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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20 14:27:33
Name 카서스
Subject [일반] [꽁트] 낙태당한 그분을 위하여
이 글은 제 친구가 학창시절에 썼던 글입니다.

술자리에서 친구와 이야기 하던중 불현듯이 생각나서 다시 찾아서 읽어보던중

혼자만 읽기 아까워서 이곳에도 올려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기독교 비하라 할 수도 있기 떄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사과드립니다.

----------------------------------------------------------------------------------------------------


그의 직업은 목사였다.

작은 교회에서 아내까지 잃어가며 갖은 고생을 다 하다가. 죽어가는 할머니 - 일 리 없는. 그러니까, 가짜 병을

진짜 병으로 믿고 살던 한 할머니 - 에게 성수를 뿌리며 축원해 주어. '고쳤다'는 명성을 얻고 '여호와의 은총'

이라는 번듯한 간판을 단. 정통 기독교의 뿌리와는 약간 거리가 먼 교회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인덕있고

착실하고 번듯하고 사람좋은.

그런 목사라는 말이다.

"자아 자아. 기도 올립시다. 주님의 은총 아래에서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만이 깃들라-. 여러분이 가진 재

산은 주님의 은총이 없는 한 쓰레기입니다. 헌금을 하시면 모두다 천국 창고에 가득-가득-, 차곡-차곡- 쌓입니

다. 모두들 헌금을 하십시오. 기도를 하십시오."

아멘. 아멘. 아멘. 몇몇이는 아예 눈물을 흘리며 달려들었고, 몇몇이는 목사가 뿌리는 성수에 취한 듯 발그레한

볼을 손으로 쓸으며 감격에 겨워 했다. 목사는 그런 신도들의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아멘. 아멘. 아

멘.

"하나님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 감화, 고통, 인도, 보호하심의 은총이 모두 모여 믿는 자들에게 깊이 깃들라.

아멘."

.

그의 직업은 목사다.

위에서 언급한 그런 목사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한 그에게도 한가지 골치덩이가 있으니-. 그 골치덩

이는 다름아닌 따님. 고작 고등학생밖에 안되는 것이 어찌나 노는걸 좋아하고, 남자를 좋아하는지. 방에 들어가

면 방안 가득 붙어있는 사내놈 사진에. 폰을 열어서 문자를 확인하면 언제나 붙어있는 하트모양들. 거기에 폰에

붙어있는 사내놈과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

...아니다. 여기까지면 상당히 귀여운. 말 그대로 애교로 받아줄 수 있다. 언제나처럼 몇대 쥐어 패면 되지 뭐.

헌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란 말이다.

언젠가 미사주에 취해서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런 그가 본 것은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아버지가 들어온줄도 모

르는 따님.

당연히 주먹부터 나갔고. '아빠는 위선자야!' 그 말에. 그러니까 시쳇말로 '삔'이 돌은 나머지 죽어라 팬 것이

화근이었다.

밖에 나가서. 어언 한달이나 들어오지 않았던 것. 거기다가 들어와서 하는 말이 이게 왠일인가. '아무짓도 안했

는데 임신을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사전준비도 안했는데 왜 애가 들어서나.

집으로 돌아온 그는 따님을 보자마자 냅다 소리부터 질렀드랬다.

"야, 이 미친 년아! 어디서 몸을 함부로 굴려, 굴리기를!"

"에잇, 나 진짜 안 그랬다고! 왜 사람 말을 못믿어?"

바락바락 대느는 따님을 보고. 목사님이 몹시도 화가 나셨다.

"그럼 네가 성모 마리아냐, 이년아! 성령이 잉태했어?"

"아, 나 숫처녀라니까! 언제 몸을 굴렸다고 그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일 있냐 이년아! 내일 당장 낙태하러 가 이년아!"

일단은 입을 막고. 건수는 다 지워야 했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이미지를 날려서는. 헌금도 안들어오고...예전 아내를 죽였던. 그 환경으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그는 딸의 손을 잡고. - 마스크에 모자에 화려한 옷으로 완벽한 변장을 한 후 - 딸애의 뱃속에 들어있던 애를 낙태시켰다.

"애 지우길 잘했지. 낳았어 봐. 니 용돈이나 나오겠냐?"

"...정말 남자애랑 안잤다니까 그러네."

"...칵!"

"...아, 알았다고."

아아. 목사님은 이렇게 다시 해피한 라이프로 돌아가셨도다. 오늘도 헌금을 세면서 히죽히죽.

목사님은 다시 해피한 라이프로 돌아가셨도다.
















"성부님. 둘째 아드님이 또 낙태당하셨습니다."

