동 가치를 통해 부를 창출해야해서 열심히 일하고 자신을 착취하며 바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Meritocracy)

또 과거 엘리트와 중산층은 같은 동네에 살았지만 현재 엘리트들은 실리콘밸리나 뉴욕처럼 엘리트이 모여 살고 엘리트 동네의 물가가 높아지면서 일반 중산층은 빠져나가게 되고 엘리트층과 중산층 사이에 지역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로 결국 새로운 신분이 발생하여 정치적인 양극화와 상대적인 빈부의 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절대 빈곤율은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적 불만은 왜 더 높아지는가? 절대빈곤율이 낮아져서 중산층과 빈곤층의 빈부차이는 줄었지만 엘리트층과 중산층의 빈부차이가 확연히 나는 사회가 되어 적어도 정치적 발언권이 큰 중산층의 불만이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는 자본이 돈이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빈부의 차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동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죠.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MS의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은 지적능력과 경영능력을 가지고 자수성가한 사람들로 피케티의 이론은 미국에서는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회제도와 마찬가지로 능력위주사회도 나름대로 문제점이 있습니다. 능력주의 사회가 공평하지도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능력위주사회로 먼저 이행되었고 그 결과를 예측하는 곳이 현대 한국 사회 같습니다. 훨씬 오래전부터 시험이나 공부를 통해 신분을 입증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죠. 자본이 쌓여가는데 학벌이라는 것이 능력의 중심인 사회가 되었습니다. 고임금의 받는 사람은 적고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니 이런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받은 아이들만 엘리트 대학에 들어가고 엘리트 직업을 가지게 됩니다. 즉 능력위주사회라도 상층노동계급을 부가 아닌 능력을 교육으로 재생산하므로 결국은 세습되는 것이죠. 공부를 통해 자신을 입증하고 좋은 학벌로 성공을 인정 받는 사회가 고도화 되었을 때 어떤 사회 구조를 만드는지 우리는 지금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승자 독식문화에서 성공한 엘리트들도 행복하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 일반적인 학업 성취를 가진 사람들의 직업 선택의 폭이 넓었으나 현재는 직업별로 임금차이가 뚜렷해짐에 따라 똑똑한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 못하고 금융, 법조, 의료 처럼 임금이 많은 직업을 강요받습니다. 물리적 자본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만 인간 자본은 (굉장히 고강도의 트레이닝, 특정직업과 일에 필요한 교육, 훈련, 연수를 받고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한 지원을 받은) 엘리트를 속박시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의 노동 가치를 통해 부를 창출해야해서  열심히 일하며 자신을 착취하는 바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인적자본을 받아 엘리트가 된 사람은 자신이 여유롭게 살고 싶어도 정신력이 강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되고 이상을 모른채 자신을 착취하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능력 위주 사회는 불행한 엘리트와 가난한 중산층을 만들었다라고 책은 결론 낸다고 하네요.

