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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2/04 18:40:19
Name Yes
Subject 과연 누가 양산형 게이머일까?
pgr에서 반말투로 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최대한 솔직하게 써보려고 하는만큼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양산형테란의 대두.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테란의 수가 급증되고
테란들이 여러방면에서 득세할 즈음
"너도나도 테란, 개나소나 다 테란. 테란사기" 라는 외침속에서
'양산형테란' 이라는 아주 딱 들어맞는 호칭이 생겼다.


2. 양산형 테란의 기준?

선수의 스타일이 공격적이거나 전략적이면 양산형이 아니고
정석적플레이를 지향한다거나 수비형이면 양산형인 것일까?

만약 '테란게이머들 중에서 양산형을 모두 고르시오.'라는
설문조사가 있다면 과연 누구를 꼽을까?
설문에 임하는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도무지 누구를 골라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양산형테란 판별법이라도 있다면 누가 나에게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3. 태초부터 양산형은 없다.

양산형이라함은 대량생산되어진, 즉 시작부터 양산형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전상욱선수의 경우를 보자. 데뷔 초에는 초반에 강한선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T1이적 후 지나치게 수비지향적으로, 안정적으로 플레이 하면서 변수를 최대한 줄이는 형식으로
성향자체가 바뀌어 버렸다. 물론 가끔 전략도 쓰긴 하지만...
이런경우에는 양산형으로 쳐야할까 말아야할까?

진영수선수의 경우에는 그저그런 테란에서 미칠 듯한 노력으로 치고 올라간 경우다.
진영수선수는 양산형일까 아닐까?

다들 양산형이라고 놀리던 어떤선수가 어느날부터
매일매일 전략만 연구해서 온다면 그 선수는?

정말이지 나에게는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4.  양산형 저그, 양산형 프로토스

시간이 흘러 테란의 위상도 예전보다 많이 떨어지게 되었고
이제 저그나 프로토스도 서서히 양산형의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최근에 가장 놀랐던 것은 이제동선수조차 많은 사람들이 양산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들린 듯한 뮤탈컨에 듣도보도 못했던 뮤컬지기술에 하이브운영까지 보여주어도
그저그런 공식에 따라 이기는 것이 양산형의 증거라고 한다.

물량 하나 시원하게 뽑으면 양산형의 오명에서 쉽게 벗어나던, 그리고
왠만해서는 주목받던 프로토스도 이제 양산형의 논란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어졌다.


5. 이겨야 하니까.. 이겨야 관심받으니까...

대부분은 양산형게이머들에 대해서 안좋은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재미없어서" 라고 말한다.
여기서 이윤열선수와 마재윤선수의 초창기를 생각해보자.
임요환선수에 가려, 그리고 양박에 가려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들었던 두 선수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이겼고, 많은 경기속에서 무언가를 보여주었으며
결국 소수의 팬에 의해서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재조명 받기에 이르렀다.

꽃밭토스도 몽상가가 되고
질럿공장장도 사신이 되고
운빨저그가 마에스트로가 되었으며
푸켓토스가 혁명가가 되었다.
양산형테란이라고 불리던 박성균선수도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양산형의 오명을 씻을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재미있는 경기를 원하지만
경기에서 매번 패한다면 관심을 받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반대로 경기에서 매번 이긴다면 재미여부를 떠나 관심받기가 수월해진다.
물론 스타일리시 한 선수들이 더 좋겠지만
결국 프로는 프로니까.. 남보다 더 잘하는 경기를 해야 한다.
변길섭선수와 박경락선수가 최근까지도 자신들의 스타일을 입증시키며 탈락했지만
그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이 느껴지는 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별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지만 안정적으로 플레이 하는 선수들은(특히 신예들)
자신들이 양산형이어서가 아니라 일단 이기고 봐야 되기 때문일 것이다.


6. 마치며

모두가 100% 동의 할 수 있는 양산형게이머가 있을까?

