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2/08 12:42:39
Name
Subject [일반] 어느 무명 작가의 죽음
http://news.nate.com/view/20110208n03791?mid=n0402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어느 무명 작가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외마디 비명과도 같은 글입니다.
한예종 영화과를 졸업하고 실력을 인정 받아 시나리오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끝내 32세의 창창한 나이에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기사를 보는 순간 참 가슴이 먹먹해 지더군요.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많은 방황끝에 이제 막 글쟁이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는데 이런 기사를 보게 되서 그랬는지도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상황과는 상관없이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싶은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아무리 예술하면 빌어먹는다는 소리가 나올지언정, 정말로 빌어먹게 만들지는 말았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월세와 가스/수도/전기비는 꼬박꼬박 낼 수 있게, 기본적인 치료는 받을 수 있게, 굶어 죽지 않게는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우리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한 영혼은 그렇게 외로움과 무관심과 굶주림과 병마의 고통속에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밥과 김치가 필요하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남기고 말입니다.

영화계에 만연해있는 불평등한 수익 분배 구조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조차도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뒤늦게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2/08 12:59
수정 아이콘
네, 영화판이 저렇다고 하더군요. 화려한 이면 뒤에 어두운 곳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02/08 13:04
수정 아이콘
까놓고 말해서 정말 빙산의 일각이죠. 재능있는 사람을 한명 떠나보내야 그나마 요만큼이라도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화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알파스
11/02/08 13:11
수정 아이콘
겉으로는 점점 더 화려해지는데 안은 계속 썩어들어가고

인기배우들의 삶은 할리우드를 따라가는데 반해 그 이면에 가리어진 사람들은 정말 굶어죽는군요. 여기가 부카니스탄도 아니고
11/02/08 13:18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정말 암울한 일이긴 한데
저렇게까지 힘들면...어떻게 다른일이라도 찾아서 입에 풀칠이라도 했어야죠
몸쓰는일 아무리 몸약하고 힘들고 못할것 같아도 그거라도 하면서 꾸역꾸역 살아갔어야죠 이게 뭡니까...아무리 여자의 몸이었어도...
우선 살았어여죠...쪽지 붙일 힘으로 다른 집문 두드리고 지인들 다 연락하고...일단 살아야지..
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1/02/08 13:23
수정 아이콘
남일 같지 않아서 마음 한 구석이 서늘했습니다.
11/02/08 13:39
수정 아이콘
한예종 출신이라면 그 간판만으로도 어지간한 대학의 시간강사 정도는 하며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는 있었을텐데... 하긴 요즘은 시간 강사들도 생계가 어려워 자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사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생계유지를 위해 하는 일이 본업이 되고 원래 하려 했던 일이 뒷전으로 밀리고 취미 수준으로 떨어지다 아예 접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습니다. 도 남일 같지 않아서 가슴이 아프네요..
스타카토
11/02/08 14:38
수정 아이콘
저의 아주 친한 X알 친구중에 글을 쓰는 작가가 있습니다.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모험을 하지 않는 마법사" 라는 책으로 이름을 얻고 그 후에 꾸준히 글을 쓴 친구인데..
네이버쪽에서도 추천도서에 군대의 인트라넷 검색순위 올킬까지 했던 친구인데..
언제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정말..저 일이 남의 일이 아님을 옆에서 봐서 더 가슴이 아프네요...
BLACK-RAIN
11/02/08 14:40
수정 아이콘
일본이 경제발전에 따른 복지의 미비로 버블이후 굶어죽는 사람이 급증했다고
나라망조가 들었다고 개탄하던 논객까지 있었는데
우리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가요 정말 우울하기 짝이 없는 비극입니다.
11/02/08 16:24
수정 아이콘
가슴이 아려오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이런 글에서까지 '일본경기침체의 한 원인이 남발된 복지때문으로 판단'
같은 정파적해석이 진실인양 메인스트림인거처럼 올라오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우유친구제티
11/02/08 17:15
수정 아이콘
제 친구도 이 분과 거의 같은 상황인데, 걱정되네요.
11/02/08 17:18
수정 아이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일로 우리나라 영화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제도가 마련되는 계기가
되면 좋겟습니다.
작년에는 밀린 급여 달라는 독촉에 망치인가 도끼를 쓰는 사람도 있었죠