자녀 교육에 많은 자원을 올인하는 강남 전문직의 자녀들이란 말이 있죠. 지역적으로 강남, 고소득의 전문직, 인적자본의 투자 우리가 많이 아는 이야기들이죠. 본인도 행복한가? 자녀도 행복한가? 지금 이사회가 능력위주사회로 고도화 되는게 정당한가? 한번씩 되물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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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 14:3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정서상 신분세습주의 사회는 절대 받아들이기 힘들것 같네요. 본인이 현재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말이에요. 소수 엘리트와 다수 빈곤층이 있으면 소수 엘리트가 되려고 전국민이 노력하고 그 한정된 소수 엘리트가 휘두르는 폭력을 의외로 잘 견디는게 한국인 종특인듯합니다. 의사 변호사 욕하면서 자기 자식은 공부 열심히 해서 전문직되라고 하는 웃픈 현상과 같은거죠. 로니쳉 스탠드업 코메디 못보신분들 한번 보면 제가 말하는게 뭔지 이해가실거에요
계층방정
20/02/06 15:42
수정 아이콘
김웅용이나 송유근 사건 같이 대중이 기존 엘리트가 아닌 새로운 경로로 발굴되는 천재에 환호하며 기존 엘리트들에게 뜬금없는 증오를 발산하는 걸 보면 잘 견디는 게 아니라 이상한 데로 분출되는 것 같습니다.
20/02/06 16:40
수정 아이콘
조선초중기 과거제도로 능력만 있으면 양인도 양반이 될 수 있다는 입신양명 사상 + 조선말의 세도가의 만행과 구한말 관료들의 무능력함 + 그리고 일제강점기+6.25전쟁 이후 제로베이스에서 세계적 기업만든 이병철,정주영 등을 대표로 한 개천에서 용난다 신화의 콤보로 우리나라는 누구나 엘리트를 지향하면서도 정작 엘리트에 이르지 못하면 그들을 불신하는 DNA가 자리잡힌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DNA가 우리나라를 세계10위대 국가와 선진적인 민주국가로 발전하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반대로 개인단위에서는 무한경쟁과 비교문화, 저출산의 부작용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격수
20/02/06 16:42
수정 아이콘
엘리트에 대한 불신은 당장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부 당국/의료 당국 (다수가 엘리트로 이루어졌음이 분명한) 의 대응에 대한 불신과 증오에서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이 사안을 정말 끌어오고 싶지 않은데 제일 핫한 이슈라 가져와봅니다.
20/02/06 17:19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오버워치의 둠피스트 이론... 아 아니, 푸코의 권력이론 그 자체인 나라이지요.
미국인 롤스는 '정의론'을 주장하면서, 블라인드 밴픽만이 가장 멋진 패치노트를 가진 게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만 (내가 뭘 픽될지도 모르니까, 청소부의 권리도 주고... 시장님이 함부로 갑질 못하게 막는 장치도 넣고...), 프랑스인 푸코는 그렇게 생각 안했죠.

"민주화된 사회일수록 (전근대 왕은 아무도 못하지만, 프랑스든 대한민국이든 대통령도 될 수 있고, 가게열면 다 사장님이야!), 한 명에게 권력을 몰아줄 것이다. 상대방이 갑질한다고 생각하면 썩 유쾌하지 않지만, 그런 자리가 위에 열려있다는 사실 자체로 흥분되고, 어쩌다가 그 위에 올라가서 다른 사람을 짖밟으면 기분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너님도 둠피스트 선픽 박으세요. 짱세요. 히히히)".

한번 생각해볼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본문의 aristocracy - meritocracy 모델과 정의론-권력이론 모델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20/02/06 14:3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격수
20/02/06 14:4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추천합니다.
질문 하나만 하고 싶네요. 중산층과 엘리트는 어떤 범주로 나눠지게 되는 걸까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02/06 14:46
수정 아이콘
자전거에서 우는 것 보다 롤스로이스에서 우는 게 낫다는 말이 진리로 통하는 세상에서 결국 돈 많이 벌려면 능력위주 사회로 돌아가야하고 돈 많아도 행복이 어쩌니 하는 건 한가한 소리로 여겨지겠져
metaljet
20/02/06 14:53
수정 아이콘
과연 대한민국보다 조선에 살던 사람들이 더 행복했으려나요
저격수
20/02/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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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행복이 뭔지도 잘 모르지 않나요......???
20/02/06 16:04
수정 아이콘
조선 시대 사람들이 현대 한국인들보다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으리라고 봅니다.
여수낮바다
20/02/06 16:42
수정 아이콘
조선의 양반 일부는 지금보다 행복했을 수 있겠죠.
절대다수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더 행복할 겁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굶어 죽을 확률이 희박하고
아무리 우한폐렴이 무섭다 해도 예전처럼 역병으로 온 가족이 쓸려나가는 일이 없으며
정으니가 아무리 난리쳐도 호환 마마 전쟁의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크지도 않고

평균수명 위생수준 상하수도 먹을것 등등 비교 자체가 불가합니다

자식 8을 낳아서 그중 4을 어릴 때 잃고 1명은 호랑이에 잡혀 죽고 1명은 양반에게 맞아 죽고 1명은 결혼하자마자 돌림병에 어린 손주 남기고 죽고 1명은 양반가에 노비로 들어가게 된다면, 그 부모의 삶이 과연 행복할까요.
마우스질럿
20/02/06 17:07
수정 아이콘
자식이 양반에게 맞아 죽을 확률이 1/8 이나 된다고 봅니까?

