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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8/14 23:59:34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설탕의 다른듯 닮은] 강민과 리켈메
☆★ 여는 글

참 세상이 빠르게도 변한다. 1년 전 최신 컴퓨터 사양은 고물이 되기 일쑤고

몇 해전 최고의 플레이어가 피씨방을 전전하기도 한다. 휴대폰이며 악세서리, 유행, 말투는

더더욱 빠르게 변하며 빠르게 발맞추기 못하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몰아넣는다.

원하지 않는 빠른 변화에 어쩔 수 없이 발맞추어야 하는 지금 세대,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일탈을 꿈꾸는 걸지도 모르겠다.

'느려터진 모습으로 살고 싶다. 나만의 모습으로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학점에, 인사고과에, 대인관계의 변화속에 허덕이면서 사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느긋하게 팔자걸음으로 휘적휘적, 남이 내어놓지 않은 거친 길을 걷는 사람들이 부러운 까닭은.



1. 시작

☆ 강민

아마 많은 분들께서(캐노피님을 비롯한 몇몇 분은 제외하고)처음 강민을 알게 된 것은 01년, 혹은 02년 쯤이었을 것이다.

앞날 창창한 신예들을 모아 프리시즌에 실력을 겨뤘던 엠겜에서는 그 유명한 콧물 사건으로,

온겜에서는 구 챌린지 리그에서 포비든 존, 저그를 맞아 더블스톰을 작렬시키고 캐논으로 온 맵을 도배하며

김창선 해설의 삑사리를 이끌어냈던, 바로 그 선수가 날라였다.

하지만 독특한 리플레이를 즐겨보시는 분들이라면 김환중과 강민의 플레이를  한 번쯤은 보셨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눈여겨 본 것은 대 저그전에서의 로템8시 더블넥 운용이었는데, 지금이야 수비형의 정석화로 당연시되지만

01~02년도만해도 더블넥은 도박성 짙은 전략으로 여겨졌다. 국민맵인 로템에서는 8시에서는 종종 시도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내가 주종을 플토로 바꾸면서, 가장 많이 팠던 빌드는 박정석의 2게잇 정석 질템과 박용욱의 원게잇 - 원 스타 - 쓰리게잇 발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명의 강민의 8시 더블넥전략이었다. 사람들이 종종 시도하던 8시 더블을 강민은 맵에 최적화 시켜,

선포지 빌드를 하되, 파일런과 포지로 저글링의 난입을 거의 완벽히 막는 심시티를 개발했고(물론 그 전에 시도한 사람이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판단하기로는) 정립시켰다. 그리고 그 빌드로 당황하는 저그들을 쓸어버릴 때의 그 쾌감이란!

그는 나를 모르지만, 그는 내게 프로토스 학교의 전공과목 교수님과 다름없었다.


★ 후안 로만 리켈메(이하 리켈메)

10남매의 집에서 태어나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공을 차기 시작한 리켈메의 축구 인생은 제법 거칠다고 할 수 있다.

06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이끌었던 페케르만감독이 U-18 감독을 맡을 때부터 팀의 주전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하며

평소 동경하는(아르헨티나사람이면 거의 다) 마라도나의 길을 따라 보카 후니오르스에 입단한 그는 97년 청소년 선수권대회의

활약, 98 리그 최우수 선수등을 거치며 아르헨티나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특히나 99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주전들이 대거 빠진(마치 지금의 브라질처럼) 아르헨티나의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면서

초호화 군단인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보이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2. 느림의 미학

☆ 강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본인 역시 알고 있듯이, 강민의 APM은 높은 수치가 아니다. 테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높은 APM 수치가 타 종족에게도 전승되는 동안에도, 그의 APM은 항상 그자리였다. APM이 경기력과 무관하다는 것은

최연성과 마재윤이 이미 증명해 보였지만, APM뿐만 아니라 경기 자체도 스피디하지는 않다.

전성기의 4대 토스의 체감적 속도는 박용욱 - 박정석 - 강민 - 전태규 순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박용욱이 모험에 가까운 빌드와 백전백승의 백병전을, 박정석이 빠른 푸쉬로 심리적 이득을 가져가는 데 비해

강민의 저그전은 '새롭고 다채롭다'는 느낌이 강하지 '빠르다'는 인상은 주지 않았다.

