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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8 16:56
마냥 도구라고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수동적으로 대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뜻과 아젠다를 제시하는 입장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든 부정적인 의미에서든)
24/11/08 17:02
정치인의 아젠다 제시 역할도 분명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도 유권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야된다는 의미였습니다. 도구라기보단 고용자 쪽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지가 하고싶은 헛소리 하지 말고 고용주 입맛에 맞는 쪽으로 제시하고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4/11/08 17:26
'유권자가 원하는 방향' 자체가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라고 생각화고, 결국은 정치인이 제시하는 아젠다를 통해서 그 '방향'이 구체화되어 가는 게 보통의 그림이라고 봅니다.
24/11/08 19:53
음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그 정치인 개인의 신념이나 생각 따윈 중요치 않다는 거였습니다. 공화당에서 트럼피즘이 주류가 된 것이 그런 유권자의 흐름을 읽고 표 받으려고 한 것이듯이 그쪽으로 머릴 쓰라는 거죠.
24/11/08 16:57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걸렀다면 윤석열이 당선되었을 리가 없습니다. 이미 후보 시절에도 엄청난 잡음이 있었고, 부동산 이슈 때문에 된거죠.
24/11/08 17:06
http://nbsurvey.kr/archives/4289
이번 대선 직전 여론조사인데 지지 이유를 보면, 윤석열이라는 개인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고 그냥 정권교체 원툴이었습니다. 근데 정권교체 했는데 더 엉망이네? 하니 지지율이 뚝 떨어진거죠. 윤석열을 찍는 사람들조차 윤석열 개인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었습니다. 후보 시절 하도 망언을 해서 질려버렸거든요.
24/11/08 17:08
도덕성 때문에 뽑았다기보단 검증이 덜 된 인간을 기대하고 뽑았는데 똥이란 느낌이죠.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일반인에겐 당시까지만 해도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확실하게 검증된 인물이 아니었으니까요. 막연히 기대하기 좋은 이미지였지. 물론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았겠지만요.
24/11/08 19:16
아니에요..
정치 저관여층 일반인들도 윤석열이라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는건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검증된 나쁜 패였는데도 그냥 뽑은거에요 사람들이 그만큼 문제인이 싫었던거고.. 역으로 다음 대선은 민주당에서 그냥 동네 치킨집 아저씨 공천해도 될겁니다.
24/11/08 17:06
보통은 그게 맞죠
문제는 그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아닌지 판단 보단 그냥 전통적인 니편 내편 또는 특정 이슈만 거지고 난리를 치니 현상황이 나오는 모양이긴 합니다
24/11/08 17:06
정치인에게 지나친 도덕적 잣대만 들이대는 건 위험하다는 거에 동의합니다
다만 트럼프가 미국인들 입장에서 내 뜻에 맞는 도구에 부합하는 인물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도 미국인들의 ("백마탄 초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정치인에 대한 신물에서 비롯된 "참신한 인물" 이미지로 당선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윤석열에게 실망했듯이 미국인들도 4년만에 트럼프에게 실망해서 바이든한테 밀렸던 전력이 있고요. 이번에 트럼프가 당선된건 민주당 후보가 너무 밀린 것이 크지,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원해서 뽑혔다고 보긴 힘든 면이 있습니다. 바이든이 5년 만 젊었어도 거뜬히 재선했을 겁니다.
24/11/08 17:18
첫 임기는 저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검증이야 애저녁에 끝난 인간이니까요.
트럼프가 이긴 게 민주당이 폭망한 반사이득이 크긴 하지만 그거야말로 차라리 트럼프 쪽 아젠다를 더 매력적이게 만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상대평가니까요.
24/11/08 17:16
정치인을 내 도구로 보기엔 이게 사실상 양당제라 현실적인 한계가 있죠
같은 당이라도 사실 후보마다 내세우는 가치는 다 다르잖아요 윤석열 / 이재명 / 문재인 / 박근혜 / 이명박 / 노무현 이 라인업이 동시에 선거에 나와서 유권자들이 골라잡으면 편의점에서 과자 고르듯 정치인의 도구화가 가능할탄데 현실은 1 vs 1이란 말이죠. 과자 여러개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내가 좋아하는 하나를 고르지만 2개중에서 무조건 하나를 골라야하면 어쩔수없이 먹기싫은거 걸러야죠 선거도 그러다보니 차악뽑기 양상으로 흘러가고 후보들도 어떻게든 안걸러지려고 네거티브를 하는게 아닌가싶네요
24/11/08 17:23
제가 그래서 양당제와 양당제를 강제하는 대통령제, 소선거구제를 극혐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는 원인을 '후보 개개인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서'라고 생각하고요. 내각제도 그렇고 비례대표제도 그렇고 '내가 직접 안뽑은 사람이 권좌에 앉는다'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나 큰 것 같습니다.
