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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05 23:16:34
Name Memex
Subject [일반] 국방부 근지단의 추억
유게에 김태희 면회 영상을 보니까 국방부 근지단에서 일주일 대기하던 기억이 나서 글 써봅니다.
근지단에는 흔히 말하는 연예병사들이나 국방부 시설관리병, 국방부 처부에서 일하는 병사들이 생활합니다.
제가 직접 복무한 부대는 아니지만 잠깐 대기병으로 거쳐간 기억으로는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한 부대입니다.
가장 놀랐던 점은 아침에 점호를 하는데 병사들이 도수체조를 모릅니다.
아직도 그날의 충격이 생생하네요. 완전히 이게 뭥미였습니다.
당직사관에 따라 다르긴 한데 한달에 한두번정도 도수체조를 하기때문에 밥이 차면 다 잊어버린다고 하더군요;;
기억에 구보도 안한 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구보거리도 훈련소에 비하면 정말 짧습니다.
기간병이 했던 말을 기억해 보면 유격을 하루짜리로 갔다오고 혹한기도 전방체험이라고 겨울에 전방가서 총쏘는 걸로 때운다고 하더군요.
그마저도 일하는 처부에서 바쁘다고 안보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합니다.
이곳이 파라다이스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덤으로 연예인들이 면회도 많이오죠.

대기병 내무실에서 대기타다가  면회실 청소하는데 동원된 적이 있는데 그 옆에 군수과가 있어서 대위정도 되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이것저것 물어 보더군요.
"니들은 특기가 뭐니?"
제가 "편성보급 입니다."라고 말하니 그분의 눈빛이 빛나면서 워드나 엑셀좀 할 줄 아냐고 묻더군요.
저는 그 때 잘한다고 대답 못 한 걸 군생활 내내 후회했습니다.
그렇다고 자대를 빡센 곳으로 받은 건 아닙니다만 아쉬운 건 어쩔수 없더군요.

재미있는 사실은 후반기가 끝나고 대기병 내무실에 10명정도 있었던거 같은데 후반기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1,2달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밖에서 주워들은 것도 있고 동기도 아니고 애매한 상태에서 대기병끼리 호칭은 아저씨로 정해지더군요.
'~요'는 사용하지 않고 '~다' '~까'로 대화하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대기병노무xxx들이 빠져가지고 크크
운전병이 한명 있었는데 운전병은 옆에 있는 수송대대로 많이 간다고 하더군요.
근지단이랑 수송대대는 막사가 따로 있어서 아저씨 관계라고 해서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는데 자대배치를 같은 곳으로 가더군요. 아놔
운전병이 후반기가 더 길어서 고참입니다.
그런데 또 그 부대는 9중대까지 있는데다가 중대끼리 아저시 관계라서 안도와 함께 또 다시 방심을 했는데 같은 중대로 떨어졌습니다. 크크
아저씨가 하루아침에 고참이 되다니...
나중에 밥차면 대기병 시절 추억하면서 운전병 고참이랑 재미있었겠지만, 일병말 때 또 부대가 재편되면서 저는 야전부대로 가고 그 운전병은 어찌되었나 모르겠네요.
새로 자대로 전입하니까 절묘하게 혹한기 타이밍이네요. 새 부대로 전입하자 마자 혹한기 다녀왔습니다.ㅜㅜ
몇 일만 늦게 전입왔어도 혹한기 안가는 건데...
결국 전역은 야전부대에서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군생활 여러부대 거치면서 재미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뭐 두서없이 글이 길어졌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김태희 면회를 기점으로 국군 최고의 땡보는 국방부 근지단이라고 확신합니다.
혹시 군대를 아직 다녀오지 않으신 분이 근지단을 거쳐갈 기회가 생긴다면, 물어보면 그냥 잘한다고 하세요.
그곳에 여신께서 강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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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11/07/05 23:19
수정 아이콘
군사기밀입니다 이런거 함부로 쓰시면 안됩니다
근지단 출신으로서 이렇게 땡보라고 소문나면 안됩니다
천산검로
11/07/05 23:26
수정 아이콘
전 휴가갈때 TMO 끊을 때마다 서울역에서 일하면 진짜 편하겠다 생각했던거 기억나네요.
전역하고 나서 예비군 연대에서 근무하는 애들 보면, 대학교에서 군생활하면 정말 편하겠다.. 또 생각했지만
결국 자기가 있는대가 제일 힘들곘죠 역시.
11/07/05 23:29
수정 아이콘
저도 육군본부 계룡대 근무지원단 운전병이였지만 도수체조도 얼마안하고 구보는 자대배치후 한번도 안했습니다..... [m]
델몬트콜드
11/07/05 23:32
수정 아이콘
서울에 있는 해군 복지근무지원단에 근무했었습니다.. 집과 걸어서 3분거리.. 기어가도 10분거리..
3분맛카레
11/07/05 23:37
수정 아이콘
기무사를 나와서 그런지..
10년이 지났지만 동년배 중에서는 아직 저보다 편하게 군대생활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했었으니.;;

