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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09 01:56:42
Name Yes
Subject 이윤열의 가장 화려했던 시기.

제가 지금부터 소개하는 경기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경기지만 명경기로서는 자주 거론되지 않는 경기입니다.
이 경기는 치열한 사투도 아니었고 짜릿한 역전승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이윤열식 프리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게 있어 이윤열이 가장 빛나보였던 경기, 그 경기는 바로

MBC MOVIES 팀리그 결승 4경기입니다.



1. 마재윤과 이윤열. 그 최초의 만남.

머지않아 종족의 대표로서 크게 싸우게 되는 이 두 선수의 공식전 첫만남은 팀의 사활을 건 결승무대였습니다.
마재윤선수는 당시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결승무대에서 시작부터 3명을 쓸어담습니다. 그리고 최후의 1인이자 팬택의 대장인 이윤열선수만을 남기고 있는 상태.
이윤열선수는 팀이 3:0까지 몰려버린 극한의 상황에서 출전합니다. 이 막다른골목에서 이윤열선수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벌처활용의 극대화.

입구를 막고 시작하는 이윤열. 원배럭에서 팩토리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해설진들은 한동안 이윤열선수의 자유분방한 플레이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윤열선수는 두번째 전성기라고 불리어지는 기간동안 자유자재의 플레이를 많이 선보였습니다.
이 기간동안 윤열선수플레이의 핵심은 벌처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의 윤열선수가 촛점을 맞춘것은 여러유닛의 효율적인 활용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벌처였다고 생각됩니다.(특히 저그전)


3. 연속기

제1타 - 1벌처 찌르기
이 경기에서 마재윤선수의 가장 큰 패인은 역시 이윤열의 원벌처에 대해서 간과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팩토리완성직후 생산된 1벌처는 저그의 본진으로 난입하는데 성공. 속업도 되지않은 이 벌처 한기는 많은수의 저글링을 뒤로하고 저그의 본진을 휘젓습니다.
(우유사랑배에서는 마재윤선수가 윤열선수의 1벌처를 원천봉쇄하며 쉽게 승리를 가져갑니다.)

제2타 - 레이스
원팩-원스타로서 생산된 레이스1기는 벌처가 잡히기도 전에 날아갑니다. 벌처는 4킬을 기록하고 잡혔고 레이스는 드론 두기를 잡아냅니다.

제3타 - 드랍쉽
시간을 버는 것에 성공한 이윤열. 이제 히드라를 보유하기 시작하는 상대에게 시도되는 것은 다름아닌 속업.마인업이 된 벌처의 드랍입니다. 저그의 앞마당과 본진사이에 쉴 새없이 드랍되는 벌처들은 속업과 마인업으로서 상대의 피해를 누적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4타 - 골리앗+발키리
저그의 모든 정보를 공격으로서 얻은 이윤열선수는 스파이어를 확인하고 골리앗과 발키리의 조합을 가집니다. 이는 저그의 공중병력에 대한 원천봉쇄였으며 노엔베,노터렛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신한2 결승5경기에서 1팩1스타로서 주도권을 가지며 노엔베,노터렛으로 타이밍을 잡던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본진자원만으로서 3팩1스타1아머리까지 올린 윤열선수에게 스캔이 있을리가 만무합니다. 마재윤선수는 스탑러커로서 시간을 벌기위해 노력하는데 역시 메카닉에겐 쉽지 않습니다.

마무리 - 앞마당먹은 이윤열
전선유지와 함께 앞마당을 완성시킨 윤열선수는 2스캔으로서 밀어붙이고 승리를 가져갑니다.
김동준해설 : "이윤열선수의 저 자유분방한 플레이는 누구도 따라할 수가 없어요!!"

- 아쉽게도 이윤열선수의 반격은 바로 다음경기에서 난적 이재훈선수를 만나게 됨으로서 패배하고 결국 팀은 4:1로 패하게 됩니다.