조선 초기 노비 인구가 10 % 에서 20% 까지 증가하는 현상은 세종이 노비의 인권을 많이 생각해주는 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헬조선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거와 비교할때 조선시대 노비의 인구증가는 노비들이 그나마 살만하게 해줬기 때문이에요

전국시대 일본의 경우는 남자 199만 여자 299만 이던 시절에 싸무라이에게 죽을 확률이 1/8 은 넘는다고 봅니다만
여수낮바다
20/02/06 17:19
수정 아이콘
호랑이에게 잡힐 확률이라 해서 1/8나 되겠습니까
그냥 예를 든 것입니다

호랑이건 전쟁이건 양반의 횡포함이건, 그 어느 것이건 현대사회에서 겪을 여러 나쁜 일들에 비하면 더 심대하고, 더 확률도 높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예를 드셨는데, 일본 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부분 전근대 사회에선 전쟁, 폭력 등에 의해 희생될 확률이 현대 사회보다 압도적으로 높긴 했지요. 1-2차 세계대전을 포함한다 해도 그렇습니다
20/02/06 17:13
수정 아이콘
반칙입니다만, 뒤르켐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전근대에는 행복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죠.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행복이란 영국놈들이 만든 근거없는 허깨비이고요.

전근대를 소급할 필요 없이, 현대의 논의는 현대의 논의니까 시의성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로 대표되는 "공산주의를 이긴 필연의 자본주의" 신화가 깨지고, 계속해서 '그런데 도대체 지금 시국은 왜 이 모양이냐?'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고, 피케티도 이런 시대정신 안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고요. 요즘엔 많이 조용해졌습니다만, 한 때는 트럼프와 방송에서 설전을 벌이던 엘리자베스 워렌 변호사의 경우에도 "맞벌이의 함정"이라는 책 덕분에 (잠시나마) 유력 대권주자가 되었을 정도니까요.

냉전 이후 낱낱이 진상이 들어나고 있는 소련의 당원과두정을 비판하면서 '이번에는 사회주의가 민주화된 세계토양에서 제대로 보여줄 시대다'라고 주장하고 다니는 좌익학생 (흐흐...)입장에선, 세계표준이 되어버린 금권과두정에 대한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저격수
20/02/06 18:14
수정 아이콘
와 니체의 표현 멋있어요. 그 허깨비를 만들었다는 게 혹시 누군가요..? 고등학교 수준의 지식으로는 벤담이나 밀이 떠오르는데...
20/02/06 18:2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벤담과 밀로 대표되는 '공리주의'에 대해서 마치 잘나가는 래퍼처럼 니체가 디스를 한 것이었지요. (원전 이름은 "우상의 황혼"입니다: "Man does not strive for pleasure; only the Englishman does" /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다. 영국인의 특성일 뿐이다."). 최대행복, 사회에서의 공익의 극대화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대륙철학 특유의 '사람이 처한 1인칭 상황에 대한 대답으로서의 철학'의 대부로서는 꽤나 화가 나셨나봐요 크크크...

