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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1/03 21:23:22
Name 뻬파
Subject 스탯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완벽함. 서지훈.
-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 꽉 다문 입술.

이겨도 져도 변하지 않는 표정.

이겨면 그냥 좀 잘 풀려서 지면 내가 못해서.

하지만 그 이면에 새파랗게 타오르는 불꽃.

서지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

MSL에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이상한 징크스가 하나 있습니다.

CYON배 최연성 대 강민 이후로 단한번도 테란이 MSL이라는 환경에서 프로토스에게 다전제에서 승리한 적이 없는 것이죠.

(출처: PGR21의 SKY92님의 글에서 참조)

아 그래? 그럼 그 테란 플레이어들에게 문제가 있었나 하고 살펴보니 최연성, 한승엽, 임요환, 서지훈, 이재호, 원종서

진영수, 강구열, 이성은, 박지수 선수등 하나같이 쟁쟁합니다. 이미 8강을 넘어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 이미 어느정도

검증된 그런 플레이어들이 웬지 프로토스를 못이기는 겁니다. 언제나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그 테란

플레이어들이 프로토스만 만나면 다전제에서 맥을 못추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기록된 기록입니다.

**

'야구는 스탯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경기와 선수에 관해 기록을 통해 모든 것이

설명된다라는 뜻입니다. 스타크래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Result와 각 Stat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서지훈의 Stat은 강민이라는 Stat을 이기고 올라갈만큼 이전의 기록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답하라면 아마도 오늘 경기 말미에 이승원 해설위원의 말씀대로일겁니다.

'누가 이 선수가 16강을 넘어 4강에 간다고 예상했습니까'

사실 팬으로 참 속상한 말이지만 최근의 Stat을 따르자면 아무런 반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듯

오늘 서지훈 대 강민의 대결은 사실 강민쪽으로 예측이 많이 기운 경기였습니다.

MSL이라는 환경에서 소수 정예를 보여주는 프로토스중에서도 4강에 언제나 들곤하던 강민 대

언젠가부터 CJ의 테란 대표를 김성기와 변형태에 넘겨준 제3선발의 서지훈

이미 2번이나 8강에서 강민을 상대로 패배의 쓴잔을 넘겨야만 했던 서지훈이

자신의 4강을 강민이라는 프로토스의 수장 중 하나를 쓰러뜨리고, 길고 길었던 다전제 플토불패 전설을

깨부셨습니다.

스탯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그 게임에서 말이죠.

***

서지훈의 오늘 경기는 참 단단했습니다. 2경기의 병력 운용이야 어쨌든 1,3,4경기에서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정형화된 플레이를 지독하게 꼼꼼하게 맞춰 플레이하면서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결국 서지훈의 약점이라 불리던 대 플토전을 그는 정말 그답게 이긴 것이죠. 퍼펙트할 정도로 정형화된 플레이를

실수없이 해나가면서 점차적으로 자신에게 승기를 가져온다.

전성기의 그를 연상시키는 '퍼펙트 테란'이였죠.

강민의 'Welcome to My dream'을 허벅지에 펜을 찔러가면서 찢어발기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그의 모습은

올드팬으로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스탯으로는 기록할 수 없는 부분이죠.

****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과묵합니다. 도전자의 자세로 현재 최고의 프로토스라 불리는 김택용을 상대하겠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응원해줘서 고맙다라는 짤막한 인터뷰를 보고 있자니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합니다.

세레모니 역시 없습니다. 있을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만족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였거든요.

뭐랄까요. 이제 서지훈 선수에게서는 승패를 넘어서 다른 무언가를 찾는 것같습니다.

- 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더 파이팅 대 센도전 3라운드 직전 일보의 대사)

아마도 이것을 서지훈 선수에게 대입한다면 이제 '완벽'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의문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오늘도 다시 연습을 통해 자신을 두드려가면서 '완벽에 가까운'이 아닌 '완벽'에 도전하고 있는 그를 생각하니

많은 올드들의 부진 속에서 그가 더욱 빛나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스탯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의 앞으로의 모습도 주목해야겠습니다.

한줄 요약: 서지훈, 그가 정말 그답게 돌아오다.

PS. 서지훈 땡큐. 이게 얼마만에 내기에서 이겨보냐....ㅠㅠ

Nio.G.Readman the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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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Eyes
07/11/03 21:36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서지훈 선수 오늘 정말 멋졌습니다. 특히 4경기 병력운용 환상적이었습니다! 4강에서도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멋진 겜 보여주길 바랍니다 ~
07/11/03 21:42
수정 아이콘
에게로!! 강민 선수가 떨어져서 많이 허전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우승까지 달리는겁니다! 퍼펙트하게요! 고 서지훈!!
낮달지기
07/11/03 21:59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 응원글이 막 올라오니까 괜히 신나는군요.
"강민의 'Welcome to My dream'을 허벅지에 펜을 찔러가면서 찢어발기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그의 모습"=>최고~!^^
에게로~!
winnerCJ
07/11/03 22:08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 정말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비스폰팀인GO팀에서 충분히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끝까지 남아줘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서지훈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항상 생각하는게
'마인드만큼은 누구에게도 전혀 뒤지지않는 선수'라는 겁니다. (오늘도 서지훈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어느 순간부터 8강 위로 못 올라가는 것이 이상했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서지훈 선수가 MSL의 저주같았던 대플토전 기록을 깨버리고
자신의 저주같았던 8강의 벽까지 깨버려서 너무 좋습니다.
이제 상대는 현존 최강 김택용 선수입니다.
이번에는 보통 힘든게 아니라 아주 힘듭니다.
결국 8강의 벽은 깼지만 4강에서 무너질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오늘 서지훈 선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가능성을 더 키워서 서지훈 선수가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결국 이번에 무너지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는 서지훈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팀리그시절의 '퍼펙트 테란 서지훈' 처럼요.

그래도 언제나 저는 서지훈 선수가 우승하기만을 기다립니다...
서지훈'카리스
07/11/03 22:35
수정 아이콘
이 맛에 팬을 하나봅니다..
몽정가
07/11/03 22:53
수정 아이콘
강형님 팬이지만

오늘은
그냥
'perfect'
07/11/04 04:25
수정 아이콘
사실 오늘은 퍼펙트 그 이상이 아니었나 합니다. 4경기의 그 드랍쉽은 프로게이머 서지훈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어 전장의 급소를 찌르는 듯한 공격 이었습니다. 이전 테테전 마지막 경기에서의 그 감각적인 드랍쉽 운용에서도 느꼈지만 서지훈 선수 정체되지 않고 작게 나마 성장을 한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4강전도 이겼으면 좋겠네요. 예전부터 의리로 정도를 걷는 듯한 모습에 참 많이 감동했습니다. 이제 틀을깨고 올림푸스를 넘어 비상 합시다.
이권국
07/11/05 09:09
수정 아이콘
광민 팬이지만 서지훈 선수 4강 진출을 축하합니다.^_^ 서지훈 선수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이 8강이 아니라 결승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ㅠㅠ
G.t_FantA
07/11/05 10:26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 경기끝나고 입술꼭깨물며 안웃으려고 노력하는걸 봤는데...
저만 봤나요 +_+;;
료상위해
07/11/05 11:07
수정 아이콘
좋긴 좋았나보네 -_ -; 그럴땐 웃어주는거도 좋은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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