24/11/08 17:26
왜냐면 군사정권이 "내가 직접 뽑지 않는" 시스템에서 장난을 많이 쳤기 때문이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행정부에 대한 그것보다 더 낮게 나와요. 그러니 국회가 내각을 구성하는 걸 못 믿죠.
24/11/08 19:49
그래서 대통령제 자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대신 비례나 좀 확 늘렸으면 좋겠어요. 근데 이것도 비례 하면 이상한 인간들 올라간다고 싫어하더라고요. 어차피 국회의원은 개인기보단 그냥 당 따라 행동하는데 그 정도는 내려놔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24/11/08 17:21
요새 전세계 적으로 젊고 똑똑한 인재들이 정치인이 되는 걸 예전만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자신이 살아온 흔적에 대해 공격당할 건수들이 많아지고, 가족들이 고통을 겪는 일은 많은데, 돈과 권력은 예전만큼 누리지 못하니까요. 윗분 말씀처럼 정치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도덕적 자격을 요구하는 것도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착하고 부지런한 멍청이만큼 위험한 리더는 없으니까요.
24/11/08 17:32
윤석열은 오히려 말씀하신 유권자를 대표하는 도구로 뽑힌 사람이죠. 갑자기 튀어나왔으니 백마탄 초인 느낌도 있긴 하지만요.
예를 들어서 젊은 남초들은 민주당의 친 페미 정책에 지쳤고, 여가부 폐지를 부르짖는 윤석열을 본인들 주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뽑은거잖아요. 부동산 폭등... 코로나 규제... 내로남불과 불통... 민주당 심판론에 각자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아무튼 그 적임자로 윤석열이 자기가 하겠다고 나선거고 그게 통해서 뽑힌거죠. . 문제는 유능 무능 이런 저런 논란을 다 떠나서 당선 후에 본인이 하겠다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게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당선 후에 바로 입닦는 정치인들이 많죠. 그래서 오히려 공약보다는 사람을 더 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공약 아무리 좋아도 안지키면 그만이야~ 가 되버리니까요.
24/11/08 20:03
정치인 도구론과 미검증론을 엮어 쓰다보니 이래저래 섞여서 글이 모호해졌네요.
윤석열이 도구로서 뽑힌 건 저도 동의합니다. 검증해야하는 부분은 여론에 따라 유연한가, 똥고집인가, 공약은 지키는가 같은 부분들일텐데 아무래도 신인이다보니 그런 게 검증이 안 됐죠. 근데 솔직히 이정도일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듯.
24/11/08 17:35
남의 나라 얘기라 크게 몰입은 안하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자산가격 상승으로 어느정도 기분을 헷지시킨 부분도 있고요 흐흐) 개인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마뜩치 않은 이유는 이 제목처럼 [정치인은 됨됨이 따위가 어떻든 상관없다] 라는 류의 인식을 대중에 퍼뜨리는것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고, 그가 하는 많은 혐오발언들이 마치 당선으로 정당성과 생명력을 얻은 양 대중으로부터 비슷한 혐오발언을 발화하는 허들을 낮추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4/11/08 20:06
저도 이게 절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현실이 이렇게 돼 버렸으니 어쩌겠나 싶은 느낌입니다. 거기다 우리나라 꼴을 보니 차라리 됨됨이는 막장이라도 유권자가 원하는 쪽에 충실이라도 하는게 차라리 낫지 않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24/11/08 17:42
여담이지만,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대리하는 도구라는 뉘앙스의 말씀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가 여러번 말해온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더 자세하게는, (먼저 정치인은 국민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언급을 한 이후) 본인은 국민의 뜻에 따르는 도구가 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입니다.
24/11/08 17:49
미국만 보자면
뜬구름 잡는얘기나 이상적인 얘기나 그런것들 보다는 당장 내 삶에 좋은 영향줄수있는 방법들과 현실적인 얘기를 하는걸 이제는 많이 생각한다는거겠죠.