정말 우울한 사연이네요
꿈트리
11/02/08 22:08
수정 아이콘
글쓰는 분들이 잘 살지는 못해도 먹고는 살아야되는데... 참 안타깝네요.
linchpin
11/02/08 23:48
수정 아이콘
정말 안타깝네요.. 이렇게까지 되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총알인생
11/02/10 00:31
수정 아이콘
어떤 의문이나 다른 생각 없이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고 싶습니다
부디 행복한 곳에서 건강하게 하고 싶은 일 다 하시며 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196 [일반]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 몇곡. [21] 프즈히7640 11/02/09 7640 1
27195 [일반] [WOW] 대격변 후 늑대인간 현자 업적 했습니다... [12] 학몽7876 11/02/09 7876 1
27194 [일반] 사람이 쿨해지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23] 리차드최4808 11/02/09 4808 1
27193 [일반] 안 되는 것을 하는 것이 진짜 하는 것이다. + 2차 덧글 [60] Lean Back8635 11/02/09 8635 28
27192 [일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무죄판결을 받았군요. [8] 아우구스투스5628 11/02/09 5628 2
27191 [일반] 9년이라는 시간 [14] 트렌드4736 11/02/09 4736 1
27190 [일반] [F1이야기]2011 드라이버 라인업/시즌 일정 [8] lotte_giants4121 11/02/08 4121 3
27189 [일반] 달달한 노래 하나 듣고가세요 [10] 뜨거운눈물6019 11/02/08 6019 1
27188 [일반] 언행일치.jpg(사진펑) [178] 삭제됨23780 11/02/08 23780 28
27187 [일반] 이번의 끔찍한 구제역 사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이런 글들을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17] 휘리노이에스7292 11/02/08 7292 1
27186 [일반] 또 한일전이네요. [96] 삭제됨7505 11/02/08 7505 1
27185 [일반] 이과와 문과적 마인드의 차이 [37] sungsik14323 11/02/08 14323 1
27184 [일반] 주식시장 더 오를수 있을까? [37] 28살 2학년6286 11/02/08 6286 3
27183 [일반] 에바사마의 일본 자전거 일주#11 (연쇄폭팔&자전거 도둑) [7] Eva0103386 11/02/08 3386 1
27182 [일반] 제9구단 반대입장에서 본 제10구단 찬성론 [28] AttackDDang4796 11/02/08 4796 1
27181 [일반] [야구] 9구단 창단 확정 뉴스를 보고 문득 든 이런저런 잡설 [34] 제랄드4424 11/02/08 4424 1
27180 [일반] 2000년대 가요계의 3대 사건 [43] 아유6598 11/02/08 6598 1
27178 [일반] [기분 좋은 소식]'맷값 폭행' 최철원 징역 1년 6개월 선고 [25] 독수리의습격5154 11/02/08 5154 1
27177 [일반] 씁쓸한 기사 한토막,,20∼30대 미혼女 절반 "취업 대신 결혼 의향" [84] 부끄러운줄알��6034 11/02/08 6034 0
27176 [일반] 어느 무명 작가의 죽음 [19] 4406 11/02/08 4406 1
27175 [일반] 당신의 애인에게 단 한곡만들려줄 수 있다면... [52] 영웅과몽상가8027 11/02/08 8027 1
27173 [일반] [야구] 사실상 9구단 창단이 확정되었습니다. [204] 독수리의습격6652 11/02/08 6652 1
27172 [일반] [축구] 조광래호의 터키전, 몇 가지 관련 사항들 [21] (改) Ntka4602 11/02/08 4602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