특히나 그가 예전부터 보여줬던 대 저그전 더블넥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가져온 '수비형 토스'라는 혁명적 패러다임 역시

스피디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그는 보이지도 않는 손의 움직임을 자랑하는 테란들과 쉴새없이 기동하는

저그들을 이길듯 질듯 꺾으며 알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사실 요게 강민의 매력이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몽상가라 하지만 그는 결코 꿈만 꾸지는 않는 사내였고, 그가 대 저그전을 위해 고심했던

눈물겨운 카드들은 지금도 수 많은 프로토스 후배들의 길라잡이가 되어있다.

강민 이전의 토스들은 '무엇으로' 저그를 이길 것인가를 연습했다면, 강민은 '어떻게'  저그를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했다. 리버- 드라군, 커세어 - 리버 , 다크아칸, 더블넥서스, 수비형토스로서의 변화를 거치면서 그는 오만가지 저그전을

연습했고, 결국 마재윤이란 재앙이 아이우를 덮치기 전까지 대 저그전 스페샬리스트로(라봐야 50%만 넘어도 대박이지만)

자리잡게 된다. 반대로 대테란전은 지극히 평범해서 방송 데뷔시절에 셀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대 저그전에 비해 옵드라로

자주자주 승리를 거두곤 했다. (왜냐는 질문에 '특이한거 안해도 이기는데요' 라고 답했다는 전설이 있다.)

약간 특별한 점이 있자면 셔틀 플레이를 즐긴다는 점 정도일까?

빠르진 않지만 정교하고 날카로운 그의 무뎌보이는 칼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깨달았다. '꿈은 이루어 지는구나' 라고.


★ 리켈메

리켈메야 말로 시대에 역행하는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월드컵을 보면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볼 수 있다고들 하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98년이 플레이 메이커의 활용, 02년이 압박축구가 흐름이었다면 06년은 수비축구가 대세였다.

02년에 이어 허리부터 강력하게 압박을 하되 두명의 홀딩 미드필더로 하여금 상대의 예봉을 일찌감치 꺾는(그래서 골도 많이

터지지 않고 재미없는) 축구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마치 98년 즈음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팀이

바로 아르헨티나였다. 또 파란에 파란을 거듭하며 챔스 4강까지 올라갔던 05~06시즌의 비야레알역시 마찬가지였다.

즉, 한명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 물론 리켈메- 를 위해 팀 전체가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는데, 상대팀은 아르헨티나와 비야레알의

전술적 핵심이 리켈메임을 알면서도 번번히 그의 귀찮은 듯한 킬패스에 무릎을 꿇곤 했다.

(개인적으론 챔스 4강 2차전에서 PK를 성공시켰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있다)

그는 빠른 드리블링과 주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그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만큼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늘 리켈메에게 기회를 주었던 페케르만 감독에게 어느날 한 기자가  '리켈메는 너무 느리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페케르만 감독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축구에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은 공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06월드컵에서 리켈메가 찔러준 번개같은 스루패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크레스포를 지나 사비올라를 거쳐 골망을 흔들던

모습은 상대팀의 멍한 표정과 함께 나에게 있어 대회 최고의 골로 기억되고 있다.

지단이 은퇴한 후 플레이메이커의 시대는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그는 아주 작은 불씨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3.  플레이 스타일

☆ 강민

강민의 대 저그 전은 크게 '더블 후 흔들고 운영' 과 '흔들고 확장 후 운영' 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같은 경우가 안정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그만의 정교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넓은 안목에서 운영싸움을 거는, 흔히 말하는

'수비형 토스'라면 후자는 임요환 이후 가장 창의적인 센스를 갖춘 그가 초중반의 심리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상대의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는 견제현 토스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강민은 데뷔때부터, 즉 질템이 정석이었던 시절부터

원게잇 테크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이며(오죽했으면 초창기 강민의 팬들이 '초반 4질럿을 한번이라도 보고싶다!'고 했을까)

이는 프로토스의 조합된 병력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임성춘식 이론'에 입각한 것 처럼 보인다.

템플러 비중이 높고 중후반에 느닷없이 떨어지는 템드랍이 매우 날카롭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보다는

판을 넓게 짜와 판을 내려다보면서 게임하기를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대 테란전은 앞서 말한대로 큰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무난하게 나오는 편이며 역시 앞서 말한대로 셔틀 비중이 높다.

특히 큰 경기에서 그가 투 셔틀이나 쓰리 셔틀을 이용해 테란 병력을 와해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템플러테크 후 게잇을 늘리는 것 보다는 캐리어나 아비터로 넘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고, 대규모 전투시

APM이 미친듯이 올라간다는 소문이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초중반 압박보다는 중장기 운영, 전술보다는 전략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선수다.

