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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21 23:38:57
Name 不平分子 FELIX
Subject 김준영의 우승. 그것은 역사의 필연.
  태고적 부터 테란은 저그의 천적이었다. 1.08이후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지만 최소 오리지날 시절부터 플레이를 해 온 내 경험으로는 메딕의 등장 이후부터 였다. 그 이후 홍진호, 조용호가. 박경락과 변은종이 걸어와던 가시밭길은 뭐 익히 알테고. 거기에 최연성이라는 새로운 선수의 등장과 함께 등장한 더블컴이 출연한 이후 저그의 암흑기는 필설로는 형용하기가 힘들 정도다. 최연성. 저그전 23연승. 최고승률 43승 3패. 이 이야기는 바로 저 걸출한 테란유저가 창조한 트랜드를 극복한 저그의 역사다.


  박성준. 3.3 혁명과 유일하게 견줄만한 충격이라면 바로 질레트 4강전이리라. 그 박성준이 저그에게 준 선물은 두가지다. 저럴과 뮤짤. 비록 저럴은 테란의 수비가 강해지면서 다시 그 빛을 잃었지만, 박성준의 뮤타 뭉치기와 치고 빠지는 전술기동은 저그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게 된다. 그리고 온게임넷 사상 최초로 테란대 저그에서 테란을 이긴 에버05. 제 5차전 포르테에서 박성준에게 테란을 이기고 우승한 저그라는 영광을 바친건 바로 그 뮤탈리스크 였다


  마재윤. 저그가 테란을 압살한다는 상상도 못했던 일을 이루어 냈었던 저그의 거장. 그 마재윤이 저그에게 준 선물은 바로 3해처리이다. 태고적 부터 있던 다수의 성큰으로 근근히 버티는 필살 전략이 아니다. 다수의 라바를 활용한 유기적인 변화. 저글링과 드론의 조절로 테란의 템포를 흔든다. 더블컴의 물량에 3해처리의 물량으로 더 압도한다. 바로 2005년 사이언배의 대 최연성전 5:0이 그 결과물이다. 그리고 2006년 신한의 세번째 결승.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응원과 비난 속에서 마재윤은 온게임넷에서 테란을 잡고 우승한 두번째 저그가 된다.


  그리고 김준영. 박성준이 저그에게 타이밍을 주었고, 마재윤이 저그에게 물량을 주었다면 한빛의 저그들은, 그리고 그 한빛 저그의 수장 김준영은 저그에게 결전 병기 디파일러를 선물했다. 2005년 대 최연성 in 알포인트. 최연성의 더블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무시무시한 병력의 파도를 김준영은 디파일러의 신들린 컨트롤로 모두 막아내며 다시한번 최연성에게 패배를 안긴다. 이 경기로 홍진호, 성학승, 안석열등에 의해 시도되던 '현대 디파일러'의 운용이 완성되었으며 이 이후 모든 저그들은 하이브에서 울트라와 가디언 대신 디파일러를 선택하게 된다. 이른바 저그의 3대 신병. 뮤짤과 3해처리와 디파일러과 완성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2007년 마재윤도, 박성준도 보이지 않는 울산의 호숫가에서 벌어진 결승의 5차전. 김준영을 온게임넷 사상 테란을 상대로 우승한 세번째 저그로 만들어 준 일등공신은 바로 입신의 경지에 다다른 디파일러의 운용이었다.


  天網恢恢, 疏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뜨리지 않는다.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김준영. 비록 먼 길을 돌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 저그의 숨어 있던 저력을 햇빛 아래로 끌어낸 3인. 저 세 사나이가 걸어온 길이 바로 2년간의 저그의 역사다. 따라서 저 세명이 우승의 영광을, 그것도 테란을 꺾고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덧. 온게임넷은 드라마를 만들고 엠비시게임은 강자를 만든다.