이미 니체 이전에 헤겔이 정리했듯이, '내 원함과 네 원함이 만나면 생기는 건 투쟁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 '아와 비아의 투쟁' 등등 부르는 명칭은 많습니다)'인데 '행복'같은 소리하네 영국놈들! 위에서 제가 미셸 푸코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이쪽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비구체적인 원함'이라는 주관적이고 이기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삶의 정기를, 영국은 섬에서 모여사는 사람들 아니랄까봐 '다 비슷하죠? 행복이라고 퉁칩시다'라고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허허.
차라리꽉눌러붙을
20/02/06 14:54
수정 아이콘
기생충이 약간 그런 느낌인 거 같아요
이선균 정도 능력이 아니면, 송강호 정도의 능력의 사람들은 생산성을 가진 사람에게 기생해서 벌어먹고 사는 느낌
곰그릇
20/02/06 14:59
수정 아이콘
봉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현대에서 사는 사람보다 행복한다고 한들 현대에서 사는 사람들이 봉건 사회로 돌아간다고 더 행복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세습신분사회가 능력위주사회보다 행복하다고 한들 능력위주사회에서 세습신분사회로 돌아간다면 더 행복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사회의 발전이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몰라서 행복한 것보다는 알고 불행한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이건 사람들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요
20/02/06 15:0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최첨단을 달린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사회의 반례가 봉건 사회로 귀결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옆나라인 일본같은 케이스도 있죠.희망을 거세하고 행복을 얻었다고 국내에서 조롱당하기도 하지만 잡을 수 없는 희망에 스스로를 좀먹는게 뭐가 그렇게 희망적이고 행복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같은 케이스도 있고요
곰그릇
20/02/06 15: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리가 능력위주사회인 건 맞지만 저 작가가 말하는 서구의 능력위주사회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능력위주사회인 건 제로베이스부터 급격하게 사회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이고 서구사회처럼 세습신분사회를 거쳐본 적이 없어요

한국이 이 분야에서 최첨단을 달린다고 하셨는데 막상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는 다른 서구 사회에 비하면 오히려 적습니다
한국을 이 주장에 대입한다면 세습신분사회보다 능력위주사회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는 전제부터가 이미 틀린 셈이죠
20/02/06 15:24
수정 아이콘
식민시절과 625전쟁으로 인해 제로베이스가 된 거고 세습신분사회는 이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없는게 아니라 없어졌다는게 정확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첨단을 달린다고 말한 건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본 겁니다.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사농공상의 변형과 입신양명,급격한 경제성장속에서 신분상승 케이스를 목격한 세대들의 교육에 대한 집착 등등이 능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의미 부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서구의 국가들보다 더하게 말이죠.
서구 국가들이 우리나라만큼 화이트 칼라를 숭상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2/06 15:08
수정 아이콘
알파고님 우리를 구원하소서...
20/02/06 15:11
수정 아이콘
유튜브 뜰 때 안 보다가 이 글 덕분에 보게 됐습니다.
능력주의에 대한 실체를 보려고 시도한게 인상깊네요.잘 봤습니다.
퀀텀리프
20/02/06 15:15
수정 아이콘
자본이 돈이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빈부의 차가 발생한다.
=> 먼저 이것이 차별의 가장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물려받아서 건물주가 된 사람은 불로소득을 평생동안 얻을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직업(생산참여)와 분배를 시스템(법)적으로 재정의하고 시스템적으로 분배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것입니다.
일정수준 이상의 삶은 확실히 보장하고 소득격차는 합리적인 배수(예를 들면 3배라던지) 이내로 조정하는 거죠.
수천년전부터 인류가 꿈꿨던 동화속의 공산주의가 되어야 겠죠.
일각여삼추
20/02/06 15:24
수정 아이콘
3배면 최저소득의 3배가 되는 건데 상한선이 그걸로 충분할까요?
잘생김용현
20/02/06 15:43
수정 아이콘
빈부의 차를 좁혀야 한다라는 주장이 타당한지부터 새로 논해야 합니다.
병장오지환
20/02/06 16:53
수정 아이콘
3배 받을거면 왜 힘들여 일합니까...? 앞으로 문명발전은 없을 것 같네요;
20/02/06 17:06
수정 아이콘
인간 문명이야 외계인 관측자라면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흥미롭게 구경해줄 수 있겠습니다만, 세계정부의 월급쟁이도 못되는 소시민 입장에서 공산유토피아는 언제나 매력적인 선택지이죠 후후...
20/02/06 16:04
수정 아이콘
[과거 일반적인 학업 성취를 가진 사람들의 직업 선택의 폭이 넓었으나 현재는 직업별로 임금차이가 뚜렷해짐에 따라 똑똑한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 못하고 금융, 법조, 의료 처럼 임금이 많은 직업을 강요받습니다.]
이건 곱씹어볼만하네요.

