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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0/20 14:39:59
Name Zelazny
Subject [일반] 제주도 여행 하면서 겪었던 아쉬운 순간
성산항의 좀비들
다행히 제주도 날씨는 화창했습니다. 바람도 별로 불지 않고. 하지만 함정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 여행 계획의 메인은 우도에서 탈것을 빌려 종일 돌아다니는 거였습니다. 우도는 성산항에서 수시로 출발하는 배를 타면 금방 가지만 배가 늘 다닐 수 있는건 아니죠. 하지만 워낙 날씨가 좋아서 별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당일 아침 일찍, 미리 이동수단을 대여한 업체에서 취소를 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먼 바다에서 파도가 높아 배가 못떠난다는 겁니다. 좀 지나면 다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출봉에서 시간을 보내다 배가 출발하는 '성산 여객 터미널'에 문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로 걸어보니 없는 번호라고 뜨는 겁니다. 여기저기 뒤져서 간신히 다른 번호를 찾아서 걸어보니 한없이 통화중 이었습니다. 우도는 포기하더라도 그냥 성산항을 한 번 보고 싶어서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일출봉에서 성산항에 이르는 코스는 풍광이 근사해서 잘했다 싶었죠. 한 20분쯤 걸어 도착하니 터미널 입구에 손으로 휘갈겨쓴 글씨로 오늘 파도 때문에 배가 다니지 않는다고 써붙여 놓았습니다. 그걸 보자마자 돌아가는 사람들도 몇 있었구요. 그런데

안에 들어가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겁니다. 그리고 승선 신청서를 열심히 작성하는 사람들, 아무도 없는 매표소 앞에서 줄지어 서성이는 사람들... 그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전부 중국인들이었습니다.

입구에 작게 붙여놓은 무성의한 손글씨 임시 안내판은 오직 한글로만 쓰여 있었고 그밖에는 아무런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배가 안다니면 터미널 기능이 완전히 정지 되는지 직원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다국어 ARS가 나오는 전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들 많이 다니는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제주 까페 거리
여행 계획을 짜면서 무심히 지도를 뒤지다 공항 근처에 '제주 카페 거리'를 발견하고는 출발 전 시간 좀 남을 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나름 기대가 있었죠. 해변을 따라 특색 있는 핸드드립 전문점이나 로스터리 카페들이 늘어서 있는. 그런데 그곳은 카페 거리가 아니라 '횟집 거리' 였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도 있고 작은 빵집도 있었지만 압도적으로 많은게 횟집 이었습니다. 물론 카페가 없는건 아니었습니다. 한참 가다보면 하나씩 둘씩 카페가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죄다 아주 익숙한 가게들이었습니다. 탐앤탐스, 파스쿠찌, 심지어 스타벅스... 무인카페라던가 개인샵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이런 프렌차이즈였습니다.


고기국수
이건 주제와 상관없는 얘기지만, 저는 최근 스리슬쩍 이 음식이 제주도의 대표가 된게 이상합니다. 본 적도 없었을 때에도 너무나 상상이 가는 맛이었고 실제로 먹어보니 별로 벗어나지 않았는데, 다니면서 기분내며 한 끼 떼우기에는 좋지만 이걸 차타고 찾아가 줄서서 먹는다는건. 컵라면 - 사리곰탕면의 상위 버전, 혹은 돈코츠 라멘의 담백한 버전. 맛은 있지만 그다지 특별할게 없는. 제주까지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 나름 알려진 고기국수집이 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안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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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갤러
16/10/20 14:48
수정 아이콘
고기국수 진짜 좀 그렇더라구요. 말고기랑 갈치구이 고등어회는 선방했던것 같습니다.
16/10/20 15:04
수정 아이콘
저도 고기국수는 크게 맛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에서 해먹어도 될 만한 맛?

