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을 이런 글을 쓰게 되서 가슴이 아프고, 이미 댓글이 잠긴 글에 사족을 달게 되어 더더욱 죄송하지만, 감정이 올라와서 창피를 무릅쓰고 글을 씁니다.

올해로 해외생활이 총 10년을 넘어서게 되네요. 그당시에는 무슨 생각으로 나왔는지 그냥 바람이 불어서 해외로 나왔는데 어느 덧 이렇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보니 인연이 생겨도 잡지를 못해서 이렇게 시간만 보냈네요.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만나서 연애라는 이름의 교류를 이어간지 좀 되었습니다. 결혼을 생각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어서 아직 인연을 이어갈 뿐입니다만.

물론 이건 매매혼이 아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매매혼일수도 있죠. 나이차 많이 나는 외국인을 순수하게 좋다는 이유만으로 연애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대다수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모아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수입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만, 현지인보다는 조금 더 버는 건 사실이니까요.

밑에 글을 보고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돈 주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로 신부 사오는 식의 국제결혼은 저도 좋게 안보니까요. 다행히(?)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저 역시 신부 간택(?)하러 가본 적도 있으니. 속성으로 후다닥 이루어지는 결혼은 싸움 안나는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안그래도 연애하면서 수도 없이 싸우는데 갑자기 만나서 한이불 덮고 살면 어련할까요. 그리고 지자체에서 지원을 하는 것도 당연히 반대합니다.

근데, 신랑 신부간 나이 차이 운운에서 슬슬 열이 받더군요. 저도 제 여친이랑 나이 차가 제법 나다보니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되네요. 현지에서도 말 나와서 은근슬쩍 스트레스받거든요. 그래도 그건 좋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무능력 운운하는 글을 보니 갑자기 山(일본어)가 도네요. 베트남에 온 첫 해에 정말 돈 없어서 가난했거든요. 밑 글의 알량한 기준으로 따져보면 무능력 그 자체였죠.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면서 죽어라고 모았죠. 지금 생각하면 피눈물나는 경험이었네요. 근데, 그 당시 저보다도 못버는 사람도 결혼해서 잘 살더군요. 돈 없다고 바가지 긁혀서 툭하면 하소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돈 못버는 후진국 여성과 결혼해서 혼자 다 먹여살리고 행복하게 사네요. 돈 없으면 결혼도 하지말라고 대놓고 싸지르는 용기가 가상합니다.
그리고, 단일민족국가 정체성 운운하는 걸 보니 화가 나는 걸 떠나서 기가 찹니다. 제가 고른 사람과 결혼해서 제 자식은 대한민국 사람으로 키울 겁니다. 불만 있으면 혼자 실컷 지껄이세요.

써보고 보니 어차피 제가 화낸다고 변하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화를 낸 것 같네요. 화내봤자 소용도 없는데....그렇지만 그냥 가슴 한 구석이 아프고 서글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