뇌과학이 더 발전해서 '능력'도 유전이 대부분이란게 밝혀지면 사회적으로 큰 대조정이 올수도 있을거 같네요.
사이퍼
20/02/06 16:11
수정 아이콘
신자유주의가 비판받는 것과 비슷한거 같은데 결국 세계화된 시대에 능력주의로 안가면 나라 전체가 뒤쳐진다는게 해결이 안되서 골치 아파요
20/02/06 16: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큰 줄기에서는 흥미로운 분석글이네요
저는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 (물론 한국이 대상이 아니었으니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첫번째로는 한국의 학벌이 수시제도때문에 가난한 학생이 부자 학생을 못 이기도록 고착화된 것 같고.. 수능 비율이 높기만 해도 가난하고 머리 좋은 친구들이 기회가 있죠
그리고 최소 한국은 학벌이 재력을 이기지 못하게 됐기 때문에 (오죽하면 몇년전 학벌 차별 없는 사회인가 하는 단체가 자진 해산했다고 크크) 학벌 좋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이 글 용어를 따르자면) 엘리트인지 의문이.. 재력을 세습받은 엘리트에게 고용되려고 열심히 구르는 중산층 정도겠죠
저격수
20/02/06 16:23
수정 아이콘
첫번째로는 한국의 학벌이 수시제도때문에 가난한 학생이 부자 학생을 못 이기도록 고착화된 것 같고.. 수능 비율이 높기만 해도 가난하고 머리 좋은 친구들이 기회가 있죠
- https://news.joins.com/article/21461017 와 같은 기사에서, 저소득층 학생이 학생부 위주 선발전형으로 합격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하네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위의 기사와 같은 정량적인 조사에 더해서, 서울에서 어느 정도 정립된 보통의 교육과 적당한 사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본인들을 평균 정도의 교육을 받았다고 인식하는데, 실제로 이들은 국가 전체 기준으로는 상위-최상위 수준의 사교육을 받았고, 타고난 머리+교육 정도로 결정되는 정시의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느낍니다.
20/02/06 16:32
수정 아이콘
음 이제 너무 오래되서 다른 사람 케이스는 모르겠고 주변 친한 친구 20년 다 된 일인데 기초수급자 자녀였고 01년 수능 특차로 고경 붙었어요
수시였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하네요 돈 없어서 그냥 학교에서 시키는 것 밖에 못하는 상황인데 자소서니 스펙이니 동아리 활동이니 꿈도 못 꾼다고. 주말에 친구 동급생 가르쳐서 체육성금같은 거 내고, 선생님들 문서작업 대신해주고 문제지 얻어서 공부했다네요.
저격수
20/02/06 16:37
수정 아이콘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 정도 노력을 하실 수 있으면 지금 시대라면 여러 다양한 기회를 받을 수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각 학교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은 학생부를 채울 수 있게 기회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어서요...
오히려 요새는 사교육이 너무 발달해서, 원래라면 학습 능력과 사고력에서 밀려서 입시를 더 못 치뤘어야 할 학생들이 사고력과 응용력마저 교육받아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이는 수능 수학문제뿐 아니라 올림피아드 수준까지 통용됩니다. 지방 학생들은 이걸 이길 방법이 없어요.
여기에 있어서 가장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서울 및 근교에 있는 애매한 성취도의 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이는 특목고 학생들을 포함합니다. 학교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몰아주지 않는데 정시로도 대성하기 힘든.... 이쪽 학생들이 제일 고생 많이 하더라고요.
20/02/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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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올림피아드 수준까지 교육으로 되는 건가요 신기하네요
네 뭐 그렇죠 정답은 없는 거니.. 각자 운을 잘 만나야겠죠 결국 시험은 제로썸일 수 밖에 없으니
저격수