결국 머리나쁜 내가 내린 결론은
어떤 선수가 양산형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 요인은 그 선수의 마음가짐과
그리고 그선수를 바라보는 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요즘들어 게임이 재미없어졌다고들 하지만
예전에도 평범한 선수들은 많았고
그 '요즘들어' 라는 말을 사람들이 언제부터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떤선수에 대해 애정이 생기면 사소한것 까지도 차별화 시킬 수 있고
(임요환선수처럼 방향키를 쓴다거나 조정현선수처럼 유닛부대지정을 안한다거나
또는 김택용선수의 신의왼손같은 것들의, 아니면 하다못해 서플짓는 방식조차도)
양산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양산형끼리 벌이는 OME’ 라고 하는 경기라도 팬의 눈에는 가끔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 될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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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나라
08/02/04 18:52
수정 아이콘
양산형이라는거...결국에는 일반인들의 눈에 보여지기 따름이 아닐까요?
매니아의 눈에야...저선수가 3해처리 이후에 물량전을 하는지, 빠른 하이브를 가는지, 뮤탈을 주력으로 쓰는지, 럴커를 먼저뽑는지 모두 해아려가며 감탄 하겠지만,
일반인들 눈에는 아...저선수 3해처리하네...그냥 물량전이잖아? 뭐 이렇게 보이는 것이죠.
같은식으로 테란을 바라보면, 원배럭 더블을해도 매니아들은 마린의 숫자까지 세가며 보지만,
일반인들 눈에는 1마린더블이나 2마린더블이나 3마린 더블이나 다 같은 더블일 뿐이고,
테란의 전략은 바이오닉과 메카닉 딱 두가지 뿐인게죠.
결국, "양산형"의 오명을 벗으려면 보다 일반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겁니다.
저그의 시대에 저그를 압살했던 임요환 처럼...
테란의 시대에 테란을 낙엽배듯 쓰러트린 마재윤처럼...
그런 마재윤을 아이 손목비틀듯 쓰러트린 김택용처럼...
8분의 추억
08/02/04 19:52
수정 아이콘
비록 짧지만,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양산형~~을 "선대가 쌓아올린 플레이 공식을 있는 그대로 답습하여 승리하기 위해 오직 그것만을 플레이하는"...
그것으로 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스타에는 일명 "정석"이라 불리는 플레이가 있으며, 특정맵에서 특정종족전에 대해 적합한 특정전략이나 전술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경기를 하는 게이머들은 선수의 입장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므로,
승리하기 위한 "왕도"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듣도 보도 못한 필살기이거나, 자신만의 전략이나 전술, 장점을 극대화시킨 어떤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선대 게이머가 쌓아올린 승리를 향한 길의 초석을 답습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이고, 승리의 가능성 면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보장한다 할 수 있습니다. 이미 검증된 것이기 때문에요.
그러나, 그러한 정형화된 전략이나 전술, 빌드를 "고집해" 매번 "같은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그들은 자신만의 개성이나 스타일, 뚜렷이 구별되는 무엇인가가 없습니다.
아, 그들이 모두 똑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실하다는 선수들 역시 "답습"할 수 있고,
양산형이라 불리는 그들 또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린 경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깔려있고, 누구나 다 아는, 그리고 오로지 승리를 위한. 위험성이 적은, 안정적인, 무엇보다도
뻔한 플레이와 특별할 것 없는, 곧 재미없는 경기를 "양산"하는 게이머들이 요새들어는 부지기수로 눈에 띈 다는 말입니다.
"양산"되는 경기가 리그에서 속출하다 보면, 그 결과는 제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08/02/04 11:30
수정 아이콘
뭐 인기없으면 양산형이라고 욕먹기 쉬운 세상인거 같은데.. 선수선수 개개인의 플레이가 다 같지는 않고 어느정도의 특색이 있을텐데 해설자들이 그걸 지적해주지 못하면서 인기조차 없으면 그냥 일반인들의 눈에는 양산형 선수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The_CyberSrar
08/02/04 11:38
수정 아이콘
박성균은 양산형이 아닌것 같은데요...;;
도박수가 없다 뿐이지 하는건 뭐 거의 초감각 테란인데;;
08/02/04 11:47
수정 아이콘
테란이 빌드 같은 것들이 가장 확립이 잘 되어 있고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양산형이라고 하는 거겠죠. 개인적으로 스타에서 제일 사기라고 생각하는 스캔의 존재 때문에 상대방에게 맞춰가기가 너무 수월하니까요. 컨트롤이든, 물량이든, 전략이든, 운영이든 자신이 판을 주도한다면 양산형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일정 수준이 되지 못하는 평범한 테란들은 스캔으로 상대방을 확인하면서 그냥 맞춰가기만 해도 어느 정도 승률이 나오다 보니까 게임이 재미없어지고 양산형이라는 비판을 듣는 거죠. 대체적으로 공격형인 테란들은 이기든 지든 게임의 분위기를 자신이 이리저리 휘두르기 때문에 난전이 많이 벌어지고, 게임이 비슷비슷해도 양산형이란 소리는 듣지 않잖아요. 현재 '양산형'='재미없음'이란 공식이 어느 정도 성립되는 상황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저그는 양산형이란 말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아래의 글에서도 나오지만 저그는 건물이나 유닛의 수가 상당히 제한적인 데다가 테란이나 플토와는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죠. 바로 '라바 관리' 때문인데, 이건 게이머마다 어느 정도는 다 특색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단지, 알아보기가 힘든 것뿐이겠죠. 또한 스캔이나 옵저버와 같이 상대방의 방해와는 큰 상관없이 상대방이 뭘 하는지 볼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보니 감각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도 저그 플레이어는 양산형이란 말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펠릭스~
08/02/04 12:59
수정 아이콘
양산형이란 단어를 똑같은 이란 의미로 사용하셨지만
또하나의 의미론 빠르게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 구세대 게임어들이 하나씩 발전시켜가며 새로운 패러다임과
혁신을 보여주고 고민하면서 발전시켰다면
윗분들 말씀대로 그냥 선대의 유산을 받아 빠르게 초대형급의 선수가 될수 있던 것이죠