나름 많은 것들도 배워왔고. 그 덕에 아직까지도 사회에서 잘 살고 있는 듯 합니다.
기아없이못살아
11/07/05 23:41
수정 아이콘
내가 더 편했어 ! 인가요 크크

저도 나름 친구들한테 땡보소리 들었는데 여기선 명함도 못내밀겠네요..;;
이응이응
11/07/05 23:50
수정 아이콘
저도 국직부대였는데
내무생활은 편하고 일은 고되었습니다.

풍선띄우고 노는곳인데.....
히비스커스
11/07/06 00:22
수정 아이콘
와... 신세계네요.

매일2km구보에 금요일마다 단독군장구보+ 겨울에 알통구보까지 했던거 생각하면 진짜 아찔하네요. 지금하라고 하면 반도 못가서 쓰러질것 같습니다-_-;

전역하는주에 대대att가 있어서 전역전날 밤12시까지 얼굴에 위장떡칠해가면서 중대장대대장 안보이는곳에 은엄폐하다가 전역날 행정실 나갈려는 찰나 행보관이 머리길다고 해서 머리까지 잘리고 전역...
preeminence
11/07/06 01:00
수정 아이콘
근지단에서 전역한 지 약 1년 됐네요.
윗 글 보니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도수체조도 원래 안하다가 제가 한 상병쯤 되었을 때 매일매일 하게 시켰었어요. 구보는 안했지만..
유격은 수방사 가서 진짜 딱 하루만 하고 끝! 전방체험이 혹한기를 대체하진 않았구요. 전방 체험은 그냥 부대에서 몇 명 뽑아서 겨울에 GOP 쪽으로 1박2일 보내는거고.. 사실 혹한기는 별로 힘들지도 않고 사무실 안가게 되서 오히려 편합니다; 행군은 원래 국방부 한 8바퀴 도는 거였는데 이제 현충원 도는 걸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구요. 사격은 군 생활동안 한 10번 간 거 같고 수류탄, 화생방 등은 훈련소가 마지막이였습니다-_-;; 연애 병사들이 가끔 훈련하러 오는데 (6개월에 1번 쯤?) 그때마다 카메라 와서 마치 매일 훈련하는 것처럼 찍고 인터뷰하더라구요. 이번에도 연애병사들 티비에서 훈련하는거 나왔는데 보면서 웃음만 나와서.. 크크
그만큼 편한 부대였지만 안 좋은 점을 꼽으라면.. 운동할만한 곳이 없다는 점. 연병장이 없어서 풋살장에서 풋살/족구/농구만 하고 놀았는데 그것마저 철거되어서 아예 구기 운동을 할 곳이 없어졌죠.