20/02/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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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애초에 한국 같은 쪼끄만한 나라에서 국제수학올림피아드를 맨날 5등 안에 든다는 게 교육으로 커버된다는 뜻 아닐까요? 타국에 같은 수준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더 많을 텐데요.
미카엘
20/02/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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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래서 항상 주장하는 게 기본소득제입니다. 도태되는 계층을 더 끌어올려야 해요.
나이스후니
20/02/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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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계층으로 간다고 더 행복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다만 하위계층은 극단적인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더쉽게 절망에 빠질 가능성은 크죠.
부자면 더 행복한가 -> 아니오
가난하면 더 불행한가(더 불행할수 있는가)-> 네
유자향커피
20/02/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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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끔하게 정리하신 내용에 공감합니다.
20/02/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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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없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이 공통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중인이 그랬듯이, 분명 현대사회의 중간관리자의 조상이 되는 젠트리(Gentry)들은 '가진것도 많고 손이 갈것도 많지만 무능한 귀족님들을 보필하는 관리자'로 시작된 계층이었지요. 영국에서 역사적 하이-클래스는 도태되고, 어퍼-미들-클래스 (=관리자층)이 새로운 상류층이 된 것처럼요. 그러니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짚고 넘어가는 것은, '귀족이 없어진 관리자들이 폭주한 체제'로서의 현대사회를 재미있게 조명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양반-중인-상민의 3층 모델은 근대화를 거치면서 아직도 현대사회 곳곳에 남아있지요. 군대의 장교-부사관-사병부터, 회사 직급, 국가관료 집단에서도요. 상류층-중산층-하류층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신분제 아닌 신분제가 용납되는 이유는, 이런 '차별(?)'인지 '구별'인지 모호한 계층화가 사회집단 안에서의 이동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이니까요. 아무렇게나 뒤섞는게 아니라 '능력'이라는 매우 '공리적인 (쉽게 말해서 모두를 이롭게 하는, 마치 홍익인간정신에 입각한듯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만 위로 더 올라가라는 제도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멋진 제도이니, 능력주의는 시민혁명부터 시작하여 세계대전 등을 통해서 보다 전통적인 의미의 계급주의가 남아있는 왕정을 물리쳤고, 냉전에서 서로 이념꼬투리 잡기와 당내 정치투쟁을 사회발전보다 우선시한 공산 당원과두정을 물리친 역사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명예로운 피가 흐르는 귀족이 없는 사회에서, 가장 꼭대기에 가장 유능한 자가 올라간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합니까? 새로운 피라미드와 꼭대기의 새로운 신왕 (God-King)을 섬기면 되는 것일까요? 사람들을 계층화시켜놓고 꼬우면 능력을 더 키워서 더 올라가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그 합의가 거짓이었다면? 아니 합의 자체가 거짓이 아니라, 위층에 계신 분들이. 부자는 망해도 3대가 간다지만, 망할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고 만세일계의 혈통들이, 말로는 혈통이지 핏줄의 마법적인 권능 하나 없는 순수능력의 카르텔을 독점한다면...

