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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03 18:02:15
Name 은수저
Subject [일반] 일곱송이 꽃집 그리고 유복

잡담 글입니다.





1.


아주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가 한편 생각납니다.

내용이 이게 맞나 가물가물 합니다.


 

어떤 동네에 밥집 하나가 있었습니다.

주인장 솜씨도 좋고 가게도 깨끗하고 가격도 괜찮고 뭐 하나 흠잡을게 없는데 도통 손님이 없는 겁니다.

어느날 길가던 할아버지가 가게앞에 쓰러져있자 솜씨도 좋고 맘씨도 좋은 주인장이 얼른 모셔와서 식사를 대접합니다.

맛나게 밥을 먹고 가게에 손님이 없는 것을 보자 할아버지가 주인장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가게 이름을 일곱송이 꽃집으로 바꿔보시게 그리고 가게 앞에 꽃을 여섯송이만 달아놓으게나. 그럼 가게가 번창할걸세.'

이게 왠 쌩뚱맞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주인장은 속는셈치고 가게 이름을 바꾸고 가게 앞에 여섯송이 꽃을 달아놨습니다.


첫번째 손님으로 어느 노신사가 들어왔습니다.

밥을 주문하더니 주인장에게 미소를 띄며 이런말을 합니다.

'가게 이름은 일곱송인데 꽃이 여섯송이만 달려있더군요.'


그리고 여학생 두명이 빙긋 웃으며 밥집에 들어왔습니다.

'아저씨 가게앞에 꽃이 여섯송이 밖에 안달려있어요'

그리고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꺄르르 하고 웃음보를 터트립니다.


뜸하던 손님이 거짓말처럼 한명 두명씩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가게 꽃송이 숫자가 틀렸다는걸 알려주러 들어왔었지만...

가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깔끔하고 주인장도 친절하다는걸 깨닫고 단골 손님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대충 동화는 끝났던걸로 기억이 되는데...

더러운 어른의 마음으로 한줄 덧붙히면 아마 주인장은 부자가 되었거나 이영돈 먹거리 파일에 출연했겠죠.


어렸을땐 저 동화를 읽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 복이 오는구나 딱 고 정도만 느꼈는데..

곱씹어볼수록 뭔가 생각할 여지가 남는 동화인듯 싶네요.



제목의 중요성?

어그로를 끌자! 어그로는 나의 힘!

한국사람들의 오지랖 문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2.


후한 말에 유복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원래 양주 사람인데 원술의 장군인 척기와 진익을 설득해서 조조에게 항복하게 하고 이 일에 감명을 받은 조조는 그를 부관으로 임명하며 벼슬길에 오릅니다. 이때 손책이 임명한 여강태수 이술이 손책이 죽자 딴 마음을 먹고 수춘을 공격합니다.

이술과 친분이 있었던 뇌서,진란(옛날 원술 부하들이)함께 일어나 양주 일대는 초토화가 됩니다. 이때 수춘을 지키고 있던 양주야사 엄강이 죽는데, 순욱이 추천한 인물중에 유일하게 실패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조조는 이때 모든 세력을 박박 끌어모아서 관도에서 원소와 영혼의 한타를 앞두고 있던 터라 유복이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유복을 양주 자사로 임명합니다. 근데 진짜 도울 여력이 없어서 조조는 딸랑 유복만 보냈습니다. 문자 그대로 돈,식량,부하 아무것도 없이 유복 혼자 말타고 [빈성]으로 들어가 관소를 세웁니다.유복은 관성에 들어가서 오로지 말빨만으로 뇌서,진란등을 설득해 그들이 스스로 공물을 보내게 만듭니다.


그리고 유복은 사람들에게 은혜와 교화를 계속하여 실천하자 그의 정책을 좋아해 산 넘고 물 건너서 귀순하는 백성들이 헤 아릴 수 없는 정도 였다고 합니다. 유복은 유생들을 모집해 학교를 세우거나 둔전을 넓히면서 여러 제방을 추가로 건축하고 원래 있던 것들은 수리해 사용하자 농사가 잘되고 관리와 백성들은 재물을 축적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성벽과 보루를 높게 쌓으면서 나무와 돌을 쌓거나 풀 수천만 더미를 엮어 물고기 기름 수천석을 저장해 전쟁시의 방비 용품으로 삼았습니다.



중요한건 유복이 들어간 빈성이 [합비]로 손권의 10만 대군이 공격해 왔을때 비가 내려 성벽이 부숴지려고 하자 거적으로 성벽을 덮어 붕괴를 막았으며, 밤에는 물고기 기름을 태워 적군을 감시해 손권이 물러나니, 그곳의 사람들은 유복을 추모해 온갖 동안우가 찬양을 지켰더라도 유복을 뛰어넘지 못했을 거라며 온갖 칭송을 남겼습니다.


흔히 료라이라이! 합비하면 장료! 장료하면 손권! 손권하면 쥐새끼! 로 기억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유복의 공적이 큰 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성에 맨몸으로 들어와 빈성을 손권이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들 합비라는 이름의 요충지로 만들어놓은 유복 그는 과연 마술사였을까요? 아님 대천재 였을까요? 그가 엄청난 석학이였다는니 머리가 비상했다더니 그런 구절은 어떤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유복은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계속되는 가뭄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는 이 대 난세에 한 도시를 이렇게도 번성시킬 수 있었을까요?


답은 의외로 싱거웠습니다. 그는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백성을 위해 움직였습니다. 그 뿐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기발한 시스템도 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정책도 없었으며, 철통같은 우상화도 없었습니다. 가장 근본이 되며, 가장 기본이 되는 이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요?



<위 내용은 엔하위키와 삼국전투기에서 나온 내용을 발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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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03 19:56
수정 아이콘
1번 얘기는 중국 쪽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는걸로 기억합니다.
Neandertal
14/05/03 23:33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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