그리고 보말 국수도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

대신 말고기는 괜찮더군요. 조금 비싸긴 했지만 먹을 만하더라구요.
히오스
16/10/20 15:05
수정 아이콘
90년대 후반, 2천년 초반에 가고 최근에는 7월 중숭 비수기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알던 제주도랑 달라서 그냥 맘 내키는대로 경치 좋은 시골 해변 위주로 다녔습니다. 사람 몰리는 곳은 피곤하고 답도 없네요.
잭 트위스트
16/10/20 15:10
수정 아이콘
전 다른건 다 좋았습니다.. 관광지니까 차도 밀리고 사람도 많고 우글우글.. 뭐 다 괜찮은데
2011년도이후 5년만 간 제주도였는데..
펜션이랑 원룸?같은 공사중인 건물들이 너무 많아서 예전에 비해 드라이브하면서 경관이 썩 좋지 못했던점과..
유명 관광코스에 풍경을 턱!하니 가로막고 있는 아~~주 현대적인 건물..흠..
자연 그자체였던 풍경들이 많이 망가져서 실망스럽더라구요..ㅠㅠ 나의 제주도는 이렇지 않았어!
밥잘먹는남자
16/10/20 15:13
수정 아이콘
저는 고기국수는 맛있게 잘 먹었는데 성수기때 갔어서인지 어딜가나 중국관광객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히오스
16/10/20 15:34
수정 아이콘
예전 일본인 관광 붐 때처럼 어서 빨리 중국인 붐이 사라지면 좋겠건만 중국인 물량자체가 너무한지라 가망이 안보이네요 껄껄
16/10/20 16:0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랬는데 비수기 때 가보니 몇몇 장소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빼면 유지가 될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더라구요. 제주도민들은 생각이 다르겠다 싶었습니다.
cute.doggiestyle
16/10/20 17:49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에는 성산일출봉 빼면 중국인 관광객들은 공항에서만 봤었어요...
16/10/20 15:46
수정 아이콘
사실 고기국수집 매인은 수육...
16/10/20 16:00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먹어본 음식중 가장 맛있었던건 호텔에서 먹은 "차돌박이짬뽕"이었네요 크크크
무더니
16/10/20 16:01
수정 아이콘
제주도여행기 써주시기전에 여행완료했습니다!

카페는 저기 거리말고 다른데 돌아다녔는데 좋았네요
16/10/20 17:20
수정 아이콘
여행기 쓴다고 한건 다른 분입니다.
무더니
16/10/20 20:47
수정 아이콘
에고 죄송합니다 ㅠㅜ
강미나
16/10/20 17:01
수정 아이콘
고기국수보다는 열무국수가 낫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건 몸국, 고등어회, 갈치조림이었습니다.
무무무무무무
16/10/20 17:02
수정 아이콘
해물라면이 제일 맛있고 나머지는 그냥 그렇던데요.
유스티스
16/10/20 17:12
수정 아이콘
제주도는 갈때마다 새로운시도는 안하게되고 가던데만 가게되더라구요. 돈사돈, 마라도가는 항구근처 위치기억해서가는 횟집, 몽상...
라벤더
16/10/20 18:06
수정 아이콘
우도는 성산항 말고 종달항에서 가는 게 훨씬 여유있어요. 중국인도 거의 없고요.
키리하
16/10/20 18:36
수정 아이콘
저도 얼마전에 세번째인가로 다녀왔습니다.
산굼부리나 사려니숲길의 경치는 정말 좋더라구요.
우도는.. 솔직히 실망했네요. 우도왕자인가 그 분이 되게 크게 장사하시던데.. 시끄럽기만하고.. 특히 화장실들이 너무 더러워서 진짜 다신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16/10/20 19:36
수정 아이콘
어쩔수 없죠.. 아마 해안도로쪽 말씀하시는듯 한데 처음은 카페들과 레스토랑이 해안가를 따라 주르륵 있었으나..

...장사가 안됐어요. 반짝한곳들은 많았는데 결국은 다 접고 그 자리를 횟집들이 들어서게 되었죠.
아이고배야
16/10/20 20:55
수정 아이콘
ㅠㅠ...
Grateful Days~
16/10/20 22:48
수정 아이콘
전 올레시장 근처에 오는정김밥. 튀김같은게 들어있는데 정말맛있습니다. 전화하고 세시간뒤에 가서 받아와야하지만 시간조정만 잘하면 정말 맛난김밥을 먹을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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