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동일한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가 본의 아니게 과도한 논란을 초래한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올리는 글은 제가 지난번에 언급한 저출산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적 갈등에 관한 의견입니다. 지난번 글과 달리 이번 글에서는 정말로 나라가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는 듯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글은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부쩍 늘어나는 어떤 일반적인 경향에 대한 의견이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논란이 되었던 글과 굳이 같은 제목을 단 이유는, 솔직히 이 제목 말고는 작금의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만한 다른 더 좋은 캐치한 문구가 생각이 안 나서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비잔틴 제국에서 청색파와 녹색파가 갈라져서 싸우던 시절부터 정치적인 갈등은 언제나 치열하고 때로는 파괴적인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인간에게는 편을 갈라서 싸우려는 근원적인 욕망이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보이는 정치적 갈등의 정도는 '과도하다'는 표현을 넘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어떤 외국 정부가 부당한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이나 기업, 심지어는 정부에 어떤 피해를 가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타국의 부당함에 항의를 하기보다는 그 타국의 행위가 반대파에게 타격을 주는 것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거나 외국의 입장을 변호하는 듯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조국을 비판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기괴하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외국의 대한민국 때리기에 환호하는 것이 자기파괴적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정부나 기업이 대한민국의 사정을 정확히 알고 특정 부류만 핀포인트 타격을 할까요? 그보다는 그들 입장에서 "외국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했고 어쩌다가 거기에 한국인들이 대상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게 더 합리적 추론 아닐까요? 만약 상황이 달랐다면 그 환호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공격대상이 되었을 겁니다.

이제와서 쌍팔년도식 '애국애족'을 들먹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한국 국민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외국의 부당한 조치를 마치 정의의 심판인 것처럼 여기는 것은 너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에게 불이익이 되었는데 거기에 환호하는 것은 결국에는 나라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