덧2. 4경기 승리에 도움을 준 희대의 전략가 심소명 선수에게 감사드립니다. 역시 저그는 대동단결!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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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romise
07/07/21 23:40
수정 아이콘
저. 아이옵스는 이윤열 선수가 우승하지 않았나요?
07/07/21 23:40
수정 아이콘
저그가 최초로 결승에서 테란을 이긴 대회는 아이옵스가 아니라 에버 2005죠.
RoMaN[LuNaR]
07/07/21 23:41
수정 아이콘
진짜 심소명선수빌드! 상줘야해요!
07/07/21 23:44
수정 아이콘
박태민 선수가 이럴때마다 생각이 나는군요, MSL저그의 시대를 열었던 창업의 공이 있는 태조였는데 박태민 선수 생각할때마다 아쉽네요.
웁스가이
07/07/21 23:4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07/07/21 23:49
수정 아이콘
2006년에 디파일러가 필수가 된 저그에게 족족 양념반 후라이드반이 되어가는 테란이 그걸 극복하다가 그 운영의 극을 보여주는 김준영 선수를 만나게 되니... 앞으로가 참 무서워질 거 같군요-_-; 마재윤-김준영 선수가 서로 합체[?]해서 테란 이기자고 했던 게 생각;
Alchemist
07/07/22 00:02
수정 아이콘
심소명선수 올해에 전략상 이런거 주면안되나요.....................
ArKanE_D.BloS
07/07/22 00:11
수정 아이콘
올해의 전략상.....!!!!좋네요~
체게바라형님
07/07/22 00:11
수정 아이콘
마재윤이 저그에게 물량을 주고, 김준영은 디파일러를 줬다는건 약간 생뚱맞네요. 저그는 원래 물량의 종족이고 김준영의 디파일러의 활용은 마재윤의 그것과 비슷하죠.. 5경기에서 12시멀티 지키는 디파일러의 움직임은 마재윤 선수가 전 온게임넷 4강전 알카노이드 7시를 지키던 움직임과 겹쳐보이더군요. 물론 조형근선수를 필두로 한빛저그들이 2해처리 디파일러 전략을 들고 온건 사실이지만 마재윤의 그것과는 사실 다른것이었죠
오가사카
07/07/22 00:18
수정 아이콘
제가 5경기만 놓고봤을땐 전성기의 알카노이드에서의 마재윤선수보다 조금더 뛰어난 디파 활용인거 같네요
스윔/플레이그+저글링 그뒤 가스축적후 울트라 -
저그의 필살 하이브운영 작렬이죠 이건 이성은선수식의 수비형태란도 뚫기 힘들듯...
프로리그에서 경기 언제할까요^^
하얀그림자
07/07/22 00:20
수정 아이콘
근데 예전에 기욤 선수가 0 대 2 로 지고있다가 3대2로 역전한 대회는 무슨 대회죠...?
Cesare Borgia
07/07/22 00:20
수정 아이콘
하얀그림자님// 2000 왕중왕전입니다.
07/07/22 00:21
수정 아이콘
하얀그림자님//2000년 왕중왕전 기욤선수가 국기봉선수를 상대로 2:0상황에서 3:2로 역전했었습니다.
07/07/22 00:46
수정 아이콘
사실 디파일러는 원래 쓰였던거지만. 필수급으로 만든건 공격적 저그들의 공이 큽니다.
임정호 - 조형근 - 김준영으로 이어지는 디파일러의 예술이 어제 완성된것 같습니다.
07/07/22 00:48
수정 아이콘
김준영 선수는 심소명 선수에게 저작권료로 밥한번 사야할듯..
원헌드레드암
07/07/22 03:03
수정 아이콘
전성기 알카에서 마재윤 선수는 오늘 5경기에 비해도 더 위였죠.
김준영선수를 까는게 아니라 입스타로만 나오던 플라잉디파로 이레디도 거의 안 걸렸으니.
꿈꾸는리토
07/07/22 06:53
수정 아이콘
저도 김준영선수의 디파일러.. 부분은 좀 억지라고 생각됩니다.
오소리감투
07/07/22 14:16
수정 아이콘
역시 저그는 대동단결~~
어제 감동 제대로 먹었네요...
아 안구에 습기 차는 명경기 이끌어준 두명에게 감사합니다. ^^
목동저그
07/07/23 06:08
수정 아이콘
근데 디파일러는 마재윤 선수도 비슷하게 쓰지 않나요? 김준영 선수가 디파 컨트롤에 있어서 딱히 우위에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不平分子 FELIX
07/07/23 07:58
수정 아이콘
김준영의 디파일러는 2005년 한빛류 디파컨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럴디파' 라는 개념이 성립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일입니다. 그 이전의 디파일러란 일반적으로 울트라-가디언 이후의 테크 유닛을 말하는 것이고 이말은 곧 레어-하이브 단계에서의 병력 공백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말은 곧 레어단계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을 부수기 위한 시도는 끊임없이 있었습니다만 저럴디파스커지. 사실 이것을 컨트롤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입스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런 관념을 극복하고 지금 수준의 디파컨과 운영을 최초로 보인 곳이 바로 한빛이며 대표적으로는 조형근, 김준영 선수등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저그 발전의 '역사성'이지 현재의 컨트롤의 우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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