소시민이 열심히 살다보면 신분상승을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운이라는 것도 있고, 쿨하게 실패를 인정할수도 있는거지요. 하지만 신분상승을 못할려고 사는 서민은 없습니다. 윗층에서 기계들을 모시고 알아서 잘해보시던가, 아니면...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무엇인가 되려는 서민'을 계속하게 만나게 되겠지요. 영화 '기생충'과 '조커'가 이 후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에게 물어보지요. '이 사람들은 무엇이 되려다가 이런 우스꽝스러운 최후를 맞이하였다. 너는 무엇을 되려는 사람에게 총에 맞아죽는 엑스트라가 되거나, 그것을 포기하고 아무것도 되지도 못하고 살아갈지어다.'

왜 갑자기 영화이야기를 하냐면요... 사람들도 학습능력이 있어서 다 알거든요. 공산혁명 안되지, 종교근본주의 안되지, 극우집권도 나치 시켜줘 봤지... 역사교육도 받은 근대 이후의 시민들이라서, 희망사항도 없고, 원하는 유토피아도 없습니다. 실레노스적 지혜라면 모를까.
aurelius
20/02/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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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도 추천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잘 읽었습니다.
-안군-
20/02/06 17:52
수정 아이콘
문제는 이런 논의에서 "그럼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가면 대답하기 아주 곤란해진다는거...
이를테면 행복지수 순위표에서 항상 수위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방글라데시나 인도같은 나라들인데, 공통점이 초엘리트나 슈퍼리치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나라라는 점이거든요.
인스타만 봐도 딱 느껴지죠. 세상 사람들 다 행복하게 사는데 나만 불행해...
20/02/06 18:14
수정 아이콘
'행복이란 무엇인가' 정의내리는 것은 힘들지만, '행복이 현대 정치과정에서 유의미한 개념인가'는 '그렇다'가 답이니까 이런 논의도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근대에 행복은 고려사항이 아니었지요. 인권감수성이 부족해서 노비들의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귀족의 행복, 재상의 행복, 주상의 행복조차도 사실은 그냥 없는 것이었죠. 인간에게 개미 페로몬, 박쥐 초음파, 뱀의 열상시야가 감지되지 않고, 쓰이지 않는 것처럼요. 명나라 만력제 같은 경우에도 '나 삐져서 나랏일 안 해'라니까, 암군소리를 수백년째 듣고 있습니다. 종묘사직이라는 개념에서 잠시 찰나에 사용되는 스마트폰 모델, 수신기가 임금의 옥체 하나이지 않겠습니까 허허.

그런 의미에서 현대사회는 '행복은 뭔지도 모르겠고, 장삼이사에게 일곱가지 행복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정치권에서 챙겨주려고하지요. 민주화되었고, 각 개인에게 행복추구권을 주고서, 3계단에서 열심히 위로 달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즉 행복이라는 이 모호한 개념이 현대사회의 근간입니다. 거참 대혁명 시기 프랑스 정치철학자들이 보면 기겁할 광경이지요. 최근까지 지구의 절반을 지배하던 공산권의 마르크스-레닌도 그랬지 않습니까 "변증법에 인민의 행복은 일부가 아니다. 나는 행복을 찾아요! 하는 놈은 자기가 썩어빠진 구체제 속에서 뭐라도 될줄 아는 쁘띠-부르주아, 반동놈의 자슥이니 건전한 프롤레타리아라면 멀리 해야한다.'

결국 미국의 소비주의가 마르크스의 레닌의 러시아 쌍두독수리 머리를 딱콩딱콩한 시점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고증할수 없으니, 군자답게 괴력난신은 논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은, 이 '전세계를 배회하는 행복이라는 유령'을 퇴마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쿨하게 줄건 줘야지요, 신사답게.

못 준다면... 어... 문제가 생겨버리는 것이고요.
-안군-
20/02/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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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공리주의 만세! 절대다수의 절대행복 만만세!!
Euthanasia
20/02/06 18:10
수정 아이콘
돈이 있는데 행복이 왜 필요하죠?
잘생김용현
20/02/07 17:39
수정 아이콘
이말 미쳐따...
푸른호박
20/02/06 18:13
수정 아이콘
행복의 기준을 정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지혜로운 태도지요.
자본을 추구하는건 수단의 편의성일뿐이라는걸 인지했으면 좋겠어요. 인생무상인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Le_Monde
20/02/06 18: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알면 알수록 괴로우니까 갈수록 사람은 더 우울해질겁니다. 게다가 도시 과밀화도 너무 심하구요. 정보와 사람에 숨이 막혀 가는겁니다.

한국은 이미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죽거나 번식을 포기하거나.
'삶의 질' 개선이 맞는 방향이긴 합니다.
그런드 개선이 된다치더라도 그 개선 과정에서 개죽음이 자명한 우리 세대는 어떡해야할까요?
일반상대성이론
20/02/06 18:49
수정 아이콘
요새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는것, 행복의 반대가 불행도 아니고
그리고 만족하면 결국 새로운 걸 찾기마련...