  
4. 프로게이머 이윤열


혜성같이 등장해 스타계를 휩쓸었던 이윤열이지만 그가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으니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윤열선수의 실력은 이미 최고였기에 각종족의 대표로 군림되던 3명의 영웅속에 끼어 4대천왕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냅니다.
스타계의 최고 아이콘인 임요환선수와 같은 종족. 스타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외모에 성격. 거기에 재미없다고 평가받는 경기들은 이윤열선수에게 좋지 못한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열선수는 늘 최고가 되고 싶어했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달렸습니다. 신한우승이후 그가 했던 말은 그의 욕심을 대변해 줍니다.
"전설로 남고 싶습셒습니다."

1차 프리미어리그 결승전. 전승으로 달려온 윤열선수지만 팬들의 승리예상투표는 7:3에 가까운 임요환선수의 우세로 나타납니다. 거의 인기투표였죠. 결국 우승을 차지했으나 여젼히 최고일 수 없는 이윤열선수는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미 그 전부터    변화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5. 최고의 조연

윤열선수가 숱한 명경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은 윤열선수가 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광달록,팀달록,머머전등등... 그랜드슬램이후로 2차전성기가 오기전까지의 그는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었으며 이제 그를 재미없다고 놀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최강의 자리에 있던 선수였기에 준우승이 우승자를 더욱 빛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임요환.홍진호.이윤열 이 세선수는 준우승조차도 너무나 값진 준우승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6. 화려했던 2차전성기

MSL과 온겜넷. 프로리그와 팀리그 까지 모든 리그를 결승에 올린 이윤열선수는 이제 제대로된 주연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특히나 이 삼신전 시기는 윤열선수의 프리스타일이 제대로 활용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ClassicMild님의 포스측정에서는 2차전성기가 그랜드슬램의 시기보다 더 높게 측정될 정도이니 말 다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윤열선수는 극단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00이면 100을 거는 것이 아니라 30을 걸고 50을 받아온다거나 40을걸고 20을 받아 오기도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뭔가를 성공해도 상대가 싱겁게 끝나지 않았고 실패해도 역전을 노리는 맛이 쏠쏠했던 터라 시청자입장에서는 재미있었죠.
2차전성기가 가장 윤열선수에게 의미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한 빌드와 전략적선택에 따른 노하우등을 통하여 발전해 나갔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골든마우스의 3차전성기를 만들어 내고 가장 오래 좋은성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최고가 아니었기에 항상 최고를 꿈꾼 이윤열이라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언급한 마재윤선수와의 경기를 끝으로 사실상 윤열선수의 2차전성기는 종료되었습니다.
수많은 영웅들이 공존했던 삼신전 시대. 그 어느때보다도 윤열선수가 화려했던 시기의 마지막.
그래서 전 이경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7. 마치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저의 기억에 잘 못된 점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길 바랍니다.
윤열선수가 또 다시 양대리그 16강에서 머물고 말았습니다.
이제 또 다시 우승하는 건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온겜은 크리스탈 마우스 제작 해 놓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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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08/06/09 02:19
수정 아이콘
리그출전선수 명단을 보면, 정말 오래된 올드는 사실상 이윤열선수 혼자밖에없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양대 16강에서 탈락하긴했지만 아쉬운경기가 많았습니다.
온겜같은경우는 최근에 대 테란전을 가장잘하는 프토세명사이에 끼기도 했구요.

이윤열 선수와 마재윤선수의 아리조나 첫경기가 언급되어서 그런데 그경기 아직도 생생하네요.
마재윤의 올킬을 앞두고, 에이스 이윤열의 출전.
그당시 올킬도 해봤었고, 꽤 경기력이 깔끔한 선수였지만 이윤열에 비하면 개인리그 우승경험없는 신인에불과한 마재윤선수를
자기자신만의 프리스타일로 잡습니다.