또 다수의 게잇을 통한 물량의 압박보다는 그 자원으로 안정적인 멀티, 혹은 빠른 테크를 올리고 그 시간을 절묘한

컨트롤과 견제로 벌고, 자신이 회전시킬 수 있는 게잇까지만 올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경기 외적으로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늘 덤덤하게 알듯 말듯한 미소를 입꼬리에 걸치고 게임을 한다.


★ 리켈메

대부분 그를 중용했던 감독들의 경우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이되 프리롤을 부여하여 경기 전체를 조율하게끔 만들었고

실제로 두 명에서 세 명정도의 안정적인 수비를 믿고 리켈메 자신은 공격에만 집중함으로써 전방으로 찔러주는 킬패스나

좌우로 벌려주는 횡패스의 질이 높아져 더 세밀한 공격이 가능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팀에서는 거의 모든 세트피스를

전담하는 날카로운 킥력또한 보유하고 있다. 실제 경기에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면, 상대의 공격을 두터운 아군의 미드필더에서

잘라먹고, 리켈메에게 전달해 주면 전방을 '스윽' 둘러보고, 이때 쯤 달려드는 상대의 일차 수비를 귀찮은 듯이 몸을 '까딱'

움직여 피하고, 아무렇게나 차는 것 처럼 '툭' 공을 차면 교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 뒤 공간으로 돌아들어 가거나

넘어들어가고 포백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뚫고 나온 공격수가 골을 넣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단지 빠르지 않을 뿐이지

그의 드리블링이나 키핑력은 상당한 수준이어서 막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압박에만 집중하다보면 이미 공은

빠르게 앞쪽으로 연결되고, 강한 압박으로 인해 리켈메가 프리킥이라도 얻는 경우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아킬래스 건

☆ 강민

강민은 저그를 극복하기 위해 앞서 말한것과 같은 다양하고도 처절한 연구를 통해 어느정도 극복하는데 성공했지만,

하필, 수비형이 견고해질 무렵에, '그'가 나타났다.

프로토스의 재앙, 아이우의 파괴자, 마재윤이 말이다. 모든 프로토스의 응원을 받아 '성전'이라고까지 격상되어 치뤄진

마재윤과의 승부에서 그는 완패했고, 프로토스 왕자를 젊은 비수에게 내어주고 말았다.

그가 고안한 수비형은 이제 '개나 소나' 쓰는 단계에 접어들어 저그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더블하면 땡큐' 하는 저그들도 나타났으니, 대저그전에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할 것 같다.

극강을 달렸던 대 테란전도 요즘 경기를 보면 잘 흔들고 잘 싸우고도 뒷심에서 밀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많은 프로토스 팬들의 설전대로 게잇을 '못' 올리는건지 '안' 올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최근 테란 신인들의

물량을 보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6~7게잇에 머무르는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안'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만의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믿고 싶기도 하지만

저그전은 몰라도 '밥'이었던 테란전에서의 고전은 강민을 조금씩 늪으로 끌어내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인지 모르게 자꾸 자꾸 4번에 쓰는 것 같은데, KTF 선수들은 모두 프로리그 우승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TF가 그랜드 파이널에서 SKT를 만나 3:3 상황에서 에이스로 나와 승부를 결정짓는 장면은 강민 스스로 뿐만 아니라

수많은 KTF의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역시 에결에서 연전연승하며 KTF의 무패행진을 이끌던 당시의

우승컵이 많이 아쉬운 상황이다.


★ 리켈메

그는 결국 고국의 품으로 돌아갔다.

05~06시즌의 비야레알 돌풍도 잠시, 팀내 불화설에 휩싸이면서 갈등하던 그는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버렸고,

어머님의 건강악화로 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이번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리켈메는 몇 가지 악재를

떨쳐버릴 수 있었는데, 먼저 세계수준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고, 축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마지막으로 다른 플레이메이커와의 공존을 보여줌으로써 좀 더 전략적 가치를 높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리켈메가 결국 바르셀로나에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본인의 부상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클럽에서 그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기에는 큰 모험이 될 수밖에 없고 정상급 수미를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리켈메를 사용하는 것 역시 부담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필연적으로 리켈메를 쓰게 되면 윙으로 쓸 자원이 수비로 돌아서기

때문에 공격수들은 박스 침투 이외에 횡으로의 동적인 움직임이 요구되므로 이것 역시 부담스럽다.

