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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08 21:37:23
Name nickyo
Subject [일반] 잠깐 서울에 눈이 내렸죠?
눈 오는 창 밖을 볼 새도 없이
밀려드는 손님을 상대하고

채 숨 한번 편히 내쉴 새 없이
택시를 타고 다음 일을 하러 간다.

창밖으로 흐르는 도시의 불빛들이
눈과 부딫혀 흘러내리는데

나는 그런것도 보지 못하고
마음만 바삐 뒷꽁무니를 찌른다

쌓였던 일들을 간신히 정리하고
축 쳐진 몸을 싸구려 의자에 던져놓자

기다렸다는 듯 터져나오는 깊은 한숨이

눈은 그친지 한참이 지났건만
나는 이제서야 축 젖은 땅을 보며
눈이 내렸던가-하고 그려본다.

인스턴트 커피에서 올라오는
그 아련한 김이 안경에 서리며
여민 옷깃 사이로 시린 바람이 간지럽히면

이 바쁜 하루가 끝났나 싶어서
문득 몰려오는 그리움이 무섭구나.

밤하늘에는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내 눈에는 더 이상 네가 보이지 않으니

조금만 한가로워지면 생각나는 너의 그 석자의 이름이
나를 자꾸 어렵게 만드는구나.

오늘은 안녕해야 하건만,
너는 자꾸 나의 안녕함을 가지고 약올리듯 살랑살랑 도망가니
나는 그 뒤에 남은 그리움이란 친구와
어느새 너무 친해진 지 오래다.

----------------------------------------------------------------------------------------------------------------------

오전에 카페손님이 폭발해서 무려 근무시간보다 1시간 반을 더 일하고, 다음 일이 늦어질 듯 하여 택시비까지 받아 택시타고 오니

오자마자 정리,책상배열,홍보물정리등..... 할 일이 엄청나게 몰려와서는

이제서야 숨을 돌리게 되었네요.

아-끝났다! 싶어서 의자에 피곤에 쌓인 몸을 던지고 나니

점심때 수많은 손님들 사이로 보였던 함박눈이 기억나

한곡조 읇어보았습니다.

시라는건 참 맛있고 좋은 것 같아요. 저도 뭐 써본적이 없어서 당연히 저질의 끝을 달리지만

어릴때 교과서로 공부하던 현대시는 그렇게 어려웠는데
시만큼 사람의 감성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것도 없다 싶어요.

눈도 오고, 크리스마스도 가까워지고, 조금 있으면 방학도 시작하고,

바야흐로 겨울이네요.

여러분의 겨울은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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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whiteyou
09/12/08 21:42
수정 아이콘
11월 2일 첫눈오고(폭설) 눈 안오는 지역 강릉에서 댓글 남깁니다.
학교에서 공익 근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올해 겨울이 지나면 1년도 채 안남게됩니다!
얼른 올해 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09/12/08 21:43
수정 아이콘
lovewhiteyou님// 와 그 어렵다는 학교공익.. 근데 설마 07학번이신가요.
lovewhiteyou
09/12/08 21:51
수정 아이콘
nickyo님// 올해 1월에 훈련소 입소했습니다. 입소하고 나오자마자~ 다니던학교 자퇴하고 사이버대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올해 21살)
어진나라
09/12/08 22:38
수정 아이콘
에이, 이게 저질 시라뇨. 우리같은 아마추어는 자기 마음만 잘 표현하면 장땡입니다. 이런 시도 버젓이 돌아다니는 걸요.
제목 : 시험
내용 : 또쳐?
09/12/08 23:38
수정 아이콘
어진나라님// 아 대박...크크크크. 현대시의 최고봉입니다.크크크크
09/12/09 00:33
수정 아이콘
nickyo님// 노동량이 알바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요? 언젠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을 쓰신 적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혹시 휴학하셨나요? 도~저히 어쩔 수 없을만큼 돈이 딸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알바 하기 위해서 휴학하는 것은 말리고 싶은데요..
09/12/09 00:35
수정 아이콘
OrBef2님// 휴학을 원래는 워킹홀리데이 목적으로 했으나, 비자불발 2연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 하며 군대가길 기다린다고 합니다.
09/12/09 01:59
수정 아이콘
nickyo님// 아이쿠..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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