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7/05 22:56:36
Name TWINSEEDS
Subject [일반] [여행] Seoul to Cairo (1) : Way to Sky



많은 사람들이 세계여행을 꿈꾸지만 돈과 시간, 그리고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주저하곤 하죠.
전 운이 좋게도 대학시절 어떻게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하게되었다가 여행의 매력을 알게되어 그 후에도 간간히 여행을 하곤 했는데,
혹시라도 누구에게 도움이 되고자, 그때의 기억과 기록의 일부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초의 여행이 주가 될거 같네요.)

(그리고 작년 여름, 중국 열차여행에 관해 몇번 질문했었는데, 답변 주셨던 분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인천 -> 텐진(Tianjin, 천진)

동인천에서 중국 텐진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습니다. 요금은 대략 13만원, 24~26시간 소요.
일주일에 2편정도 있는데 출발 시간대가 다릅니다. 제가 탄 페리는 오후 5시경 출항하여 다음날 오후 8시경(시차 +1시간) 도착했습니다.
페리를 이용시 좋은점은 한달짜리 선상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항공편으로 중국에 입국하려면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거든요.
비자발급비 또한 160위안(대략 한화 27000원)으로 쌉니다. (다만 비자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운항시간 26시간은 좀 지겹더군요.
텐진 탕구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하고 선박터미널을 나오면 베이징으로 가는 버스가 바로 있습니다.
베이징 왕징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동인천 제2 국제 여객 터미널. 저기 보이는 사람들은 거의 중국사람들입니다.


26시간동안 텐진까지 갈 페리


예약을 빨리 하시면 침대칸을 얻을 수 있고, 만약 침대칸이 다 찼다면 다다미방에서 자야하는데..
중국어가 다른 나라사람이 듣기엔 워낙 시끄러우니 숙면을 취하시고 싶으신 분은 침대칸을 예약하세요.


텐진 탕구항 건물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페리회사에서 제공하는 베이징행 버스가 바로 있습니다. 베이징 왕징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베이징 (Beijing, 북경)

베이징에서는 단지 잠만 자고, 다음날 오후에 쿤밍으로 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쿤밍으로 가는 열차(T61)는 베이징 서역에서 출발합니다. (티벳 라싸행 열차도 베이징 서역)



베이징 서역 -> 쿤밍 (잉워, 36시간 소요)
중국 열차는 크게 잉쭤(딱딱한 의자), 란쭤(부드러운 의자), 잉워(딱딱한 침대), 란워(부드러운 침대) 4가지로 나뉘는데,
야긴이동 포함이라면 배낭여행자들은 보통 잉워를 선택합니다. 참고로, 야간이동을 잉쭤로 선택하시는 분은 전쟁 난민 열차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 서역. 베이징에는 목적지에 따라 해당 역이 다릅니다. 크게 봤을때 서쪽으로 향하는 열차는 서역에서 출발합니다.


베이징 서역은 두번째 였는데, 중국 기차역의 엄청난 인파는 여전합니다.


열차 번호에 영어가 포함되어있으면 그나마 괜찮은 열차고 숫자만 있는 열차는 오래된 것이라 싸더라도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베이징에서 쿤밍까지는 39시간이 소요됩니다..
열차를 타시기 전에 먹을거리를 많이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지겹기도 하고 열차내 도시락은 비싸거든요.

열차출발일/다음날/다다음날 아침 운남성 쿤밍에 도착합니다. (인천에서 쿤밍까지 4박 5일 소요, 참고로 비행기타면 4시간 반 걸립니다..)


쿤밍 (Kunming, 곤명, 해발 1900)


운남성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쿤밍입니다.
중국 서남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일년동안 날씨가 좋고 해발 1900미터에 위치하기 때문에 공기도 좋습니다.


역시 여행은 허름한 현지 식당에서 먹어야 제맛이죠. 중국사람들은 국적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대해줍니다.


따리 (Dali, 대리, 해발 2100)


진정한 운남성 여행의 시작은 따리부터. 바이(白)족들이 모여 살고 대리석의 이름이 이곳에서 왔다고 합니다.
쿤밍에서 버스를 타면 4시간 정도 걸려 따리(샤관)터미널에 도착하는데 목적지인 따리고성은 시내버스를 다시 타고 더 들어가야 합니다.


따리도 배낭여행자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유명해서 장기 체류하는 서양 여행자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리장 (Lijiang, 여강, 해발 2400)


사실 운남성에서 따리보다 유명한 곳이 리장입니다. 리장고성은 시내와 가까워 접근성도 좋고, 처음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미로같은 곳입니다. 저도 밤에 들어갔다가 지도가 있음에도 못빠져나와 2시간 헤맸었다는..
밤에도 낮에도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역시나 너무 많은 여행객들.. 하지만 같은 여행자로서 불평할 자격은 없겠죠?