이영호 선수,박성균 선수가 그 대표적인 경우죠
만약 자신들이 발전시키고 비법과 패러다임의 정립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 나이에 메이져급에 오를수는 없었겠죠 아니 그정도 경력또는 게임시간에 투자한 시간 가지고는요
전상욱 선수도 당시 나이를 생각하면 그렇다고 봅니다.

그리고 양산형으로 생산된 물건이라도
나중에 사용자 개성에 맞게 액세사리를 바꾸던지 그 바탕에 필요나 취향에 따라
투닝을 바꾸죠...

윗분이 양산형이란 없다고 단언하셨는데 글쎄
양산형으로 급성장하고 나중에 자신에 맞게 개성이 들어났던것 뿐인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진영수 선수는 소울류 테란이라고 볼수 있지 않나요??

박성균,이영호 선수같은 양산형 선수가 이슈가된느건
양산형 패러다임에 아직 투닝을 덜한 상태인데도 무진장 강력하다는 거겠죠
진영수 선수는 자신의 찌르기를 가담으면서 소울류를 갖춰가면서
강함이 들어났던거에 비해서 말이죠...

어찌되었건 테란은 패러다임 정립이후로 정말 빠르게 강력한 선수들을 쏱아냈죠
글쎄 저그나 플토에게 양산형이란 소리 하기 어려운게..
저정도 속도로 나오는 거라면 수공예품이죠....
08/02/04 16:06
수정 아이콘
펠릭스님
양산형에 대한 기준이나 판단은 제각각 다른 법입니다.
이영호, 박성균선수가 양산형이라고 생각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선대의 유산을 물려받는 수만명의 게이머지망생들 속에서,
아주 극소수의 엘리트들이 양산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양산형을 정의할 때 혹자는 시작부터 양산형이라고 보고
또 다른 자는 양산형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맞다고 정의를 내리기도 애매모호하네요.

저그와 플토에게는 양산형소리를 하기 힘들다고 하셨는데
문제는 저그와 플토에서도 양산형을 외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죠.
매콤한맛
08/02/04 17:55
수정 아이콘
요즘같이 리플 개인화면 다 공개되는 마당에서 양산형이 아닌 플레이를 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새로운 전략과 빌드를 몇날며칠 고생해서 만들어봤자 하루만 지나면 다른 모든 게이머들이 다 따라할수가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고생해서 1회용으로 쓰고 말 바에야 그냥 양산형플레이 더 갈고닦는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니 그렇게 하는겁니다. 리플과 개인화면을 아예 비공개로 한다면 좀 더 많은 색다른 플레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08/02/05 03:17
수정 아이콘
선수가 등장했을때 '뭐야, 또 테란이야? 요즘 프로게이머들은 Dog나 Cow나 다 테란이네'
선수가 경기를 할때 '에이 특별한것도 없네, 딱히 잘하는것도 아니고'
'또 더블커맨드네... 아 재미없다 XXX나 나오지'

어떤 선수에 관해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칩시다...(요즘이야 덜하지만 최연성 선수가 갓 뜨기 시작할때부터는...솔직히 정말 자주 들었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선수는 프로리그나 서바이버같은 곳에 주로 나오고, 가끔 메이저에 올라가긴 하지만 딱히 주목할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선수를 양산형 테란을 생각하게 됩니다...실제로는 에겔의 글처럼 선수마다 특색이 있긴 합니다만,
보는 사람이 재미다면 별로 소용없는 일이겠죠...사실 이 재미없는것이 실력이 어중간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봅니다...

스타일로만 따진다면 서지훈, 이병민, 이재호류 선수들이 양산형 테란이라고 듣겠지만 그들은 정말 잘하(했)고 또 그랬기 때문에 경기가 재미있(었)습니다... 그들이 양산형 소리를 듣지는 않(았)죠.....진부한 경기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실력도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실력도 어중간하면서 방송에서 모습은 가끔씩 보이고, 딱히 특색있지도 않고 종족이 테란(테란게이머가 질리게 많죠)...이들이 양산형 테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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