24/11/08 17:49
미국에 한정할 거 없이 전세계에서 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정치계에서 점점 더 주류가 되어가고 있죠
트럼프는 그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고 포장해서 말하자면 이념적인 가치보다는 실용주의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는거죠 트럼프라는 사람은 정치적인 방향성이나 철학은 부재한 대신에 이슈를 선점하면서 너 이거 필요해? 이거 해줄게를 극한까지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해석이 있던데 전 이게 미래 정치인의 뉴노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변한 게 아니라 2020년대 SNS 사회에서 정치의 트렌드가 변했고 유권자들의 생각이 변한 거에요
24/11/08 17:49
사실 본문의 글의 확실한 예시가 08년 대선이죠.
MB지지자들도 도덕적이라고 생각안하는데, 민주당은 BBK만 주구장창 이야기하다가... 역대급으로 패배했죠 트럼프가 MB나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 때문인데... 현재의 대선을 꿈꾸는 정치인 중 유능한 이미지가 있을까요?
24/11/08 17:54
문득 든 생각인데, 잘 알려진 대로 미국 대선에서 유구한 전통인 현직자 어드밴티지라고 생각하면 간단하겠더군요.
그래서 바이든 대 트럼프였으면 살짝 바이든이 유리했을텐데 뭐 너무 맛이 가셔서.. (2020년 대결에서도 원래 트럼프가 유리한 구도였는데 미증유의 코로나 재난에서 현직이 너무 뻘짓을 했죠) 2024, 초짜인 해리스와 전직자인 트럼프가 붙은 이상 이 정도 격차로 트럼프가 이긴건 전혀 놀랄게 아니고 담담히 받아들여도 될 일입니다. (충격으로 다가온건 여론조사와 너무 차이가 난 때문이죠) 제가 걱정하는건 트럼프 승리를 과도하게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트럼피즘 등 레거시 정치를 한참 이탈하는 승리요인을 발굴해내고 전파해나가면서 지금까지는 그래도 안정과 평화의 토대가 되어왔던 민주주의의 틀을 뒤흔드는 미래로 자꾸 나아가는게 아닐까 하는겁니다.
24/11/08 20:37
미국에서는 이미 현실이지 싶어요. 공화당은 지금은 트럼프 반대파들 싹 갈려서 트럼피즘이 장악했다고 하고, 민주당도 사실 말만 온건할 뿐 정책은 점점 트럼프 쪽으로 수렴하기도 했고요.
결국 그게 유권자가 원하는 방향 아닌가 싶습니다.
24/11/08 17:57
빅테크가 IT거대기업이 잘 나가도 결국 거기서 나눠먹지 당신들-아마도 노동자 계층-에게 돌아가는건 없었다.
난 당신들이 확실하게 이득 볼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전통 제조업을 다시 미국땅으로 되돌려놓겠다. 뭐 이런 이야기인데, 디테일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주장하는 구조 자체는 과거 MB와 참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닥 실효성이 없어보인다는 것조차 비슷해보이죠. 미국 인건비가 워낙 높고 러스트벨트 노동력이 과연 그만한 제조업을 운영할 기량이나 레벨을 갖추고 있는가도 미심쩍어요. 첫번째 임기 때도 공장 돌아왔단 소리가 없었는데 24년에 같은 소리를 또 하지만 이게 먹혔녜요. 과연 두번째 임기라고 저게 될지 참 의문입니다.
24/11/08 20:06
트럼프 역시 이미 집권기에서 실패했다는 약점이 있었고 그렇기때문에 민주당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이길수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념에 눈이 멀어서 경제정책을 제대로 제시못한게 크다고 봅니다. 당장 네거티브만 해도 트럼프가 말하던 제조업 부활이 실제로는 실패했다를 공략하는게 아니라 무슨 트럼프 개인이나 낙태 같은 사회이슈 문제를 걸고 넘어지니 질수밖에 없는거죠.
24/11/08 18:04
말이 되는 듯한 달콤한 거짓말을 잘하는게 중요한듯 합니다. 불법이민 막고 미국에 공장이 늘어나면 인플레에 고통받던 블루워커들의 삶이 나아질거 같지만 미국에 공장 지으라고 해봐야 미친 인건비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모듈화 및 자동화율이 대폭올라갑니다. 현기차 메가플랜트만 하더라도 자동화율이 75% 이상이구요 불법이민도 목숨걸고 넘어오는건데 트럼프라고 원천차단 힘들죠 1기때처럼 큰 차이 없을겁니다.