영원한 행복은 없고, 그냥 지금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가 딱히 예측가능하지도 않고, 사고나 재난은 언제 터질 지 알 수 없고
antidote
20/02/06 19:14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은 근대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중세에서 현대로 건너온 케이스라...
근대의 문제와 현대의 문제를 모두 혼합해서 현대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부분의 현대의 문제는 이미 유럽에서는 근대에 이미 발생하고 있었거나 배태되었던 것들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딱히 근대인이나 현대인이 중세인보다 불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논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수입과 중산층의 지위가 보장되는 전문직역으로의 진로를 강요당하는 일은 이미 유럽의 근대의 가정들에서 흔했던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럽의 근대인이 유럽의 중세인에 비해서 불행했냐? 전 그렇게 보지 않거든요.
상류층이 아닌 중세인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비참했습니다. 유럽이든 조선이든이요.
애초에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이나 처지에 대해서 잘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정말 원하는 일을 못하고 의사나 변호사를 하게 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하는 일을 할만한 역량이 없습니다. 근대에나 현대에나요. 그냥 그들의 역량은 거기까지인 것이고 배가 부르고 머리속에 좀 든게 좀 있으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일 뿐입니다.
그걸 뛰어넘은 사람들은 그걸 강요받고도 본인의 길을 걷는 것이고 그 중에서 극히 일부가 세기의 천재나 혁명가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고요. 근대 쯤의 유럽 위인의 위인전을 보면 많은 위인들이 의사나 변호사(/법률가)로의 진로를 놓고 본인 혹은 부모와의 갈등을 겪는 일화가 꽤 나옵니다. 단적인 예가 20세기를 대표하는 현실 혁명가였던 레닌같은 사람들입니다. 레닌은 부모로부터 전문직역(법률가)의 진로를 귀에 못박히도록 들었지만 결국 그가 살았던 삶은 혁명가로서의 삶이었습니다. 낭중지추라고 정해진 직역으로의 삶을 강요받더라도 튀어나올 사람은 튀어나옵니다.
한국은 안그렇다고요. 그럼 그건 한국인이 전반적으로 그만한 역량이 안될 뿐이라는 것 밖에는 안됩니다. 그냥 한국인은 자뻑이 심한겁니다. 스스로가 가진 역량 이상으로요.
19세기 20세기 유럽의 준신사계층 내지 인텔리는 이미 당시에 부모로부터 전문직역으로의 진출을 권유/강요받았습니다. 한국의 현재 이상으로 19세기 20세기초 유럽도 못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유럽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거인과 천재, 혁명가들이 끊임없이 출현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국인은 한국인 스스로 자신의 불행과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군-
20/02/06 22:07
수정 아이콘
자뻑이 심하다는거 동감합니다.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라고 해도 안믿는(또는 부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죠.
cogitate
20/02/07 07:03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유 돈 노 비티에스? 샘성? 유나킴? 더 미라클 오브 한 리버?
고양이왕
20/02/07 10:01
수정 아이콘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만 궁금한게 하나 생깁니다
왜 천재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요
그리고 어떤식으로 변화해나가야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처럼 느껴지거든요
유자향커피
20/02/11 14:39
수정 아이콘
천재는 어느시대에나,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대가 이 천재를 발굴해내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보거든요.
재능을 지닌 자가 시대와 부합한다면, antidote 님의 글처럼 주머니를 뚫고 나온 송곳처럼 튀어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20/02/06 23:08
수정 아이콘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 살아가는, 제 삶과 주변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글 이라서 놀랍습니다. 덕분에 좋은 관련 글 도 잘 보고 갑니다.
20/02/06 23:13
수정 아이콘
근데 관련 책 까지 보게되면 당장 속이 시원할건 분명하지만 , 80년대 분위기의 회사 생활을 하는 저한테는 현실적인 고통이 심하게 올것같아서 보류해야 될 것 같습니다.
Your Star
20/02/07 00: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빈부격차, 상대적 박탈감 이런 거 보니까 '사람들은 평균적인 자신의 삶을 상승시키는 게 아닌 잘난 인물들의 추락을 보고 더 쾌락을 느끼고 만족한다' 라는 문장이 뜬금없이 떠올랐네요.
행복은 자아실현 이상에서 찾아온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20/05/30 01:43
수정 아이콘
저 책에 관련된 정보를 찾다보니 이곳으로 오게되었네요.
사회의 통념을 깨는 신선한 시각이라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번역본이 나와 직접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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