또 그렇게 짜여진 시스템에서 리켈메가 결장하거나 꽁꽁 묶인다면 - 바이에른과의 경기에서 하그리브스에게처럼 -

팀 전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압박, 이게 바로 리켈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자 위험요소가 아닐까?



5. 미래

☆ 강민

많은 대한민국의 남자들처럼, 그도 군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아시다시피 지독하리만큼 좋지 않은

그의 시력 때문에 아마도 공익으로 가겠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상 게임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현역이라면 다양한 기회를 노려보겠지만 공익이라면, 여러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

예전에 뒷담화에선가 김정민 해설이 '어릴때는 게임만 생각하기 때문에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게임만 생각해야 했을 시간에, 그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없었던 그였기 때문에 조금 맘이 편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도 딛고 일어나 오늘의 자리에 오른 강민이기 때문에, 길어야 4달 남짓 남았을(추정) 모습을 기대해본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임요환이, '내 만나지 마소' 엄포를 놓고는, 연전연승을 달리고는 웃으며 입대하던 모습을.

나는 강민이 다전제에서 마재윤을, 최연성을 만나 이기고 군생활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꼭 보고 싶다.

그만의 경기를, 그만의 꿈을.


★ 리켈메

비야레알에서 쫒겨나다시피 보카 후니오르스로 임대된 리켈메지만 이번 코파컵에서의 맹활약으로 유럽리그의 많은

팀들이 또다시 군침을 흘리고 있다. 특히 그의 활약을 직접 겪어봤던 프리메라리가의 팀들이 적극적인데

아직 이적시장이 제법 남았으니만큼 어떻게 될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다시 맘을 다잡은 국대에서는 역시 언터쳐블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코파컵에서 베론과의 동시기용 성공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일로써

앞으로의 팀에서도 부담이 조금 덜어진 형태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주어질 수도 있으리라 본다.





☆★ 마치는 글


누구나 빨리 빨리 성공하고 싶어하는 지금 세상. 걷지 말라고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재빨리 걷고, 음미하라고 만든

커피를 종이컵에 대충 담아 마시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무명이 오늘의 스타가 되는 여유없는

세상에, 남들과 다른 길을 걸으면서도 잘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모두가 영문도 모른체 대세라는 보이지 않는

바람을 따라 몸을 휘청휘청할 때.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는 남자들, 나는 진심으로

강민과 리켈메가 잘 되기를 빈다, 내게는 없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이니까.





추신: 검사기에 돌려봤더니 '더블스톰' 을 '갑절폭풍'으로 바꾸라는데요?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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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Fan
07/08/15 00:0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글입니다..추천
Roman_Plto
07/08/15 00:14
수정 아이콘
역시 좋은글.. 잘 봤습니다 ^^
리콜한방
07/08/15 00:15
수정 아이콘
당신은 강민입니다.
휀 라디엔트
07/08/15 00:25
수정 아이콘
이 시대의 이단아, 리켈메에 관해 제가 알고있는 지식을 좀더 끄집어내보면...

일단 리켈메의 플레이 스타일과 유사한 선수는 현재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7~80년대 선수들은 플레이 자체를 보지 못하였으니 열외하고 90년대 이후로도이런 스타일의 선수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유사하다고 알려진 지단은 리켈메에 비하여 이타적이고, 굴리트는 리켈메에 비하여 피지컬적이였고, 레돈도는 리켈메에 비하여 수비적인 선수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리켈메와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는 만화에서(!)찾을 수 있는데 저는 리켈메를 '슛'의 독시와 비교하고 싶습니다. 그리 빠르지 않은 드리블링에도 불구하고 세계최정상급의 키핑으로 볼을 소유하면서 상대방 선수들을 끌어모읍니다. 뺏길듯 뺏길듯 아슬하게 키핑하면서 상대방의 진형을 서서히 붕괴하는동안 팀원들은 그렇게 생기는 공간으로 침투할 준비를 합니다. 이때다 싶은 순간 리켈메의 오른발은 작렬하고 상대방은 벙찐...진짜 독시가 키핑을 계속하다 한번 찔러주는 패스로 득점하던 만화에서 나오던 플레이가 실제로도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그때의 감동은...
그렇기에 리켈메는 언제나 수비적인 희생이 따라야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 또한 부연히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단순히 수비진의 강화가 필요한것이 아니라 선수구성 자체가 복잡해집니다. 리켈메가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보면 구성원들 대부분이 복수의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에인세, 소린, 막시, 루초, 캄비아소 등등이 두개 이상의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고 이는 좀더 조직적인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리켈메가 프리롤을 수행함으로서 발생하는 공간들(왼쪽일지 오른쪽일지 아니면 전방일지 후방일지는 알수없습니다.)을 가장 가까운 누구라도 즉시 커버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이 갖추어지는거죠.
문제는 이런 복수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플적인 선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멀티플적인 선수는 멀티플하기에 정작 포지션 자체의 전문성은 떨어지게 되고(예로 소린보다 금액적, 능력적으로 윙백과 윙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팀의 조직력이 갖추어진 상황이라면 이런 영입은 오히려 불필요한 영입이 됩니다. 하물며 저런 선수들이 다수가 필요한 리켈메는...글쎄요...계록이란 바로 이런것을 말하는 것이죠. 보카에서의 플레이를 완벽히 접해보지는 못하지만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볼때 리그자체가 선수들의 멀티플적인 능력을 요구하는듯 합니다. 거기에 아무래도 성장기의 젊은 선수들이 많기에(우수한 인적자원은 다 유럽으로 가니까)멀티플적인 능력도 배가가 되는듯 싶습니다.