"...그래 적당한 인간이 없드냐."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

이렇게 오늘도 인류 구원의 순간은 - 예수 탄생의 순간은 - 시시 각각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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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0 14:31
수정 아이콘
미묘...한 글이네요.
YanJiShuKa
16/08/20 14:33
수정 아이콘
이거 웃어야할지 화를 내야할지..
16/08/20 14:37
수정 아이콘
기독교 비판으로 보기에는 일단 말이 안되는 내용이고... 결국 비난으로 봐야하는데... 수준높은 비난도 아니군요.
그냥 그대로 묻어두시는게 좋았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16/08/20 14:44
수정 아이콘
뭔가 관련된 일이 있었나요? 저는 그냥 재미있게 봤는데 윗 댓글분들 반응이 워낙 안좋으셔서...
최종병기캐리어
16/08/20 14:50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의 입장에선 피식~하고 한번 웃고 넘어갈만한 내용이지만,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눈에 불날만한 내용이죠...
16/08/20 14:54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인 입장에서...
뭐 그렇게 위트있는 글이란 생각이 안드는데...
그렇다고 아주 못 쓴 글 까지는 아닌 것 같고...
기독교인 입장에선 화가 날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렇다고 엄청나게 화날 글 까지는 또 아닌것 같고...
갓수왕
16/08/20 15:00
수정 아이콘
종교에 대한 비판을 하시려는 거였다면 완벽히 실패하신 듯 합니다. 비하에 대한 거부감을 미리 사과할게 아니라 비하하는 내용이 있다면 쓰질 말아야...피쟐만 해도 기독교인분들 꽤 계실텐데요.
16/08/20 15:02
수정 아이콘
그냥 재미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올리신거 같은데요. 제가 봐도 발상은 꽤 재밌는 글이네요.
갓수왕
16/08/20 15:03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제가 보기엔 좀 많이 비하하는 내용인 듯 해서 예민했네요. 댓글이 좀 거칠었던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대문과드래곤
16/08/20 20:23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이지만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크크. 유머는 유머니까요.
전자수도승
16/08/20 15:2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현대의 기독교, 특히 개신교 '일부'쪽은 적이 너무 많아서 이런 식(작품 자체의 문제가 아닌 작가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으로 필자를 비난하셔도 공감을 사긴 어려울듯 하네요

도스토예프스키도 사뮤엘 베케트도 그렇고 재림하지 않는 예수(구원자)에 대한 테마가 적은 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이 정도는 아시시의 성인이시라면 피식 웃고 넘어가실 일 같은데......
스핔스핔
16/08/20 15:27
수정 아이콘
재미잇네요. 콩트같은 느낌?(적고보나 제목에 콩트라고 써잇군요..)
유스티스
16/08/20 15:49
수정 아이콘
약간 외국에서 들여온 단편같고 재밌네요. 모태신앙입니다만...
보드타고싶다
16/08/20 15:53
수정 아이콘
개신교를 비판하시면 꽁트가되는데...
성모마리아는 천주교인데... 그냥 기독교 자체가싫으셧던듯?
전자수도승
16/08/20 15:59
수정 아이콘
개신교도 동정녀 마리아 자체를 부정하진 않을텐데요
트리니티는 콥트교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동방정교까지 포함해서 대다수가 인정하는 교리고 트리니티의 주 논제 중 하나가 예수의 인간성에 관한 논의였던건데.......
전자수도승
16/08/20 16:26
수정 아이콘
느아아 콥트는 빠지고 다른 교파가 들어가야겠군요
지금만나러갑니다
16/08/20 17:17
수정 아이콘
잘 모르시는군요. 모르는건 문제가 아니지만, 모르면서 무작정 믿는 신앙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16/08/20 16:23
수정 아이콘
다 떠나서 발상 자체는 재밌네요
sege2014
16/08/20 16:48
수정 아이콘
재밋네요 막판 반전
16/08/20 16:48
수정 아이콘
누가 교회에 갔다가 쫓겨났다 -> 옆에 쫓겨난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 예수님이더라
이런 류긴 한데 세긴 세네요
다리기
16/08/20 16:51
수정 아이콘
네 딱 그 느낌이네요. 좀 세기도 세고.
여기가 공개된 게시판이란 점에선 배려가 없다고도 느껴지구요.

난 재밌는데 불편러들이 또...
같은 소리만 제발 안나오면 좋겠습니다.
불편을 떠나서 공격적인 글이기 때문에요.
털가죽
16/08/20 17:21
수정 아이콘
저도 딱 이런 느낌인데, 뉘앙스 상 너무 지나치게 공격적인 글인 것 같습니다.
흔한 풍자에선 대개 '나쁜놈이 너무 많아서 예수조차 좋은 사람 찾기 힘들다.' 라는 느낌이라면,
이 이야기에서는 정황 상 거의 모든 목사/신도들/기독교인들이 성적으로 문란하며 낙태를 쉽게 하고 뒤가 구린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예수도 애초에 조상 라인이 좀 좋을 뿐 흔해빠진 집안의 흔해빠진 곳에서 태어났죠. 잘못된 내용을 잘못된 방식으로 풀었으니 좋아할 리 있나요.
지나치게 자극적인 공격 내용인데, 타겟 풀이 너무 넓고, 풍자라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납득하기 힘든 내용으로 언어 폭력에 가깝다고 봅니다. 게다가 묘하게 일본어 번역투가 나는데, 흔히 라이트 노벨 등지에서 여유만만하고 느긋한 척하는 느낌이 나서 비웃는 느낌이 심해요. 그래서 더욱 반감이 나는 것 같네요.
16/08/20 17:02
수정 아이콘
뭐 진지한 댓글을 쓰자면
예수 잉태전에 말씀을 먼저 주시겠죠