24/11/08 18:08
한국도 충분히 도구적으로 뽑고 있지 않나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에 표를 던진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도덕성이 좋아서 뽑은 것이 아니잖아요.
24/11/08 19:19
윤석열은 상대적으로 도덕성이 나아보이긴 했습니다 이재명의 전과와 음주운전 욕설녹취를 문제삼아 윤석렬로 간 도덕만점 유권자들이 꽤 있었거든요
24/11/08 20:15
그런가요? 도덕성이라 퉁치긴 했는데 이명박 빼면 뭔가 지지자들은 공약보단 개인을 보고 뽑은 인상이었습니다. 문재인만 해도 뽑힐 당시에는 나름 괜찮은 이미지였던 것도 있고요.
24/11/08 20:29
문재인은 탄핵 이 후 나왔잖아요. 누가 나와도 됐을거에요. 애초에 한국은 양당간에 정책이 큰 차이가 나지 않잖아요. 이명박이야말로 bkk인가 뭔가로 사기꾼 이미지였는데 그거 무시하고 경제 성장 해 준다는 말에 사람들이 뽑았죠
24/11/08 18:17
이해가 안되네요. 다 뽑힐만해서 뽑힌거 아닌가요? 트럼프를 뽑은사람들이 마치 비이성적이고 비도덕적인것에 개의치않아한다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결국 선거는 상대적인것이기 때문에… 윤석열이 그렇게 무능해보였어도 결국 이재명보다 나앗기 때문에 뽑혔다고 봐야하는것처럼, 카밀라도 트럼프보다 더 나을게 없었기 때문에 진거죠. 최악인 이재명보다 나은 차악인 윤석열이 뽑힌게 지금 이정도라는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트럼프 재임기간에 어떨지는 지켜봐야겠지요. 그렇게 욕먹고 연임 실패한 트럼프에게 진 민주당의 무능이 더 조명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4/11/08 20:23
그거 감안하고 뽑을 정도면 그냥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민주당이 망한 이유도 결국 유권자에게 마음에 드는 대안을 제시를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당의 방향과 유권자가 원하는 것(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선명하게 인상을 남기지 못했죠.
24/11/08 18:21
미국 내 기층 여론이 어땠는지까지는 모르겠는데 한국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던 사람들이 지적하던 건 트럼프라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는 아니죠. 트럼프가 내세우는 아젠다의 극단성과 거기 담긴 혐오 정서를 우려한 거죠. 바꿔 말하면 트럼프가 내건 이념의 도덕성을 문제삼은 건데 이건 인간 트럼프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것과는 다른 층위의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솔직히 트럼프만큼 이념적이고 프로파간다를 잘 써먹는 정치인도 드문 것 같은데 트럼프의 성공을 보고 탈이념, 실용주의 노선을 얘기하는 건 모순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트럼피즘이 정말 현실을 해결해줄 수 있느냐에 대한 대답은 현자모드에 돌입한 바이든이 참 명쾌하게 해줬죠. 당신이 대통령할 땐 뭐하고 이제 와서? 게다가 2016년에 하던 얘기 똑같이 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고요.
24/11/08 20:25
저도 트럼프가 실용주의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유권자가 원하는 걸 잘 긁어줬을 뿐이죠. 물론 그 결과와 성공 여부는 뻔하겠습니다만.
24/11/08 20:28
미국에서도 트럼프는 비즈니스맨이라 실용적이다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트럼프의 정치방식은 WWE에 가깝고 누구보다 [정치적]이죠 크크. 아예 실용성을 내다버렸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미의 [정치]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례.
24/11/08 18:24
인플레 경제 이런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안 나온 이야기를 추가하자면.