이윤열선수 7시, 마재윤선수가 11시였는데 정말 원벌쳐가 미네랄뒤로 돌아가면서 엄청난 활약을해내죠;
지금도 생각해보는겁니다만 vs박태민전 당골왕결승 아리조나 두판다 메카닉은 그래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당시 생각나는것만해도 이윤열선수는 아리조나에서 vs저그상대로 정말 매번 다른빌드를 가져왔었거든요.
벌쳐이후에 골리앗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골리앗에대비한 성학승선수를 상대로는 원벌쳐이후 3배럭불꽃
언급해주신 마재윤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원벌쳐이후 메카닉전환
등등 아리조나에서 이윤열선수의 저그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오늘은 어떤빌드일까? 라고 기대했으니깐요.
BF)FantA
08/06/09 02:21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가 다시한번 우승했으면....
08/06/09 02:30
수정 아이콘
3차 전성기라 불리기엔 신한2당시의 경기력은 탑수준은 아니었죠. (박영민 선수등 다른 토스들에겐 많이 패배하는..) 하지만 그의 불사조 같은 생명력과 끈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스타크래프트 역대 최고의 선수는 누가 뭐래도 이윤열 선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니-_-V
08/06/09 02:46
수정 아이콘
정상에 있다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정상에 오르는일은 쉬운일이 아니죠.

그걸 경험해본 이윤열선수이기에 아직도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가 다시 한번또 정상에 설날이 있겠죠.
08/06/09 02:52
수정 아이콘
이 경기 기억나네요.

맵이 애리조나 아니었나요?

앞마당 입구가 넓어서 이윤열선수가 벌쳐를 즐겨 사용했던-
08/06/09 03:06
수정 아이콘
이윤열 언제또 올라갈지 몰라...음?!
아직도 본선진출은 꼭하니..
08/06/09 03:16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최대 장점은 계속해서 진화한다는 점 같습니다.

이 점이 밑바닥까지 갔다가 다시 우승하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아다치 미츠루
08/06/09 06:40
수정 아이콘
이윤열은 누가 책이라도 써줬으면 하는 선수죠... 분량 걱정도 없고,,^^

누가 최고냐로 싸웠던 선수고,, 누가 최강이냐로 싸웠던 선수죠... 지금도 싸우고 있구요...
타락토스
08/06/09 08:40
수정 아이콘
"전설로 남고 싶습셒습니다." 최고!!! ^o^
the hive
08/06/09 12:51
수정 아이콘
"전설로 남고 싶습셒습니다." ^^
김다호
08/06/09 14:31
수정 아이콘
전 스타우트배 종족최강전떄가 가장 인상이 남네요. 그에 센스와 물량, 말도않되는 플레이를 보면서 경악을 했었죠
나하나로충분
08/06/09 15:31
수정 아이콘
이미 전설이죠^^
랄프로렌
08/06/09 18:33
수정 아이콘
인투더다크니스에서의 대 저그전이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벌쳐 하나로 드론+저글링을 몰살시키는 최고의 컨트롤..
08/06/09 20:07
수정 아이콘
1차 프리미어리그와 삼신전 시절 정말 재밌었죠..
당시 최강이던 양박 저그를 이기던 유일한 테란..
효주사랑
08/06/09 20:45
수정 아이콘
제가 처음 스타를 보기 시작한 시기와 이윤열 선수가 kpga 2차리그에서 우승한 시기가 우연히도 같아서... 그때부터 쭈욱 팬이 되었죠...
아직 기본기로는 적어도 스타리거급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새들어서 뭔가 날카로운 상황판단 같은것이 아쉽더군요... 트로이 vs 도재욱전에서 특히... 참 아쉬웠네요... 그경기를 보면서 왜이렇게 허무하게 느껴지는지 참... 뭔가 단단하긴 하지만 무뎌졌다고 해야할까요??
무한낙천
08/06/09 22:09
수정 아이콘
스타리그 전체로 영화나 책이라도 한편 낸다고 치면 이윤열 선수가 주인공감이죠
어린나이에 혜성같이 등장에서 천재소리 들으면서 최고가 되고
그후 극심한 슬럼프로 바닥...
다시 부활해서 정상에 서고
나중엔 레전드 소리 들으면서로 꾸준히 활약하는 게이머..
좋은 선배로는 임요환이 있고 라이벌로 최연성에 무서운 신인에 마재윤, 그리고 제자 박성균까지..
테란이좋아요
08/06/09 22:54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가 가장 대단한 선수인 이유는 '두번이나' 바닥에서 정상까지 올랐다는 것.
08/06/09 22:59
수정 아이콘
이미 그는 스타판 최고의 주인공이며,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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