선데이 크리스챤이긴한데 뭣도 없이 까는 내용으로 희화화하는게 제 입장에서는 좀 재수없는 글이네요
cluefake
16/08/20 17:06
수정 아이콘
저도 기독교인인데 이런글정돈 그냥 피식하고 맙니다. 이정도야 뭐...
16/08/20 17:10
수정 아이콘
이런식의 레파토리는 다양한 종교에서 여러 변주가 있는데 딱히 기독교 공격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스테비아
16/08/20 17:12
수정 아이콘
어둠에다크에서 죽음의데스를 느끼며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윈드를 맞았다.
미네랄배달
16/08/20 18:31
수정 아이콘
센스가 좋은것도 인정,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서 불편한 것도 있음.
솔로11년차
16/08/20 19:17
수정 아이콘
근데 기독교는 낙태를 반대하는 걸로 비판받지 않나요?
그나저나 예전엔 종교관련글은 그냥 금지였는데, 이젠 뭔가 말하면 프로불편러 소리 들을 걸 걱정해야하는군요. 적어도 이러려고 종교글을 허용하게 된 건 아닐텐데요.
지나가는회원1
16/08/20 19:19
수정 아이콘
종교인이지만 웃기긴 웃기네요. 마지막 세 줄이 글의 모든 부분을 피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요. 종교는 확실히 개그에게 몸을 빌려줄 여유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죠.
다만, 그게 모두에게 합의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아닌 땅이라 이 게시물이 불타오를까 겁납니다
Samothrace
16/08/20 19:24
수정 아이콘
좀 뜬금 없긴 하네요. 유머 게시판도 아니고 무슨 사건이 터진 것도 아닌데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본인의 종교가 조롱당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윗분 말처럼 배려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글쓴이 분의 개인 신상 혹은 지인의 신상과 관련된 이야기인 줄 알고 무슨 사정이 나오나 계속 스크롤을 내렸는데 정말 걍 꽁트였네요.

아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기독교인까지는 아니고 기독교인이었다가 지금은 교회도 안 나가고 믿어지지도 않는 데다가 반감까지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 편으로는 적을 못 뗀, 자신이 기독교인인지 아닌지 스스로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카서스
16/08/20 19:44
수정 아이콘
기독교와 관련되서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군요.

제가 봐도 불편할 수도 있는 풍자같아 사족을 붙였습니다만... 충분하지 않았나 보네요.

그저 가볍게 피식 하고 웃었으면 했습니다만... 글을 삭제할까 고민되는군요.
Samothrace
16/08/20 20:15
수정 아이콘
또 뭐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 글을 올릴 수더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기분 나빠할 만한 사실이고 그렇다고 여러 사람의 반감 혹은 불쾌감만으로 삭제해야 할 만큼 그 반감이나 불쾌감이 심하다기엔 애매한 것 같아요
갓수왕
16/08/20 20:31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제가 좀 예민했던거 같아요 ^^;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진아
16/08/20 21:31
수정 아이콘
사실 기독교인들은 이런 유머에 불편해하는 것조차 겁나는 일이니까요... 뭔 욕을 먹을까봐
Fanatic[Jin]
16/08/20 22:00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아니지 않나요?

본문읽으면서 아아...여호와의증인...

으로 생각했는데...
카서스
16/08/20 22:15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아니라 가상의 사이비인 여호와의 은총이죠.

다만 어찌됬든 기독교의 탈을쓴 사이비라..
솔로11년차
16/08/20 22:24
수정 아이콘
그 경우 기독교인 입장에서 더 미치죠. 재림예수가 사이비에서 나온다는 거니.
또니 소프라노
16/08/20 22:46
수정 아이콘
이건 그냥 유머로 봐도 될거 같은데요 크크 뭐랄까 그 무인도에 갇혀서 하느님이 구해주길 기다리며 사람의 도움을 거부하던 목사가 죽어서 하느님 앞에가 따졌더니 야 너 살라고 이거이거이거 해줬는데 다 거부해놓고 뭔소리임 이거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크크
포도씨
16/08/21 08:53
수정 아이콘
기독교교리와는 안드로메다급으로 멀어서 기독교 비하라 볼 수도 없죠.
우선 재림예수는 다시 태어나는게 아니고 돈만 쳐 밝히는 목사를 가장한 사기꾼들도 저렇게 대놓고 헌금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좀더 있어보이게 성경구절들을 재가공 편집왜곡날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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