미시간 등 경합주에서 무슬림 아랍계 유권자 민주당 지지율이 80퍼에서 10퍼대로 폭락했습니다. 2016년 힐러리, 2020년 바이든 찍은 사람이 2024년 트럼프 찍었다고 인터뷰할 정도로요. 이유는 가자 지구 학살하는 이스라엘 지원하는 바이든 정권에 대한 반감, 비토죠. 이스라엘 비판 선명하게 내세운 질 스타인이 저번 선거보다 표를 더 많이 가져가는 것도 변수가 되었고요. 무슬림과 흑인 남성, 예상 밖 트럼프 지지… 해리스에겐 뼈 아팠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69074?sid=104 ‘중동 전쟁’이 해리스 표 갉아먹었나…아랍계 지역 투표소 ‘냉랭’[2024 미국 대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30993?sid=104
24/11/08 18:25
인플레가 치명적이었다고 봅니다. 공화당이 싹슬이한 경합주들이 거의 박빙이었다는거 감안하면 결국 미국 중산층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겠죠.
24/11/08 18:45
윤석열은 정권교체 원툴로 뽑혔고 그래서 홍준표가 경선에서 진게 더 뼈아프죠. 홍이면 이정도는 아니었을테니까요. 김대중 전대통령이 정치인은 국민의 생각보다 딱 반걸음 앞서야 한다는 말이 공감이 됩니다.
24/11/08 20:26
윤석열이 경선에서 뽑힌 것 자체가 당시에는 나름 환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게 대선쯤 되면 많이 깨지긴 했는데 이미 경선에서 뽑혀버렸으니...
24/11/08 21:19
그것도 맞지만 국힘 의원들이 홍이 싫어서 윤한테 줄선게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입당도 안했는데 당내인사들이 친한척하면서 알랑방구를 뀌었던게… 당내경선은 아무래도 대세론이나 인력동원이 더 무서운거같아서요
24/11/08 18:47
윤석열 못할줄은 알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못해서 신기하긴합니다. 다음 정권은 민주당이 먹고 또 삽질하고 그다음 정권은 다시 국힘이 먹겠죠. 어차피 기대따위 안합니다
24/11/08 19:09
냉전 시대가 끝난 이후로 대중을 지배하던 이념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각자도생의 시대로 확실히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자기 눈앞의 이익을 누가 챙겨줄 것이냐에 대한 아젠다 싸움이 된거죠. 그 싸움에 가장 특화된 정치인이 트럼프였고요.
그나마 1기 트럼프의 기행 때문에 바이든에게 정권을 넘겨주긴 했어도, 바이든 정부를 겪고 보니 결국 이상을 추구하는 정부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트럼프를 밀어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게 21세기의 뉴노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대통령은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고.. 하..
24/11/08 19:39
한국 정치인들은 현재도 자신을 선출해준 사람들을 잘 대표합니다.
일례로 국회의원 선거 공약에서도 드러나듯 한국에서 국회의원은 중앙정부에서 자원을 얻어다가 개발 해주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사람이죠......
24/11/08 20:30
확실히 이런 쪽으로 생각하니 재밌네요. 애초에 지역정치를 지방자치로 푸는 게 아니라 중앙에서 예산 따오기 싸움으로 풀어버리니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라기보단 지역의 대표가 되고... 비례를 싫어하는 것도 요상한 인물이 자리 차지하는 게 싫어서라기보단 비례로 돌리면 우리 지역구에 예산 따올 인간이 사라지는 거니까 싫어하는 느낌. 신선하네요. 뭔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24/11/08 22:46
심지어 주요 경합지 러스트벨트에선 2%미만으로 지고 다른 텃밭에서 털렸죠.