스타쪽으로는 지식이 얕기에 축구쪽으로먄 주절거리게 되네요. 물론 저도 강민이 리켈메와 가장 유사한 플레이어 라는데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김우진
07/08/15 00:40
수정 아이콘
강민의 플레이는 느림속에 들어있는 절제(캐논은.....)와 자유 어울리지 않지만 어울리는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올라온 설탕가루인형님의 시리즈인 만큼 정말 좋은글이내요.
에게로 ~
07/08/15 00:4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단하세요..^^

강민선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꿈꾸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길.....
07/08/15 00:56
수정 아이콘
굉장히 좋은글..
강민선수..
앞으로 얼마나 볼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강민선수의 꿈을 다시 보고 싶네요..
모짜르트
07/08/15 01:23
수정 아이콘
지금 현역 선수중에서 지단과 가장 유사한 스타일의 선수를 꼽으라면 리켈메를 꼽을수 있겠지요. 수비를 정말 안하는것 역시 지단과 흡사합니다.

리켈메 역시 지단과 마찬가지로 일단 발동걸리면 막을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걸 잘 보여준 유명한 두 경기가 있죠.

보카 주니어스 시절 레알 마드리드와의 컵 경기와 05-06 챔스 인테르와의 8강전...이 두경기에서 리켈메는 혼자서 상대 모든 수비진을 유린합니다.

클래식 플레이메이커의 로망을 느끼게 해주는 선수죠.
한우충동
07/08/15 01:23
수정 아이콘
저도 강민선수가 전략적인 면모와 종족 빌드의 기초를 다진 면모 모두를 가진 흔치 않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강민선수의 대저그전은 마재윤선수에게 많이 지기 이전에 6할승률에 가까웠었고(그래서 프로토스로 최초로 전종족 승률 6할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습니다) 데뷔초 다듬어지기 전에 낮았던 승률과 비교해 근 2년이 넘는 기간동안의 승률은 6할5푼에 가까웠습니다. 이제는 7할을 훌쩍 넘는 김택용선수가 있어서 빛이 바랬지만, 프로토스로 그 많은 다전을 고려하면 실로 대단한 승률이죠. 대테란전은...물론 대저그전에 비해 안정적이긴 하지만, 굳이 할루시네이션 리콜이나 캐논 조이기(임요환 변길섭 선수가 당한게 생각나네요)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스톰활용이나 난전에서의 다크템플러만 봐도 독창적이라고는 말못해도 강민의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원래 게이트를 늘리기 보단 리버쓰길 좋아하는 선수고 리버를 정말 잘쓰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리버만 사용하니 테란선수들에게 간파 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다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07/08/15 01:43
수정 아이콘
너무나 좋은 글....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는 남자들' 이란 표현이 너무나 절묘하네요..
자신의 꿈이 확실한 강민선수이기때문에 그 과정이 느리더라도 또다시 '꿈은 이뤄지는거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글을 너무나 차분하게 잘 쓰시네요~ 에게로 가주세용^^
그럴때마다
07/08/15 02:28
수정 아이콘
축구와 스타. 제가 좋아하는 취미 두가지의 결합이 참 흥미롭네요. 전부터 쭉 잘 봐오고 있습니다.
마술사
07/08/15 02:58
수정 아이콘
에게로
07/08/15 07:22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Judas Pain
07/08/15 07:40
수정 아이콘
여러 이유로 좋아했고 지금은 많이 존경하는 사람.
떠나기 전까지 좀더 많은 경기를 봤으면 합니다. 꼭 챙겨보고 있어요
사탕한봉지
07/08/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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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플토팬들의 절망과 희망 이 모순된 감정들이
'강민'이라는 이 두 글자에 깊게 새겨 있죠