또 특이한 점을 하나 꼽으라면 국방부는 스타크래프트(별들의 세계)입니다. 준장, 소장은 심심찮게 보고 중장(쓰리스타)도 가끔 마주칩니다. 제가 군복무 할시 신종플루가 유행했는데 이 때문에 병사들이 매일매일 간부식당에서 체온을 재곤 하였습니다. 저도 거의 매일 투입되었는데 아침마다 국방부장관하고 합참의장이 아침 먹으러 와서 귀 체온 재면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엘레베이터 탔는데 엘레베이터 안에 있는 별의 총합이 7개였던 적도 있었어요. 준장하고 중장하고 엘레베이터 안에서 농담따먹기 하는데 저는 구석에서 카멜레온화... 제가 일했던 사무실은 소령이 4명, 중령이 무려 30여명(...), 대령 6명, 준장 1명이 있었습니다. 이같이 국방부/합참 사무실은 병사들이 거의 없고 제일 낮은 계급이 주로 소령이기에 보통 소령이 사무실에서 이등병 역할..을 하곤 합니다. 종종 부사관 한 명이 같이 있다면 부사관이 잡일은 다 도맡아 하죠. 중령들이 실무장교로 일병/상병같이 실무 업무를 제일 많이 하고요. 사실 중령이면 대대장급이고 야전에서 대대장 보면 경례도 크게 하고 좀 가까이 하기 어려운데 국방부에서는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오는게 중령이니 계급 인플레이션이랄까요. 중령은 만만해 보이고 연대장급인 대령도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았어요.
아무튼 근지단에서 2년간 군생활 재미있게 한거 같습니다. 워낙 높으신 분들하고 같이 있다보니 그런 분들 앞에서 행동 하는 법, 예의범절, 일 처리 능력 등 배운 것도 많네요.
t.sugiuchi
11/07/06 02:05
수정 아이콘
후방에 있는 해안중대에서 군생활을 했었습니다. 군대 있으니 부산 바닷가라도 춥더군요 -_-;;
국내 최후방의 한낱 운전병에 불과했지만 의외로 군생활이 그리 편하지는 못했습니다. ㅜㅜ
으랏차차
11/07/06 08:34
수정 아이콘
국방부 근지단 출신입니다. 반갑군요. ^^ 집하고 자대하고 굉장히 가까워서 엄청난 메리트였다는.........

아 그리고 국방부는 부대 특성상 국직이라서 생활관에 타군도 있었어요....

일병때 유격할때는 싸이 있었고

병장때 유격할때는 붐, 다이나믹 듀오, 앤디 봤죠.
하얀곰팅
11/07/06 09:06
수정 아이콘
내가 더 편했어 ! 인가요 크크(2)
여러분들 덕분에 피지알러 분들 중 호기심 많은 분들이 국방부에 건의하게 되서 현역으로 있는 피지알러분들의 군생활이 힘들어진다면..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쏘가리
11/07/06 09:56
수정 아이콘
저도 계룡대에 있는 육본 예산처에서 근무했어요
저같은 경우는 일이 너무 많아 정말 고생했었다는.
행정병 같은 경우는 상급부대로 갈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육본 같은 경우엔 한층에 사무실부터 원스타~참모총장실 까지 다 같이 있어서
얼굴 좀 익힌 장군들 같은 경우에는 점심시간 되면 지나치다가 밥 맛있게 먹고 오라고 할정도
그리고 계룡대 한건물에 육해공 본부가 모여있다보니 간부들이 너무 많아서
타군 같은 경우 장군이상 아니면 대부분 그냥 지났쳤던 기억이 나네요.
11/07/06 10:27
수정 아이콘
일단 서울사는 친구들이 그냥 별일없음 면회 온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5분거리
제가 군생활할때는 문희준 지성 또 누가 있었더라 ,,, 워낙에 문희준님이 임펙트가 커서
량현량하와 유격 같이 받았는데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제가 나온 부대지만 정말 좋은점도 많지만 안좋은점도 많습니다
모든게 다그렇지만 역시나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 구요 저같은 경우는 운전병이였는데 소위 영감빨이 정말 중요합니다
누구 차를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군생활 2년이 좌우된다는... 친구들과 군생활 이야기하면 훈련이라던가 야전에 대한 추억
이야기 할때 한마디도 못하고 조용이 있어야됩니다. 하지만 제가 스토리 늘어놓는순간 친구들은 조용히하고 제말에 집중하죠
운전병같은 경우 출퇴근만하고 이런 운전병이 있는가 하면 저처럼 전국 방방곡곡 부대를 다돌아다니기도 하는데요
덕분에 안타본 고속도로가 없고 안가본 곳이없습니다 계룡대부터 뭐 산속에 3명이 생활하는 부대까지 정말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한가지 확실한건 고위급 부대에서 생활을 하면 야전부대에서 생활하는것보다 사회에서 써먹을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우는것 같습니다
진짜 가만 보고있으면 세상 돌아다니는게 보이거든요 그리고 예전에 해병대 총기 탈취때 당직근무중이였는데
보고받고 정말 한참이나 지나서 속보가 뜨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무슨일 터지면 새벽에 운전병들 모조리 일어나서 영감들 모시러 가는 모습이 참 장관입니다. 크크
ReadyMade
11/07/06 11:35
수정 아이콘
누가 더 편했나의 대결인가요 크크;;
저는 교통의경나왔는데 아직까지 상근,카투사 나온사람 아니면 저보다 편하게 생활한사람은 드물더라구요..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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