결국 이슈는 인플레, 이민, 그리고 바이든의 늦은 사퇴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예상했습니다. 게다가 데이터 상으로 트럼프 투표한 유권자들의 주요이슈가 경제, 이민이고 사회적 이슈는 거의 없는 셈인데 여기에 PC니 뭐니 이상한 것 덧붙이는 건 모든 것에 페미/PC 덧붙이고 싶은 일부 사람들의 희망사항이죠
24/11/08 20:18
전 그래서 대통령정도의 고위 정치인정도 되면 뇌물같은 부정부패는 딱히 흠으로 생각 안합니다
뭐 몇조 이렇게 하는거면 모를까 몇백억 정도는 해먹어도 대한민국 정도 국가 사이즈면 국정 운영만 잘 하면 그 정도는 보너스라고 칠 수 있죠 문제는 일은 안하고 해먹기만 해서 문제지만요
24/11/08 21:27
김대중대통령이 참 대단한 인물이였죠 6자회담을 옥중에서 구상했던걸 이뤄내고 imf도 극복해내고 it강국의 기반도 닦았고 그때만큼 맘이 편한적은 없었던것 같네요
24/11/08 22:05
예전에 박근혜 탄핵정국때 수구 새누리당 망하고
민주당이 중도보수 포지션으로 가고 정의당 등등이 진보인 구도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여주고 싶네요 그렇게 되면 남은 자들은 누가 대표하냐는 문제가 남거든요 제 아무리 국힘이 개판이라고 해도 노년층과 영남, 보수를 대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되고 반대로 민주당이 뻘짓을 치더라도 수도권과 호남 86세대를 대표한다는 건 서로 인정하고 들어가야 논의가 되는데 강성 지지층은 서로 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치부해버리니 대화가 참 힘들죠
24/11/08 22:23
저는 오히려 트럼프의 당선을 보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민주주의의 시대가 끝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거 자체는 빅이벤트로 남아있을수도 있지만 그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 것이며 발달된 ai가 시스템의 대부분을 통제하는 그런식으로요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굉장히 무력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계속 보게 되네요
24/11/08 22:58
같은 맥락에서 좀 의아하긴 합니다. 디샌티스 같은 훨씬 더 정상(?)적인 인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트럼프가 압도적으로 이겼죠. 실제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쪽 스피커들도 왜 (다른 보수후보가 아닌) 트럼프여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득력있는 답변을 내놓진 못하더군요.
24/11/09 05:01
선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을 하고 사실 어떤 요인이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가를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으니 결국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트럼프의 인기에는 결국 인종주의, 반PC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화당의 다른 상식적인 후보들과 트럼프가 다른 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트럼프는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이 평소에 생각하지만 분위기상 마음대로 말할 수 없었던 것을 속시원하게 말하는 사람이죠. 해리스와의 TV토론에서 뭔가 긁히자마자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를 먹는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서 저게 트럼프의 정치적 원천이 아닐까 싶고, 자신도 잘 알기에 불리한 상황이 되니 자연스럽게 나온 거라고 보여지더군요. 정치적인 기반이 없던 트럼프를 오늘의 자리로 만든것은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이고 평소 꼴보기싫은 유색인종, 성소수자들을 PC라는 이름으로 감싸는 세상이 불만이었는데 이 불만을 당당하게 말해주는 정치인이라니 이거 참 희귀했던 거지요. 트럼프 지지자들이 Make America Great Again 을 들으면서, 유색인종과 성소수자들이 밝게 웃으면서 공생하는 모습을 떠오를까요, 아니면 백인 남성들이 주도하는, 1950년대의 이미지를 떠올릴까요?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를 먹는다는 말을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했는데도 그의 지지율은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올랐죠. 물론 이는 해리스가 능력없는 후보였기 때문인 것이 컸습니다만. 덧붙여서 지난 4년간 민주당은 PC도 좀 상황 봐가면서 했어야 했습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했다고 너무 안일했던 걸까요, 아니면 몇번 낙태 이슈로 중간선거 이긴 것이 독이 되었을까요. 사실 이런 혐오는 그들의 삶이 편안하면 드러나지 않지요. 어디나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해서 곳간에서 인심이 아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지난 4년간 바이든 임기동안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미 한번 별로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군중들에게는 어차피 잘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오히려, 지난 번에 못했던 더 화끈한 방식도 좋으니 이놈의 세상 한번 갈아엎어 보자는 암묵적인 [민의]가 있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군요. 문제는 트럼프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 되건 그가 말하는 저소득, 저학력 백인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겁니다. 어차피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도태되는 무리는 언제 어디서나 생기는 건데, 하필 미국에서 백인들이 그런 상황이 되니 이런 사단이 벌어진거죠. 거기다가 트럼프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장기적인 개선을 잘하는데에는 원래 능력도 관심도 없는 사람이죠. 그의 장기는 상대 (외국이건 국민이건) 의 허를 찌르면서 유리한 딜을 얻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허를 찌르는 방식에는 한계가 없죠. 트럼프 임기 4년, 정말 다이나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공화당이 상하원 다 먹는 분위기인데, 뭐 인류가 한동안 평화롭게 도덕적인 것도 추구하면서 잘 살았죠. 한번 폭력과 전쟁, 갈등과 혐오가 닥치는 시기가 된 겁니다. 3차대전이 벌어지거나 한국이 전쟁에 휘말린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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