참 더블스톰이 '갑절 폭풍' 이 되다니...단어 포스가 진짜 후덜덜 한데요!~
Wanderer
07/08/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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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설탕가루 인형님의 글은 정말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읽은 것 같네요. 이번 코파아메리카에서의 리켈메의 활약은 비야레알수뇌부에게 '후회하게될걸?'이라고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감독이 '탈 리켈메 체제'를 외치며 리켈메를 과감히 전력에서 이탈시켰지만, 이번 시즌에 꽤나 후회하게 될 것 같습니다. 리켈메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한명입니다. 그러고보니 지단은 정말 많은 선수와 비교되곤하네요. 역시 가장 최근의 레전드라서 일까요. 얼마전 네이버 해축기사에 네드베드와 지단을 비교하는 댓글논쟁이 벌어졌었죠. 하하;;
07/08/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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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강민선수. 예전의 이기든 지든 그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눈빛은 별로 보이지가 않고......... 계속 이기든 지든 웃어대기만 하는지라 예전의 독기를 잃어버린게 아닌가라는 걱정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최근에 그 특유의 차갑고 냉정한 무표정으로 돌아온거 같아 기대가 되는군요. 이번시즌 좋은활약 기대하겠습니다. 몽상가의 꿈이 널리 펼쳐지길 기원하며.
XiooV.S2
07/08/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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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선수가 예전에 테란전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러시아워3였나요 vs 최연성. 아마 셔틀 질럿 드라로 최연성 선수를 찍어버린 경기였는데... 요즘 KTF 선수들을 보면 박재영 선수 빼고는 물량전을 피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테크니컬하게 리버,다크-멀티 지킬 병력유지(+아비터)+ 케리어 로 이어지는 ... 예전 날라의 똥줄타는 견제와 어느세 쌓여있는 템플러 질드라로 찍어버리는 경기를 보고싶습니다.
오소리감투
07/08/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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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켈메 참 좋아하는 선수인데 어쩌다 보카로 쫓겨났는지 의아했었죠...
제 생각에 지단과 더불어 몇안되는 천재형 미드필더라고 보았거든요~
07/08/1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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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선수,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07/08/1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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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형님 홧팅입니다!!
에인셀
07/08/1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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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 이전의 토스들은 '무엇으로' 저그를 이길 것인가를 연습했다면, 강민은 '어떻게' 저그를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해냈었죠. 정말 대단합니다.
프링글스 MSL에서 마재윤 선수와 결승전을 치루기 전
강민 선수의 1년간 대 저그전 공식전 성적은 13승 5패, 승률 72.2%였습니다.
그래서, 패배가 더 아쉽게 느껴졌었죠. 최근 몇년 간, 개인리그에서도.. 팀단위 리그에서도.. 정상에 설 타이밍이 분명 있었는데, 다 무위로 돌아가 버렸으니..

아무리 강민 선수가 부진해도, 그가 보여주었던 꿈에 매혹되었던 사람은 깨어나기 힘들더군요. ^^
지금도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자신만의 길을 열어 나가는 그 치열한 의지를 사랑합니다.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좋은 글 감사드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읽다가, 마지막 '갑절폭풍'에서 폭소~ 마무리까지 센스가 넘치십니다.
IntiFadA
07/08/16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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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과 리켈메'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글을 채 열어보기도 전에) '옳커니!' 했습니다. 정말 잘 어울리는 두 선수로군요 ^^
적절히 고른 소재만큼 글솜씨 또한 적절하십니다..^^
에게는 기본, 추게는 옵션 되겠습니다~~
박지완
07/08/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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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이네요.. 개인적으로 리켈메를 좋아하는데... 공감가는 글이네요..

강민선수 역시 좋아하는데.. 이번 엠에셀 올라간만큼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프로게이머중에서 최고령의 게이머인데.. 저랑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더욱 응원하게 되더군요..

강민선수 이번 다시 시작하는 프로리그.. 그리고 엠에셀에서 멋진 모습 보여줄꺼라 기대해봅니다.

리켈메와 강민 모두 화이팅~~

그리고 이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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