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마와 게임방식

- 테마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SF물, 거대 로봇을 타고 괴수와 싸우는 13명의 이야기

- 게임방식

스토리 / 전투 / 수집 요소 확인 세 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스토리는 13명 중 자기가 이야기를 보고 싶은 한 명을 골라서 전투가 벌어지기 전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확인합니다.
이야기를 보다보면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게 막히는데 이는 다른 케릭터의 스토리나 전투 스테이지를 조건에 맞을 때까진 진행하면 열립니다.

전투는 한 장소를 지키는 디펜스 형식으로 턴제와 리얼타임이 섞여있습니다.
각자 타임 게이지가 있고 행동하고 난 후 타임 게이지가 다시 차면 자신의 턴이 돌아오는 시스템이죠.
레벨업에 따라 파일럿의 스킬이 개방되고 전투에서 포인트를 모아서 로봇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무장을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

수집 요소 확인은 게임 중 스토리를 다시 볼 수 있고 스토리 중에 나왔던 장소나 물건들의 세부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투와 관련된 로봇과 무장, 적의 설정도 나오며 전투에서 일정 등급 이상의 결과를 얻으면 수집합니다.  



2. 재밋거리

- 스토리

진부한 클리쉐덩어리로 떡칠된 게임이라고 하면 웅 넴...이라고 밖에 못하겠지만 그 클리쉐들을 잘 이용합니다.

타임루프물 얼마나 많습니까.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재밌는건 재미있잖아요.
이 게임도 나름대로 차별성을 가지고 타임루프를 잘 비꼬아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떡밥을 던지고 조금 풀어진 것 같으면 떡밥을 또 던지고 아 그랬군하면 떡밥이 또 나옵니다.
아니 그래서 어떻게 되는건데?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볼 수 밖에 없더군요.
떡밥만 던지다가 수습도 못하고 망한 작품들이 많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걸 알게된 후인 최후반부는 그 전보다 재미가 덜했네요.

케릭터들을 왔다갔다하고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여있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였습니다.
관련 게시판에도 엔딩을 본 후 이게 왜 이런건지 묻는 글들이 좀 있더라구요.
게임에서 다 설명해주고 수집 요소에도 써있습니다만 대사 몇 줄 생각없이 놓치거나 이해안하고 넘어가면 헷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 케릭터

재미있는 이야기에 매력있는 케릭터가 함께하면 좋은 시너지가 나오는데 이 게임의 케릭터들도 한 매력합니다.
거기에 케릭터 이미지에 맞게 성우들 배치를 참 잘했어요.

서로의 애정관계도 재밌게 흘러가고 커플링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 그래픽

이보다 더 좋은 2D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은 그래픽입니다.
오리도 그런 평을 내릴 수 있는데 오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대단해요.

원래 2D그래픽은 바닐라웨어의 특기인 분야였습니다만 시간이 흐르고 2D그래픽에도 라이팅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이 구현해낼 수 있는 그래픽의 한계가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장소에 따라서 빛의 움직임에 따라서 색이 계속 변화하는 수채화 느낌의 배경과 케릭터는 눈호강이였네요.

부디 다음 작품도 지금과 같은 기조를 이어줬으면 좋겠습니다.


- 전투

스샷과 동영상만 보고 전투에 걱정이 많았습니다만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다수로 몰려오는 적에게 광역기를 퍼부어서 싹쓸이하거나 거대한 적에게 아군기를 이동시켜서 강력한 한 방을 먹이는 것에서
사운드와 이펙트 덕분에 썩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줍니다.

출격할 아군기의 선택, 상황에 따른 무장 활용, 아군 병기의 성장 등 전략적으로도 선택할 것들이 있었구요.

아군의 턴이 빨리 돌아오고 적들은 리얼타임으로 움직이다보니 턴제 특유의 지루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전투시의 비주얼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군, 적군과 투사체들이 아이콘화 되어있는데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게임이라 섞여있으면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3. 장단점

- 장점
·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깔끔하게 다 마무리 짓는 스토리
· 몹시 뛰어난 비주얼
· 매력있는 케릭터
· 적절한 플레이 타임(대략 25시간 정도)

- 단점
· 복잡한 스토리
· 우익은 아니지만 2차 세계대전 일본군과 관련되어있어 꺼림칙할 수 있는 케릭터 존재
· 명확하지 않은 전투 비주얼
· 오역있음



4. 여담

많은 게이머들이 동숲에 빠져있을 때 이틀 먼저 도착한 이 게임 때문에 동숲은 섬 이름만 짓고 봉인되어있었습니다.
여가 시간에 둘을 나눠서 조금씩 게임하기에는 13기병방위권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거든요.

스토리 좋고 그래픽 좋고 전투도 할만한 잘 만들어진 게임이였습니다.
바닐라웨어의 최고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일본 서브컬쳐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여야 할 것 같네요.
스토리의 전개나 연출 이런 것이 만화나 애니 오타쿠들이 좋아할 부류입니다.
평소 이런 것들을 즐기신다면 강추하고 싶은 게임이구요.

우익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데 애매합니다.

그 시대 사람이 그 시대의 마인드로 나라 지키겠다고 말하고 행동할 뿐이거든요.
피해국 이딴 소리는 없지만 그 시대를 진행할 때 미국에게 본토 침략을 당한다는 대사가 있어서 미국이 악당처럼 비줘집니다.
이 부분 가지고 우익겜 맞잖아?이러면 할 말은 없겠더군요.

일본사 교과서가 등장하는데 그 것에 핵폭탄 두 대 맞고 항복했다고 써놔서 '이걸 게임에서 정확하게 묘사하네'라며 놀랐고
전 딱히 우익겜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민감한 부분이니 알아서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번역 이슈도 있습니다.
오역 몇개 발견되고 위 스샷도 아침인데 오후라고 적혀있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패치해줄려나 모르겠네요.

오래간만에 좋은 게임을 해서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이제 동숲할 차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