낮에는 이렇게 운치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밤만 되면 고성 한복판 나이트클럽의 소음공해 때문에(그것도 한국사람에 의해) 유네스코에서 제지가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후타오샤(Tiger Leaping Gorge, 호도협)


트랙킹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호도협 트랙킹은 1박2일, 2박3일 정도로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침에 리장에서 버스를 타고 차우토우에서 내린다음 (2시간) 트랙킹하는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따라가거나 물어보면 됩니다.
중간중간에 괜찮은 숙소(차마객잔, 중도객잔, 티나객잔)에서 숙박이나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Tiger Leaping Gorge - 호랑이가 뛰어 넘었다는 협곡 이란 뜻입니다.
티나객잔에서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다시 올라오는것도 정말 죽음이지만, 빠져도 누구하나 알아채지 못할 협곡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샹그릴라 (Shangri-La, 해발 3400)


운남성의 장족(티베탄)마을인 샹그릴라는 영국의 소설 에서 소개된 곳을 지상낙원을 칭하는 이름을 받아온 곳입니다.
원래 이곳 이름은 종띠엔이었지만, 중국정부가 샹그릴라로 개명해버렸습니다.
해발 3000이 넘어가면 고산병의 위험이 다가옵니다. 예전 티벳 라싸에 처음 갔을때 고산병 제대로 걸려서 3일동안 앓아 누웠던 기억이 있어 완전 몸사렸습니다. 다행히 일주일동안 고도를 서서히 높여와서 이번엔 고산병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리장에서 샹그릴라로 올때 버스에서 중국 여자분을 만나 숙소에 함께 갔는데, 괜찮은 친구들을 만나 따라다녔습니다. (전 중국어를 못하거든요..)


샹그릴라 고성 쓰팡지에(西方街)에는 먹거리 시장도 있고, 저녁에는 현지인들이 나와 다함께 춤도 추고, 여행사를 하시는 한국인 형님도 계십니다.


유스호스텔에서 먹을 수 있는 장족식 아침


송찬린쓰(송찬림사) - 나름 큰 규모의 티벳사원으로 샹그릴라 시내버스를 타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티벳 6대 사원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규모가 제법 큽니다.
이후 잠시 같이 여행하던 여자애는 여행이 끝나서 광한(청두근처)로 돌아가고..

샹그릴라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일명 동티벳이라고 불리는 쓰촨성 고도를 지나 청두로 갈 수 있고, 서쪽으로 향하면 쓰촨-티벳 하이웨이를 통해 티벳의 라싸로 갈 수 있.. 지만 외국인은 통행금지라 청두로 향합니다.


따오청(Daocheng)


또다른 샹그릴라라는 야딩풍경구를 가기위해 숙소에서 만난 중국남자애 한명, 타이완남자애 한명과 따오청(거점도시)로 향합니다.
쓰촨(사천)성 험준한 산맥을 넘는데 해발 4000미터는 기본으로 버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샹그릴라 - 따오청까지 버스로 10시간 정도 걸립니다.
중국 버스운전사들은 정말.. 난간도 없는 절벽길을 무슨 운전면허 기능시험 치듯 막 달리는지, 정말 짜릿짜릿하다는..


해발 4800미터 즈음.. 하늘 위를 달리는 기분


야크무리도 가끔 만나고


야딩(Yading) 풍경구


따오청에서 숙소를 잡고 식당에서 저녁먹는데 호객꾼들이와서 이곳까지 입장료+차량이동비 흥정을 했는데, 알고보니 새벽 3시에 출발해 검문이 약한 시간을 노려 저희를 트렁크에 숨겨 입장료 대신 수수료로 벌이하던 친구들이더군요.
따오청 - 야딩풍경구 까지 차로 미친듯이 달려 3시간 반정도 소요.


아침을 굶었더니 해발 4000미터에서 잠시 고산병 증세가 오더군요.
고산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면, 밥은 꼭 챙겨먹고, 물을 많이 마셔야합니다.
물론 고도를 서서히 올려 몸을 적응시키는게 제일 중요하죠.


재밌는 에피소드라면 같이 온 중국친구랑 타이완친구가 싸우는 바람에.. 저도 중국친구가 성격이 좀 이상해서 좀 기피하고 있어서 결국은 속편하게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신두차오(Xinduqiao)


결국 중국친구와는 헤어지고 타이완친구와 둘이 동티벳 루트를 따라 청두로 향하는데, 같이 차를 탔던 중국인부부가 이곳 신두차오에서 머무른다고 해서 우리도 얼떨결에 함께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따오청에서 신두차오까지 한 7~8시간 소요. 지도상으로는 서울-대전 거리인데 사천성 고개를 넘어넘어 가니.. 타이완 친구가 한마디 하더군요.
"Way to Sichuan is more difficult than to sky."


다음날 청두로 가는 버스 타기전에 시간이 남아 신두차오 동네 한바퀴


.. 도중 현지식당에서 밥먹고 있는 너무나도 귀여운 꼬마스님을 만나서 사진찍고 눈빛으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청두가는 길. 10월 초에 만나는 설산이 신기하면서 반가웠습니다.


신두차오 - 청두 구간도 지도상으론 먼거리가 아닌데 산길 돌아가고 터널에서 사고 나서 한번 막히고 나니 점심 전에 출발한 버스가 새벽 1시에 도착하더군요.

쓰촨성 동티벳 지역은 행정구역 상 티벳이 아니지만 많은 장족(티베탄)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티벳을 여행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티벳을 여행한다고 하더라도 라싸 외 다른 지역은 여행에 제한되어있고 퍼미션 및 가이드 고용 비용 또한 꽤나 비싸기 때문입니다.


청두(Cheongdu, 성도)


청두는 중국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사천요리의 본고장이며 자이언트 팬더와 천극(변검), 그리고 삼국지에서 유비의 촉나라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때마침 음식축제기간 중.


이건 무슨 요리일까요? (퀴즈)


광한(Gwanghan)


이곳은 고대중국의 상(商)나라의 싼씬뚜이(삼성퇴)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런건 잘 모르겠고, 샹그릴라에서 만났던 그 친구가 초대해서 찾아갔습니다.
중국친구들은 정말 잘 사줍니다. 손님이라고 음식도 사주고, 택시비도 내주고, 자기 친구들도 소개시켜주고, 숙소비도 내주더군요.


여자애 친구들과 함께 Hot-Pot.


다음날 다시 청두.
샹그릴라에서 청두까지 함께 여행한 타이완 친구와 아쉬움의 작별을 하고


실크로드 여행을 위해 시안(서안)으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7/05 23:05
수정 아이콘
사진 잘 찍으시네요.
TheWeaVer
11/07/05 23:1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
중국도 결국엔 사람사는 곳이라는 거군요.. 뭐랄까 따뜻함이 몇몇군데에서 느껴집니다
11/07/06 01:13
수정 아이콘
본격 여행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2편이 기다려집니다.
퀴즈 정답은 까투리? 찍어봤습니다 [...]
꿈트리
11/07/06 16:1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추천을 안할 수 없네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216 [일반] 보건복지부가 내년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예산을 삭감하려는 군요.. [13] the hive4450 11/07/11 4450 0
30215 [일반] [KBO]LG와 기아의 서로 다른 선발투수 활용법 [104] 아우구스투스6459 11/07/10 6459 0
30213 [일반] 드디어 플레이스테이션3를 지르기로 하였습니다~~ ^^ (타이틀 좀 추천해주세요 박식한 피지알러님들~~) [33] fr33man5200 11/07/10 5200 0
30212 [일반] 스마트폰 요금제 알아보기 [47] Nihil8252 11/07/10 8252 25
30211 [일반] 남한산성 - 13. 근왕군 [22] 눈시BB6892 11/07/10 6892 4
30210 [일반] [프야매] 포수리드에 대한 실험(선발 기록 추가) [28] 모모리5971 11/07/10 5971 0
30209 [일반] [K리그] 승부 조작으로 인한 웃지못할 여러 악재들 [2] 라울리스타4747 11/07/10 4747 1
30208 [일반] [뉴스]정동영 의원이 또 한건 터트렸습니다. [78] 유실물보관소8679 11/07/10 8679 0
30207 [일반] [야구] "스타성"에 관한 이야기. 이승엽. [43] zephyrus5815 11/07/10 5815 0
30206 [일반] [연재] 영어 초보자를 위한글 8탄_조동사편 [8] 졸린쿠키4479 11/07/10 4479 5
30205 [일반] 오늘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14] EzMura5531 11/07/10 5531 0
30204 [일반] [MLB]데릭 지터, 3000안타 달성 [22] 레몬커피4932 11/07/10 4932 0
30203 [일반] F(X) 피노키오 가사는 잔혹동화? [26] 케이윌11188 11/07/10 11188 0
30202 [일반]  [4/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4. 전공과 적성 / 등록금, 과외, 학점의 상관관계 [2] The Warrior5450 11/07/10 5450 0
30201 [일반] 야구> 짧은 기간 엘지팬으로 바라본 엘지의 모습 [16] 올빼미4621 11/07/09 4621 0
30200 [일반] 책임감 없는 사람때문에 학점 망치게 생겼네요. [64] 아우구스투스7843 11/07/09 7843 0
30199 [일반] [디아블로]티리얼은 월드스톤을 파괴했어야 하나... [16] Darkmental7952 11/07/09 7952 0
30198 [일반] 각성하고 책상에 앚기 [6] 뜨거운눈물5120 11/07/09 5120 0
30197 [일반] 정신적으로 공부하는 데에 계기를 주고 싶습니다. [51] 새강이5218 11/07/09 5218 0
30196 [일반] 남한산성 - 12. 왕이 남한산성에 있다 [17] 눈시BBv35385 11/07/09 5385 5
30195 [일반] 제파로프 선수가 85억에 알샤밥으로 이적했네요. K리그의 미래가 밝아졌으면 합니다. [12] Alexandre5281 11/07/09 5281 0
30194 [일반] 맥도널드 아이패드2 이벤트 이거뭔가요, [26] lionheart6913 11/07/09 6913 0
30192 [일반] 믿거나 말거나?? [10] 김치찌개5992 11/07/09 599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